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24. 11. 25. B 사업장을 운영하는 C과 사이에 배달대행 및 정비보조 업무에 관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이다.
원고는 2024. 11. 28. 21:00경 오토바이 부품을 가지고 출근하기 위하여 수원시 영통구 태장로 45 잠원초등학교 삼거리 교차로에서 적색 신호에 위 교차로에 진입하였다. 위 교차로 내에서 별지1 그림과 같이 원고의 진행 방향 반대편에서 좌회전하던 차량(이하 '상대차량'이라 한다)이 원고가 운행하던 이륜차(이하 '원고 차량'이라 한다)를 충돌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대퇴골 경부 부분 골절 폐쇄성 좌측, 좌측 대퇴 타박상, 양측 손목 염좌 및 긴장, 우측 정강이 타박상, 경추의 염좌 및 긴장, 열린 두 개내 상처가 없는 뇌진탕, 좌측 손 타박상, 양측 엉덩이 타박상'을 진단받고, 2025. 1. 9.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2025. 4. 9.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는 원고의 신호위반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사고로 확인되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요양급여 불승인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1 내지 3, 5 내지 11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 별지2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사고 당시 이틀 정도 폭설이 내려 길이 미끄러운 상황이었는데, 원고는 교차로 진입 40m 전 황색 등화로 바뀌는 것을 확인하였고, 제동장치를 작동할 경우 길이 미끄러워 사고가 날 위험이 있어 상대차량이 움직이지 아니하는 것을 확인하고 교차로에 진입하였다. 그런데 상대차량이 원고가 교차로를 통과하는 중간에 방향지시등 도 작동하지 아니하고 전방주시의무를 해태한 상황에서 좌회전을 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판단
산재보험법 제37조 제2항 본문에서 규정하고 있는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이라 함은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그 부상의 직접 원인이 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근로자가 업무수행을 위하여 운전을 하던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사망한 경우, 해당 사고가 근로자의 업무수행을 위한 운전 과정에서 통상 수반되는 위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 그 사고가 신호 위반 등으로 일어났다는 사정만으로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되고, 사고의 발생 경위와 양상, 운전자의 운전 능력 등과 같은 사고 발생 당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2두30072 판결 취지 등 참조).
앞서 본 사실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호증의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사고는 원고의 신호위반 행위가 직접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산재보험법 제37조 제2항 본문에서 정한 '범죄행위'에는 고의적인 범죄행위는 물론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도 모두 포함되고, 형법은 물론 특별법령에 의하여 처벌되는 범죄행위도 포함되므로, 도로교통법상 범칙행위도 위 '범죄행위'에 해당한다. 도로교통법 제5조 제1항은 도로를 통행하는 보행자와 차마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는 교통안전시설이 표시하는 신호 또는 지시를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156조 제1호는 제5조를 위반한 차마의 운전자는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의 이 사건 사고 당시 신호위반 행위는 그 자체로 도로교통법 제5조 제1항, 제156조 제1호에 의하여 처벌되는 '범죄행위'에 해당하고, 위와 같이 신호를 위반하여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에 해당하여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나 자동차종합보험가입에도 불구하고 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갑 제4호증의 영상을 보면, 영상의 시작 부분(00:00)에서도 이미 상대차량 진행방향의 신호등은 좌회전 신호가 들어와 있었고, 원고 차량은 당시 CCTV 화면 내에 들어오지 않았으나, 00:02 부분에서 원고 차량이 CCTV 화면 내에 보이고, 정지선 부근에서 잠시 속도를 늦추다가 바로 속도를 높여 교차로의 3/4 정도를 통과하던 중 좌회전 신호에 저속으로 좌회전하던 상대 차량과 충돌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상대 차량이 방향지시등을 점등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신호대기 중 전방주시의무를 다하지 아니하고 좌회전 반경을 작게 하여 좌회전을 한 과실이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교차로에 진입하기 이전부터 상대차량의 진행방향 신호는 좌회전 신호였고, 별지1 그림의 차로 형태를 보면 상대차량은 좌회전차로에서 좌회전을 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원고는 눈길에서의 제동거리를 염려하여 황색 신호가 점등되었을 때 정지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별지1 그림과 같은 도로의 형태, 이 사건 사고 발생장소가 초등학교 인근으로 어린이보호구역에 해당할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사고 발생 교차로에서 일부 제설이 마쳐지지 아니한 모습이 보이기는 하나 주행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가 CCTV 화면에 등장하지 아니한 시점부터 상대차량 진행 방향에 좌회전 신호가 점등된 상태였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제한속도를 준수하여 운행하고 있었다면 이 사건 교차로에 진입하기 전에 정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우에까지 출퇴근을 위한 운전과정에서 통상 수반되는 위험 범위 내에 있다고 할 수 없고, 위와 같은 원고의 신호위반이 직접적이고 주된 원인이 되어 이 사건 사고에 이르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