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망 B(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07. 12. 21.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이 사건 회사 군산공장에서 근무하다가 2019. 11. 11.경부터는 인천 부평구 D에 있는 이 사건 회사 부평공장의 차체생산부 완성과에서 생산직으로 근무하였는데, 통상적으로 한 주일은 07:00부터 15:40까지, 그다음 한 주일은 15:40부터 00:20까지 2교대 형태로 근무하였다.
망인은 2024. 6. 7. 15:40경 퇴근한 후 16:30경부터 17:30경까지 인천 부평구 E에 있는 'F'이라는 식당에서 이 사건 회사 부평공장의 차체생산부 완성과 담당 노동조합 대의원 G, 부품과 담당 노동조합 대의원 H, 부품과 직장(職長, 생산직 하급 관리자를 의미한다) I과 식사를 하였고, 이어 G, H, I과 인천 무평구 J에 있는 'K'으로 이동한 후 20:20경까지 망인과 같은 완성과 소속 직원인 L, M와 함께 망인의 부서 이동 등에 관한 논의를 하였다(위 각 모임을 통틀어 '이 사건 모임'이라 한다).
망인은 이 사건 모임 종료 후 자전거를 타고 인천 서구 N에 있는 자택으로 이동하던 중 같은 날 20:40경 인천 계양구 O에 있는 'P 앞' 도로에서 보행자 신호등의 적색등이 점등되어 있었음에도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횡단하다가 차량 신호등의 출발 신호(녹색등)에 맞추어 1차로를 직진하던 차량에 충격당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여 현장에서 사망하였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망인이 출퇴근 중의 재해로 사망하였다고 주장하며 피고에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4. 12. 3. '이 사건 모임은 사업장 측에 사전 보고·승인 등을 거쳐 마련된 공식적인 자리가 아니라 임의로 마련된 자리이고, 이 사건 모임에 소요된 비용도 사업장 측이 아닌 개인이 부담한 점, 이 사건 모임 이후 망인이 법령을 위반하여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사망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에 대하여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회사 단체협약 제31조 제4호는 이 사건 회사가 조합원의 전·출입 시 노동조합과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회사 내 직원이 인사이동을 희망하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해당 직원이 소속 노동조합 대의원과 사전 면담을 진행한 후 위 직원이 전출을 희망하는 부서 담당 노동조합 대의원과 전입을 희망하는 부서 담당노동조합 대의원 간의 의사가 일치하면 이 사건 회사가 인사발령을 내는 방식으로 인 사이동이 이루어졌다.
망인은 본래 고향인 전북에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와 미성년 자녀 3명을 두고이 사건 회사 부평공장 완성과로 발령되었는데, 가족을 부양하기 위하여 같은 부서 내에서 더 많은 연장근로 수당을 받을 수 있는 부품과로 전출을 희망하였다. 이 사건 모임은 인사이동을 원하는 직원과 노동조합 대의원 간 면담 및 전입·전출부서 노동조합대의원 간 합의에 기하여 인사이동이 시행되는 이 사건 회사의 관행에 따른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사용자의 노무관리 또는 사업운영상 필요한 행사에 해당한다. 따라서 망인이 이 사건 모임에 참석한 후 이 사건 사고를 당한 것은 퇴근 중 발생한 사고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망인은 07:00경부터 15:40경까지 근무를 하고 퇴근하여 집중력이 흐려진 상태였던 점, 망인은 이 사건 사고 장소에서 다른 자전거 운전자가 먼저 출발하였기에 이를 보고 보행자 신호등의 녹색등이 점등 중인 것으로 착각하여 횡단보도를 횡단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한 점, 망인을 충격한 가해차량 역시 과속 주행을 한 과실이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망인이 신호위반을 한 것이 범죄행위에 한다고 하더라도그 점만으로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관련 법리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의하여 통상 종사할 의무가 있는 업무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회사 외의 행사나 모임에 참가하던 중 재해를 당한 경우,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려면 그 행사나 모임의 주최자, 목적, 내용, 참가인원과 그 강제성 여부, 운영방법, 비용부담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그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어야 할 것이다(2007. 3. 29. 선고 2006두19150 판결).
판단
앞서 든 증거와 앞서 인정한 사실, 갑 제3, 4, 7,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모임이 사용자인 이 사건 회사 측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모임은 망인의 필요에 의하여 추진되었는데, 망인 또는 이 사건 모임에 참석하였던 노동조합 대의원들이나 직원들이 사전에 이 사건 모임에 관하여 이 사건 회사 측에 보고하거나 이 사건 회사 측의 승인을 받지 않았고, 사후에 이 사건 모임의 경과에 관하여 이 사건 회사 측에 보고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회사 측이 망인의 재해에 관하여 작성한 재해사실 확인서에도 이 사건 모임이 '공식적인 자리는 아니고 임의로 구성된 자리'였다고 기재되어 있다(갑 제4호증의 2 제3면 참조). 나) 이 사건 모임에 이 사건 회사 측을 대변하는 임직원이 참석하지 않았고, 이 사건 모임에 소요된 비용 역시 I 직장(1차 'F'에서의 모임) 또는 L(2차 'K'에서의 모임)이 결제하였을 뿐, 이 사건 회사 측에서 이 사건 모임에 소요된 비용을 부담하지도 않았다.
이 사건 회사 단체협약 제31조 제3호가 이 사건 회사가 조합원의 전·출입시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과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에 전·출입을 희망하는 직원이 먼저 노동조합 대의원과 면담을 가지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 사건 모임 역시 그러한 면담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하더라도, 망인이 퇴근 시간 이후 이 사건 회사의 사업장 외부 장소에서 대의원들과 장시간 이 사건 모임을 가진 것이 이 사건 회사의 노무관리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행사 내지 절차였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되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망인이 이 사건 회사 측의 지배나 관리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모임에 참석한 후 귀가하던 도중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사망한 것을 두고 출퇴근 재해 또는 그 밖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에 원고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이현우 백송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