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4. 22. 선고 2025구단52354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4. 11. 18. 원고에게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B생 남성)는 2013. 9. 27.부터 C(주) 소속 택시 운전기사로 일하던 중 2020. 7. 18. 07:30경 출근하다가 쓰러져 응급실에 이송된 후 '우측의 중대뇌동맥 경색증, 경동맥 폐쇄, 폐혈전색전증, 폐렴, 기타 혈관 질환'(이하 '이 사건 상병들'이라 한다)'을 진단받았다.

나.

원고는 2020. 8. 25.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20. 11. 18. 원고에게 요양급여 불승인 처분을 하였다.

다.

원고는 2024. 4. 30. 피고에게 재차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24. 5.23. 원고에게 요양급여 불승인 처분을 하였다.

라.

원고는 야간업무시간을 가산하여 근무시간을 재산정하여 줄 것을 요구하며 2024. 8. 22.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다시 신청하였고, 피고는 2024. 11. 18. 원고에게'(야간업무시간을 가산하여 재산정한 결과) 발병 전 1주 평균 업무시간은 36시간 26분으로 단기과로 및 업무량 증가는 없었으며, 발병 전 4주 및 12주간 평균 업무시간은 각 48시간 39분, 47시간 2분으로 만성과로 인정기준에 미달되고, 그 외 근무시간이 변경된 2교대제 근무에 따른 업무부담 가중요인을 주장하나 변경 전과 비교하여 적응하기 어려운 정도의 변화로 보기 어려우며, 코로나 상황으로 인한 수입 감소, 운전 업무 과정에서의 정신적인 긴장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상병을 유발할 정도의 수준으로 보기 어려워 업무로 인한 누적 부담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므로, 업무와 신청 상병간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급여 불승인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5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원고의 발병전 12주간 1주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에 미달한다는 형식적 이유만으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나, 원고의 택시운전 업무는 교대제 업무, 휴일이 부족한 업무,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 등 복합적인 업무부담 가중요인이 있었음을 고려하면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들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나.

인정사실

1)

근무내용

가)

담당업무: 택시 운전

나)

근무형태: 규칙적 교대근무[12시간 교대근무(2019년까지는 24시간 2교대 근무, 2020년부터 12시간 2교대 근무), 주 6일 근무, 1일 휴무]

다)

근무시간: 04:00~14:00 / 16:00~익일 02:00

2)

업무시간

가)

피고의 '뇌혈관질병·심장질병 업무상 질병 조사 및 판정지침'(2021. 1. 13.)에 따른 택시운전 업무시간 산정기준

나)

업무상질병 판정위원회에서 산정한 업무시간: 발병 전 1주간 36시간 26분(발병 전 1주일 이내 업무량의 증가나 환경변화는 없었음), 발병 전 4주간 1주 평균48시간 39분, 발병 전 12주간 1주 평균 47시간 02분

다)

피고 원처분시간의 오기, 과산입되거나 누락된 휴게시간을 반영하여 재산정한 업무시간: 발병 전 1주간 39시간 00분, 발병 전 4주간 1주 평균 44시간 19분, 발병 전 12주간 1주 평균 46시간 02분

3)

원고의 건강상태 등

가)

신체조건: 키 165cm, 체중 79kg(2019년 건강검진 결과)

나)

2019. 9. 4. 건강검진결과: 정상 B, 혈압 120/78mm/hg, 금연 권고

다)

음주력: 없음

라)

흡연력: 1일 0.5갑 1982년부터

[인정 근거] 앞서 든 증거, 갑 제2, 3호증, 을 제1 내지 4,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호에 정한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근로자 측에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법적·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하며,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 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입증이 있는 경우에 포함되는 것이다. 이때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는 사회 평균인이 아니라 질병이 생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두13841 판결, 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5두3867 판결 등 참조).

2)

한편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및 [별표 3]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이하 '인정 기준'이라 한다)은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으로 '업무의 양·시간·강도·책임 및 업무 환경의 변화 등에 따른 만 성적인 과중한 업무로 뇌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육체적·정신적인 부담을 유발한 경우'를 들면서[제1호 가.목 3)], 그 결정에 필요한 사항은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도록 위임하고 있다[제1호 다.목]. 그런데 위 별표3의 규정내용·형식·입법 취지를 종합하면, 산재보험법 시행령 [별표 3]은 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일 뿐, 그 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는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모두 업무상 질병에서 배제하는 규정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인정 기준'의 위임에 따른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고용노동부고시 제2022-40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 역시 대외적으로 국민과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이 있는 규범이라고 볼 수 없고, 피고에 대한 내부적인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 기준을 정해주는 '행정규칙'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고시에 따라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업무의 양·시간·강도·책임, 휴일·휴가 등 휴무시간, 교대제 및 야간근로 등 근무형태, 정신적 긴장의 정도, 수면시간, 작업 환경, 그 밖에 근로자의 연령, 성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하며[I. 1.다.목 후단],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업무시간'과 작업 조건에 따른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에 대한 고려사항으로서,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발병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인지 여부, 또는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인지 여부는 업무상 과로 여부를 판단할 때 하나의 고려요소일 뿐 절대적인 판단 기준이 될 수 없다(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2두47391 판결 등 참조).

3)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 이 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들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가)

뇌경색 등 뇌심혈괄 질환의 대표적인 원인은 고혈압, 당뇨병, 부정맥, 이상지질혈증, 흡연, 음주, 비만 등이 있고, 업무 관련 요인으로는 급격한 작업환경의 변화, 교대근무, 야간근무, 좌식작업, 만성적인 과로, 직무 스트레스 등이 있다.

나)

원고는 2013. 9.경부터 2019. 12.경까지는 24시간 2교대 근무를, 2020.1.경부터 발병 무렵까지는 12시간 2교대 근무를 하였는바, 장기간 교대근무가 누적되어 신체 부담이 상당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이 법원 감정의(직업환경의학과)는 '연구결과에 의하면 교대근무에 장기적으로 노출된 경우 심뇌혈관질환 발생의 증가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으며, 교대근무는 중성지방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대근무가 원고의 신체부담 가중요인으로 충분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다)

원고는 사납금 제도 하에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이는 업무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위 감정의는 '수입 불확실성과 성과 압박 등을 초래하는 사납금 제도는 스트레스 요인에 해당한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뇌경색 등 심뇌혈관질환의 발병 또는 악화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소견을 밝혔다. 또한 택시 운전 업무는좁은 공간에서 고정된 자세로 오랜 시간 작업하는데, 이러한 업무는 혈액 순환 저하, 혈전 생성, 혈관 내피기능의 손상과 관련이 있어 만성 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라)

이 사건 고시는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5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라도 업무부담 가중요인에 복합적으로 노출되는 경우 업무관련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위 감정의는 '원고의 경우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업무부담 가중요인 중 교대제 업무, 정신적 긴장을 동반하는 업무에 노출되었다. 특히코로나19 상황에서 사납금 제도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상당 부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업무시간이 만성 과로 기준에는 미달하나, 세차, 사납금 정산 등 잔업이 있어 실제 업무 시간이 적게 산정될 수 있는 점, 교대근무가 대사증후군 및 뇌심혈관질환의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점, 교대근무의 누적으로 인하여 신체 부담이 증가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원고의 업무적 부담요인이 이 사건 상병들의 발병 및 악화에 기여했을 것으로 판단하여 업무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위 감정의의 의학적 소견이 합리적이지 않은 것으로 배척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마)

원고는 건강검진결과 2011년부터 이상지질혈증 소견을 보였고, 과체중, 복부비만, 흡연 등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요인이 있었으나, 건강보험 수진내역상 관련 진료내역이 확인되지 않아 위 위험요인과 관련하여 적절한 관리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위 감정의가 지적한 바와 같이 야간근로 및 교대근무가 복부비만,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증후군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의 위 개인적인 위험인자 역시 업무 중 노출된 장기간의 야간근로나 교대근무로 인해 악화된 것일 가능성이 있다.

바)

설령 원고의 기저질환이나 개인적 요인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장기간 교대근무로 누적된 신체부담과 업무상 스트레스가 원고의 기저질환 등과 중첩적으로 작용하여 이 사건 상병들이 발병하거나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하였다고 추단함이 합리적이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영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