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6. 25. 선고 2025구단5340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93. 9. 1.부터 2001. 11. 1.까지 B 주식회사 C광업소(이하 '이 사건 광업소'라고 한다)에서 굴진부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광업소는 구 석탄산업법(2011. 4.14. 법률 제105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9조의2에서 정하는 폐광지원 대상 광산으로, 2001. 11. 1. 폐광하였다.

나.

피고는 한국광해광업공단법 제8조에 근거하여 석탄산업법상의 폐광대책비, 석탄생산감축지원금 지급 등 광산피해의 예방 및 원상회복을 위한 광해방지사업을 수행하고 있다.<1>

다.

원고는 2001. 6. 13. 진폐병형 제1형 진단을 받았고, 2005. 4. 18. 장해등급 제13급 판정을 받았으며, 2024. 5. 8. 장해등급 제7급 판정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이 사건 광업소에 재직하면서 진폐병형 진단을 받았으므로 이 사건 광업소에서 업무상 재해를 입었고, 폐광일 이후에 장해등급이 제7급으로 확정되어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아니한 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구 석탄산업법 시행령(2003. 9. 29. 대통령령 제18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1조 제4항 제5호 나.목(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고 한다)에 따라 장해등급 제7급에 상응하는 재해위로금89,450,71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구 석탄산업법(2005. 12. 23. 법률 제77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9조의3은 폐광지원 대상 광산 기준에 해당하는 광산의 석탄광업자가 당해 광업권 등의 소멸등록을 마친 때에는 퇴직근로자 등에게 폐광대책비로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폐광대책비 등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규정은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폐광대책비'중의 하나로 재해위로금을 두면서 '업무상 재해를 입고 폐광일 현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고 한다) 제40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요양급여를 받고 있거나 요양급여를 신청한 자로서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아니한 자'를 그 지급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광업소가 폐광지원 대상 광산에 해당하는 사실, 원고가 이 사건 광업소에 재직하면서 진폐병형 진단을 받았고 이 사건 광업소의 폐광일 이후에 장해등급 제7급 판정을 받는 등 폐광일 당시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않았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런데 원고가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한 지급대상 요건 중 '폐광일 현재 산재보험법 제40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요양급여를 받고 있거나 요양급여를 신청한 자'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한 재해위로금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① 석탄산업법령상 폐광대책비를 지급하는 근본적인 목적및 취지를 고려하면, 폐광된 광산에서의 근무로 인하여 업무상 재해를 입었다면 요양 여부와 상관없이 재해위로금이 지급되어야 하고, 시행령 규정을 개정하여 새로운 요건을 추가하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해위로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구 석탄산업법 시행령(1993. 3. 6. 대통령령 제138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1조 제3항 제5호(이하 '개정 전 규정'이라고 한다)에 따라 형성된 퇴직근로자의 보호가치 있는 기대권 내지 신뢰이익을 침해하는 점, ② 개정 전 규정과 비교할 때, 진폐증이라는 업무상 재해를 입은 것은 동일함에도 폐광 시점에 따라 재해위로금 지급 여부가 달라지는 것은 불합리한 점, ③ 진폐증의 병리학적 특성과 산재보험법령이 진폐 근로자에 대하여는 별도의 요양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장해급여를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진폐 장해급여 신청 또는 장해등급 판정에는 요양급여 신청이 내포된 것으로 평가하여야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규정의 '업무상 재해를 입고폐광일 현재 산재보험법 제40조 제2항의 규정에 따른 요양급여를 받고 있거나 요양급여를 신청한 자로서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아니한 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관계 법령의 내용과 체계,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이 사건 규정에 따른 재해위로금은 국내의 석탄수급 상황을 감안할 때 채탄을 계속하는 것이 국민경제의 균형발전을 위하여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판단되어 경제성이 없는 석탄광산을 폐광함에 있어서 그 광산에서 입은 재해로 인하여 전업 등에 특별한 어려움을 겪게 될 퇴직근로자를 대상으로 사회보장적 차원에서 통상적인 재해보상금에 추가하여 지급하는 위로금의 성격을 갖는다(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두12598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재해위로금 규정의 입법취지와 성격 등을 고려하면, 재해위로금 청구권은 석탄산업법 시행령에 따라 비로소 구체화된 권리에 해당하므로, 재해위로금의 수급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폐광 당시 시행되던 석탄산업법 시행령의 문언에 충실하게 객관적 · 일률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나)

이 사건 규정은 재해위로금의 지급요건으로 '폐광일 현재 요양급여를 받고 있거나 요양급여를 신청한 자'를 명시하고 있다. 재해위로금 지급대상에 이와 같이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 자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면 위와 같은 요건은 무의미하고 불필요한 요건에 지나지 않게 된다.

다)

이 사건 규정은 '폐광예비신청일 등으로부터 소급하여 1년 전부터 폐광일까지의 기간 중에 업무상 재해를 입은 자로서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된 자 또는 재해발생기간에 불구하고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아니한 자'를 재해위로금의 지급대상으로 삼고 있던 개정 전 규정이 개정된 것으로서,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아니한 자'에 대한 재해위로금 지급요건으로 '산재보험법 제40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요양급여를 받고 있거나 요양급여를 신청한 자'라는 요건을 추가하였다. 이 사건 규정은 그 문언이 불명확하고 모호하여 해석상 다툼의 여지가 있었던 개정 전 규정의 '재해발생기간에 불구하고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아니한 자'라는 수급요건을 명확화 · 구체화한 것일 뿐만 아니라, 그 지급대상을 제한함으로써 자칫 재해위로금 지급대상의 범위가 부당하게 확대될 우려가 있어 보이는 개정 전 규정의 지급요건을 보다 강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라)

개정 전 규정에서는 요양 여부를 구분하지 않고 재해위로금에 관하여 규정하였던 것을 이 사건 규정에서 '요양급여를 받고 있거나 요양급여를 신청한 자'라는 요건을 추가한 것은 재해위로금이 폐광 유도라는 정책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지급되는 폐광대책비의 일종으로 관계 법령의 다른 제도와 조화롭게 해석하여 지급의 적정성과 균형성을 도모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석탄산업법 시행령에 따른 수급권의 구체적인 내용은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입법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고, 그 내용이 사회적 · 경제적 변화에 따라 바뀔 수 있으므로, 개정 전 규정에 따른 재해위로금이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근로자의 신뢰 정도가 확고하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개정 전 규정에 대한 신뢰의 보호가치가 위와 같은 석탄사업법 시행령개정 필요성에 비하여 크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러한 해석이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마)

① 재해위로금에 관한 석탄산업법 시행령 조항은 개정 전후를 불문하고 탄광에서 업무상 재해를 입어 '장해등급이 확정'된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그 재해가 폐광예비신청일 등으로부터 소급하여 1년이 되는 날 이전에 발생한 경우에는 재해위로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여 재해위로금의 지급대상을 탄광에서 발생한 모든 산업재해로 하지 않고 일정한 범위로 한정한 점, ②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않은' 근로자의 경우에는 개정 전 규정에서 요양 신청 여부를 요구하지 않고 '재해발생기간에 불구하고 폐광일 현재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아니한 자'라고 규정하여 수급요건을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규정에서 '요양급여를 받고 있거나 요양급여를 신청한 자'라는 요건을 추가함으로써 그 수급요건을 강화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후 석탄산업법 시행령이 2014. 12. 9. 대통령령 제25831호로 개정되면서 제41조 제4항 제5호는, 산재보험법에 따라 진폐로 인한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 자가「진폐의 예방과 진폐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진폐재해위로금과 석탄산업법에 따른 재해위로금을 병행하여 지급받을 수 있으므로, 석탄광업의 폐광으로 인한 재해위로금 지급의 적정성을 높이기 위하여 재해위로금의 대상이 되는 업무상 재해의 범위에서 진폐로 인한 업무상 재해를 제외한 점, ④ 재해위로금은 폐광대책비의 일종으로 지급되는 성격 등에 비추어 그 구체적인 내용은 사회정책적 고려 및 기금 상황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입법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규정에서 '요양급여를 받고 있거나 요양급여를 신청한 자'라는 요건을 추가하여 재해위로금의 수급범위를 이전보다 축소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고, 이러한 해석이 폐광대책비에 관한 석탄산업법령의 입법취지에 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이 사건 규정이 입법재량의 범위 내에 있는 이상, 폐광지원 대상 광산의 폐광 당시 시행 중인 산재보험법 제40조 내용에 따라 재해위로금 지급 대상자 해당 여부가 결정되는 것 역시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

바)

진폐증은 분진을 흡입하여 폐에 생기는 섬유증식성 변화를 주된 증상으로 하는 질병으로서(「진폐의 예방과 진폐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2조 제1호), 현대의학으로도 완치가 불가능하고 분진이 발생하는 직장을 떠나더라도 그 진행을 계속하는 한편, 그 진행 정도도 예측하기 어렵다. 진폐증에 이환되면 심폐기능의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는 증상에 대한 보존적 치료가 시행되고, 진폐증에 이환되었으나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진폐증에 걸리면 활동성 폐결핵, 흉막염, 기관지염, 폐기종 등의 여러 가지 진폐합병증에 노출되기 쉬운데, 그 경우에는 진폐합병증을 치료하기 위한 적극적인 처치가 시행된다.

이 사건 광업소의 폐광일 당시 시행 중이던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2008. 7. 1. 노동부령 제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의하면 진폐증으로 인하여 요양을 받고자 하는 자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신청서를 제출하여야 하고(제47조 제1항), 진폐정밀진단을 하는 의료기관의 진단을 거쳐 그 진단 결과가 근로복지공단에 통보되며(제48조 내지 제51조), 진폐심사협의회는 진폐증 이환 여부와 이에 따르는 요양 대상 여부 및 장해정도를 심사 · 판정하고(제52조), 진폐근로자에 대한 요양기준 · 폐질등급기준 및 장해등급기준은 [별표 5]에 명시되어 있다(제57조). 이러한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진폐정밀진단 및 진폐 장해등급 판정은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가 요양을 요하는 것인지, 장해급여를 청구해야 하는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한 절차에 해당하고, 요양급여란 진폐증 내지 그 합병증 등의 치유를 목적으로 의료기관에서 실시되는 요양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러한 진폐증의 병리학적 특성 및 관계 법령에서 진폐와 관련하여 정밀진단을 거쳐 요양 대상 여부 및 장해정도를 심사 · 판정하고, 구체적인 요양기준 및 장해등급기준을 명시하고 있는 점, 진폐증의 경우 다른 상병과 달리 요양급여는 지급받지 못하지만 장해급여는 지급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진폐증의 특성을 고려하여 진폐증에 대하여 요양을 거치지 아니하고 곧바로 해당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급여를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기 때문이지, 진폐 재해자에 대하여 최초 장해등급 판정을 최초 요양과 같게 취급하기 때문은 아닌 점 등을 종합하면, 진폐 장해급여 신청 또는 장해등급 판정을 요양급여 신청 등과 동일하게 평가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이유 없다.

사)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48조 제1항에 '요양급여(요양급여를 받지 아니하고 장해급여를 받는 부상 또는 질병의 경우에는 장해급여)'라는 규정이 있는 점과 대법원 2011. 12. 8. 선고 2010두10655 판결을 들어 장해등급 판정을 받은 원고가'요양급여를 받고 있거나 요양급여를 신청한 자'에 해당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런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48조 제1항은 재요양의 요건에 관한 규정인데다가 규정 자체에서 요양급여와 장해급여를 명시적으로 구분하고 있고, 원고가 원용하는 위 대법원 2010두10655 판결은 진폐 근로자에 대한 휴업급여의 산정기준이 되는 평균임금 산정시점에 관한 것이므로 사실관계 및 쟁점이 다른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라.

소결론

원고는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한 재해위로금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득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