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6. 24. 선고 2025구단5362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B생)는 1979년경부터 2005년경까지 C, D 등 소음작업장에서 덕트시공 등 작업을 수행하면서 소음에 노출된 결과 2021. 12. 29. '좌측 감각신경성 난청'(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게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2022. 3. 21.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나.

피고는 2024. 4. 22. 원고에게, '원고는 85dB(A) 이상의 연속음을 미충족'하였다는 이유로 장해급여를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4. 10. 15. 기각되었고, 이에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그 역시 2025. 4. 23.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각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1979년경부터 2005년경까지 약 25년 동안 덕트시공 및 제작 업무를 수행하며 판금 등 절단 작업으로부터 발생되는 85dB 이상의 강한 소음에 노출되었다. 설령 원고가 그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의 소음에 노출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업무 수행기간을 고려하면 의학적으로 소음성 난청이 발병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 제5항,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의 규정 내용 · 형식 · 입법 취지를 종합하면, 같은 법 시행령 [별표 3]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이하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이라 한다)은 같은 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이고, 그 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는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모두 업무상 질병에서 배제하는 규정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2두47391 판결 참조). 다만 위 규정에서 정한 기준에 미치지 않는 재해에 대해서는 그 기준 미달에도 불구하고, 위 재해와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 사정이 인정될 수 있는 경우에만 그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상당인과관계의 증명책임은 업무상 재해를 주장하는 근로자 측에게 있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두4593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8, 9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이 법원의 국립경찰병원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또는 악화 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가)

1일 8시간 40년 노출을 기준으로 한 소음성 난청(25dB 이상)의 발병률에 관하여, 80dB 미만의 소음 노출에서는 소음성 난청의 발병률이 0%에 가깝고, 80dB 이상85dB 미만에서는 0~5%, 85dB 이상 90dB 미만은 10~15%, 90dB 이상은 21~29%에 이른다는 내용의 연구가 외국에서 진행된 바 있다. 또한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은 소음성 난청의 경우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어 한 귀의 청력손실이 40dB 이상'을 업무상 질병의 인정기준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이하 '이 사건 감정의'라 한다)도 '소음성 난청은 8시간을 기준으로 85dB 미만에서는 위험도가 낮으나, 85dB 이상에서는 그 위험도가 현저하게 증가한다'는 의학적 소견을 밝혔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의 통상 근로시간인 8시간 동안 85dB 이상의 소음에 노출된 경우에 그 노출소음으로 인한 소음성 난청이 발병할 확률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피고는 고용보험 일용근로내역, 소득금액증명 등 객관적 자료에 근거하여 원고가 2004. 8.경부터 2006년경까지 (유)E 등에서 덕트시공 및 제작 업무를, 2007. 6.경부터 2017. 8.경까지 F 등에서 덕트시공 및 제작 업무를, 2019. 1.경부터 2020. 2. 11.까지 D 등에서 덕트시공 업무를 각 수행하는 동안 81dB의 소음에 약 6년 9개월 노출되었다고 보았다. 이러한 소음 노출 수준 조사의 방법과 내용에 위법 내지 오류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은 확인되지 않고(원고는 '건설 공사에서 소음 발생원인 및 소음 수준조사', '건축공사 공종별 소음 작업 및 소음 발생 수준' 논문 기재 내용 등을 근거로 원고가 덕트공으로서 양철, 판금 등을 망치와 절단기로 자르는 작업을 수행하면서 85dB을 상회하는 강한 소음에 노출되었다고 주장하나, ① 위 각 자료에 기재된 판금 업무가 원고가 수행한 판금 업무와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는 점, ② 동종업종인 ㈜G의 2023년 상반기 공조설비제작 공정의 소음측정 최대값이 81dB로 나타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덕트공으로서 작업을 수행하며 85dB 이상의 소음에 노출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위 소음측정치보다 원고의 실제 작업환경을 더 잘 반영하는 객관적인 소음측정치 자료를 찾아보기도 어렵다.

또한 원고가 2004년 이전에도 85dB 이상의 소음에 노출되었다고 볼 객관적 증거가 없다. 원고가 주장하는 직업력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2004년 이후의 작업환경보다 그 이전 기간의 작업환경이 더 열악하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는 있겠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2004년경 이전에 85dB 이상의 소음에 상당 기간 노출되었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도 없다.

원고는 85dB에 다소 못 미치더라도 75dB 소음에 장기간 노출된 경우에도 85dB의 소음에 3년 이상 노출된 경우와 마찬가지로 소음성 난청이 발병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는데 원고는 약 75dB 이상 소음에 장기간 노출되었으므로 이 사건 상병이 소음성 난청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원고에게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에 미달함에도 불구하고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의하면, 원고의 소음 노출 수준이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에서 소음성 난청의 인정기준으로 정한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을 충족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

소음성 난청의 경우 소음에 노출된 이후 10~15년이 지나면 최대 청력 손실에 달하고, 그 후 소음 노출 환경을 제거하면 청력 손실이 더 진행하지 않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만일 이 사건 상병이 소음성 난청의 결과일 경우 원고는 1979년경부터 소음사업장에서 근무를 시작하였다는 것이므로, 원고가 2020. 2.경 D에서 퇴사하기 전 이미 난청의 진단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2012년 1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건강보험 수진내역상 원고가 난청과 관련하여 진료받은 이력이 전혀 없고, 2021. 12. 29.에서야 이 사건 상병의 진단을 받았을 뿐이다.

다)

원고가 2021. 12. 29. H이비인후과에서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을 당시 66세로 노인성 난청이 호발하는 연령대였는바, 노인성 난청이 이 사건 상병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작지 않아 보인다. 이 사건 감정의는 '원고의 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사건 상병을 소음성 난청으로 인정할 수 없다. 또한 소음 직업력이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을 객관적으로 충족하는 것을 전제로 혼합성 난청의 경우 골도 청력40dB 이상인 경우 소음성 난청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것인데, 원고의 경우 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혼합성 난청으로 볼 수 없다. 원고의 과거 건강보험 수진내역 등에 의할 때 원고의 고혈압이 난청의 원인이 될만한 기저질환에 해당한다.'는 의학적 소견을 분명하게 제시하였고, 이 사건 감정의의 의학적 소견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적이지 않다는 등 이를 배척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위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