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00. 11. 16. 업무상 재해를 당한 후 수차례의 행정소송을 통하여 최종적으로 "제2-3번 요추간 추간판 탈출증 우측, 제4-5번 요추간 추간판 팽윤, 제1-2번요추간 및 제5요추-제1천추간 추간판 탈출증 및 퇴행성 디스크, 우울장애"를 요양상병으로 인정받고 2008. 11. 25. 위 각 상병에 관한 요양을 종결하였다.
원고는 2004. 7. 5. 피고로부터 척주 기능장해에 관하여 제8급 2호의 장해등급결정을 받았다. 원고는 그 후 2009. 5. 22. 피고에게 추가상병으로 인정된 우울장애를 더하여 새로운 장해등급을 결정하여 줄 것을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원고의 정신장해를 인정하지 않는 처분을 하였고, 이에 관한 행정소송을 통하여 결국 원고의 정신장해가 제9급 15호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판결(서울고등법원 2012누26984)이 선고되어 2013. 8. 2. 확정되었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3. 8. 23. 원고에게 원고의 척주 기능장해 제8급 2호와 정신장해 제9급 15호를 합하여 최종 7급의 장해등급결정을 하였다.
피고는 2015. 10. 15. 원고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9조 규정에 따른 장해등급 재판정 대상자 선정 안내를 하였는데, 원고는 자신이 장해등급 재판정 대상이 아니라며 재판정 절차에 따르지 않을 뜻을 밝혔다. 그러자 피고는 2016. 5. 23. 사전 안내를 거쳐 2016. 8. 23. 원고에게 산재보험법 제120조 규정에 따라 장해보상연금을 일시중지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무효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처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법하여 무효이다.
산재보험법 부칙(2007. 12. 14. 법률 제8694호) 제1조는 '이 법은 2008년 7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규정하고, 제21조 제2항은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규정에 따라 장해보상연금을 받고 있는 자는 제59조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장해등급의 재판정을 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2000. 11. 16. 업무상 재해를 당한 후 2005. 5.25. 우울장애에 대하여 추가상병 불승인 처분을 받은 원고에게 산재보험법이 2007. 12.14. 법률 제8694호로 전부 개정되면서 신설된 산재보험법 제59조(장해등급등의 재판정) 및 120조(보험급여의 일시 중지)가 적용될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는 산재보험법 제59조 및 120조를 위법하게 소급 적용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피고는 2009. 5. 14. 원고에게 2008. 11. 26. 이후 지속적인 치료를 하더라도 증상이 호전되거나 더 이상 나아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우울장애에 대한 재요양 불승인처분을 하였고,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제기한 소송의 항소심 법원(서울고등법원 2010누22506)에서도 같은 취지의 판결이 선고되었음에도, 피고가 원고의 우울장애로 인한 증상이 호전되거나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신뢰보호의 원칙 및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
판단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에 의하여 행정소송에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18조가 규정하고 있는 '기판력'이란 기판력 있는 전소 판결의 소송물과 동일한 후소를 허용하지 않음과 동시에, 후소의 소송물이 전소의 소송물과 동일하지는 않더라도전소의 소송물에 관한 판단이 후소의 선결문제가 되거나 모순관계에 있을 때에는 후소에서 전소 판결의 판단과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두48235 판결 참조).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은 당해 처분의 실체적, 절차적 위법을 그 취소원인으로 하고, 당해 처분의 적법 여부가 심리의 대상이 되며, 처분 취소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그 처분이 적법하다는 점에 관하여 기판력이 생기고 그 후 원고가 이를 무효라 하여 무효확인을 소구할 수 없다. 따라서 처분의 취소소송에서 청구가 기각된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그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에도 미친다(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누6891 판결, 대법원 2003. 5.16. 선고 2002두3669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는 원고가 산재보험법상 장해등급 재판정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으로 주장하면서 서울행정법원 2016구단23458호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위 법원은 2016. 12. 8.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한 사실, ②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서울고등법원 2017누30940호로 항소를 제기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2017. 6. 15. 그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한 사실, ③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대법원 2017두50430호로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2017. 10. 12.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이 선고되어, 위 제1심판결이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함을 전제로 하여 그 무효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송에도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는 점에 대하여 위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치고, 달리위 확정판결이 재심의 소 등으로 취소되었다는 특별한 사정도 인정되지 않는 이상, 이 법원으로서는 위 확정판결과 모순 · 저촉되는 판단을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