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7. 10. 선고 2025구합54312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5. 4. 29.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16. 1. 26.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32명을 사용하여 광고 영화 및 비디오물 등 영상 제작 서비스업을 경영하는 회사이다.

나.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4. 4. 29. 원고와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경력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입사하여 근무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서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다.

원고 대표이사(이하 '대표이사'라고만 한다)는 2024. 7. 29.(월) 참가인에게 수습 종료에 따른 근로관계 종료를 구두로 안내하였다(이하 '제1차 통보'라 한다). 참가인이 이의를 제기하자, 대표이사는 "그럼 계속 나오셔라."라고 말하였다(이하 '이 사건 발언'이라 한다).

라.

참가인은 2024. 7. 29.(월) 대표이사와 면담 후 원고 경영기획실 팀장(이하 '팀장'이라고만 한다)으로부터 근로관계 종료에 따른 퇴거를 요청받았으나, 이후 팀장은 대표이사가 참가인에게 이 사건 발언을 한 사실을 알고 계속 출근하라고 하였다.

마.

팀장은 2024. 7. 30.(화) 퇴근시간 후에 참가인에게 전화하여 다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말하였고, 참가인의 휴가[7. 31.(수)부터 8. 2.(금)까지]가 끝난 후 다음 주 월요일에 만나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자고 하였다.

바.

팀장은 2024. 7. 31.(수) 참가인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수습기간을 2주 연장하고,2주 동안 저성과자 성과 향상 프로그램(Performance Improvement Pln, 이하 '이 사건 프로그램'이라 한다)을 진행하고자 하니, 내일까지 프로그램 참여 동의서를 제출해 달라.'고 안내하였으나, 참가인은 수습기간 연장과 이 사건 프로그램 진행에 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하였다.

사.

대표이사는 2024. 8. 3.(토) 참가인에게 전자우편으로 '수습 종료 및 고용계약 만료'를 통보하였다(이하 '제2차 통보'라 한다). 제2차 통보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아.

원고는 2024. 8. 7.(수) 참가인에게 전자우편으로 '수습종료 확인서'를 통보하였다(이하 '제3차 통보'라 하고, 제1차, 제2차, 제3차 통보 등을 통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를 통틀어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라 한다). 제3차 통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자.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부당하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2. 17. 참가인이 시용근로자에 해당하며 본채용 거부 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해고절차를 위반하여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

차.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5. 4. 29. 초심판정과 같이 참가인이 시용근로자에 해당하고 본채용 거부 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며 해고절차를 위반하여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9호증, 을가 제1, 2, 4, 14, 15호증, 을나 제3 내지 6, 13,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제 근로계약이므로, 2024. 7. 28.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종료되었다.

2)

이 사건 근로계약을 시용근로계약으로 보더라도, 시용기간 만료일 다음 날인 2024. 7. 29. 즉시 정규직으로 본채용되었다고 볼 수 없고, 정규직 전환심사 탈락을 최종 확정하고 근로관계 종료를 통보한 2024. 8. 3. 본채용을 거부한 것이다.

3)

원고의 본채용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

4)

원고는 제1, 2차 통보 등을 통해 본채용 거부사유와 시기를 충분히 알 수 있었으므로,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이 사건 근로계약의 법적 성격

1)

재심판정의 요지

이 사건 근로계약은 본채용을 전제하여 시용기간을 정한 시용계약이고, 참가인은 시용근로자에 해당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원고는 고용형태를 '정규직(3개월 수습 후 전환)'으로 명시하여 채용공고를 하였고, 참가인은 위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하여 원고에 입사하였다. ②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서는 근로계약기간을 수습기간이라고 정하면서 '수습기간 3개월 후 정규직 전환 심사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③참가인의 정규직 전환 문의에 대해 팀장은 '기존 계약서에 따라 정규 수습 전환 3개월이고, 최종 수습평가 후 정규계약을 진행한다.'고 안내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이 법원에 제출된 증거들은 대부분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제출되었던 증거들과 동일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근로계약은 시용계약이 아니라 기간제 근로계약이라는 원고의 주장 역시 노동위원회 단계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8호증, 을가 제3, 5호증, 을나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부분 재심판정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충분히 합리적인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본채용 거부인지 여부

1)

재심판정의 요지

원고의 해약권 포기로 참가인은 시용기간 만료일의 다음 날인 2024. 7. 29. 본채용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는 시용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가 아니라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해고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수습기간 만료일인 2024. 7. 28.까지 본채용 거부의 표시를 하지 아니하였다. ② 원고는 수습기간 만료 후인 2024. 7. 29. 참가인에게 계속 근무하라고 하였다.③ 원고의 취업규칙이나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수습기간 연장에 관한 규정이 없고, 원고가 수습기간 연장에 관하여 참가인으로부터 동의를 받은 적도 없다. ④ 참가인은 수습기간 만료 후에도 2024. 7. 29.부터 2024. 8. 2.까지 원고의 승인하에 근무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유보된 해약권을 포기하였다거나 해약권이 실효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는 시용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로 봄이 타당하다.

가)

원고와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습기간 3개월 "후" 정규직 전환 심사를 한다'고 약정하였으므로, 원고가 시용기간 만료일까지 참가인에게 본채용 거부의 표시를 하지 않았더라도 곧바로 참가인이 그 다음 날 본채용되는 것은 아니고, 원고는 시용기간 만료 후 심사에 필요한 상당한 기간 동안 정규직 전환 여부를 심사하여 결정할 수 있다.

나)

원고는 2024. 7. 29. 참가인에게 수습 종료에 따른 근로관계 종료를 통보하였다가 참가인이 이의를 제기하자 "그럼 계속 나오셔라."라는 이 사건 발언을 하였다.그러나 이 사건 발언만으로 원고가 본채용 거부의 의사표시를 확정적으로 철회하고 참가인을 정규직으로 본채용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위 발언을 유보된 해약권의 포기라고 인정할 만한 다른 사정도 없다.

다)

오히려 원고는 이 사건 발언이 있은 다음 날 참가인에게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해야 한다고 통지하였고, 그 다음 날인 2024. 7. 31. 참가인에게 "참가인이 정규직전환 심사에 탈락하여 수습종료를 안내하였으나 수습종료를 거부하여, 마지막으로 2주수습연장 및 이 사건 프로그램 도입으로 한 번의 기회를 드리려고 합니다. 이 사건 프로그램에 동의하지 않으면 수습기간 이후 정규직 전환심사 탈락에 의거하여 고용관계가 종료됩니다."라고 명시하여 수습기간 연장과 이 사건 프로그램을 제안하였다. 이 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발언은 원고가 제1차 통보에 대한 참가인의 이의 제기를 받아들여 참가인에게 수습기간을 연장하고 추가적인 평가 기회를 부여하기 위하여 해약권 행사를 보류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라)

참가인이 이 사건 프로그램 제안을 거부하자, 원고는 참가인에게 본채용 거부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여 제2차 통보를 하였다. 그렇다면 원고는 시용기간 만료 후 정규직 전환 심사에 필요한 기간을 거쳐 제2차 통보를 함으로써 비로소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유보된 해약권을 행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본채용 거부사유의 정당성 여부

1)

재심판정의 요지

참가인이 본채용되지 않았다고 보더라도, 원고의 본채용 거부사유는 다음과 같이 정당하지 않다. ① 원고의 고객사가 2024. 8. 1. 원고에게 참가인이 담당한 업무에 관하여 담당자 교체를 요구한 사실이 있으나, 이는 참가인과 다른 직원의 협업에 따른 결과물로서 참가인의 업무능력 부족 탓이라 단정하기 어렵고, 정규직 전환 심사를 마친 제1차 통보 후의 사정이어서 본채용 거부사유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 ② 원고 직원들은 참가인의 업무능력과 협업태도가 불량하다는 내용의 '직원의 소리'를 작성하였으나, 원고가 사실관계를 조사하여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이 있거나 참가인에게 피드백을 준 사실이 없고, 참가인이 제출한 메신저 대화내용에 비추어 불화나 마찰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③ 참가인이 연장근로수당 수령을 목적으로 고의로 출근 등록 후 개인용무를 보았다고 볼 근거가 없다. ④ 참가인이 수습기간 연장과 이 사건 프로그램 제안을 거절한 것이 본채용 거부의 정당한 사유라고 볼 수 없다.

2)

관련 법리

사용자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 · 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 · 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두5965 판결 등 참조).

3)

이 법원의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5, 6,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가 제9 내지 12호증, 을나 제8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시용기간 동안 참가인의 업무능력, 협업능력 등 업무적격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하여 본채용을 거부한 데에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므로, 이를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가)

제2차 통보를 기준으로 할 때,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본채용 거부사유는 세 가지, 즉 ① 동료 협업 태도 불량에 따른 다른 직원들 사이의 불화 및 마찰, ② 업무수행 태도 불량 및 퍼포먼스 저하, ③ 근무시간 중 근무지 이탈 및 사적 시간 활용이다.

나)

참가인은 수습평가에서 광고제작본부 연출 담당자와의 협업 과정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평가되었고, 조직 적응력 및 업무 협조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다수의 직원들은 참가인의 불량한 협업 태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① 팀원들의 피드백을 수용하지 않고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였다. 팀원들의 피드백과 개선요청을 따르지 않아 결국 다른 팀원이 업무를 다시 하게 되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하였다. ② 다른 직원들의 작업물에 관해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였고, 피드백의 표현 방식이 공격적이고 직설적이었다. ③ 업무시간 중에 지속적으로 개인적인 대화를 하였으며 주변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큰 소리로 말하였다. ④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언행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다)

참가인은 수습평가에서 2D 그래픽 업무 결과물과 프로세스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수의 직원들은 참가인의 불량한 업무태도 및 업무성과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① 영상물 타이틀 디자인 작업에서 신입사원의 결과물보다 낮은 수준의 작업물을 제출하여 채택되지 못하였다. ② 작업속도가 느려 반복적으로 기한을넘겼고 부족한 완성도로 프로젝트에 차질이 발생하였다. ③ D그룹 홍보영상 프로젝트에서 자동차 번호판 합성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포기하여, 추가 비용을 들여 외부에 의뢰하여 작업을 마무리하였다. ④ 클라이언트와 협의된 인공지능(AI) 활용 작업을 거부하고 수작업을 고수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한 사실이 있다. 위와 같은 동료 직원들의 진술은 서로 내용이 부합하는데다가, 구체적인 프로젝트와 피해 사례를 들고 있어 신빙성을 배척하기 어렵다.

라)

원고의 고객사는 2024. 8. 1. 원고에게 참가인이 담당한 업무에 관하여 'AI애니메이션 삽화의 퀄리티나 그림체가 전반적으로 기대 대비 아쉬워 실사와 이질감 없이 잘 연결될 수 있도록 인지도 있는 작가가 직접 그린 삽화 등으로 대체할 것'을 요구하였고, 이는 참가인이 시용기간 동안 담당하여 수행한 업무에 대한 외부 평가가 시 용기간 후에 전달된 것에 불과하므로, 원고가 이를 본채용 심사에 반영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할 수 없다. 참가인은 광고회사 5년 이상 경력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채용되었고 낮지 않은 임금을 받은 점에 비추어, 그에 상응하는 업무능력을 바라는 원고의 기대가 부당하다고 할 수도 없다.

마)

참가인의 근무시간 중 근무지 이탈 및 사적 시간 활용은 사실로 인정되지 않는다. 참가인의 이 사건 프로그램 제안 거절은 본채용 거부사유라 보기 어렵고, 거부 사유라고 보더라도 참가인이 위 프로그램을 받아들여야 할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정당한 거부사유가 될 수 없다. 그러나 앞서 나), 다), 라)에서 인정한 사유들만으로도 본채용 거부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마.

서면통지의무 위반 여부

1)

재심판정의 요지

원고가 참가인에게 해고사유와 시기를 명시하여 통보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제2차 통보에 고용관계 종료일을 명시하지 않았으나 내용상위 통보로 근로관계 종료 의사를 표시한 것이므로 해고시기는 2024. 8. 3.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② 그러나 원고는 그 후 2024. 8. 7. 참가인에게 고용관계 종료사유를 '기간제 계약만료'로, 종료일자를 '2024. 8. 2.'로 명시하여 제3차 통보를 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본채용 거부사유와 근로관계 종료일을 명확히 통보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관련 법리

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의 내용과 취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의 정당성 요건 등을 종합하여 보면,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로 하여금 그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 · 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참조).

나)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서면'이란 일정한 내용을 적은 문서를 의미하고 이메일 등 전자문서와는 구별되지만,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3조는 "이 법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에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4조 제1항은 "전자문서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이유로 문서로서의 효력이 부인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출력이 즉시 가능한 상태의 전자문서는 사실상 종이 형태의 서면과 다를 바 없고 저장과 보관에서 지속성이나 정확성이 더 보장될 수도 있는 점, 이메일(e-mail)의 형식과 작성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의 해고 의사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이메일에 해고사유와 해고시기에 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해고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등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의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면, 단지 이메일 등 전자문서에 의한 통지라는 이유만으로 서면에 의한 통지가 아니라고 볼 것은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근로자가 이메일을 수신하는 등으로 내용을 알고 있는 이상, 이메일에 의한 해고통지도 해고 사유 등을 서면 통지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입법 취지를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사안에 따라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로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경우가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3)

이 법원의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제2차 통보를 통해 본채용 거부사유와 근로관계 종료일을 통지하였고 제2차 통보는 서면 통지로서 유효하므로,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가)

원고는 제2차 통보에 본채용 거부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였고, 고용관계종료일은 명시하지 않았으나 내용상 위 통보로서 본채용을 거부한다는 의미로 이해되므로 제2차 통보를 발송한 2024. 8. 3.을 근로관계 종료일로 하여 참가인에게 통지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제2차 통보는 서면에 의한 적법한 본채용 거부 통지로서 유효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제목에 원고 회사명과 함께 '수습종료 및 고용계약 만료 통보'라고 기재되어 있고, 대표이사가 원고를 대표하여 참가인에게 수습종료와 고용계약 만료를 통보한다고 명시하였다. ② 참가인은 2024. 7. 31.(수)부터 2024. 8. 2.(금)까지 휴가 중이었기에 서면을 직접 교부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던 반면, 원고로서는 시용기간 만료 후에도 참가인의 본채용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불확실한 상황을 긴급하게 해소할 필요가 있었다. ③ 참가인은 2024. 8. 3.(토) 원고로부터 받은 제2차 통보를 해고 통보로 받아들이고 2024. 8. 5.(월) 출근하여 짐을 정리하여 퇴거하고 더는 출근하지 않았고,2024. 8. 3.을 본채용 거부 또는 해고 일자로 특정하고 신청기간을 준수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따라서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의 효력을 다툼에 있어 근로관계 종료의 사유 및 시기를 확정하는 데 곤란을 겪거나 그로 인하여 근로관계 종료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제3차 통보에 해고사유와 해고시기가 실제와 달리 부정확하게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① 제3차 통보에서 해고사유를 '기간제 계약만료'라고 기재한 것은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법적 성격을 기간제 근로계약으로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고, 그 전에 제2차 통보를 통해 본채용 거부의 실체적인 사유를 통지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② 제3차 통보에서 해고시기를 '2024. 8. 2.'로 기재한 것은 단순 오기이거나 편의상 휴일이 아닌 근무일을 기준으로 기재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이로 인하여 참가인이 해고시기를 특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기 어렵다. ③ 원고가 적법하게 제2차 통보를 함으로써 이미 본채용 거부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다시 제3차 통보를 한 것만으로 새삼스럽게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바.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는 본채용 거부에 해당하고, 정당한 본채용 거부사유가 존재하며, 서면통지의무를 준수하였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유경민 김수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