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5. 3. 7.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원고와 같은 계열사인 ㈜D(이하 모든 회사명에서 주식회사 기재를 생략한다) 수주개발팀에서 근무하면서 E와 함께 대구 수성구 소재 'F 개발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의 수주를 주도한 것을 계기로 2020. 3. 23. E와 함께 토목건축업, 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원고에 영입되었고, 2020. 6.16. 원고의 사업본부 개발사업팀 팀장으로 임명되어 2020. 10.경부터 이 사건 사업 수행과 관련된 핵심적인 실무를 담당하였다.
원고는 시공사로서 2021. 2. 1. 사업시행자인 G와 이 사건 사업 관련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수행하기로 하는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2021. 3. 7. 체결된 H은행 등(이하 '대주단'이라 한다)의 G에 대한 자금 대출약정에 관하여 이 사건 공사의 책임준공확약을 하였다. 위 확약에 따르면, 원고는 G가 대출금을 최초로 인출한 날로부터 34개월이 되는 날(책임준공기한, 추후 2024. 1. 22.로 정해졌다)까지 신축 건물의 사용승인을 받아야 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G의 대주단에 대한 피담보채무를 중첩적으로 인수하게 된다.
원고는 2023년 말경 이 사건 사업 관련 다액의 공사미수금이 누적되고 책임준공기한 미준수로 G의 PF대출금 채무를 인수할 위험에 처하게 되자 특별감사에 착수하였고, 그 결과 참가인이 '① 공사미수금 관리부실(공사비 수금지연에 대한 공문, 내용증명 발송 등의 대응 전무), ② 책임준공기간 연장 기회상실(외부적 요인에 따른 공기연장요청을 하지 않아 PF대출금 채무 인수), ③ 사업수주 및 업무진행과정 등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하여 원고에 발생한 리스크에 대한 객관적 소명 부족' 등의 부당업무수행으로 손해를 발생시켰다는 징계사유(이하 각각 순서대로 '제1징계사유'와 같이 특정한다)를 들어 2024. 6. 18.자로 참가인을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1. 4. '제3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고, 제1, 2징계사유는 인정되지만 그것만으로는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참가인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고(I), 중앙노동위원회도 2025. 3. 7.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10호증, 을가 제1, 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요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제3징계사유는 내용이 명확하지 않고 제1, 2징계사유와 별도의 징계사유로 삼는 것이 부당하여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면서도, 이 사건 사업의 시행사들로부터 공사비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공사미수금이 발생하였고 책임준공기한이 연장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원고가 시행사의 PF대출금 채무를 인수하게 된 사실이 인정되므로 사업 책임자인 개발사업팀장으로서 관련 실무를 맡은 참가인에게 제1, 2징계사유는 인정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원고가 PF대출금 채무 인수에 따른 정확한 손해발생 규모 및 산출근거, 참가인의 행위와 손해발생 사이의 인과관계, 참가인과 상급자 사이의 책임 분배 등에 관하여 충분히 증명하지 못한 점, 원고도 이 사건 공사의 착공이늦어진 것을 여러 정황을 통해 인지하고서 책임준공기한 준수를 위한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므로 책임준공기한 연장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온전히 참가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부당한 점, 책임준공기한이 연장되지는 않았지만 참가인도 기한 연장을 위해 대주단과 협의하는 등 노력한 점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가 모두참가인의 비위행위로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제1, 2징계사유만으로는 해고의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과도하여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판단하였다.
판단<각주1>
원고는 제1, 2징계사유로 약 438억원의 공사미수금이 발생하고 약 1,425억원의 PF대출금 채무를 인수하게 되는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제1징계사유는 참가인이 공사대금 미지급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시행사를 상대로 공사대금 회수를 위한 조치를 적절히 취하지 않았음을 지적하는 것이므로, 참가인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였다면 공사대금이 모두 지급되었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이상 공사미수금 관련 손해를 모두 참가인의 탓으로 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2징계사유 역시 참가인이 책임준공기한 연장을 위해 대주단과 실질적인 협의 등을 진행하지 않았는데도 마치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연장이 이루어질 것처럼 허위보고를 한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므로, 참가인이 적절하게 협의를 하였다면 대주단이 책임준공기한 연장을 승인하였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이상 책임준공기한 미준수로 인한 PF대출금 채무 인수가 오롯이 참가인의 잘못으로 발생하게 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제1, 2징계사유와
같은 참가인의 비위행위로 약 1,800억원이 넘는 거액의 손해를 입었다는 원고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1~42호증, 을나 제1~12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참가인의 지위와 역할, 이 사건 사업에 관한 권한과 책임, 구체적인 업무수행 내역, 대응 태도 등에 관한 아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제1, 2징계사유와 같은 비위행위로 인해 더 이상 참가인과의 고용관계가 유지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는 판단하에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참가인은 D 근무 당시 이 사건 사업 수주를 주도한 것을 계기로 원고 내에서도 이 사건 공사 관련 실무를 안정적 · 성공적으로 수행하리라는 기대하에 E와 함께 원고로 영입되어 사업본부 개발사업팀장의 직책을 맡았다. 당시 이 사건 사업을 담당한 개발사업1팀은 팀장인 참가인과 사원 직급의 팀원 1명으로 구성되어 있어 실질적으로 단순 사무를 제외한 핵심적인 실무는 대부분 참가인이 총괄하여 담당하였고, 참가인은 사업본부장 직책에 있던 E보다 형식적으로는 하위 직급에 있었지만 단순히 E의 지시만을 이행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협의하에 이 사건 사업의 기획 · 운영 등을 함께 주도하여 왔다고 보인다. 개발사업1팀이 추진한 다른 1건의 개발사업은 부지 매매계약 체결 단계에 머물러 있었고 나머지 1건은 사업약정도 체결되지 않은 상태였음을 고려하면, 사실상 참가인은 원고 내에서 이 사건 사업과 관련된 업무만을 거의 전적으로 수행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참가인이 이 사건 사업 관련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을 기대하고 원고로 영입되어 포괄적인 권한을 부여받고 핵심적인 실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하였던 이상,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하여 발생한 원고의 손해에 관하여도 참가인이 상당한 수준의 책임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
이 사건 사업은 신탁계약에 의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으로 추진된 개발사업으로, 관계사들이 체결한 관리형토지신탁계약 특약사항(을나 제1호증)에 따라 신탁사(J)가 신탁계좌를 통해 자금을 관리하면서 일정한 순서에 따라 자금을 집행하되(제14조 제1항 본문), 계약당사자의 서면 합의 또는 사업 진행상의 필요 등에 따라 집행순위 및 순서가 조정될 수 있다(제14조 제1항 단서, 제2항). 원칙적으로 신탁사는 시행사로부터 각종 사업비 등의 자금 인출 요청을 받으면 자금을 직접 지급처로 입금하는 방법으로 이를 집행하지만(제13조 제1항, 제2항), 시행사가 자금 집행 요청을 하지 않는 경우에도 필요한 사업비로 인정되는 자금에 관하여는 시공사, 대주단 등과의 협의를 통해 인출하여 집행할 수 있다(제13조 제3항, 제4항). 이러한 구조 속에서 시공사인 원고가 시행사에 공사비 지급을 요청하는 공문, 내용증명 등을 발송하는 것은, 발생한 공사대금의 구체적인 범위, 지급시기 등을 객관적으로 확정하는 한편, 기본적으로는 정해진 자금 집행 순서에 따라 공사대금을 확보하되 예외적인 사정이 있을 경우 당사자들 사이의 합의를 통해 자금 집행 순서를 조율할 수 있게 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참가인이 제1징계사유로 지적된 것처럼 공사대금 지급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시행사에 공사비 지급을 촉구하는 공문이나 내용증명 등을 발송하지 않은 것 자체가 공사미수금 전액의 근본적인 발생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더라도, 적어도 위와 같이 적절한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공사대금채권의 구체적인 범위 특정 등을 어렵게 하거나 후순위 자금보다 우선하여 집행할 기회를 상실하게 함으로써 원고에게 상당한 손해를 초래하였다고 볼 여지는 충분하다.
참가인은 공사미수금 회수에 관한 최종적인 의사결정권을 가진 대표이사의 명시적인 지시가 없었으므로 시행사에 자금 집행에 관한 별도의 공문을 보낼 수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사업에 관하여 상당히 포괄적인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관련 실무를 총괄하였던 참가인이 대표이사 등에게 자금 집행 요청의 필요성을 강조 · 설명하였다고 볼 만한 별다른 정황도 확인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고 내에서 공사비 회수 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다른 사업관리 부서들은 모두 각자의 주 도로 관련 공문을 기안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금 집행 요청을 하였다고 보이므로, 대표이사 등의 선행 지시가 없었다는 것만으로 참가인의 불성실한 업무수행이 정당화되기 는 어렵다. 참가인은 경영진에게 공사미수금 규모를 줄이기 위한 대응책으로 리파이낸싱, 자산인수 등의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등 회사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적절히 대응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참가인이 제시한 대응방안이 충분히 구체적이고 실효성이 있었는지 의문일 뿐만 아니라, 설령 그렇다고 가정하더라도 공사대금 집행 순서 확보를 위한 기본적인 업무였던 공사비 지출 요청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대응책을 마련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참가인이 성실히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제2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참가인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 사건 공사는 토지 확보 및 기존 건물 철거 지연으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 늦게 착공이 이루어져 책임준공기한 준수가 불투명한 상황이었고, 이로 인해 이미 2021년 말경부터 시행사 등과의 회의 과정에서 공기 연장 신청에 관한 언급이 이루어졌으며(갑 제21호증), 2022년 말경부터 2023년 말경까지 참가인이 참석한 여러 차례의 대주단 회의에서도 공기 지연과 관련된 논의가 일부 이루어졌다고 보이기는 한다(갑 제21호증, 을나 제9, 10호증). 그러나 참가인은 2023. 9. 13. 원고 기술본부와의 회의 과정에서 추석 전까지 공사기간 변경이 완료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는데(갑 제22호증), 참가인이 스스로 작성한 진술서에 의하더라도 2023. 8.경까지는 책임준공기한 연장에 관하여 별다른 실질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고(갑 제23호증), 심지어 참가인은 2023. 9. 22. 대주단 회의에서 책임준공기한 연장이 불가하다는 단호한 입장을 확인하였는데도 2023. 10.경 이후 열린 기술본부 회의에서 여러 차례 공기 연장 신청을 10월 내에 완료하겠다거나 지속적으로 협의 중에 있다는 의견만을 제시하였으며(갑 제24~30호증), 결국 원고는 책임준공기한을 불과 2개월 정도 앞둔 2023. 11. 10.경에야 공사기간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갑 제31호증).
만일 참가인이 최소한 대주단의 입장을 분명하게 확인한 2023. 9. 22.경에라도 책임준공기한 연장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제대로 보고하였다면, 원고로서는 적어도 두 달 이상 이에 대비할 시간을 확보함으로써 책임준공기한 내에 공사를 완료하거나 설령 그렇지 못하더라도 손실을 최소화할 다른 방안을 모색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인다. 원고의 공사관리팀에서도 참가인이 공사기간 연장에 관하여 수차례 긍정적인 답변만을 하였기에 공사기간 단축을 위한 돌관공사 등을 시행할 기회 자체를 상실하였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하였다(갑 제28~30호증). 제2징계사유는 단순히 참가인이 책임준공기한 연장에 관한 협의를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거나 대주단으로부터 이를 최종적으로 승인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만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이 책임준공기한을 준수하지 못할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처럼 상부에 보고하여 조기에 적절히 대응할 기회를 상실하게 하였다는 것을 지적하는 취지이므로, 책임준공기한을 준수하지 못하여 인수한 PF대출금 채무 전액 상당의 손해가 전적으로 참가인의 잘못으로 인해 초래된 것은 아니더라도 제2징계사유와 관련된 비위의 정도가 상당히 무겁다고 평가함이 마땅하다.
이처럼 제1, 2징계사유와 관련된 참가인의 비위행위는 그 비위의 정도가 무거워 원고의 징계세칙 <부표1> 징계양정기준상 '고의로 기타 중대한 과오에 의한 직무상 부당행위를 한 경우'라고 평가할 수 있으므로 해고의 징계양정이 가능한 경우에 해당한다. 나아가 사업본부장으로서 참가인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사업에 관여하였던 E도참가인과 동일한 징계사유로 해고처분을 받았으나 책임을 인정하고 이에 불복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참가인에 대한 해고처분이 형평의 측면에서도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참가인이, 나머지는 패소한 피고가 각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각주1) 원고는 소장에서 제3징계사유가 독자적 비위행위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그 이후 제출한 준비서면에서는 제3징계사유에 관하여 구체적인 주장을 하지 않고 있다. 원고의 전체적인 주장은 이 사건 재심판정이 인정한 제1, 2징계사유만으로도 징계해고의 양정이 적정함을 강조하는 취지로 보이고, 참가인의 주장 역시 제1, 2징계사유가 해고에 이를 정도의 징계사유는 아니라는 것으로서 징계해고의 양정이 부당함을 강조하는 취지로 보이므로, 제1, 2징계사유에 근거한 징계해고의 양정이 적정한지만을 살펴보기로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