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5. 7. 25.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C, D(병합) 부당강등및 부당훈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부당강등 부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소속 근로자로서 차장(3급)이자 E팀장이었고, E팀에는 F 대리(5급), G · H 주임(6급)이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4. 8.경 드론 관련 교육에 원고, F, H 총 3명이 참석할 것을 지시하였으나, H는 예산이 2명분밖에 없는데 원고와 단둘이 교육에 참석할 것을 우려하여 원고만 교육참석자 명단에 기재하여 보고하였다. 이에 원고는 2024. 8. 29. 퇴근한 H에게 연락하여 명단 작성경위를 확인하고 질책하였다. 그러자 원고와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F은 원고 자리로 찾아와 '왜 퇴근한 H에게 전화해서 윽박지르냐'며 항의하였고, 원고 역시 언성을 높이며 언쟁을 벌였다.
위 사건 이후 F, G, H는 '부서원 간 갈등조장, 인격모독, 무리한 업무지시 등'을 사유로 2024. 9. 2.경 원고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였으나, 참가인으로부터 조사 의뢰를 받은 노무법인 I은 신고내용을 모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H의 신고내용 중에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 내용이 있었으므로, 노무법인 I은 별도의 조사를 하였고, 그중 아래에서 보는 제2, 3징계사유와 같은 행위를 직장 내 성희롱으로 판단하였다.
참가인은 노무법인 I의 조사를 바탕으로 아래 사유로 2024. 11. 28. 원고에게 강등처분을 하였다(이하 순번별로 '제○징계사유'라 한다).
원고는 강등처분에 관하여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5. 4. 3.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다'는 이유로 강등처분에 관한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고(J), 중앙노동위원회도 2025. 7. 25.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D(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3호증, 을가 제9, 10, 12, 13, 15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제1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참가인 취업규정 제6조 제2항에 의하면 상사는 부하의 인격을 존중해야 하고, 윤리강령 제11조 제1항에 의하면 임직원은 상호간에 직장생활에 필요한 기본예의를 지켜야 하며, 다른 임직원을 비방하는 등의 행위를 하서는 안 된다.
원고가 H에게 전화하여 교육참석자가 변경된 경위를 질책하자 F이 원고에게 '왜 퇴근한 H에게 전화해서 윽박지르냐'며 항의하였고, 부하직원의 항의를 받은 원고는 공개된 사무실에서 먼저 언성을 높여 F과 언쟁을 벌였다. 아무리 부하직원이 자신의 업무처리에 관하여 항의하였다고 하더라도 언성을 높여 대응한 행위는 상사로서 적절하지 못한 행위일 뿐만 아니라 앞서 살펴본 참가인 취업규정과 윤리강령을 위반한 것이다. 원고는 F이 먼저 불손하게 항의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하나, F의 태도에 부적절한 면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징계양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정에 불과하고,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행위가 취업규정이나 윤리강령 위반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F 역시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제2, 3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관련 법리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제2조 제2호에 의하면,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 ·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뜻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와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참조).
판단
갑 제3호증, 을가 제14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제3징계사유는 직장 내 성희롱으로서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있으나, 제2징계사유는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정할 수 없다.
제2징계사유: 원고가 H의 카카오톡 프로필을 보고 H에게 '다리 길이 늘린거야? 이렇게 안 길잖아, 다리 길이 늘렸지?'라고 말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 다툼이 없다.그러나 위 발언은 부서회의가 끝나고 티타임 중 F이 H의 카카오톡 프로필 변경을 언급하자 원고가 그 대화주제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여러 부서원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원고가 H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주려는 의도로 그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H의 프로필 역시 청바지를 입고 있는 사진에 불과하여 신체노출이 있었던 상태가 아니었다. H는 원고의 발언 직후 이를 남자친구에게 이야기 하였으나, 그 대화의 주된 내용은 평소 싫어하던 상사인 원고가 자신의 프로필을 평가한 것에 관한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발언으로 인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호소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발언을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제3징계사유: H가 직장 내 성희롱 조사과정에서 진술한 내용 중 다소 과장되어 보이는 부분이 없진 않으나, H는 일관되게 '원고가 개인면담을 하면서 옆자리에 앉아 손으로 자신의 다리를 수차례 토닥였다'라고 진술하였고, 원고가 다리를 토닥인 경위와 당시의 상황에 관하여도 매우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특히 H는 개인면담 이후 남자친구에게 연락하여 원고가 자신의 다리를 토닥였다며 화를 내기도 하였는데, 이는 H의 진술이 허위가 아니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나아가 원고는 2024. 9. 25. 노무법인 I의 조사 시 자신이 H의 다리를 토닥인 사실 자체를 부인하기 보다는 'H 주임이 불쾌한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만 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자신의 다리를 수차례 토닥였다'는 H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고, 상사인 원고가 여성 부하직원의 다리를 수차례 토닥인 행위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
징계재량권 일탈 · 남용 여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안에서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4두35799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 을가 제4, 11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제1, 3징계사유만으로 원고에게 강등처분을 한 것은 비위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에 해당하므로, 이를 부당징계가 아니라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제1징계사유의 경우 원고가 상사로서 부하직원인 F을 대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잘못이 있긴 하다. 그러나 원고와 F 사이의 언쟁은 F이 갑자기 원고와 H 사이의 전화통화에 개입 · 항의하면서 비롯된 것으로서 언쟁의 발생에 관하여는 F의 책임이 더 크다. 참가인 사장 역시 제1징계사유에 관하여는 '견책'을 요구하였을 뿐이다(다만 제2, 3징계사유와 경합하여 최종적으로는 '강등'을 요구하였다).
제3징계사유의 경우 원고가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한 것이긴 하나, 이 사건에서 문제된 직장 내 성희롱은 단 1건에 불과하다. 원고는 평소에도 남성 직원들에게 가벼운 스킨십을 하였는데(갑 제3호증의2, 22면), 원고의 부적절한 신체접촉은 이러한 잘못된 습관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고, H에 대한 성적 동기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참가인은 제3징계사유가 '비위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또는 '비위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비위의 동기 및 경위, 성적 동기의 존재 여부나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하였을 때 제3징계사유는 '비위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 또는 '비위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해당하고, 이 경우 참가인 인사규정 시행세칙 [별표7]에 따라 '정직~견책'이 적정한 징계양정이라 할 수 있다(인사규정 시행세칙에는 서로 다른 종류의 비위행위가 경합할 경우 징계양정을 한 단계 가중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
참가인 인사규정 [별표1]에 의하면 차장(3급) 직급 이상만 부서장을 맡을 수 있고, 과장(4급) 직급 이하는 부서원으로 근무해야 한다. 원고가 차장(3급) 직급에서 과장(4급)으로 강등될 경우 부서장에서 부서원으로 그 지위도 변경될 수밖에 없으므로, 강등처분에 따르는 불이익은 상당하다. 반면에 원고의 비위정도를 감안하였을 때 정직 이하의 징계만으로도 충분히 징계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에게 강등처분까지 하여야 할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참가인이 부담하며, 나머지는 패소한 피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민수연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