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2. 13. 선고 2025구단5759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4. 8. 12.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6, 12, 13, 15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업무수행 중 원고의 업무처리에 불만을 느낀 화물기사로부터 폭행을 당해 이 사건 상해를 입게 된 것인바, 해당 상해는 원고의 업무수행과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호는 "업무상의 재해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바, 근로자가 타인의 폭력에 의하여 재해를 입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가해자의 폭력행위가 피해자와의 사적인 관계에서 기인하였다거나 피해자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함으로써 발생한 경우에는 업무기인성을 인정할 수 없어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나, 그것이 직장 안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이 현실화되어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7. 4. 27. 선고 2016두55919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의 각 증거들, 갑 제4, 7 내지 11, 14, 16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D에 의한 폭력행위는 직장 안에서의 업무수행 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이 현실화하여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와 D 사이에 사적인 관계에서 기인하였다거나 원고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함으로써 발행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결국 원고의 업무수행과 D의 폭력행위, 그에 따른 이 사건 상해의 발병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①

원고는 당시 이 사건 사업장의 물류창고에서 화물운반 및 선적업무를 수행하고 있었고, D은 화물창고에서 냉장고를 운송하기 위하여 물류창고에 도착한 화물기사였다. 원고와 D 사이에 어떤 경위로 말다툼이 발생한 것인지와 관련하여 원고와 D 차이에 상당한 입장차이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원고와 D의 진술, 목격자 E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화물기사인 D이 물류창고 작업구역 안으로 들어와 출고할 냉장고에 출고일자 스티커를 붙이자 원고가 D에게 '이 구역에서 나가라'는 취지로 말하였던 사실, 원고의 말투에 기분이 상한 D이 원고에게 '내가 일을 도와주는 건데 왜 그렇게 말을 하느냐'고 하면서 말다툼이 시작되었고, 그 이후 D이 원고의 얼굴을 2~3차례 주먹으로 때려 원고에게 이 사건 상해를 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후 D의 동료 화물기사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이 싸움을 말려 싸움이 일단 중단되었지만, 원고는 옆으로 이동하여 망치를 들고 온 다음 D을 향해 여러 번 휘둘렀고 그 과정에서 D이 해당 망치에 빗겨 맞아 머리에서 피가 나는 상해(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두피의 열린상처)를 입게 되었다{원고는 자신이 망치를 휘둘러 D의 머리를 가격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나,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의정부지방법원 2024. 10. 17. 선고 2023노3460 판결)과 제반 자료를 종합하면 원고가 위와 같은 행위를 하여 D에게 상해를 가한 사실은 충분히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②

원고와 D이 다툰 것은 D이 원고가 작업중인 작업구역 안에 들어와서 냉장고에 출고일자 스티커를 붙이는 행위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는바, 이는 원고와 D이 화물을 물류창고에서 옮겨 D의 화물차량에 상차하는 업무수행과 관련된 작업수행의 방식 또는 작업공간의 안전관리에 관한 다툼에 해당한다. 물류창고 작업장 내에서 작업수행방식이나 역할분담과 관련하여 근로자와 제3자(D은 화물을 운송할 협력업체의 화물기사임) 사이에 다툼이 생기는 것은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되는 위험이라고 평가할 수 있고, 달리 원고와 D 사이에 업무와 무관한 사적인 요인(개인적 관계 또는 개인적 악감정 등)이 이러한 다툼을 초래하였다고 인정할 근거는 없다.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3조가 제3자의 행위로 근로자에게 사고가 발생한 경우 '그 근로자가 담당한 업무가 사회통념상 제3자의 가해행위를 유발할 수 있는 성질의 업무일 경우 업무상 사고로 본다'고 규정한 것은 제3자와의 다툼이나 그에 이어진 가해행위가 근로자의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되는 위험으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규정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바, 원고가 수행한 업무는 사회통념상 동료 근로자나 화물기사등 협력업체 직원과의 사이에 작업수행방식이나 역할분담과 관련하여 다툼이 발생할 수 있고 그 결과 제3자의 가해행위를 유발할 수 있는 성질의 업무인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③

원고와 D 사이에 말다툼이 생긴 것과 관련하여 귀책사유의 경중을 명확히 판정하기는 어렵다(갈등 또는 싸움의 발생에 관한 귀책사유의 경중에는 사회상규 또는 도덕의 문제가 개입될 뿐만 아니라, 이를 판단하는 것이 이 법원의 직접적인 심리대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설령 원고가 자신의 업무를 도와 주려는 D에게 다소 퉁명스러운 말투로 '나가라'는 말을 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를 두고 원고가 직무상 통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정도를 벗어나 D을 자극하거나 도발하였던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고, D이 먼저 원고의 얼굴을 2~3차례 가격하는 행위를 하였던 이상 위의 말다툼이 폭력행위로 발전한 데에는 D에게 주된 책임이 인정된다. 형사판결문과 관련 증거의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더라도, 원고와 D 사이에 말다툼이 생기고 D이 원고를 때려 이 사건 상해를 가하기까지 이어진 일련의 경과는 원고의 업무수행과정에서 통상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나 위험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보기 어렵다.

④

원고가 D으로부터 얼굴을 2~3차례 가격당한 이후 근처에 놓여 있던 망치를 들고 와 D을 향해 수 차례 휘두르기는 하였다. 그렇지만 이 사건에서는 D이 원고의 얼굴을 주먹으로 2~3회 때려 이 사건 상해를 가하는 상황이 먼저 있었고 여러 사람이 싸움을 말려 싸움이 중단된 이후 원고가 망치를 집어 들고 와 D을 향해 휘둘렀던 것이므로, 원고가 D으로부터 이 사건 상해를 입은 상황과 원고가 D에게 망치를 휘두른 상황 사이에는 시간적 간격(잠시 싸움이 중단되었음)이 존재한다. 원고가 D으로부터 얼굴을 2~3차례 맞고 이 사건 상해를 입는 과정에서 소극적 저항을 넘어서 D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근거는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D의 동료 화물기사이자목격자인 E은 형사재판 당시 법정에서 'D이 원고를 먼저 때리자 원고도 이에 대항하려하였으나 제대로 때리지는 못하였고 주변 사람들이 싸움을 말려서 일단 싸움은 중단되었다'고 진술하였다). 그렇다면 원고는 업무수행 중 제3자인 D으로부터 일방적인 폭행을 당하여 이 사건 상해를 입었다고 보아야 하고, 원고가 D과 상호 폭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D으로부터 이 사건 상해를 입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싸움이 중단된 이후 원고가 화를 참지 못하고 D을 향해 망치를 휘두르는 부적절한 행위를 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사후적인 사정에 해당하고 이러한 사후적인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D으로부터 상해를 입은 이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고 싸움이 마무리되었을 경우와 비교할 때) 원고가 D으로부터 입은 이 사건 상해에 대한 법적 평가, 해당 상해와 업무와의 관련성에 대한 법적 평가가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호성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