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는 1982. 10. 1.부터 2007. 1. 20.까지 C노동조합(이하 'C노조'라 한다) 소속으로 하역작업을 수행하고 2009. 5. 1.부터 2020. 11. 1.까지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 소속으로 하역작업관리 업무를 수행한 사람이다.
원고는 2023. 2. 6. E이비인후과의원에서 '양쪽 감각신경성 청력 소실'(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고, 2023. 3. 6.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피고는 2024. 2. 20. 원고에게 '원고가 총 35년 10개월 동안 하역작업 및 하역작업관리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원고가 근무한 사업장의 작업환경측정결과 확보가 어려워 다수의 유사 공정 작업환경측정결과를 확인한 결과, 하역작업의 노출 소음 수준은 80dB(A) 미만으로 추정되므로, 원고는 85dB(A) 이상의 소음에 3년 이상 노출 기준을 미충족한다'는 이유로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약 35년 10개월 동안 항만에서 석탄이나 시멘트를 상하차하는 하역작업을 수행하며 각종 기계와 장비에서 발생하는 85dB 이상의 강한 소음에 노출되었고, 이러한 원고의 직업력으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거나, 노인성 난청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되어 현재의 난청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 제5항,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의 규정 내용 · 형식 · 입법 취지를 종합하면, 같은 법 시행령 [별표 3]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이하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이라 한다)은 같은 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이고, 그 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는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모두 업무상 질병에서 배제하는 규정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2두47391 판결 참조). 다만 위 규정에서 정한 기준에 미치지 않는 재해에 대해서는 그 기준 미달에도 불구하고, 위 재해와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 사정이 인정될 수 있는 경우에만 그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상당인과관계의 증명책임은 업무상 재해를 주장하는 근로자 측에게 있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두4593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9, 10, 14, 19호증의 각 기재 및 이 법원의 F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또는 악화 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은 소음성 난청의 경우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어 한 귀의 청력손실이 40dB 이상'을 업무상 질병의 인정기준으로 규정하고 있다. 작업장 소음에 대한 국제적 규제인 85dB(A)은 평생 근무기간 동안 소수의 근로자(10~15%)가 청력 장애로 이환될 가능성이 있는 사회적 합의의 기준으로 알려져 있다(갑 제19호증 참조).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의 통상 근로시간인 8시간 동안 85dB 이상의 소음에 3년 이상 노출된 경우에 그 노출소음으로 인한 소음성 난청이 발병할 확률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피고는 건강보험 등 객관적 자료에 근거하여 원고가 1982. 10. 1.부터 2007. 1. 20.까지 C노조 소속으로 하역작업을, 2009. 5. 1.부터 2020. 11. 1.까지 D 소속으로 하역작업관리 업무를 각 수행하였고, 원고가 근무한 사업장의 작업환경측정결과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로 유사 공정의 작업환경측정결과, 즉 ① 주식회사 G 동해공장 2021년생산부/선적 59~76.7dB(A), ② H 주식회사 묵호공장(벌크 시멘트) 2019년 선적공62.3dB(A), ③ I 주식회사 동해지점 Hopper(유연탄 덤프 상차) 2014년 77.6dB(A), ④ J 주식회사 2020년 유연탄 하역 70.4dB(A)을 근거로 원고가 위 기간에 80dB(A) 미만의 소음에 노출되었다고 추정하였으며, 이러한 소음 노출 수준 조사의 방법과 내용에 위 법 내지 오류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은 확인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 소음측정치보다 원고의 실제 작업환경을 더 잘 반영하는 객관적인 소음측정치 자료를 찾아보기도 어렵다(원고가 제시하는 지게차나 일반 붐 크레인 자체의 음향파워가 곧바로 원고에게 노출된 소음의 크기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또한 원고가 D 소속으로 하역작업관리 업무를 수행한 시기에는 선박 내, 외부로 들어오고 나가는 제품 및 원료를 확인하는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므로, 그 시기에는 C노조 소속으로 하역작업을 수행한 시기보다 노출된 소음의 수준이 더욱 낮았을 것으로 보인다)<1>.
이에 의하면, 원고의 소음 노출 수준이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에서 소음성 난청의 인정기준으로 정한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을 충족한다고 보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소음성 난청은 저음역(500Hz, 1,000Hz, 2,000Hz)에서보다 고음역
(3,000Hz, 4,000Hz, 6,000Hz, 특히 4,000Hz)에서 청력손실이 현저히 심하게 나타나는 양상을 보이는데, 아래 표 기재와 같이 2023. 4.경 K병원에서 시행된 특별진찰 당시의 순음청력검사에서 확인된 원고의 청력도는 위와 같은 소음성 난청의 일반적인 특징에 그대로 부합하지 않는다. 이 법원 진료기록 감정의(이비인후과, 이하 '이 사건 감정의'라 한다)도 '원고의 청력도가 고음역의 손상이 저음역의 손상보다 큰 노인성 난청 패턴을 보인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통상 소음성 난청은 저음역대에서 40dB, 고음역대에서 70dB을 초과하는 청력역치는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앞서 본 것처럼 원고의 특별진찰 당시 순음청력검사 결과는 저음역대에서 40dB을 초과하고 고음역대에서 70dB을 초과하는 청력역치를 보여 위와 같은 소음성 난청의 일반적인 특징에 부합하지 않는 양상을 보인다.
원고는 E이비인후과의원에서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을 당시 및 특별진찰 당시 76세의 고령으로 노인성 난청이 호발하는 연령대였고 원고가 C노조에서 퇴사한 후16년 이상 경과한 시점이었는바, 노인성 난청이 이 사건 상병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소음 노출 이력이 노인성 난청을 자연경과적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시킬 수 있는 의학적 · 일반적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일반적 가능성만으로 이 사건 상병이 소음성 난청이 주요 원인이 되어 발병한 것이라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원고의 소음사업장에서의 소음 노출 업무가 노인성 난청의 진행속도를 자연경과적 진행속도 이상으로 가속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 증거가 없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그 조사 목적이 개별 사건에서 업무상 소음과 난청과의 인과관계를 판단하는 자료로 삼으려는 데 있지 아니하고,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이 정한 방식을 준수하여 조사가 이루어졌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기초하여 추정한 원고와 동일 연령대 남성의 기도청력역치와 비교할 때 원고의 기도청력역치가 더 나쁘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의 청력저하의 주된 원인이 작업 중 소음노출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이 사건 감정의는 '자료상 감각신경성 난청을 유발할 만한 질환 없고, 의무기록상 고막 및 중이 정상 소견이다. 한 사람의 난청에 있어 그 원인을 정확히 따지기 어렵다. 직업성 소음 노출과 노화가 모두 난청의 원인일 것으로 사료된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고, 이 사건 감정의의 의학적 소견에 따르더라도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또는 악화 간의 업무 관련성에 대하여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감정의의 '직업성 소음 노출도 난청의 원인일 것으로 사료된다'는 의학적 소견은 일반적인 의학 지식에 기초하여 추상적인 의학적 가능성을 제시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바, 앞서 살펴본 여러 사정들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이 사건 감정의의 일부 의학적 소견만으로 원고가 소음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노출되었던 소음이 이 사건 상병의 발생 또는 악화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정도로 그 기여도가 크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