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B(C생)은 1974. 12. 18.경부터 2000. 1. 1.경까지 24년 5개월 동안 코레일유통 주식회사 D지사(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서 유연탄 선 · 하역 작업을 수행한 사람이다.
B은 2022. 9. 13. 감각신경성 난청(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고 피고에 장해급여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특별진찰의 순음청력검사상 우측 48dB, 좌측49dB로 확인되나, 소음노출 수준이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업무관련성이 낮다'는 이유로 2023. 11. 7. B에게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B은 2023. 11. 30. 사망하였고(이하 B을 '고인'이라 한다), 원고는 고인의 배우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판단
관련 규정 및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는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는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두4593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을 정하고 있는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제7호 차.목은 소음성 난청에 관하여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어 한 귀의 청력손실이 40dB 이상으로, 1) 고막 또는 중이에 뚜렷한 손상이나 다른 원인에 의한 변화가 없을 것, 2) 순음청력검사결과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어야 하며, 청력장해가 저음역보다 고음역에서 클것의 요건을 충족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규정하면서 '내이염, 약물중독, 열성 질병, 메니에르증후군, 매독, 머리 외상, 돌발성 난청, 유전성 난청, 가족성 난청, 노인성 난청 또는 재해성 폭발음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난청은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 판단
갑 제6, 7호증의 각 기재에 따르면, 피고의 직업력 조사 결과 고인이 이 사건 사업장에서 24년 5개월 동안 선 · 하역 작업에 종사하면서 5년 3개월 동안 80~84.9dB의 소음에 노출되고, 1년 9개월 동안 84dB 이상의 소음에 노출된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이나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고인이 이 사건 사업장에서 24년 5개월 동안 고강도의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3]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이고(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두24214 판결 등 참조), 개인마다 소음에 대한 감수성이 다를 수 있는 점, 고인이 과거 근무하였던 사업장의 작업환경은 소음에 대한 인식, 제도의 미비, 보호구의 미비 등으로 인해 피고가 참조한 작업환경측정결과의 측정 당시보다 열악하였고, 국내 유연탄 화물 운송량이 훨씬 더 많았을 가능성이 큰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직업력 조사 결과 위 인정기준 제7호 차.목이 정한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될 것'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인과관계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위 인정기준이 정한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될 것'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점에 더하여,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에 갑 제2, 3, 9, 10호증, 을 제1, 3, 4, 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 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고인이 업무 중 노출된 소음으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거나 악화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고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지 않다.
고인은 24년 5개월에 이르는 기간 중 약 7~8년 동안 80dB 이상의 소음노출 작업에 종사한 것으로 확인된다. 그렇다면 고인의 경우 고강도의 소음노출이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시간적 간격을 두고 간헐적으로 이루어진 경우에 해당하므로 업무와 이 사건 상병과의 인과관계를 판단함에 있어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할 것이다. 그런데 고인이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을 당시 고인은 만 79세로 충분히 노인성 난청이 호발할 수 있는 연령대였다.
또한 고인은 소음 사업장을 떠난 후 22년이 경과한 시점에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다. 소음성 난청으로 인한 청력 약화가 시작되는 주파수 영역과 일상 영역에서의 주파수 영역에 차이가 있어 소음성 난청의 발병 시기와 진단 시기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고인이 소음 사업장을 떠난 시점과 고인이 청력의 문제를 자각하여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은 시점은 그 시간적 간격이 지나치게 길다.
소음성 난청은 농(Profound hearing loss)을 일으키지 않고, 일반적으로 청력의 저음한계는 약 40dB, 고음한계는 약 75dB이며, 초기 저음역(500Hz, 1,000Hz,2,000Hz)에서보다 고음역(3,000Hz, 4,000Hz, 6,000Hz, 특히 4,000Hz)에서 청력손실이 현저히 심하게 보이다가 8,000Hz 음역에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C5dip 현상). 그런데 2023. 5. 12. 피고 동해병원에서 실시된 특별진찰에서의 순음청력검사 결과 고인의 청력은 아래와 같이 고주파수에서 75dB을 초과하고, 소음성 난청과는 다른 하강형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인의 경우 만 79세의 나이에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은 것이므로, 노화 등 다른 영향으로 인하여 C5dip 현상이 관찰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소음성 난청의 경우 소음 노출이 중단되었을 때 그 결과로 인한 청력손실이 진행하지 않는 점, 지속적인 소음 노출 시 고음역에서의 청력손실이 보통 10~15년에 최고치에 이르는 점, 고인의 경우 소음 노출이 오랜 기간 동안 간헐적으로 이루어진 점, 2014년 상세불명의 급성고막염으로 진료 받은 사실이 있을 뿐 이 사건 상병 진단 이전까지 청력 손실과 관련한 수진내역은 존재하지 않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위와 같은 청력 저하에 22년 전의 소음노출이 유의미한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이비인후과)도 '① 고인의 양측청력도는 하강형 청력도로 노화성 난청의 특징을 보이고, 객관적으로 확인된 고인의 소음 노출력은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의 강도 및 기간에 해당하지 않는다. ② 업무상 소음 노출이 고인의 이 사건 상병의 발명에 영향을 주거나 소음노출이 없는 일반인에 비하여 더 심한 청력 손실을 일으켜 현재의 난청에 이르게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고, 이러한 소견은 피고 산업재해보상보험 심사위원회 및 재심사위원회의 심의 결과와도 일치한다.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업무상 요인이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두5794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앞서 본 고인의 직업력, 연령, 진단 시점, 청력손실의 패턴, 감정의의 소견 등을 두루 고려하면, 고인이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노출된 소음이 난청의 발생 또는 악화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정도로 그 기여도가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은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