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3. 10. 19. 원고에게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주식회사 B(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 소속 근로자로 2022. 3.경부터 경남 양산시에 위치한 C센터 및 D센터 건립공사 현장(이하 '이 사건 현장'이라 한다)에서 감독대행 및 건설사업관리 현장 총괄책임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 사건 현장의 시공사와 원고가 단장으로 있는 사업관리단은 2023. 4. 5. 이 사건 현장에 대한 국토안전관리원 점검을 마친 후 시공사 현장소장 및 품질관리자, 사업관리단 소속 직원 4명(단장 원고, 상무 2명, 이사 1명)이 참석하는 저녁식사를 하기로 협의하였다.
원고는 2023. 4. 5. 회식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23:00경 도로변 앞 맨홀뚜껑 손잡이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고, 이로 인하여 '척수의 상세불명질환(압박성 척수명증 C3-6), 상세불명의 사지마비, 방광의 상세불명의 신경근육장애'(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를 진단받았다.
원고는 2023. 5. 25.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① 기존에 관례적·정기적으로 진행되던 행사가 아니고 소속 사업장에 사전 보고되지 않았으며 비용도시공사에서 부담하였고, 참석이 강제되지 않는 등 사업주가 노무관리 또는 사업 운영상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행사에 해당하지 않고, ② 이 사건 현장은 통상 근무지에 해당하여 출장 중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③ 재해 당일 업무를 종료하고 퇴근하여 저녁식사 이후에도 시공사 현장소장과 호프집을 들러 23:00경 노상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어, 퇴근 시간으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지나 퇴근 경로의 중단 후 다시 이동 중 발생한 사고로 확인되므로, 업무와 인과관계가 없는 사적재해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회식은 사업주로부터 회식과 관련하여 포괄적인 권한을 위임받은 감리단장인 원고가 사업운영상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시공사, 안전관리단이 함께 주최한 식사이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관련 법리
근로자가 회사 밖의 행사나 모임에 참가하던 중 재해를 입은 경우에 그 행사나 모임의 주최자, 목적, 내용, 참가인원과 그 강제성 여부, 운영방법, 비용부담 등의 사정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그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고 또한 근로자가 그와 같은 행사나 모임의 순리적인 경로를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두6717 판결,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8두35391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7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회식은 그 전반적인 과정이 이 사건 회사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사고 당일 오전경 이 사건 현장에서 국토안전관리원의 현장 점검이 있었고, 해당 점검이 무사히 마쳐진 상황이었다. 현장소장 F은 근로복지공단과의 유선통화 당시에는 양산시청에 공사금액 증액 요청건과 관련한 실정보고를 위한 감리단의 의견서 결재를 위하여 통화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감리단과 담당자들의 회의를 요청하였고, F이 저녁식사를 함께 하자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고 피고 담당자와의 유선통화에서 진술하였다.
1차 회식은 시공사 직원인 현장소장, 품질관리원, 이 사건 회사 소속인 사업관리단의 책임자인 원고 및 기계담당, 통신전기담당, 건축담당 3명이 모여 이 사건 현장에서 1.9km 정도 떨어진 술집 'G'에서 진행되었고, 회식에 참석하였던 기계담당 E은 1차 회식에서 주로 국토안전관리원 점검 결과 중 사소한 내용에 대한 지적사항 등에 관하여 이야기하였다고 진술하였다. 1차 회식비용은 시공사 측에서 현장소장에 지급한 법인카드로 결제하였다.
원고는 건설사업관리단의 책임자(단장)로서 이 사건 현장에 투입되었고, 숙박비, 식비, 회식비 등이 포함되는 현장운영경비를 지출한 후 이를 회사의 경비규정에 따라 정산받는 형식으로 비용을 집행하였는바, 원고가 이 사건 현장과 관련하여 회식과 관련한 포괄적인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회사로부터 이 사건 사고 당일의 회식에 관한 명시적인 승인을 받지 않고, 회식을 이 사건 회사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업무관련성이 인정된다.
한편, 1차 회식이 종료된 후 회식 참석자 중 현장소장 F, 원고만이 인근의 'H'라는 술집으로 이동하여 연이어 21:30부터 22:30까지 2차 회식을 하였다.
F은 2차 회식을 요청한 이유에 관하여 '이 사건 현장의 계약완료일이 2023. 6. 25.에서 2024. 1. 24.로 지연이 예상되었다. 당시 골조공사의 주요 자재인 레미콘이 관급재에 해당하는데 레미콘이 적기에 공급되지 않아 콘크리트 타설이 지연되었기 때문에 연장계약 필요성, 공기연장에 따른 애로사항 등을 설명하였고, 현장여건 변경 등에 따른 설계변경에 대한 사업관리단의 의견에 대한 재검토 요청 등'이었다고 사실확인서(갑 제8호증)에 기재하였다. 피고 직원과의 유선통화에서는 F이 공사금액 증액과 관련한 실정보고 건을 위하여 원고에게 자리를 옮길 것을 요청하였다고 진술하였다.
F이 첨부한 자료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일 이후인 2023. 4. 27.경 시공사의 레미콘수급 차질 등을 이유로 한 공기연장 요청에 대하여 원고의 후임 책임건설사업관리기술인이 협의 완료 후 공정표 작성 및 공기연장 신청을 요청하는 취지의 공문을 시공사에 보낸 것이 확인되고, 유선통화에서 F이 진술한 공사금액 증액과 관련한 것으로 보이는 '관급자재 관리비용 및 하차비 실정보고 검토의견'은 이 사건 사고 무렵인 2023. 4. 4.경 원고에 의하여 작성, 시행되었다. 제출한 자료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무렵에 이 사건 현장의 공사비용, 공사기간 등에 관하여 사업관리단과 현장소장 사이에 협의하여야 할 사항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차 식사에 참석하였던 I(시공사 품질관리자), E, J, K(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들)은 귀가하였고, 현장소장인 F과 책임건설사업관리단의 단장이었던 원고만이 2차 회식에 참여하였다. 한편, 증인 E의 증언 등을 고려할 때 F과 원고 사이에 이 사건 현장에서 함께 근무하였다는 것 외에 별도의 친분이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F은 1차 회식 종료 후 원고에게 2차 회식을 요청하여 인증서류 작성과 관련한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바, 감리 대상 현장의 현장소장이 요청하여 진행된 2차 회식 역시 업무관련성이 지속되는 자리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