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5. 8. 선고 2025구합5494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

고 B(C생, 이하 '망인'이라 함)의 사망

-

망인은 1993. 1. 27. D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고 함)에 입사하여 사무직으로 근무하던 중 2024. 10. 25. 07:23경 서울역 대합실 의자에서 갑자기 쓰러져'급성심근경색 및 심장성 쇼크' 진단을 받고 응급 관상동맥조영술 및 스텐트를 이용한 경피 경관 관상동맥 성형술을 받은 후 심장내과 입원치료를 지속하였으나 저산소성 뇌손상이 발생하여 2024. 11. 3. 사망하였음. 사망진단서상 직접사인은 '급성 심근경색 및 심인성 쇼크(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함)'라고 기재되어 있음.

○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2025. 2.경 피고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5. 5. 15. 원고에게 '망인의 증상 발생전 24시간 이내 돌발상황의 발생이나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 등이 확인되지 않는 점, 발병 전 1주간의 업무시간은 44시간 55분으로 발병 전 12주(발병 전 1주일 제외)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인 38시간 7분에 비하여 30% 이상 증가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단기간 업무상 부담이 증가한 것으로 판단할 수 없는 점, 발병 전 4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약 38시간 27분, 발병 전 12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약 38시간 41분으로 만성적으로 과중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판단되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였을 때, 망인이 수행한 업무와 이 사건 상병 간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함)을 하였음.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망인은 약 20년간 연고지를 떠나 원격지에서 홀로 근무하면서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하였고 매주 주말과 공휴일에 가족들이 있는 부산까지 이동하면서 쉬지 못하고 육체적 피로가 누적되었다. 망인은 총 재직기간 30년 10개월 동안 21번이라는 잦은 전보, 파견 발령을 받으면서 새로운 업무환경 속에서 항상 긴장감을 유지하며 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 망인이 사망 직전 수행한 '노인데이케어센터 임차 후보지 선정' 업무는 회사가 제시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웠고 여름철 대중교통과도보를 이용한 현장조사가 주를 이루어 극심한 육체적 피로감을 주었다. 게다가 망인이 소속된 파견팀만 격리시켜 별도로 마련된 사무실에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거나 임원 사업보고 자리에서 파견팀의 성과는 누락시킴으로써 망인에게 수치심과 모욕감을 주었다. 또한 망인은 위 업무를 수행하기 직전까지는 2년 4개월 동안 '소비자보호팀(서울지역)'에서 악성 민원 처리를 하며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와 같은 육체적 부담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이 사건 상병을 발병시키거나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시켰다고 볼 수 있으므로,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간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나.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4 내지 6, 8 내지 17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부산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지 아니하다.

○

망인의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주간 업무시간은 44시간 55분으로 발병 전 12주(발병 전 1주일 제외)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인 38시간 7분에 비하여 30% 이상 증가하지 않아 고용노동부 고시상 단기간 과로 기준에 미치지 않음. 망인의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4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약 38시간 27분, 발병 전 12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약 38시간 41분으로 고용노동부 고시상 만성적 과로 기준에도 미치지 않고,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24시간 이내 돌발상황의 발생이나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등이 확인되지 않음.

○

원고는, 망인의 장기간 비연고지 근무, 지속적인 전보, 부동산 임차후보지 조사 업무, 악성 민원 상대 등으로 인한 육체적 부담과 스트레스가 이 이 사건 상병을 발병 내지 악화시켰다고 주장하나, 망인이 유사 직군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통상적으로 받는 정도를 넘어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내지 촉발 요인으로 인정될 정도의 심한 스트레스나 신체적 부담을 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을 인정하기는 어려움. 오히려 이 사건 사업장의 사실관계 확인서에 의하면 '망인이 2024년 7월부터 10월 초경까지 일시적으로 노인데이케어센터 임차 후보지 선정을 위해 외근성 현장조사 업무를 수행하였으나, 이는 주로 대중교통 및 도보로 이동가능한 지역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비교적 낮은 강도의 업무였고, 2024. 10. 10.경부터는 외근이 없는 사무실 내 정규 행정업무를 담당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정규 근무시간만 근무하였고 연장·야간·휴일 근무이력이 전혀 없었으며, 충분한 휴식시간과 자율성이 보장된 안정적인 사무환경으로 시간적 압박이나 정신적 긴장 요소는 없었다'라고 하는바, 이러한 망인의 업무 특성 및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이 사건 상병을 유발 내지 악화시킬 정도의 과도한 업무상 부담이나 정신적 스트레스에 노출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움.

○

망인은 2022. 9. 30. 건강검진 결과 혈압 140/90mmHg, 키 176.1cm, 몸무게86.4kg로 고혈압, 비만 의심 소견을 받았고, 2024. 1. 12. 건강검진 결과 혈압140/90mmHg, 총콜레스테롤 290mg/dL, 고밀도 콜레스테롤 46mg/dL, 중성지방164mg/dL, 저밀도 콜레스테롤 211mg/dL, 키 175.6m, 몸무게 87kg로,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의심 소견을 받았는데,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은 이 사건 상병의 주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음. 이러한 위험인자들은 상호작용을 통해 혈관 내피 기능장애, 만성 염증 반응, 지질 축적 및 혈전 형성을 촉진하여 관상동맥의 협착 및 폐색을 유발할 수 있고, 그 결과 급성 심근경색의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며, 광범위한 심근 손상이 발생할 경우 심장의 펌프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어 심인성 쇼크로 진행할 수 있음. 특히 망인의 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치는 211mg/dL로 중증 이상지질혈증(고위험군)에 해당하는바, 이를 방치할 경우 혈관 내 지질 침착과 죽상경화반 형성이 촉진되어 관상동맥 협착 및 급성 폐색의 가능성이 현저히 증가하는데, 망인의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상 이에 대한 약물 치료 내역이 확인되지 않음. 이 법원 감정의(순환기내과)도 '망인의 고지혈증, 고혈압은 급성 심근경색증의 위험인자이다. 이것을 원인으로 보는것이 의학적으로 타당하다. 특히 망인은 고지혈증이 저밀도 콜레스테롤 211mg/dL로많이 높은 상태였다. 이러한 위험인자들은 심장혈관에 염증을 유발하여 혈소판 혈전의응고를 유발하여 심장의 혈관이 막히고 심근의 허혈이 발생하면 심근경색증이 발생한다'라는 소견을 밝혔음.

○

망인의 의무기록지에 의하면 혈관조영술상 가장 중요한 혈관이 완전히 막혀있었고 그 외 다른 혈관도 심하게 좁아진 부분이 있어서 스텐트를 2개 삽입하였음이 확인됨. 이 법원의 감정의도 '망인은 좌전하행지 100%, 좌회선지 99%가 막혀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하였다. 막힌 부위가 광범위해서 빠른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 본인이 가진 위험인자들이 발병에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라는 소견을밝혔음.

○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의 업무상 부담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또는 악화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정도의 수준이었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반면, 망인에게는 고혈압, 중증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 이 사건 상병의 위험인자가 다수 있었는바, 이러한 위험인자가 죽상동맥경화를 유의하게 진행시킨 결과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됨.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호성호(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