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11. 28. 원고와 주식회사 B, C 주식회사 사이의 D, E(병합) 부당징계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대하여 한 재심판정 중 부당징계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50%는 원고가, 5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19. 10. 7. 주식회사 B(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하고, 회사명에서 '주식회사' 기재를 모두 생략한다)에 입사하여 생산관리 업무를 담당하였고, F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 G분회의 사무장으로 활동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2024. 5. 9.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로 원고에 대하여 2024. 5. 10.자로 정직 1개월 및 보직변경의 징계처분을 하면서 변경된 보직은 추후에 결정하여 통보할 예정이라고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회사의 원고에 대한 정직 1개월 처분을 '이 사건 정직'이라 하고, 보직변경 처분을 '이 사건 보직변경'이라 하며, 이 사건 정직 및 보직변경을 통칭하여 '이 사건 징계'라고 한다).
원고는 2024. 5. 13. 이 사건 회사에 이 사건 징계에 대한 재심을 신청하였고, 이 사건 회사는 2024. 5. 27. 재심 징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종전 징계처분을 유지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2024. 6. 10. 보직변경 사유를 '2024. 5. 9. 자 징계통보서에 따른 징계양정'으로 하여 원고의 보직을 사무직(생산관리)에서 현장생산직(조립/시험반)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인사명령을 하였다.
원고는 2024. 5. 31.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회사 및 C을 피신청인으로 하여 이 사건 징계가 부당징계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7. 23. 'C은 원고의 사용자가 아니므로 당사자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보직변경은 인사명령에 불과하므로 징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정직의 경우 제1, 4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으나, 제2, 3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인정되는 징계사유에 비추어 볼 때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부당징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이 사건 정직이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I, J(병합)].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24. 8. 3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11. 28.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D, E(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이 사건 회사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각주1>
이 사건 재심판정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부당징계
원고는 H과 이 사건 회사 사이에 발생한 법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려는 목적으로 H에게 자료를 전달하였을 뿐 이 사건 회사에 피해를 입히거나 사익을 취하려는 의도가 없었던 점, 원고가 H에게 전달한 자료를 통해 재판 절차에서 사실이 규명될 수 있었던 점, 원고가 H에게 전달한 자료가 조작되거나 허위로 작성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제2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당시 이 사건 회사의 현장 직원들로부터 동복 지급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신속히 동복 구매 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있었고, 원고는 담당자로서 필수적인 현장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하려는 목적으로 동복 구매 발주를 한 것이므로, 제3 징계사유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 회사가 2024. 5. 9. 원고에게 교부한 징계통보서에 이 사건 보직변경이 징계처분으로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회사는 2024. 6. 10. 원고의 보직을 변경하면서 징계처분의 일환으로 보직변경을 한다는 취지로 고지하였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보직변경으로 인하여 고정적으로 지급받던 시간외 근무수당을 받지 못하게 되는 등 불이익을 입었으므로, 이 사건 보직변경은 실질적으로 감봉의 징계처분에 해당한다. 그
러므로 이 사건 징계는 이 사건 회사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징계의 종류로 정하지 않은 징계처분을 병과한 것이므로 이중징계에 해당하여 절차적으로 위법할 뿐만 아니라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설령 제2, 3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당초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2개의 징계사유만이 인정되는 점, 원고의 비위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회사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은 점, 원고가 장기간 이 사건 회사에서 성실하게 근로하여 온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정직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노동조합이 설립된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탄압하여 온 점,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로 형사처벌을 받은 바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회사는 원고등을 정리해고하였다가 중앙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인용 판정에 따라 원고가 복직하게 되자 원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의 간부로서 노동조합 활동을 적극적으로 주도한 것에 대한 보복적 조치로 이 사건 징계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징계는 원고의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한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이 사건 징계가 부당징계에 해당하는지 여부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요지<각주2>
이 사건 재심판정은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제출된 증거들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2, 3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고 판단하였다.
원고가 H에게 H의 징계와 형사재판 절차 과정에서 2023. 2. 작성된 2023. 2. 2~3주차 이 사건 회사의 생산 및 납품 계획과 그 기간 실적 보고자료를 전달한 사실이 인정되고, 원고 스스로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가 H에게 전달한 생산및 납품 계획과 실적 보고자료의 경우 이 사건 회사의 생산, 납품 능력에 대한 것으로 고객사의 회사명이 기재되어 있는 등 그 내용이 일반에 공개되더라도 아무렇지 않을 내용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위와 같은 자료들이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들에게 공개되었다거나 근로자들이 그 내용을 알 수 있었다고 보이지 않음에도 원고는 아무런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임의로 H에게 위와 같은 자료들을 전달하였으므로,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을 위반하여 회사의 기밀을 누설 및 유출한 행위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제2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원고가 2023. 11. 10. 동복 상의, 조끼 등 1,214,500원 상당의 동복 구매를 발주하는 내용의 '발주서/거래명세서'를 작성하였고, 이에 대해 담당 이사와 대표이사의 검토 및 승인 결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2023. 11. 20. 임의로 공급업체에 해당동복의 발주요청서를 발송한 사실이 인정된다. 여기에다가 최종 승인 결재가 이루어지기 전에 발주를 하는 것이 이 사건 회사의 업무 관행이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운 점, 원고가 동복 구매 발주와 관련하여 결재를 올린 무렵에 이 사건 회사와 이 사건 노동조합이 정리해고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노동조합 G분회의 사무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원고로서는 동복 구매가 필요한 인원수에 변동이 있으리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회사의 사내이사가 2023. 11.27. 원고가 기안한 동복 발주서의 내용을 검토한 다음 인원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발주를 최종 보류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승인 없이 동복을 발주한 행위는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을 위반하여 직무상의 권한을 넘거나 그 권한을 남용하여 독단적인 행위를 한 행위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제3 징계사유 역시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이 법원의 판단
제2, 3 징계사유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노동위원회 단계에서의 주장과 대부분 동일하고, 이 법원에 제출된 증거 역시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제출되었던 증거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바, 원고와 피고가 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제2, 3 징계사유에 관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충분히 합리적인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0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회사는 2024. 5. 9. 원고에게 징계통보서(갑 제4호증)를 교부함으로써 이 사건 징계를 통보하였는데, 위 징계통보서에는 이 사건 정직뿐만 아니라 이 사건 보직변경이 '징계처분'이라고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고, '변경 보직 추후 결정하여 통보'하겠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② 이 사건 회사는 2024. 6. 10. 원고의 보직을 사무직(생산관리)에서 현장생산직(조립/시험반)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인사명령(갑 제9호증)을 하면서 보직변경의 사유를 위와 같은 2024.5. 9. 자 징계통보서의 징계양정에 따른 것이라고 고지한 점, ③ 이 사건 보직변경에 따라 원고는 기존 직책인 과장 직책을 상실함과 동시에 사무직(생산관리)으로서 시간외근로 여부와 관계없이 고정적으로 지급받던 시간외 근무수당을 지급받지 못하게 됨에 따라 실질적으로 불이익을 입은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보직변경은 징계처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징계는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므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또는 이에 근거를 둔 징계규정에서 징계종류로 명시되어 있지 않은 징계처분을 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징계규정에서 징계절차 및 징계종류를 규정한 것은 징계권의 공정한 행사를 확보하고 징계제도의 합리적인 운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인데, 징계규정에 징계종류로 규정되어 있지 않은 징계처분을 인정하는 경우 근로자로 하여금 징계의 종류를 전혀 예상할 수 없게 하고, 징계권자의 자의적 징계를 허용하는 결과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회사의 단체협약은 징계의 종류로 경고, 견책, 감봉, 정직, 해고만을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은 징계의 종류로 견책, 감급, 출근정지, 징계해고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이 사건 회사의 내부 규정상 보직변경을 징계의 종류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회사가 아무런 근거 규정 없이 이 사건 징계를 하면서 이 사건 보직변경을 징계처분에 포함한 것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이처럼 이 사건 보직변경이 위법하여 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려운 이상,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징계로서 이 사건 정직만을 하였을 것이라고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이 사건 징계는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됨을 전제로 이루어진 것인데,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2, 3 징계사유만이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나머지 제1, 4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보직변경을 하는 것이 위법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회사가 다시 원고에 대한 징계양정을 하더라도 이 사건 정직과 동일하게 정직 1개월의 처분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보직변경이 위법한 이상 이 사건 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는 전부 위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이 사건 징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법에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게 있으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징계나 해고 등 기타 불이익한 처분을 하였지만 그에 관하여 심리한 결과 그 처분을 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 사용자의 그와 같은 불이익한 처분이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기인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5두412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2, 3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는 점, ②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모두2023년에 발생한 원고의 비위행위를 문제 삼고 있는 것인데, 이 사건 회사는 2024. 1. 1. 원고를 포함한 11명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정리해고를 통보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 등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여 2024. 2. 26. 이 사건 회사의 원고 등에 대한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초심 판정이 내려졌으며, 이에 따라 원고 등이 2024. 4.25. 이 사건 회사에 복직하였으므로, 이 사건 회사가 원고의 복직 이후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한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회사가 부당노동행위의 의사로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하였다고 추단할 만한 구체적인 정황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회사가 원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려는 의사로 이 사건 징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종합
이상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징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징계에 관한 부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이현우휴직으로인한서명날인불능재판장(재판장) 진현섭 백송이
각주1) C은 원고의 사용자가 아니므로 당사자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과 제1, 4 징계사유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각주2) 제1, 4 징계사유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제2, 3 징계사유에 관하여만 살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