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5. 2. 12. 원고에게 한 장해급여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는 2001. 5.경부터 2023. 6.경까지 ㈜C 외 여러 건설 현장에서 중장비굴착 업무에 종사하였다.
원고는 2023. 6. 21. D이비인후과에서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고 2023. 7. 20.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25. 5. 12. 다음과 같은 사유를 들어 장해급여 부지급 결정을 하고, 이를 원고에게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01. 5.경부터 2023. 6.경까지 다수 사업장에 재직하면서 굴착기를 이용한 굴착 업무에 종사하였는데, 굴착 작업에는 착암기 작업 등도 동반되는바, 위와 같은 작업공정에 쓰이는 주요 장비의 소음발생정도는 85dB 이상으로 원고는 일상적으로 위와 같은 고강도 소음에 노출되었다 할 것이고, 85dB 미만의 소음이 발생하는 환경에서도3년 이상 근무할 경우 소음성 난청이 발생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소음노출 기준(85dB, 3년)을 충족하였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설령 위 소음노출 기준을 다소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직업력 조사 결과
피고의 소음노출수준 조사 결과
인정기준 충족 여부(미충족)
건설업
굴착작업 근무기간: 18년
소음노출작업 근무기간 : 해당사항 없음
원고는 굴착작업 등 소음 작업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부서 및 직종 등 객관적인 자료가 없으며 근무를 하였다고 주장하는 모든 사업장의 작업환경측정 확인결과 자료가 부존재로 확인되며, 비소음 사업장으로 소음 측정 대상 사업장에서 제외된 것으로 판단됨. 또한 동종업종 굴착 작업 등 소음 확인 결과 80dB(A)미만으로 확인되어 소음 직업력 조사 및 소음 노출 수준 조사에서 제외함
소음노출 인정기준(85dB(A), 총 3년 미충족함
원고의 주치의(D이비인후과의원, 2023. 6. 21.)의 의학적 소견
상병명 :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
소견 : 수년 전부터 발생한 난청을 주소로 내원하여 이학적 검사상 양측 고막은 천공은 없으며, 순음청력검사상 우측 69dB, 좌측 65dB의 감각신경성난청 소견임.4) 특별진찰결과(M병원, 2024. 4. 24.)
순음청력검사
보완검사 실시한 경우 검사 사유 및 그 결과
시행한 이명도검사상 양측 8kHz, 5dB, 이음향방검사상 양측 비정상 소견 있음 ○ 의학적 소견
상병명: 감각신경성 난청, 양측, 이명, 양측
검사결과에서 고막 또는 중이에 뚜렷한 병변이 관찰되는지 여부: 정상
검사결과, 내이염, 약물중독, 열성질환, 메니에르씨 증후군, 매독, 두부외상, 돌발성난청, 유전성 난청, 가족성 난청, 노인성 난청 또는 재해성 폭발음 등에 의한 난청 여부: 해당 없음
순음청력 검사결과 기도 청력역치와 골도 청력역치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있는지 및 청력 장해가 저음역보다 고음역에서 큰지 여부: 해당 없음
검사결과의 신뢰성 여부
시끄러운 소음 환경 하에 장기간 근무한 병력과 근무 중 난청이 발생하였다는 병력 등을 감안한다면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은 재해와 인과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사료됨. 특히 근무 중 혹은 퇴사 후 수년 이내에 청력검사에서 난청이 있었다면 소음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함이 타당함. 하지만 근무 중 혹은 퇴사 후 수년 이내에 청력검사 자료가 없다면, 퇴사 후 상당기간이 지난 점들을 감안한다면 상기 소견만으로는 감각신경성 난청이 소음성 난청에 의한 난청인지, 노인성 난청에 의한 난청인지정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상태로 소음성 난청과의 인과관계를 알기 위해서는 작업장의 소음정도와 노출기간, 소음 환경 작업 전, 작업 후, 퇴직 직후의 청력검사 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판단하는 것이 옳으리라 사료됨.
이 사건 감정의의 의학적 소견(N병원)
원고가 2022. 11. 21. 진단받은 '외이의농양'은 감각신경성 난청의 발병 또는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
노인성 난청이란 뚜렷한 다른 원인(중이질환, 급성 소음 외상, 약물 등) 없이 연령 증가에 따라 서서히 진행하는 양측성·대칭성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일반적으로 60세 이후에서 임상적으로 의미있게 나타나며, 70대 이후 유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85dB 이하의 소음이라도 소음에 노출된 기간이나 구체적인 작업의 내용, 개인의 감수성에 따라 소음성 난청이 발병 가능하다. 원고가 18년간 83.3~85.6dB의 소음에 노출되었다면 소음작업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이나 악화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되고, 만약 18년간 79.5dB의 소음에 노출되었다면 그 가능성은 낮겠으나, 소음이 미친 영향을 아예 배제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원고의 청력역치가 저음역대에서 40dB을 초과하고, 고음역대에서 70dB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업무상 소음이 원고의 이 사건 상병에 미친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원고의 건강검진 기록에 의하면 2014년에는 양측 청력 정상, 2018년~2021년에는 양측 비정상, 2022년에는 좌측 비정상, 우측 정상으로, 적어도 원고가 2018년 이후에는 40dB 이상의 청력저하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소음 노출 이외의 다른 청력저하 요인을 확인할 수 없다.
원고는 동일 연령대에 비하여 심한 청력저하를 보이고 있고, 노화와 소음 노출 이외의 다른 청력저하 요인을 찾을 수 없다면, 소음 노출과 노화의 상가적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N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산재보험법에 규정된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에 기인하여 입은 재해를 뜻하는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그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의 질병이더라도 그것이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 등으로 말미암아 더욱 악화되거나 그 증상이 비로소 발현된 것이라면 업무와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 경우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11. 10. 선고 2000두442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8, 19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따라 판단하면, 원고는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건설 현장에서 상당한 정도의 소음에 장기간 지속적으로 노출되었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유발되었거나 적어도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되었다고 판단함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할 수 있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5항이 '업무상 재해의 구체적인 인정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그 위임에 따라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3] 제7호 차.목이 소음성 난청의 구체적인 인정기준으로 '85dB(A)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어 한 귀의 청력손실이 40dB 이상의 감각신경성 난청일 것' 등을 정하고 있기는 하나, 위 구체적인 인정기준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그 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모두 업무상 질병에서 배제하는 규정으로는 볼 수 없으며(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두24214 판결 참조), 한편 피고의 업무지침인 '소음성 난청 업무처리기준 개선(2021. 12.)'도 소음 노출 정도가 인정기준(85dB 이상 연속음에 3년 이상)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소음성 난청이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 가능함을 언급하고 있다.
원고는 2001. 5.경부터 2023. 6.경까지 기간 중 약 18년 동안 여러 개의 건설회사를 옮겨 다니면서 다수의 건설 현장 등에서 굴착기를 이용한 굴착 업무를 한 것 으로 인정된다. 원고가 제출한 '고소음 건설기계 굴삭기의 소음도 현황분석'(갑 제8호증)에 의하면 굴삭기 소음 발생 정도는 55kw 미만 굴삭기의 경우 95.9~98.2dB, 55kw 이상 굴삭기의 경우 99.6~104.5dB 정도에 이른다. 설령 피고가 측정한 다른 건설회사의 작업환경측정 결과에 따른다고 하더라도 현장 근로자를 기준으로 굴삭기 작업의 경우 68.7~79dB로 측정되었는데, 이 또한 결코 작지 아니한 수준의 소음에 해당한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약 18년 동안 다수의 건설 현장에서 근무한 원고는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상당한 정도의 소음에 장기간 지속적으로 노출되었고, 그러한 소음 노출은 원고의 양측 청력 동시 손실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하다.
일반적으로 소음성 난청은 소음 노출이 대칭적이기 때문에 양측 청력 손실도 대칭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앞서 인정한 것처럼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은 '양측' 감각신경성 동시 난청이고, 원고의 청력검사 결과를 살펴보더라도 양측청력에 큰 차이가 없다. 또한 M병원 특별진찰 결과에도 '내이염, 약물중독, 열성질환, 메니에르씨 증후군, 매독, 두부외상, 돌발성난청, 유전성 난청, 가족성 난청, 노인성 난청 또는 재해성 폭발음 등에 의한 난청의 경우 해당 사유 없다. 시끄러운 소음 환경하에 장기간 근무한 병력과 근무 중 난청이 발생하였다는 병력 등을 감안한다면 이 사건 상병은 재해와 인과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고, 특히 근무 중 혹은 퇴사 후 수년 이내에 청력검사에서 난청이 있었다면 소음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함이 타당하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다. 이처럼 원고의 양측 청력 동시 손실은 대칭적인 소음노출이라는 소음성 난청의 특징에 부합하고, 원고에게는 소음 외에 이 사건 상병 발병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는 기저질환도 달리 발견되지 아니하며, 원고가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은 연령은 만 49세로 노인성 난청이 호발하는 시기도 아니라 보이므로,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내지 악화가 업무상 소음 노출 등의 영향 없이 오로지 원고의 기저 질환, 개인적인 생활습관 또는 연령 등에 기인한 것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법원 감정의도 '원고에게 소음 노출 이외의 다른 청력저하 요인을 확인할 수 없다. 원고가 상당한 소음에 노출된 점이 확실하다면 동일 연령대에 비하여 매우 심한 청력 저하가 확인되고 소음 노출 이외에 청력저하요인이 확인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상병은 과거 소음작업환경에 의하여 상당한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는 소견을 밝혔다.
이와 같이 원고의 업무상 소음 노출 수준으로 인하여 난청이 발생할 수 있을 정도라고 추단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건설현장에서 담당한 부서 및 직종 등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근무를 하였다고 주장하는 모든 사업장의 작업환경측정확인 결과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비소음 사업장으로서 소음 측정 대상사업장에서 제외된 것으로 판단된다는 근거를 들어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하는 것은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 본인을 헌법과 법률들에 따라 보호하려는 산재보험법의 입법 취지에도 부합하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위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