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갑1호증의 1 내지 11, 13, 갑2호증의 1, 2, 4 내지 10, 14 내지 18, 갑3 내지 5, 7, 8호증, 을1호증의 1, 2, 을2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박중임, 송일용, 최용웅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각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회사는 1973.1.11 정밀기계부품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후, 1997.1월 현재 15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군수품과 의료기기 등을 생산하고 있고, 피고 보조참가인 김문남(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은 1995.4.1 원고회사에 생산직 주부사원으로 입사하여 생산2부에서 근무하다가 1998.3.12자로 정리해고되었다.
원고는 1979년경 방위산업체로 지정받은 이래 1997년도를 기준으로 총매출액 117억3,918만4,000원 중 약 77%에 이르는 금 90억5,120만9,000원 상당의 군용물품을 생산하여 군에 납품하는 등 방산물자 제조, 판매를 주된 영업으로 하여 오면서 1996년도에 금 4억7,500만원 가량, 1997년도에 금 5억4,558만3,282원의 각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매년 일정한 흑자를 내어 왔으나, 1997년 말경 시작된 국내경제의 침체와 갑작스런 환율변동으로 인한 환차손의 발생, 자재단가의 상승, 국방추경예산의 대폭삭감에 따른 수주물량의 감소 등으로 인하여 1998년도에는 매출액이 23.2% 정도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어 상당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자체 판단 아래 1998.1월경 공장장 직제의 폐지, 부서간 통합 및 축소 등 회사조직의 개편과 다양한 비용절감 방안이 포함된 `1998년도 감량경영계획안'을 마련하였다.
원고는 1998.1월 초순경 위 계획에 따라 촉탁직원 2명을 해촉, 단순 근로자들과 합의에 의한 연봉제의 실시, 근로자들의 연장근무 억제, 연차휴가 사용 권장, 차량유지비 및 학자금 지원 유보, 임대 통근버스 운행중지, 기숙사 거주자의 교통비 지원 중단, 서울 전용전화선 반납, 보건관리의 대행 등 제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조치들을 시행하기로 하는 외에 회사조직의 축소에 따른 과장 2명, 반장/대리 2명, 조장/주임 3명, 사원 11명 등 19명의 잉여인력을 우선적인 정리해고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결정하고, 상무이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구조조정심의위원회를 설치하여 회사 자체의 정리해고대상자 선정기준으로 ① 1997년도 인사고과 결과, ② 기능 및 기술 정도(단순 기능직), ③ 편제조정에 따른 고용중복, ④ 고령자, ⑤ 위험물 취급 부적격자(안전문제 고려), ⑥ 직무순환 불가자(전문기능 미보유자), ⑦ 기타 사항을 정하는 한편, 신규채용을 보류하고 1998.1.5에도 전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자를 모집하여 퇴직의사를 밝힌 4명의 근로자를 퇴직시켰으며, 같은 해 2.15 촉탁직 근로자로 위촉된 2명을 해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
또한 원고는 1998.1.23 별도의 노동조합 없이 분기별로 1회씩 모여 필요한 안건을 논의하던 노사협의회의 근로자 대표들에게 위와 같은 비용절감 방안 외에 구조조정 혹은 임금삭감 등을 회의안건으로 통보하고 당일 개최된 임시노사협의회에서 토의한 결과, 근로자측으로부터 위 비용절감 조치들에 대한 동의를 얻었으나, 구조조정 내지 임금삭감 문제에 관하여는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추후 별도로 논의하기로 하였다가 같은 해 2.3 개최된 임시노사협의회에서 근로자측과 사이에 임금삭감을 유보하는 대신 15∼20%의 인원감축에 의한 구조조정을 시행하되, 그 대상자를 자연감소, 지원자, 권고사직순으로 정하고 그 밖에 구체적인 기준은 회사에서 정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위 1998.1.23 임시노사협의회 직후 노사간에 합의한 연봉제 실시와 관련하여 경비직 및 참가인을 포함한 주부사원만을 우선적인 적용대상으로 정하고 이들에게 일괄적으로 연봉제 전환을 사직사유로 한 사직서를 제출하게 한 뒤, 연봉제에 동의하는 사람에게만 사직서를 반려할 것임을 통지하였으나, 참가인을 포함한 일부 주부사원들은 연봉제에 동의하지 아니하고 끝내 사직서 제출을 거부하였다.
그 후 원고는 1998.2.11 당시의 근로자 140명 중 과장급 2명, 반장/대리급 2명, 조장/주임급 3명, 사원급은 참가인을 비롯한 주부사원 6명을 포함하여 7명 등 총 14명에 대하여 해고일자를 같은 해 3.12로 한 해고예고 통보를 하였는데, 위 해고예고 통보를 전후하여 1998.2.6 생산2부 차장 강국희를 통하여 참가인에게 원고가 내부적으로 정한 위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은 정리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을 일방적으로 설명한 일이 있을 뿐 근로자나 정리해고대상자와 사이에 위 선정기준 등에 관하여 협의 또는 대화한 바는 없다.
참가인은 1998.3.6 원고가 한 위 정리해고가 정당한 이유가 없음을 이유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여, 같은 해 4.28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위 해고가 부당해고로 인정된다는 이유로 원고는 참가인을 즉시 원직에 복직시키고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결정을 받았고, 이에 원고는 같은 해 6.2 피고에게 위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같은 해 8.3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다는 이 사건 98부해191 재심판정을 하였다.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1997년 말경부터 불어닥친 국내경제의 총체적 난국과 IMF 구제금융체제 돌입의 영향 등으로 인하여 매출액 및 수주물량의 감소, 환차손, 자재비용 등 제 비용의 상승, 우리나라 국방추경예산의 대폭적인 삭감 등으로 인하여 향후 원고회사에 막대한 적자가 예상되었고, 이는 일시적, 계절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방위산업체 전체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경영구조적 난국에서 비롯된 것으로 원고로서는 이러한 국내외적인 경영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여 생존하기 위하여 부득이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을 수 없었던 형편이었고, 실제 1998년도에 전반적인 적자상태를 계속하여 감량경영에도 불구하고 결국 금 3억8,521만400원의 순손실을 보았음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을 해고할 당시 원고에게는 정리해고를 하지 않으면 않될 급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고,
참가인을 해고하기에 앞서 구조조정에 따른 인원감축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신규채용의 억제, 촉탁직 직원 2명의 해촉, 연차휴가 전부사용 권장, 단순근로자와의 합의에 의한 연봉제의 실시, 회사차원의 각종 비용절감 방안 등을 강구하는 등 해고를 회피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다하였고,
노사위원회를 통한 근로자와의 합의를 통하여 정리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의 설정을 위임받아 원고회사의 특성상 합리적이고 공정한 선정기준을 설정하였으며, 그 기준에 의하여 1997년도 인사고과결과가 생산2부 근로자 21명 중 최하위이고, 만 51세로 주부사원 평균연령 42세에 비하여 현저히 고령자이며, 해당 직책에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능공의 자격이 없었던 참가인을 정리해고한 것이므로 그 해고대상자 선정에 공정성과 합리성이 있다 하겠고,
해고에 앞서 임시노사협의회를 거쳐 구조조정에 관한 노사간의 합의를 거쳤고, 참가인과의 면담을 통하여 회사의 입장을 충분히 알려 준 바 있으므로 참가인에 대한 위 정리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결론을 달리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한다.
판 단
그러므로 살피건대, 기업이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한 이른바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인정되려면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것인지, 사용자가 해고회피를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하였는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해고대상자를 선정하였는지 여부, 그 밖에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와의 성실한 협의 등을 거쳤는지 여부 등 제반사정을 전체적,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고가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지닌 것으로 인정될 수 있어야 할 것인 바(대법원 1995.12.22 선고 94다52119 판결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비록 원고가 국내경제의 침체와 환율인상 등으로 1998년도부터 매출액의 감소와 그에 따른 경영적자가 예상되었고 그 예상대로 실제 같은 해 금 3억8,521만400원 상당의 당기순손실을 보았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이 사건 정리해고 직전의 1996년도와 1997년도에만 합계 9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남긴 것을 비롯하여 과거에는 매년 일정한 흑자를 기록한 바 있고, 향후 계속하여 위와 같이 경영상태가 악화될 것이라고 볼만한 뚜렷한 근거도 없으며, 원고에게 예상되는 불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달리 경영합리화나 생산성 향상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보기도 전에 근로자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을 감수하게 하는 정리해고를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의 급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나아가 원고는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하여 신규채용의 억제, 연장근무제한, 연차휴가 전량사용 권장, 촉탁직 직원의 해촉 등의 소극적인 수단을 취하 외에 불요불급한 고정자산의 매각이나 근로시간의 단축 또는 임금의 하향조정, 생산성 및 매출액 향상 방안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한 바는 없고, 특히 비용절감 방안의 하나로 실시하였다는 연봉제의 경우 근로자의 능력 극대화와 생산성 향상 측면에서 보면 이사, 부장, 과장 등 상위직급에서부터 실시한 것이 효과적이라 할 것임에도 경비직이나 주부사원과 같은 단순노무의 하위직을 대상으로 강제적인 수단을 동원하여 연봉제 실시를 강요한 것은 합리적인 해고회피 수단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정리해고대상자를 선정함에 있어서도 기업의 생존을 위하여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을 통하여 인건비 부담을 줄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라면 마땅히 고임금자인 간부급을 우선적인 대상으로 하였어야 함에도 차장급 이상의 근로자를 제외한 채 인건비 절감의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보이는 과장급 이하의 하위직이나 저임금자들만을 상대로 하였으며,
노사협의회를 통한 노사간의 합의에 의하여 정리해고대상자 선정을 일임받아 선정기준을 정하였다고는 하나, 일방적으로 사용자의 입장만을 고려하여 위 기준을 정한 뒤 그에 대하여 근로자들이나 해당자와의 사이에 아무런 협의나 의견수렴 절차를 거침이 없어 곧바로 위 기준을 적용하여 정리해고대상자를 선정, 해고조치한 것은 근로자와 성실한 협의를 거친 것이라고 하기 어려우므로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한 위 정리해고는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것이라 할 수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하겠으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술(재판장), 정기돈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