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12. 11. 선고 2025구합53522 판결

부당징계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5. 2. 12.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배치전환 및 부당감봉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부당배치전환에 관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20. 6. 1.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D센터 E팀(이하 'E팀'이라고만 한다)에서 콜센터 상담원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와 함께 E팀에서 콜센터 상담원으로 근무하고 있던 F(이하 '신고인'이라 한다)는 2024. 5. 10. 참가인에게 원고로부터 아래와 같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였다고 신고하였다(이하 아래와 같이 신고인이 주장한 원고의 행위들을 '이 사건 각 행위'라고 통칭한다).

다.

참가인은 2024. 5. 22.부터 같은 달 28.까지 신고인의 신고 내용에 관한 조사를 실시하였고, 조사 결과 '원고가 신고인에 대하여 관계의 우위에 있고, 원고의 이 사건 각 행위는 신고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며, 2024. 7.24. 원고에게 위와 같은 조사 결과를 통보하면서 2024. 7. 31. 자로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고 고지하였다.

라.

참가인은 2024. 7. 31. 자 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 2024. 8. 1. 원고에게 '원고가 신고인에게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여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하였으므로, 이는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63조 제10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고(이하 '이 사건 징계'라고 한다), L센터로 배치전환을 명하였다(이하 '이 사건 배치전환'이라 한다).

마.

원고는 2024. 8. 1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징계 및 배치전환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0. 11. '이 사건 배치전환은 업무상 필요성 등이 인정되고, 이 사건 징계는 징계사유가 인정될 뿐만 아니라 징계양정이 적정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M).

바.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하여 2024. 11. 1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5. 2. 12.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사.

참가인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 징계와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요지

1)

원고

원고와 신고인의 나이, 직급, 담당 업무, 다른 동료 직원들의 진술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신고인에 대하여 관계의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각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는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2)

피고 및 참가인

가)

참가인이 신고인의 신고 내용에 대하여 조사한 결과, 신고인에 대하여 관계의 우위에 있는 원고가 이 사건 각 행위를 하여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에서 관계의 우위는 가해자의 과도하고 집착적인 요구와 문제제기 등을 통한 사실상의 우위로도 성립할 수 있는데, 원고는 2024. 2.경부터 같은 해 5.경까지 이 사건 각 행위를 반복하면서 합리적인 근거 없이 지속적으로 신고인에 대한 패널티 부과를 요구하여 왔으므로, 원고는 신고인에 대하여 관계의 우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각 행위는 신고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므로,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63조 제10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나)

설령 원고의 신고인에 대한 관계의 우위가 인정되지 않아 이 사건 각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각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준하는 것으로서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에 대하여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63조 제10호에서 정한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각주1>

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나.

이 사건 징계의 근거가 된 징계사유의 범위

1)

관련 법리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는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그 비위행위가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취업규칙상 징계사유를 정한 규정의 객관적인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9두30270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63조 제10호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거나 기타 이에 준하는 행위로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한 자'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여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한 경우 또는 직장 내 괴롭힘에 준하는 행위로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한 경우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나)

앞서 본 것처럼 신고인은 참가인에게 원고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였다고 신고하였고, 참가인은 신고인의 신고 내용에 대하여 조사한 결과 원고의 이 사건 각 행위가 신고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며, 위와 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징계를 하였다. 또한 을가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이 원고에게 교부한 징계처분통지서에도 '원고가 2024. 2.경부터 약 4개월

간 신고인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여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한바, 이는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63조 제10호에서 정하고 있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기재되어있음을 알 수 있는바, 이 사건 징계의 징계사유는 원고가 신고인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여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하였다는 것으로 한정된다고 봄이 타당하고, 달리 참가인이 원고가 신고인에게 직장 내 괴롭힘에 준하는 행위를 하여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하였음을 이 사건 징계의 징계사유로 삼았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다)

그러므로 참가인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 사건 각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준하는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로서 이 사건 징계의 징계사유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은 원고에게 사전 고지된 징계사유와 달리 원고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징계사유를 확대하는 것이어서 허용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이 사건 각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하면서 위와 같은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92조 제1항은 '직장 내 괴롭힘이란 임·직원이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직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한 후, 제63조 제10호에서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거나 기타 이에 준하는 행위로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한 자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직장 내 괴롭힘은 직장에서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이때 '지위의 우위'란 기본적으로 지휘명령 관계에서 상위에 있는 경우를 의미하는데, 직접적인 지휘명령 관계에 있지 않더라도 회사 내 직위·직급 체계상 상위에 있음을 이용한 경우라면 지위의 우위성을 인정할 수 있고, '관계의 우위'란 개인 대 집단과 같은 수적 측면, 나이·학벌·성별·출신지역·인종 등 인적 속성, 근속기간·전문지식등 업무역량, 노조·직장협의회 등 근로자 조직의 구성원 여부, 감사·인사부서 등 업무 성질로 인한 직장 내 영향력, 정규직 여부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우위가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2)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 내지 16호증, 을가 제9, 10, 11호증, 을나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신고인에 대하여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각 행위는 원고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하여 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가)

당시 E팀에는 K 센터장, H 팀장의 지휘·감독 하에 원고, 신고인을 포함하여 총 6명의 상담원이 근무하고 있었다. 그런데 신고인은 총 6명의 상담원 중 나이가 가장 많았고(신고인은 1976년생, 원고는 1980년생이다), 원고와 신고인은 입사 동기로 근속기간에 차이가 없었다. 또한 원고와 신고인 모두 상담원으로서 동일한 내용의 업무를 수행하여 왔고, 원고와 신고인의 실적에도 별다른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원고와 신고인의 연령, 근속기간, 회사 내 직위·직급 체계, 실적 등에 비추어 원고가 신고인에 대하여 지위 내지 관계의 우위에 있었다고 볼 만한 요소를 찾아보기 어렵다.

나)

E팀에서 원고와 함께 상담원으로 근무하였던 신고인, N, J, O, I의 진술을 종합하면, 신고인을 포함한 동료 상담원들은 대체로 총 6명의 상담원이 동등한 관계에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을 뿐, 원고가 E팀 내에서 사실상 선임 상담원의 역할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이 없고, 원고가 다른 동료 상담원들과 합세하여 수적 우위를 이용하여 신고인에 대하여 관계의 우위에 있었다고 볼 만한 뚜렷한 정황도 보이지 않는다.

다)

원고가 몇 차례 K 센터장이나 H 팀장에게 업무상 개선사항에 관하여 직접건의하거나 상담원들끼리 업무에 관한 논의를 할 때 자신의 의견을 밝힌 사실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가 상급자나 다른 동료 상담원들에게 업무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원고가 신고인에 대하여 관계의 우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뿐만 아니라 원고가 업무상 개선사항을 건의하였다고 하더라도 E팀의 업무 추진 방향에 관한 최종적인 결정은 K 센터장이나 H 팀장 등 관리자의 지위에 있는 자들이 한 것으로 보이는바,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원고가 주도하여 E팀의 전반적인 업무(상담원의 업무 실수에 대한 패널티 부과 및 원스탑 상품에 관한 대출 실적 담합등 포함)를 추진하였다거나 원고가 E팀 내에서 다른 동료 상담원들에 비하여 사실상 우위의 지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

라)

한편 참가인은 원고가 신고인에 대하여 관계의 우위에 있다는 근거로 원고가 약 4개월간 이 사건 각 행위를 반복함으로써 신고인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과도하고 집착적인 요구와 문제제기를 하였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직장 내 괴롭힘은 직장에서 관계 등의 우위에 있는 사람이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는 경우에 성립하는데, 원고가 신고인에 대하여 관계의 우위에 있지 않았음에도 이 사건 각 행위를 함으로써 비로소 관계의 우위에 있게 된다고 보는 것은 관계의 우위에 있지 아니한 사람이 관계의 우위를 이용하여 이 사건 각 행위를 하였다는 것이어서 모순일 뿐만 아니라, 원고의 이 사건 각 행위가 원고의 신고인에 대한 관계의 우위를 인정하는 근거가 됨과 동시에 그 자체로서 신고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게 된다는 식의 순환논리에 불과하다. 또한 원고가 이 사건 각 행위를 통하여 3차례에 걸쳐 신고인에 대한 패널티 부과를 요청하고 1차례 신고인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한 사실이 있다는 점만으로는 원고가 신고인에게 과도하고 집착적인 요구나 문제제기를 하였다거나 이로써 원고가 신고인에 대하여 사실상의 우위에 있게 되었다고 인정하기도 부족하다.

라.

소결론

이상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는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이 이 사건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은 위법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이 사건 징계에 관한 부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이현우 백송이 각주1) 참가인만이 이러한 주장을 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