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02. 9. 24. 경위로 임용되어 2021. 2. 9. 경정으로 승진하였고, 2024. 2.경부터 경찰청 B과 C대장으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2025. 2. 20. 원고가 아래와 같은 언행으로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정직 2개월의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하였으나, 2025. 6. 19.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원고의 주장
징계사유가 부존재한다. 제1행위 관련, 당시 원고는 출장 중이었으므로 징계사실 기재 일시 원고와 만난 사실이 없다. 제2행위 관련, 원고에게 성적 의도는 없었고, 하급자에 대한 격려를 성희롱으로 보는 것은 비약이다.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비위 정도에 비하여 지나치게 과중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처분의 위법 여부에 대한 판단
징계사유의 존부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51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다675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3-9호증, 을 제6-10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실 및 사정에 의하면 원고가 업무 등과 관련하여 제 1, 2행위와 같은 성적 언동을 하여 피해자에게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된다.
제1행위에 관하여 본다. 피해자가 원고에게 당일 조퇴 사실을 알린 것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인데, 피해자의 직장 내 지위에 비추어 보았을 때 그 전에 원고를 대면하여 보고하는 자리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 역시 그 날 오전에는 피해자와 만났음을 인정하고 있어서, 신청서상 출장 시간 전부를 근무지 밖에서 보냈던 것도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원고는 당시 피해자의 눈이 충혈된 것을 보고 '빨리 병원에 가보라'고 말하며 어깨를 치는 등의 접촉은 있었을 수도 있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피해자는 사건 다음날 동료에게 '원고가 자신에게 이상한 행동을 하였고 원고에게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한 이래, 징계 관련 조사 과정에서 제1행위에 관하여 '원고가 피해자의 어깨를 끌어당기며 양손으로 수 회 안았고, 피해자가 몸을 빼내어 병원에 가겠다고 하며 자리를 피했다'는 중요 사실을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되고, 원고 주장과 같이 피해자가 당시 업무상 실수를 무마할 목적으로 징계사실을 과장되게 꾸며내어 말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제2행위에 관하여 본다. 제2행위가 촬영된 식당의 CCTV 영상에 의하면 원고가 조각상을 구경하며 피고와 어깨동무를 하거나, 식당 주차장에서 피해자 뒤에서 피해자의 양 어깨를 잡은 채 걸어가는 장면이 확인된다. 피해자의 구체적 진술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당시 징계사실 기재 발언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위 언동들은 영상에서 확인되는 피해자와 원고 사이의 친소(親疏) 관계, 피해자와 원고의 나이 차이, 직장 내의 위계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일반인의 입장에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정도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위 언동이 피해자가 직장 내에서 겪었던 어려움, 원고가 상급자로서 피해자에게 할 수 있는 격려 또는 위로와도 별다른 관련이 없어 보인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관련 법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하고,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 한 징계처분은 그것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위법하다 할 것이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두53015 판결 등 참조).
제재적 행정처분의 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위 처분기준에 따른 제재적 행정처분이 그 처분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4. 1. 29. 선고 2013두1988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0-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경찰공무원 징계령 세부시행규칙 제4조 [별표2의2] 성 관련 비위 징계기준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희롱의 경우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도 정직 이상의 징계를 정하고 있다. 원고는 피해자의 상급자로서 피해자가 업무상 보고를 하거나, 일과 중 식사를 하는 시간에 제1, 2행위를 하였다. 피고는 성 관련 비위가 상훈 감경 대상이 아님에도(위 세부시행규칙 제8조 제3항 제2호) 징계 심의 과정에서 원고가 제1, 2행위에 대해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한다고 보아 가장 낮은 '정직'의 징계를 받게 되었다. 이같은 징계양정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이 사건 당시 원고의 상급자이자 조직의 중간관리자로서 비위 예방활동에 솔선수범할 지위에 있었음에도 제1, 2행위와 같은 부적절한 언동을 하였다. 피해자는 행위 즉시 불쾌감을 느꼈으나, 원고와의 업무상 위계 때문에 쉽게 이를 표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행위는 피해자 개인에 대한 피해이기도 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할 공무원으로서의 위신을 손상하는 것이기도 하다.
원고가 이 사건 언동을 하게 된 경위, 원고가 그간 봉직해오며 이룬 성과 등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직기강 확립과 공무원의 품위 유지 등에 관한 공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과 비교하여 작다고 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공현진(재판장) 정종인 김병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