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이 사건 소의 개요
원고는, 자신이 2000. 1. 20. 11:30경 인천 남동구 만수동 1043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대기하던 중 교통사고 피해를 입고 분당서울대병원과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등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분당서울대병원과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의 의료진이 가해자의 보험회사인 피고 B㈜과 결탁하여 원고에 대하여 제대로 치료를 해주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선행 민사소송에서 원고의 골절 부위를 은폐하는 내용으로 조작된 의무기록과 방사선영상(X-ray)을 제출하여 민사법원을 기망하는 소송사기에 가담하였고, 이러한 결과는 피고 대한민국이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감독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초래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① 피고 대한민국에 대하여 감독권을 행사하지 않은 부작위의 위법확인을 청구하고, ② 피고들이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5,000,000원을 지급할 것을 청구한다(추후 청구금액을 확장할 것임을 전제로 한 명시적 일부 청구).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부작위위법확인 청구 부분
현행 행정소송법에 의하면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은 법인격주체인 국가가 아니라 특정한 '행정청'의 부작위가 위법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소송으로서(제4조 제3호), 행정청의 부작위가 있다고 하려면 우선 당사자가 행정청에게 '어떤 구체적인 행정처분을 해줄 것을 신청'하여야 하고 그에 대하여 행정청이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 아무런 행정처분을 하지 아니하여야 비로소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의 대상인 '행정청의 부작위'가 있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1992. 6. 9. 선고 91누11278 판결 참조).
그런데 원고는 소장의 청구원인 주장 자체로 원고가 국가 소속 경찰이나 금융감독원등이 피고 B㈜이나 의료기관 · 의료인들을 감독할 권한이 있는데도 20여 년간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고만 주장하고 있을 뿐, 국가 소속 행정청에게 어떤 구체적인 행정처분을 해줄 것을 신청하지는 않았던 경우였으므로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의 대상인 '행정청의 부작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부작위위법확인청구는 확인의 대상인 부작위가 존재하지 않아 부적법함이 명백하고 그 흠을 보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행정소송법상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은 행정청을 상대로 제기하여야 하고(제38조 제2항, 제13조 제1항) 법인격주체인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것은 부적법하므로 피고를 경정하여야 마땅하나, 이 사건에서 피고를 경정하더라도 여전히 부작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유는 해소되지 않으므로, 굳이 피고를 경정하도록 석명권을 행사하지 않았음을 밝혀 둔다. 만약 원고의 주장과 같은 소송사기가 있었다면, 원고는 우선 관할 경찰서에 피의자들을 고소하여 수사권 발동을 촉구하고, 수사결과가 나오면 형사소송법 제245조의7에서 정한 이의신청, 검찰청법 제10조에 따른 항고, 형사소송법 제260조에 따른 재정신청의 방법으로 불복하여야 하고, 행정소송법상 항고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음을 지적하여 둔다(대법원 2018. 9. 28. 선고 2017두47465 판결 참조)].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부분
행정소송법에 의하면 항고소송은 피고 행정청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행정법원이 관할하고(제9조 제1항), 원래 민사소송에 해당하는 손해배상 등 청구소송은 항고소송으로 다투어지는 처분등과 관련되는 경우에만 '관련청구소송'으로서 행정법원에 병합하여 제기할 수 있다(제10조 제1항 제1호, 제2항).
관련청구소송은 본체인 항고소송이 적법하게 제기된 경우에만 허용되며, 본체인 항 고소송이 부적법하여 각하하는 경우에는 관련청구소송을 행정법원에서 심리 · 판단할 이유가 없으므로 관련청구소송도 각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9. 29. 선고 2009두10963 판결 참조).
이 사건 청구취지 제1항(항고소송인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이 부적법하여 각하하여야 하므로, 청구취지 제2항(관련청구인 손해배상소송)도 부적법하여 각하하여야 한다.
[손해배상소송 등 민사소송은 당사자능력이 있는 법인격주체를 상대로 제기하여야 하는 것인데, 이 사건 피고3 분당서울대병원은 「서울대학교병원 설치법」제2조에 따라 설립된 공법인인 '서울대학교병원'이 설치 · 운영하는 의료기관(영조물)에 불과하여 당사자능력이 없고, 피고5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제10조에 따라 설립된 공법인인 '근로복지공단'이 설치 · 운영하는 의료기관(영조물)에 불과하여 당사자능력이 없으므로, 각각 소속된 법인격주체로 당사자표시를 정정하여야 마땅하나, 이 사건에서 피고3, 피고5의 표시를 정정하더라도 여전히 관련청구소송이 부적법하다는 사유는 해소되지 않으므로, 굳이 당사자표시 정정을 하도록 석명권을 행사하지 않았음을 밝혀 둔다.]
결론
그러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219조에 따라 변론 없이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하고, 소송비용은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방민우 박소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