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3. 4. 24. 원고에게 한 장해등급 결정(제5급 제8호)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는 C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로, 2021. 7. 17. 15:10경 D 신축공사 현장에서 안전비계 발판 설치작업을 하던 중 지상에서부터 약 15m 높이에서 추락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척수손상, 목뼈골절(C2-7), 흉추골절(T2-4), 늑골다발골절(우측 5-8), 사지마비, 폐타박 및 외상성 혈흉, 흉골 골절, 신체 여러부위의 표재성 손상, 우측 안와골절'을 진단받고, 피고로부터 요양승인을 받아 2023. 2. 26.까지 요양하였다.
원고는 요양종결 후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고, 피고는 2023. 4. 24. 원고의 장해등급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시행령 제53조 제1항 [별표 6] 제5급 제8호(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뚜렷한 장해가 남아 특별히 쉬운 일 외에는 할 수 없는 사람, 이하 '장해등급 제5급 제8호'라고 한다)로 결정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척수손상 후유증에 따른 장해등급은 산재보험법 시행령 [별표 6]에 규정된 '제3급 제3호(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뚜렷한 장해가 남아 평생 동안 노무에 종사할 수 없는 사람)'에 해당하는데, 원고에게는 경추간 고정술 중등도 기능장해 제10급 장해와 방광장해 경도의 방광기능부전 또는 방광경련으로 인한 지속성 배뇨통이 남은 사람으로서 제11급의 장해도 남았으므로,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53조 제2항 제3호에 따라 장해등급을 조정하여야 하는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장해등급은 위 제3급 제3호를 1개 등급 상향한 제2급이 된다. 그럼에도 원고에 대해 '장해등급 제5급 제8호'로 결정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들에다가 을 제2, 4,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와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뚜렷한 장해가 남아 평생 동안 노무에 종사할 수 없는 사람'으로서, 적어도 장해등급 제3급 제3호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그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다음과 같은 의학적 소견들에 의하면 원고는 '잡기', '쥐기', '수건 짜기' 등 좌 ·우측 협응과 균형이 필요한 기본적 동작조차 원활히 수행할 수 없고, 작업장으로의 이동및 작업장 내에서의 이동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며, 화장실 역시 자력으로 이용하기 곤란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원고는 기본 일상동작 수행에서도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신체활동이 매우 적은 일부 사무직이라 하더라도 일을 지속적·독립적으로 수행함에 있어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원고는 우측 편마비로 인하여 우측 상지의 기능이 사실상 전폐된 상태이다.
원고가 2022. 12. 1.과 2022. 12. 2. F병원에서 시행한 MBI<1> 검사에서는 "개인위생 항목: 양치 혼자 가능 이외의 항목 보호자의 도움 받아 수행(중간정도 도움이 필요)", "식사: 젓가락 사용 어려움, 반찬 보호자가 먹여주거나 환자가 포크, 숟가락 사용해서 드심(중간정도 도움이 필요)", "용변: 화장실 안전바를 잡고 서 있을 수 있고 회음부 위생에 어려움(많은 도움이 필요)", "계단 오르내리기: 한명의 최대 도움으로 수행가능(많은 도움이 필요)", 보행/휠체어 이동: 한 명의 최소 도움을 통해 수행가능(전혀 할 수 없음)"등으로 합계 48점이라는 결과가 나왔다(을 제2호증의 1 3쪽).
또한 G요양병원의 원고 주치의는 2023. 3. 3. 원고의 장해상태에 대하여 "사지마비, 우측이 특히 중력을 이길 수 없는 근력 P로 이동 및 일상생활 동작 수행시 최대 이상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임. 신경인성 통증과 근골격계 통증으로 약물복용 중임.따라서 24시간 간병이 필요함"이라는 소견을 제시하였다(을 제5호증 3쪽).
이 법원의 감정의도 '현재 오른쪽 팔은 움직임이 거의 불가능하며 오른쪽 다리는 위약감 있어 절뚝거리며 걷는 상태였음', '우세손인 우측 팔의 기능을 거의 상실한 상태이고, 단거리 보행만 가능하여 신경계통 기능 또는 정신기능 장해가 남아 평생 동안 노무에 종사할 수 없는 사람에 해당함'이라는 의학적 견해를 밝혔다.
피고 경인지역본부 통합심사회에서는 '신경계통의 기능에 뚜렷한 장애가 남아 특별히 쉬운 일 외에는 할 수 없는 사람임'이라는 심사소견을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심사소견은 진료기록 등을 기초로 한 것이고 원고에 대한 구체적 검사 없이 판단한 것으로, 신체감정결과 도출에 앞서 원고를 직접 마주하고 여러 검사를 거친 이 법원 감정의의 감정 결과나 원고의 주치의(G요양병원) 진단보다 더 신뢰성이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이 법원의 감정의가 맥브라이드 노동능력상실평가표에 따른 원고의 노동능력상실률이 72%에 해당한다는 견해를 밝힌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산재보험법상의 장해등급을 정하는 노동능력은 위와 같이 산정한 노동능력상실률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니고 노동능력상실률에 따라 장해등급을 결정하여야 하는 것도 아닐 뿐만 아니라(대법원 2001. 12. 24. 선고 2000두598 판결 참조), 위 감정의의 전체적인 감정취지는 독립적 보행의 제한, 우세 손인 오른손을 이용한 동작 불가능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 동작의 수행 시에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원고는 산재보험법의 장해등급상 신경계통 기능에 뚜렷한 장해가 남게 되어 '특별히 쉬운 일만 할 수 있는 사람'(장해등금 제5급 제8호)보다는 '평생 동안 노무에 종사할 수 없는 사람(제3급 제3호)'에더 부합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피고는, ① 이 사건 처분 직전 옮긴 G요양병원에서 심인성이 개입할 여지가 큰MBI 검사 결과가 15점으로, 약 1개월 전 F병원에 검사한 결과인 48점과 크게 차이 나는 점에 비춰볼 때, 원고가 이 법원의 감정 당시에도 증상을 과장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② 오른쪽 팔만 정상근력의 10%일뿐이지 오른쪽 다리는 정상근력의75%이고, NCS(신경전도검사)상 말초신경의 모든 부분이 정상인 점 등을 보면, 이 법원의 감정결과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법원 감정의는 '(G요양병원에서의 검사 중) 수검자(원고)의 심인성 요인의 반영이 배제되어 왜곡될 소지가 적은 객관적인 검사인 MRI나 근전도 검사 등은 오히려 호전된 소견이고, 큰 변화 없음이 확인됨.', '우측 상하지 근력은 2-3(앞선 F병원)에서 P 등급(G요양병원)으로 기록된바 비슷한 소견임. 오히려 약간 호전된 소견임'이라고 하여, 이 사건 처분 직전 옮긴 G요양병원에서 급격하게 수치가 나빠진 것이 아니라고 보았다. 또한 이 법원 감정의의 감정결과는 '경추 MRI와 근전도 검사 등 객관적 의학적 검사결과'에다가 감정인의 의학적 · 임상적 지식과 경험에 의거하여 도출된 것으로 여기에 경험칙에 반하거나 현저한 잘못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아가 근력의 일부 잔존 자체가 곧바로 기능적 보행 능력이나 작업수행능력을 의미하지는 않고,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중추신경계에 속하는 척수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데, 신경전도검사는 주로 말초신경의 전도 기능 이상 여부를 평가하는 검사에 그치는 것이어서 척수와 같은 중추신경계의 구조적·기능적 손상 여부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검사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를 들어 원고의 기능적 장애 정도를 낮게 평가하거나 그 증상이 과장하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한편, 이 법원 감정의는 원고에게 '경추간 고정술 중증도의 기능장해 제10급'과 '경도의 방광기능부전 제11급'에 해당하는 장해가 동반되어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53조에 따라 1등급 상향조정하면 조정 제2급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46조 제5항 제3호, 제2호 후단은 하나의 장해에 다른 장해가 파생되는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장해등급의 결정에 관하여 장해등급을 조정하지 않고 그 중 높은 장해등급을 그 근로자의 장해등급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① 척수가 크게 손상된 경우에는 사지의 운동기능 장해 및 감각장해 외에도 비뇨기계통의 기능장해 및 생식기 기능장해를 수반하는 등 복잡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척수 손상으로 인한 장해를 평가할 때는 원칙적으로 여러 증상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그것들이 노동능력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에 따라 등급을 인정하고,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53조 [별표 6]도 척수 손상과 같은 신경계통의 기능 장해에 관하여 위와 같은 기준으로 등급을 나누고 있는 점, ② 원고의 신경인성 방광의 원인도 척수신경의 손상으로 인한 것으로 보이고, 그에 따른 배뇨장애로 인한 노동능력의 상실 및 간병의 필요성 · 상당성 여부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주된 장해인 척수 손상으로 인한 장해등급을 판정함에 있어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경추간 고정술로 인한 기능장해는 수술 자체로 독립하여 발생한 것이거나 별개의 외력이나 사고로 발생한 것이 아니고, 이 사건 사고로 발생한 경추 척수손상으로 인한 신경학적 이상을 치료·고정하는 과정에서 수반된 결과에 해당하므로, 기존 척수손상에 포함된 기능장해로 평가함이 타당한 점 등을 고려하면, 장해등급을 제3급에서 제2급으로 1등급 상향조정 하는 이 부분 감정결과는 채용하기 어렵다.
다만, 위와 같이 1등급 상향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장해등급은 이 사건 처분에서 정한 제5급 제8호가 아니라 제3급 제3호로 인정함이 타당하므로, 이 부분이 이 사건 처분의 위법 판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정선재(재판장) 신옥영 이주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