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4. 10. 선고 2025구합54665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4. 11. 14.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

고 B(C생, 이하 '망인'이라 함)의 사망

-

망인은 금석채석장 등에서 장기간 분진작업에 종사하여 2007. 9. 18. 진폐 진단을 받았고, 2010. 11. 30. 장해등급 13급 16호를 받았음. 망인의 진폐정밀진단 이력은 아래와 같음

-

망인은 2023. 10. 2. '상세불명의 폐렴'을 직접사인으로 사망하였음

○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2024. 6. 13. 피고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진폐유족연금 및 장례비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4. 11. 14. 원고에게 '망인은 진폐와 관련 없이 발생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하였다고 판단된다'라는 이유로 진폐유족연금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함)을 하였음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망인은 진폐증으로 인한 폐렴으로 사망하였음에도 피고는 망인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하였다고 잘못 추정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판단

1)

분진작업에 종사하였던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에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진폐 및 합병증 등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근로자의 진폐병형, 심폐기능, 합병증,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하였을 때 진폐 및 합병증 등과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된다면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경우 업무상 발병한 질병이 사망의 주된 발생 원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업무상 발병한 질병이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기존의 다른 질병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사망하게 되었거나, 업무상 발병한 질병으로 인하여 기존 질병이 자연적인 경과 속도 이상으로 급속히 악화되어 사망한 경우에도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7두68097 판결 등 참조).

2)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6, 7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부산대학교병원장(호흡기내과)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망인의 진폐증 및 그 합병증과 사망 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

망인은 장기간 분진작업에 종사하여 2007. 9. 18. 진폐 진단을 받았고, 폐결핵(br), 폐기종(em), 진폐 결절(tbi) 등의 합병증이 생겼음. 2006년부터 2010년까지의 진폐정밀진단 결과 병형은 /1, 1/0, 심폐기능은 F0(정상)으로 초기 내지 경도였으나, 이후 흉부 X선과 흉부 CT에서 진폐성 섬유화와 폐기종이 점차 진행되는 소견이 확인되었음.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에 의하면, 망인은 2014. 7.경부터 익산병원에서 상세불명의 만성폐쇄성폐질환, 상세불명의 진폐증, 상세불명의 천식, 상세불명의 폐렴 등으로 지속적으로 약물치료를 받았고, 2023. 2.경부터는 D병원에서 폐의 진단영상검사상 이상 소견, 폐렴을 동반한 폐 농양, 상세불명의 만성폐쇄성폐질환, 상세불명의 폐렴으로 통원 및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2023. 5. 17.자 폐기능검사에서 일초율 59%로 중등도폐쇄성 환기장애가 확인되었음. 감정의는 망인의 진폐증 및 심폐기능 등에 관하여 '망인의 의무기록을 보면 진폐증으로 요양을 시작한 이후 장기간에 걸쳐 진폐성 변화와폐기종, 만성폐쇄성폐질환 등이 서서히 진행하면서 전반적인 폐기능이 점차 악화된 것이 확인된다. 이는 분진 노출에 따른 진폐증의 자연경과, 동반된 만성폐쇄성폐질환, 폐기종, 과거 폐결핵 후유증, 고령에 따른 전신쇠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라는 소견을 밝혔음.

○

망인은 사망 직전인 2023. 9. 30. 17시경 집에 누워 있다가 호흡곤란 증상으로 D병원 응급실에 입원하였고 2023. 10. 2. 사망하였는데, 사망진단서상 직접사인이 '상세불명의 폐렴'인 점, 감정의는 '사망 직전 촬영된 흉부 X-ray 및 흉부 CT에서 양측폐에 다발상 염증성 침윤과 흉막 삼출이 확인되고, 임상적으로도 사망 이틀 전부터 호흡곤란 악화, 저산소증 지속, 염증수치 상승, 광범위 항생제 투여에도 불응하는 결과를 보인 점을 고려할 때, 망인은 폐렴의 급격한 악화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라는 소견을밝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사망원인은 폐렴이라고 봄이 상당함.

이에 대해 피고는, 호흡곤란 악화, 저산소증, 대사성 산증과 트로포닌 T의 현저한 상승을 근거로 폐와 무관한 급성 심근경색이 사망원인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비특이적인 중증질환의 지표이고, 경미한 정도의 흉막 삼출과 심낭 삼출 역시 급성 심근경색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적인 소견은 아니므로, 이를 근거로 사망원인이 급성 심근경색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감정의가 지적한 바와 같이 망인의 사망경과는 급성 폐렴과 호흡부전을 중심으로 설명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판단됨.

○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은 진폐증 및 그 합병증으로 이미 폐기능이 저하된 상태였는데, 이러한 기저질환으로 폐 구조에 손상이 있고 면역 방어력이 저하된 경우 폐렴 발생 확률이 뚜렷하게 높아지고, 폐렴이 발생하면 급격한 악화와 호흡부전을 유발할 위험성을 크게 높임. 망인은 사망 2일 전인 2023. 9. 30.자 흉부 X선과 흉부 CT에서 양측 폐에 광범위한 중증 폐기종(폐포의 파괴와 불규칙적 확장)과 진폐성 결절, 진행성 거대섬유화가 존재하는 중등도 이상의 만성 진행성 진폐증 상태였고, 그 위에 양측 폐야에 불규칙한 폐침윤이 새로이 나타나고 양측 흉수와 경도의 심낭삼출이 동반된 세균성 폐렴이 겹쳐 있는 상태였으며, 폐렴과 저산소증, 대사성 산증 등이 빠르게 진행하여 사망에 이르렀음. 감정의는 망인이 사망에 이른 경과에 관하여 '만성 폐질환으로 폐의 예비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폐렴이 발생하여 저산소증과 전신 염증반응이 빠르게 진행하였고, 그 결과 호흡 및 순환기 기능부전이 초래되어 사망에 이르렀다'라고 평가하였음. 이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진폐증 및 그 합병증으로 인한 폐기능 저하가 폐렴 위험성을 높이고 급성 폐렴 발생 시 회복을 어렵게 하여 임상 악화를 가중시켰다고 볼 수 있음.

○

감정의는 '의무기록상 진폐증 및 그 합병증 자체가 사망 직전 사망에 이를 정도로 급격히 악화되었다고 볼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진폐증과 그 합병증이 사망의 유력한 원인이라고 평가하기에는 객관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라는 표현을 하기는 하였으나, 동시에 '망인은 이미 진폐성 섬유화, 폐기종, 폐결핵 후유증 등으로 폐기능이 저하된 상태였고, 이러한 기저 폐질환은 급성 폐렴 발생 시 회복을 어렵게 하여 임상악화를 가중시킨 배경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기존의 만성 폐질환이 유지된 상태에서 급성 폐렴이 겹치며 임상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판단된다'라는 소견을 밝혔는바, 망인의 진폐증과 그 합병증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닐지라도 이로 인한 기저 폐질환의 만성적 악화 상태로 인하여 폐렴이 발생하였을 때 광범위한 항생제 투여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못하고 호흡부전, 전신상태의 악화가 급속히 진행되어 사망으로 이어졌는바, 망인의 진폐증 및 그 합병증이 폐렴의 발병과 그 급격한 악화에 실질적으로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음.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호성호(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