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고 B(C생, 이하 '망인'이라 함)은 1965. 9. 13.부터 약 1년간 D광업소에서, 1974. 3. 11.부터 1978. 5. 26.까지 E광업소에서 분진작업에 종사하였고, 2019. 1. 29. 일초율(FEV1/FVC) 48%, 일초량(FEV1)은 1.19L(정상예측치의 50%)로 측정되어 만성폐쇄성폐 질환(COPD, 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함) 진단을 받았음
망인은 2022. 6. 24. 사망하였음. 망인의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직접사인은 '심부전및 폐부종', 중간사인은 '만성폐쇄성폐질환', 선행사인은 '고령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임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가 2023. 2. 20.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3. 5. 15. '망인은 뇌경색, 대뇌죽상경화, 편마비, 인지장애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로, 뇌경색, 전신쇠약, 심부전과 폐부종 악화로 사망하였으므로 이 사건 상병과 사망의 연관성은 낮은 것으로 사료된다'는 자문의의 의견 등을 근거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을 하였음(한편 피고 영월지사 지사장의 의뢰를 받은 피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23.4. 26. 이 사건 상병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업무상질병으로 인정된다는 판정을 하면서, 망인의 사망이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한 것인지 여부는 심의 의뢰기관의 판단에 따른다는 취지로 의견을 유보하였음)
원고가 2024. 11. 26.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재처분을 요구하는 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4. 11. 29. 선행 결정과 같은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을 하였음(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함)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6 내지 8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망인의 사망진단서상 중간사인이 이 사건 상병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망인의 이 사건 상병 정도가 중증에 해당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상병이 폐부종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거나 심부전의 악화에 기여하여 폐부종을 유발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상병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4, 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F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상병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에는 어떤 위법이 없다.
심부전은 심장이 신체에 필요한 혈액을 충분히 내보내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고 좌심부전과 우심부전으로 나쉼. 좌심부전이 있으면 좌심실 기능 저하로 폐정맥압이 높아지면서 폐혈관에 혈액이 정체되어 폐울혈 및 폐부종으로 이어질 수 있음. 우심부전이 있으면 우심실 기능 저하로 체정맥압이 높아지면서 경정맥 확장, 하지 부종, 복수등의 증상을 보임. 심부전의 주요 원인은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심근병증, 판막질환 등 심장 자체의 문제이고, 고령, 당뇨, 비만, 흡연 등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폐질환의 동반 여부와 무관하게 심부전이 독립적으로 발생할 수 있음. 다만 이 사건 상병에 심부전이 동반될 수는 있으나, 이는 대부분 우심부전으로 나타남. 폐부종은 폐포에 체액이 비정상적으로 고이는 상태를 말하고 심인성과 비심인성으로 구분할 수 있음. 심인성 폐부종은 좌심부전으로 인해 폐혈관 내 압력이 높아져 수분이 폐포로 새어 나와 발생하고, 비심인성 폐부종은 패혈증, 흡인, 폐렴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함
망인이 2019. 1. 29. G병원에서 이 사건 상병 진단을 받을 당시 일초량이 정상예측치의 50%로 측정되어 중등도에 해당하기는 하였으나, 망인은 이 사건 상병 최초 진단 이후 폐기능 검사를 받지 아니하였고, 망인이 사망에 이를 정도로 폐기능이 악화한 상태였는지 여부, 이 사건 상병의 진행 정도 등을 알 수 있는 별다른 자료가 없음.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가 '망인이 사망 직전에 보였던 산소포화도 급락 및 호흡곤란은 이 사건 상병 급성악화 상황에 따른 호흡부전의 양상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원론적인 가능성을 인정한 취지에 불과할 뿐이고, 산소포화도급락과 호흡곤란은 다양한 호흡기·순환기 계통 질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말기 증상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을 근거로 이 사건 상병이 급성악화하여 망인의 사망에 일정 수준 이상의 기여를 하였다고 추단하기는 어려움
망인은 이 사건 상병 외에도 뇌경색증, 대뇌죽상경화증, 대뇌동맥의 폐쇄 및 협착, 편마비 등의 기저질환을 갖고 있었는데, 망인에게 뇌경색증, 대뇌죽상경화증, 대뇌동맥 폐쇄 및 협착이 있었다는 점에 비추어 관상동맥을 포함한 전신 혈관에 동일한 동맥경화 병변이 진행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고, 망인의 정확한 흡연력은 확인되지 않으나 망인이 약 50세까지 흡연을 하였고 그 이후에도 1주일에 1갑 정도의 흡연량을 유지한 것으로 보임. 관상동맥경화와 흡연은 모두 심부전의 주요 위험인자에 해당하고, 따라서 위의 기저질환들이 망인의 심부전 및 폐부종 발병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을 여지가 큼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가 '심부전에 의한 폐부종 진행으로 호흡부전이 발생하여 사망한 것이 주된 의학적 인과관계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만 78세에 사망한 망인의 흡연력, 뇌경색증, 대뇌죽상경화증, 대뇌동맥의 폐쇄 및 협착, 편마비를 동반한 뇌경색의 후유증, 치매, 경도인지장애 등 망인의 동반질환과 더불어 이 사건 상병의 악화가 복합적으로 사망에 기여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제시하기는 하였음. 그러나 위 감정의견은 이 사건 상병이 망인의 사망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였다는 의학적인 소견이라기보다는 망인의 사망에 영향을 미친 다른 여러 요인들과 함께 이 사건 상병이 사망의 원인으로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일반적인 의견으로 보이는바, 감정의의 위 의견을 주된 근거로 망인의 사망과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음. 더욱이 감정의는 '이 사건 상병의 대표적 심장 합병증은 폐고혈압, 폐심장증 등이 중심이다. 우심부전은 이 사건 상병과 흔히 동반되는 질환이다. 좌심부전이 있게 되면 폐부종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폐부종은 이 사건 상병 자체의 전형적인 합병증은 아니다', '폐부종은 이 사건 상병에 따른 전형적인 합병증이 아니므로, 망인의 심부전 및 폐부종을 기저 심장질환에 따른 별개의 병변으로 보는 것이 의학적으로 타당하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는바, 망인의 직접사인인 심부전 및 폐부종이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한 것이라고 판단할 근거가 부족함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호성호(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