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4. 3. 선고 2025구합5320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

고 B(C생, 이하 '망인'이라 함)은 1965. 9. 13.부터 약 1년간 D광업소에서, 1974. 3. 11.부터 1978. 5. 26.까지 E광업소에서 분진작업에 종사하였고, 2019. 1. 29. 일초율(FEV1/FVC) 48%, 일초량(FEV1)은 1.19L(정상예측치의 50%)로 측정되어 만성폐쇄성폐 질환(COPD, 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함) 진단을 받았음

○

망인은 2022. 6. 24. 사망하였음. 망인의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직접사인은 '심부전및 폐부종', 중간사인은 '만성폐쇄성폐질환', 선행사인은 '고령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임

○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가 2023. 2. 20.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3. 5. 15. '망인은 뇌경색, 대뇌죽상경화, 편마비, 인지장애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로, 뇌경색, 전신쇠약, 심부전과 폐부종 악화로 사망하였으므로 이 사건 상병과 사망의 연관성은 낮은 것으로 사료된다'는 자문의의 의견 등을 근거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을 하였음(한편 피고 영월지사 지사장의 의뢰를 받은 피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23.4. 26. 이 사건 상병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업무상질병으로 인정된다는 판정을 하면서, 망인의 사망이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한 것인지 여부는 심의 의뢰기관의 판단에 따른다는 취지로 의견을 유보하였음)

○

원고가 2024. 11. 26.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재처분을 요구하는 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4. 11. 29. 선행 결정과 같은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을 하였음(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함)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6 내지 8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망인의 사망진단서상 중간사인이 이 사건 상병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망인의 이 사건 상병 정도가 중증에 해당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상병이 폐부종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거나 심부전의 악화에 기여하여 폐부종을 유발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상병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나.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4, 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F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상병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에는 어떤 위법이 없다.

○

심부전은 심장이 신체에 필요한 혈액을 충분히 내보내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고 좌심부전과 우심부전으로 나쉼. 좌심부전이 있으면 좌심실 기능 저하로 폐정맥압이 높아지면서 폐혈관에 혈액이 정체되어 폐울혈 및 폐부종으로 이어질 수 있음. 우심부전이 있으면 우심실 기능 저하로 체정맥압이 높아지면서 경정맥 확장, 하지 부종, 복수등의 증상을 보임. 심부전의 주요 원인은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심근병증, 판막질환 등 심장 자체의 문제이고, 고령, 당뇨, 비만, 흡연 등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폐질환의 동반 여부와 무관하게 심부전이 독립적으로 발생할 수 있음. 다만 이 사건 상병에 심부전이 동반될 수는 있으나, 이는 대부분 우심부전으로 나타남. 폐부종은 폐포에 체액이 비정상적으로 고이는 상태를 말하고 심인성과 비심인성으로 구분할 수 있음. 심인성 폐부종은 좌심부전으로 인해 폐혈관 내 압력이 높아져 수분이 폐포로 새어 나와 발생하고, 비심인성 폐부종은 패혈증, 흡인, 폐렴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함

○

망인이 2019. 1. 29. G병원에서 이 사건 상병 진단을 받을 당시 일초량이 정상예측치의 50%로 측정되어 중등도에 해당하기는 하였으나, 망인은 이 사건 상병 최초 진단 이후 폐기능 검사를 받지 아니하였고, 망인이 사망에 이를 정도로 폐기능이 악화한 상태였는지 여부, 이 사건 상병의 진행 정도 등을 알 수 있는 별다른 자료가 없음.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가 '망인이 사망 직전에 보였던 산소포화도 급락 및 호흡곤란은 이 사건 상병 급성악화 상황에 따른 호흡부전의 양상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원론적인 가능성을 인정한 취지에 불과할 뿐이고, 산소포화도급락과 호흡곤란은 다양한 호흡기·순환기 계통 질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말기 증상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을 근거로 이 사건 상병이 급성악화하여 망인의 사망에 일정 수준 이상의 기여를 하였다고 추단하기는 어려움

○

망인은 이 사건 상병 외에도 뇌경색증, 대뇌죽상경화증, 대뇌동맥의 폐쇄 및 협착, 편마비 등의 기저질환을 갖고 있었는데, 망인에게 뇌경색증, 대뇌죽상경화증, 대뇌동맥 폐쇄 및 협착이 있었다는 점에 비추어 관상동맥을 포함한 전신 혈관에 동일한 동맥경화 병변이 진행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고, 망인의 정확한 흡연력은 확인되지 않으나 망인이 약 50세까지 흡연을 하였고 그 이후에도 1주일에 1갑 정도의 흡연량을 유지한 것으로 보임. 관상동맥경화와 흡연은 모두 심부전의 주요 위험인자에 해당하고, 따라서 위의 기저질환들이 망인의 심부전 및 폐부종 발병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을 여지가 큼

○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가 '심부전에 의한 폐부종 진행으로 호흡부전이 발생하여 사망한 것이 주된 의학적 인과관계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만 78세에 사망한 망인의 흡연력, 뇌경색증, 대뇌죽상경화증, 대뇌동맥의 폐쇄 및 협착, 편마비를 동반한 뇌경색의 후유증, 치매, 경도인지장애 등 망인의 동반질환과 더불어 이 사건 상병의 악화가 복합적으로 사망에 기여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제시하기는 하였음. 그러나 위 감정의견은 이 사건 상병이 망인의 사망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였다는 의학적인 소견이라기보다는 망인의 사망에 영향을 미친 다른 여러 요인들과 함께 이 사건 상병이 사망의 원인으로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일반적인 의견으로 보이는바, 감정의의 위 의견을 주된 근거로 망인의 사망과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음. 더욱이 감정의는 '이 사건 상병의 대표적 심장 합병증은 폐고혈압, 폐심장증 등이 중심이다. 우심부전은 이 사건 상병과 흔히 동반되는 질환이다. 좌심부전이 있게 되면 폐부종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폐부종은 이 사건 상병 자체의 전형적인 합병증은 아니다', '폐부종은 이 사건 상병에 따른 전형적인 합병증이 아니므로, 망인의 심부전 및 폐부종을 기저 심장질환에 따른 별개의 병변으로 보는 것이 의학적으로 타당하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는바, 망인의 직접사인인 심부전 및 폐부종이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한 것이라고 판단할 근거가 부족함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호성호(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