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5. 8. 선고 2025구합55096 판결

부당전보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사업시설관리 및 사원지원서비스업, 경비 및 경호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2022. 1. 1.부터 D대학교의 시설경비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다.

나.

원고는 2014. 7. 1.부터 2017. 2. 28.까지는 주식회사 E(이하 'E'라고 한다) 소속으로, 2017. 3. 1.부터 2021. 12. 31.까지는 E의 고용을 승계한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 소속으로, 2022. 1. 1.부터는 F의 고용을 승계한 참가인 소속으로 D대학교에서캠퍼스폴리스로 근무하였다.

다.

참가인은 2024. 4. 1.경 D대학교에서 경비 및 캠퍼스폴리스로 근무하는 근로자 전체에 대하여 감시적 근로자 동의서 제출을 요청하였는데, 원고는 감시적 근로자 동의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참가인은 2024. 6. 19. 원고에게 '2024. 6. 30.까지 감시적 근로자 동의서를 제출하지 아니할 경우 2024. 7. 4.부터 대기발령 예정'이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고, 원고가 동의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자 2024. 7. 4.자로 원고에 대하여 대기발령 및 직위해제 인사명령을 하였다.<1>

라.

참가인은 2024. 7. 11.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이하 '서울서부지청'이라 한다)에 D대학교 경비 근로자 83명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에 따른 휴 게시간 등의 적용제외 승인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서부지청은 2024. 9. 12. 원고를 포함

한 2명에 대하여는 '근로자가 감시적 근로자로서 근로시간, 휴게,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이 제외된다는 것을 명시한 근로계약서 또는 확인서'가 제출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적용제외 승인을 하지 아니하였고, 나머지 81명에 대한 적용제외 승인서를 참가인에게 교부하였다.

마.

참가인은 2024. 9. 19. 원고에게 감시적 근로자 동의 여부에 대한 최종 의견을 제출할 것을 요청하였고, 원고는 2024. 9. 27. 'D대학교 캠퍼스폴리스는 업무강도가 낮다고 볼 수 없으므로 감시적 근로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바.

참가인은 2024. 10. 14. 원고에게 '2024. 10. 21.부터 원고의 근무지를 H 성수점으로 전환한다'는 취지의 전환배치 결정 안내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보'라 한다).

사.

원고가 2025. 1. 14.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전보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5. 3. 18. '이 사건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생활상 불이익이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I).

아.

원고가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5. 7. 11.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원고의 근무장소를 D대학교로 한정하는 내용의 묵시적 근로계약이 체결되어 있었으므로, 참가인이 원고의 근무장소를 변경하는 이 사건 전보를 함에 있어서는 원고의 동의가 필요하다. 참가인은 원고의 동의를 얻지 않고 이 사건 전보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전보는 부당하다.

2)

참가인은 원고의 근무장소를 H 성수로 변경할 경영상 필요가 없었음에도 원고가 감시적 근로자 확인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전보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전보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될 수 없다.

3)

원고는 D대학교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면서 경비용역업체가 변경되더라도 고용승계를 통하여 D대학교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는데,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계속 근무의 기대가 깨어지고 새로운 근무장소에 적응해야 하는 등 고용불안의 불이익이 발생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한 생활상의 불이익이 통상 감수하여야 하는 범위를 초과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나.

판단

1)

이 사건 전보에 원고의 동의가 필요한지 여부

근로계약에서 근로내용이나 근무장소를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전보나 전직처분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대법원1992. 1. 21. 선고 91누5204 판결, 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18165, 18172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 갑 제9,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이 체결한 근로계약에서 원고의 근무장소를 D대학교로 특별히 한정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를 D대학교에서 H 성수점으로 전보하는 데 원고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가 원고의 동의를 얻지 못하여 부당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문서로 된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고, 참가인 이전에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회사들도 문서로 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원고의 근무장소를 D대학교로 한정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원고가 2014년경 E와 근무장소를 D대학교로 한정하는 취지의 구두계약을 체결하였고, 그러한 고용조건이 두 차례의 고용승계를 거치는 동안 유지되었으므로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도 원고의 근무장소를 D대학교로 한정하는 취지로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와 E 사이에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내용의 구두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 원고가 D대학교에서 약 10년간 계속하여 캠퍼스폴리스로 근무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D대학교의 시설경비 업무를 위탁받은 회사가 변경되는 동안 고용승계가 이루어졌기 때문일 뿐이고,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근무장소를 D대학교로 한정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참가인 취업규칙 제19조는 승격 또는 승진으로 상급직책에 보직될 때, 기구의 해체 또는 개편으로 재보직을 요할 때, 회사의 업무상 형편이나 개인의 능력상 보직을 변경하는 것이 더욱 우수한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인정될 때 등에는 직원의 보직을 변경할 수 있고, 직원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

참가인은 고객 회사와 시설경비 등에 관한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참가인 소속 근로자를 기간을 정하여 고객 회사에 상주시켜 근무하도록 하는 사업형태를 가지고 있고, 고객 회사와의 용역계약이 종료되거나 계약기간 도중 인력 교체가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는바, 이러한 참가인의 사업형태와 인력운용상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D대학교 근무 근로자 전체에 대하여, 또는 원고에 대하여 그 근무장소를 D대학교로 한정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다.

라)

참가인 이전에 D대학교의 시설경비 업무를 수행한 F가 그 소속 근로자와 체결한 근로계약에 의하면, 제2조에서 근무장소를 'D대학교'로 규정하고 있으나, 제1조에서 회사의 경영상 필요시 직종, 근무부서, 근무지를 변경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는바, 위 계약상 근무장소 규정은 고객 회사와의 시설경비 용역계약에 따른 근무지를 명시하는 취지로 봄이 타당하고 근무장소를 한정하는 내용의 규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와 F 사이에도 위 근로계약과 유사한 근로계약이 체결되었고 그 계약조건이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에 승계되었다고 보더라도, 참가인이 원고의 근무장소를 변경하는 전보명령을 함에 있어 원고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볼 수 없다.

2)

업무상 필요성의 존부

앞서 든 증거, 갑 제8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는 참가인의 업무상 필요에 의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가)

D대학교의 캠퍼스폴리스는 3조 2교대로 주간-주간-야간-야간-비번-휴무의 형태로 근무하면서, 주간과 심야에는 상황실 2명, 거점 1명, 순찰 1명을 1시간 30분 간격으로 교대하고, 야간에는 상황실 3명, 순찰 1명을 1시간 30분 간격으로 교대하고 있는 점, D대학교를 사업장으로 하는 근로자로 구성되어 있는 J노동조합 K분회는 감시적 근로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에 따른 휴게시간 등의 적용제외 승인신청과 관련하여 D대학교의 감시, 경비 근로자의 실질 휴게시간이 1일 8시간 이상이라는 취지의 확인서에 서명한 점, 서울서부지청은 참가인 소속으로 D대학교에서 원고와 유사한 감시, 경비 업무를 수행하는 관경비, 캠퍼스폴리스 81명에 대하여 감시적 근로자에 대한 적용제외 승인을 한 점, 그 밖에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과 성격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D대학교에서 수행한 캠퍼스폴리스 업무는 감시적 근로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나)

서울서부지청은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감시적 근로자 승인 신청을 불승인하면서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68조 제5호에 규정된 적용제외 확인서 미제출(근로자미동의)'을 사유로 들었을 뿐, 원고의 실질적인 근무 형태를 감시적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불승인 결정을 하지는 않았다.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10조 제1항, 제2항의 규정을 종합하면, 감시적 근로자 여부는 업무의 실질이 '감시업무를 주 업무로 하며 상태적으로 정신적·육체적 피로가 적은 업무'인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고 근로자의 확인서 제출 여부는 참고 사항일 뿐 감시적 근로자 여부 판단에 있어 결정적인 요소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서울서부지청이 참가인이 감시적 근로자 승인을 신청한 83명의 근로자 중 81명에 대하여 감시적 근로자 승인을 한 이상 원고에 대하여도 확인서 미제출을 이유로 승인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다른 근로자와 근무 내용에 현저한 차이가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 이상 감시적 근로자 승인을 하는 것이 타당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일단 서울서부지청으로부터 위와 같은 내용의 적용제외 승인이 이루어진 이상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에 따른 감시적 근로자 승인을 받지 아니한 근로자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사용자는 형사처벌까지 받게 되므로, 참가인으로서는 원고의 업무 형태를 조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판단된다(서울서부지청의 원고에 대한 감시적 근로자 불승인 결정에 대하여 참가인이 이의제기 또는 취소소송등을 통하여 다투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참가인이 원고의 업무 형태를 조정할 현실적인 필요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다)

원고에게 참가인의 감시적 근로자 확인서 제출 요구에 응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으나, 원고에 대한 감시적 근로자 승인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원고가 D대학교에서 캠퍼스폴리스 업무를 계속 수행할 경우 임금, 휴게시간 등에 있어 같은 현장에서 근무하는 다른 근로자들과 사이에 현격한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바, 이로 인해 야기되는 인사관리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전보를 할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평가할 수 있다.

3)

생활상 불이익의 정도

가)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7두22306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든 증거, 갑 제7호증의 기재(가지번호 포함)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① 이 사건 전보 이후 원고의 출퇴근시간이 20~30분 정도 길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는 통상적인 근로자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범위이고, 근무 장소가 출퇴근이 어려운 수도권 외곽 지역이나 지방으로 변경된 것은 아닌 점, ② 원고의 월급이 약 90~100만 원 정도 감소하였으나, 이는 이 사건 전보 이후 원고가 주간 근무만 하게 되어 야간수당, 연장수당, 추가특근수당 등을 받지않게 된 결과인 점, ③ 원고는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고용불안이 발생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참가인은 이 사건 전보 이후 원고에게 L대학교 등 다른 사업장에서 근무할 것을 제안하기도 하였는데(다만 원고는 근무조건이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참가인의 제안을 모두 거부하였다) 원고가 H 성수점 외에 참가인의 다른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것도 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가 이 사건 전보 이후 수행한 주된 업무 내용이 D대학교에서 수행한 업무와 크게 다른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되는 생활상 불이익이 원고가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4)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 절차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고(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18165, 18172 판결 등 참조), 참가인이 이 사건 전보를 하기 전 원고에게 감시적 근로자 동의 여부에 대한 최종 의견 조회를 하였으나 원고가 자신의 노동강도가 낮지 않다는 이유로 부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원고를 D대학교를 제외한 다른 사업장으로 전보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5)

소결론

이 사건 전보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이 사건 전보에 따라 원고가 입게 되는 생활상 불이익이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전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와 결론이 같은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위법이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호성호(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