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91. 10. 5. 순경으로 임용되었고, 2024. 2. 1.경부터 울산해양경찰서 B으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2024. 11. 19. 원고가 아래와 같은 성희롱 언행으로 성실의무,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감봉 1개월의 처분을 하였다(이하 징계사유가 된 원고의 언행을 '이 사건 언행'이라 한다).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는 2025. 4. 3. 위 처분에 관한 징계사유의 존재가 인정되기는 하나,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처분을 감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유로 감봉 1개월의 징계를 견책으로 변경하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위와 같이 감경된 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24. 11. 19. 원고에 대하여 한 견책 처분을 취소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다6755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3호증, 을 제1 내지 4,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을 하여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이에 관한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원고는 2024. 8. 12. 14시경 C과장실에서 남성인 C과장 E, C계장 F, G계장 H과 여성으로 D계장인 피해자와 대화를 하였다. 이 사건 처분에 앞선 조사 과정에서 E, F, 피해자는 당시 원고가 이 사건 언행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원고 역시 당시 원고가 E에게 '과장님 보고 코가 크시네요 라고 물으면 기분 안 좋습니까?'라는 취지로 말하였고, F에게 '니 보고 코가 크다 라고 하면 기분이 나쁘나'라는 취지로 말하였으며, 이에 대하여 F가 '기분이 좋지는 않을 것 같다. 반복적으로 하면 신고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하자, F에게 '니는 코가 크다고 얘기했는데 기분 나쁘나? 나쁘다고 하면 니는 남자도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H은 이 사건 언행은 특정인을 지칭하거나 누군가를 희롱하거나 모욕하기 위한 취지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앞선 조사 과정에서 남성에게 코가 크다는 발언에 관하여 '보편적으로 남성의 코가 크다고 하면 남성의 성기도 크다'는 의미로 발언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원고의 위와 같은 발언의 내용과 발언 당시의 상황, 발언 당시 주변 사람들의 반응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는 남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언어적 행위인 성적 언동으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피해자 및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
원고의 위와 같은 발언 이후 F와 피해자는 연이어 자리를 이탈하였고, 이에 관하여 F는 '피해자가 굉장히 불쾌해했고, 원고가 피해자에게 과장님이 더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지 않는지 물어보자 피해자는 뭘 말하는 것이냐고 따져 묻자 더는 대화가 진행되지 않고 종료되었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당시 원고의 이 사건 언행으로 인하여 성적 굴욕감이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된다.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관련 법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하고,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 한 징계처분은 그것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위법하다 할 것이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두53015 판결 등 참조).
제재적 행정처분의 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위 처분기준에 따른 제재적 행정처분이 그 처분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4. 1. 29. 선고 2013두19882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해양경찰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4조 및 별표 4는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에 따른 성희롱에 관하여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도 감봉 이상의 징계를 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언행을 한 경위, 33년간 경찰 업무를 모범적으로 수행한 공로, 피고 등으로부터 16회의 표창을 받은 공적 등이 고려되어 소청심사 절차를 통해 감경된 견책의 징계를 받게 되었다. 그와 같은 징계양정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언행 당시 B으로 근무하면서 감찰조사 및 징계에 관한 사항, 보통징계위원회 운영에 관한 사항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하는 데 노력하여야 할 지위에 있었음에도 이 사건 언행을 하였다. 이 사건 언행은 피해자에게 개인적인 피해를 야기하였을 뿐만 아니라,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국민으로부터 깊은 신뢰를 받아야 할 공무원으로서의 위신이나 체면을 손상하기도 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언행을 한 경위, 원고가 그간 수행한 업무 성과 등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직기강의 확립과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무원이 갖추어야 할 품위유지 등에 관한 공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과 비교하여 작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영민(재판장) 이도훈 전민정
사건정보
서울행정법원
판결
사건
2025구합54615
판결선고
2026. 2. 13.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