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이 사건 당시 참가인이 1회 운행을 마치고 도착한 시각과 위 배차지시상의 발차시각 사이의 간격은 21분 정도에 지나지 아니하여 1회 운행종료 후 차내 청소 및 주유 등 차회 운행을 위한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을 빼고나면 거의 휴식을 취할 틈이 없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배차지시는 승격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버스사업자인 원고회사에게는 용납될 수 없는 것으로서 관계 법규에 의한 준수사항에도 배치되어 정당하지 못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참가인에게는 이 사건 배차지시를 따를 의무가 없다 할 것이니 원고회사가 위 배차지시 거부행위를 해고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 할 것이다.
* 사건 / 1999.1.21 선고, 서울행정법원 제12부 98구7298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 주식회사 동양고속건설
* 피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윤인호
* 변론종결 / 1998.12.10
[주 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1998.4.23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의 98부해46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재심판정의 경위
(채택증거:갑1의 1, 2, 갑4의 1, 2, 갑7의 11, 12)
참가인은 1993.9.3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원고회사에 입사하여 고속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여 오던 중 1997.10.5 대구사업소로부터 19:51 대구발 서울행 임시편 고속버스를 운행하라는 배차지시를 받았음에도 이를 거부함으로써 원고회사의 징계규정 제4조 제1항 제9호, 제13호 및 같은 조 제2항 제6호, 제13호에 해당하는 비행을 범하였다는 이유로 같은 달 14일 원고회사에 의하여 면직(징계해고, 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처분을 받았다.
참가인 1997.10.18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라 한다)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다가 1998.1.23 지노위로부터 기각결정을 받게 되자 이에 불복하여 같은 해 2.14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라 한다)에 98부해46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는 바, 중노위는 1998.4.23 참가인의 신청을 받아들여 지노위 결정을 취소하고 이 사건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함과 아울러 그 구제조치로써 원직으로의 복직과 해고기간 중의 임금상당액의 지급을 명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회사의 주장
원고회사가 영위하는 버스운송사업의 특성상 토·일요일이나 공휴일(이하 `주말 등'이라 한다)에는 승객이 폭주하여 임시차의 증편운행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원고회사는 주말 등에 노동조합과 합의된 연장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규배차시간을 변경하여 운전기사들로 하여금 임시차를 운행토록 하고 있다.
원고회사 대구사업소장은 1997.10.5 19:51발 서울행 고속버스를 임시 편성한 후 당일 15:10부터 19:30까지 서울발 대구행 고속버스를 1회 편도 운행한 원고에게 위 임시차를 운행토록 이 사건 배차지시를 하였는데, 위와 같은 배차지시는 원고회사 소정의 배차순번에 따른 정당한 것이었음에도 참가인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였는 바, 이러한 참가인의 행위는 원고회사의 징계규정 제4조 제1항 제9호, 제13호 및 같은 조 제2항 제6호, 제13호에 규정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참가인은 1997.6.18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것을 비롯하여 입사이래 이 사건 전까지 6회의 징계를 받았음에도 개전의 정을 보이지 아니한 채 다시 이 사건 비행을 범하였는 바, 이는 위 징계규정 제4조 제2항 제2호에 규정된 면직사유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같은 규정 제10조 제1호 소정의 가중사유에도 해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인정된 사실관계
(채택증거:갑2, 갑3, 갑5의 5, 갑6의 9, 갑7의 1내지 17, 갑8의 1 내지 5, 갑10의 2, 갑11, 증인 곽위진, 다만 갑7의 2, 3, 4, 7, 8의 각 일부 기재 및 증인 곽위진의 일부 증언 제외)
징계규정 중 관련 규정
징계의 종류
원고회사의 징계규정 제3조 제2호에 의하면 승무직 근로자에 대한 징계의 종류로는 견책, 감봉, 감급, 승무정지, 해임, 정직, 면직 등이 규정되어 있다.
징계 사유
위 징계규정 제4조는 제1항에서 `업무상 명령 또는 지시사항을 위반하였거나 직장질서를 문란케 할 때'(제9호), `배차지시를 위반하거나 승무를 한 때'(제13호) 등을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나아가 제2항에서 `본조 제1항의 사유와 관련하여 중징계를 연 2회, 총 회수 5회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고도 개전의 정이 없을 때'(제2호), `배차를 거부하여 승객운송이 중단되는 사태를 유발하거나 운송질서를 문란케 한 때'(제6호), `상사의 정당한 지시명령 불복종 및 하극상행위를 함으로써 회사의 질서를 문란케 한 때'(제13호) 등을 면직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가중규정
위 징계규정 제10조 제1호에 의하면 전 징계일로부터 1년 이내에 징계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가중징계를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2)사건의 배경
원고회사의 배차관리 실태
원고회사는 평상시에는 노선별 운행시간표에 따라 하루 전에 차량 및 운전기사에 대한 배차계획서를 작성하여 정규편 배차관리를 하고 있으나, 주말 등에 승객이 폭주할 경우에는 추가로 임시차를 편성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통상 주말 등에는 정규편성의 약 70∼80%에 해당하는 임시차가 증편되고 있다.
원고회사는 임시차를 증편한 경우에는 휴무 중인 운전기사를 우선 투입하지만 휴무 중인 운전기사가 부족할 경우에는 정규편성상 당해 사업소에서 정박(도착지 사업소에 1박한 후 다음 날 출발하는 것을 말한다)하기로 되어 있는 운전기사를 익일의 운행 순번에 따라 조기 투입하고 있는 바, 이와 같은 배차관행에 따라 통상 주말 등에는 정규 편성상 정박하기로 되어 있는 운전기사 중 약 80∼90%가 정박치 못하고 임시차를 운행하게 되며, 이와 같은 배차지시권은 당해 출발지 사업소장에게 귀속되어 있다.
한편 원고회사와 원고회사 소속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동양고속노동조합(이하 `노조'라 한다)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 제23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시간은 휴식시간을 제하고 1일에 8시간, 1주일에 44시간을 기준으로 고속버스 여객 운송사업의 특성상 탄력적으로 근로를 하되 노조와 협의하여 1주일에 12시간 한도로 연장근무를 시행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고, 원고와 노조 사이에 체결된 근로조건 개선사항 합의서에 의하면 야간 임시차 편성이 예견되어 출근 대기하였으나 운행을 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에는 금 5,000원의 대기수당을 지급하고 임시차 편성으로 인하여 정상 운행시간표상의 정박예정차량이 정박치 못하고 조발운행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해당노선 편도 수당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산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참가인의 징계 전력
참가인은 원고회사로부터 1995.4.8과 1996.2.9에 경미한 교통사고 야기를 이유로 각 경고를, 1995.10.24에 직무교육 미필을 이유로 견책처분을, 1996.4.16에 교통사고 야기를 이유로 견책처분을 1997.1.13에 교통사고 야기를 이유로 감봉 1월의 처분을 받았고, 1997.6.18에는 대구사업소에서의 음주 소란행위를 이유로 정직 3월의 처분을 받았다.
이 사건 징계혐의사실의 발생
원고회사의 정규 배차시간표상 참가인은 일요일인 1997.10.5 15:10부터 19:10까지 서울발 대구행 고속버스를 1회 편도운행한 후 대구사업소에서 정박하고 다음 날 06:30부터 10:30까지 대구발 서울행 고속버스 첫차를 운행하도록 되어 있었다.
참가인은 1997.10.5 위와 같은 배차시간표에 따라 15:10경 대구행 고속버스를 운전하며 서울을 출발하여 약 4시간 20분의 운행 끝에 19:30경 대구에 도착하였다(고속도로 사정으로 인하여 도착이 예정 시각보다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원고회사 대구사업소장은 같은 날 임시차 증편운행에 대비하여 단 2명의 휴무기사만을 확보하였다가 그들이 모두 임시차를 배차받아 더이상 임시차를 운행할 예비인력이 확보되지 않았음에도 19:51 대구발 서울행 고속버스 임시차를 편성하여 매표를 마친 후 19:30경 참가인이 대구에 도착하자 위 임시차를 운행하도록 지시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몸이 땅바닥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다, 몸이 좋지 않다”면서 정규배차시간표대로 정박하며 휴식을 취한 후 운행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채 위 임시차 운행을 거부하였고, 이에 따라 위 임시차는 참가인보다 뒤에 대구에 도착한 인천발 고속버스 운전기사인 소외 오경섭에게 배차·운행되었고 그 과정에서 출발이 약 19분 정도 늦어지게 되었다.
한편, 운행을 마친 고속버스 운전기사들은 승객이 모두 하차한 후 차내 청소 및 주유 등 차회 운행을 위한 준비를 하여야 하는 바, 거기에만도 약 20분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된다.
판 단
이 사건에 적용될 징계규정에 대한 검토
징계 관련 규정이 징계사유를 정함에 있어 일반적인 징계사유와 해고사유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적인 징계사유에 관한 규정은 해고 이외의 다른 징계에 관하여만 적용될 수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해고의 당부는 해고사유에 관한 규정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원고회사의 징계규정에 의하면 제4조 제1항에서는 징계사유를, 같은 조 제2항에서는 해고사유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해고의 당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징계규정 제4조 제2항 중 관련 규정만을 근거로 삼아야 할 것이다(그중 제4조 제2항 제2호의 사유는 참가인에 대한 징계과정에서 해고사유로 된 바가 없으므로 이 역시 이 사건 해고의 당부를 판단하는 근거로 삼을 수 없다 할 것이다).
해고사유의 존부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원고회사에 있어서 사용자가 운전기사에 대하여 하는 배차지시는 사용자가 기업의 목적수행을 위하여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또는 단체협약을 기초로 근로자에 대하여 내리는 업무수행명령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운전기사인 참가인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에 따라 지정된 차량을 운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나, 한편 사용자의 업무수행명령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법령이나 단체협약 등에 위반되는 등 정당하지 못한 것인 경우에는 이에 따를 의무가 없다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업무수행명령에 따르지 않았다 하여 이를 해고 등 징계의 사유로 삼을 수도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배차지시 당시 시행 중이던 자동차운수사업법(1997.12.13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으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제24조 제6항에 의하면 자동차운송사업자의 준수사항의 하나로 운수종사자의 과로를 방지하고 안전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운수종사자를 과도하게 승무하게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러므로, 나아가 이 사건 배차지시가 과연 위와 같은 관계 법규의 취지나 단체협약 등에 따른 정당한 것이었는지 여부를 살피건대, 비록 평일과 주말 등 사이에 고속버스 승객수의 편차가 극심할 뿐만 아니라 주말 등에 승객이 어느 정도 증가할지를 합리적으로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원고회사를 비롯한 동종업체들이 주말 등에는 그때 그때의 수요에 맞추어 임시차를 편성하고 휴무 중인 운전기사 또는 정박하기로 되어 있던 운전기사들로 하여금 수당을 가산지급해 가면서 이를 운행케 하는 방식으로 배차관리를 하여 왔고 그것이 사용자는 물론 운전기사들의 경제적 이익에도 부합하여 일종의 관행으로 정착된 것으로 보여지고, 또한 그렇게 해서라도 보다 많은 여객을 운송하는 것이 어느 정도 공공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면이 있으며, 이 사건 배차지시 당시까지 참가인의 당일 근로시간이 4시간 20분 정도에 불과하여 단체협약에 규정된 1일 기준근로시간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대형 고속버스를 운전하여 서울-대구간의 장거리 노선을 장시간 동안 고속으로 주행하는 경우에는 그에 따른 육체적·정신적 피로로 인하여 적어도 상당 시간의 휴식을 취하지 아니하면 안전운전이 보장되기 어려울 것임이 경험칙상 넉넉히 인정된다 할 것인데, 이 사건 당시 참가인이 1회 운행을 마치고 도착한 시각과 위 배차지시상의 발차 시각 사이의 간격은 21분 정도에 지나지 아니하여 1회 운행종료 후 차내 청소 및 주유 등 차회 운행을 위한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을 빼고 나면 거의 휴식을 취할 틈이 없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배차지시는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버스운송사업자인 원고회사에게는 용납될 수 없는 것으로서 관계 법규에 의한 준수사항에도 배치되어 정당하지 못하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참가인에게는 이 사건 배차지시를 따를 의무가 없다 할 것이니 원고회사가 위 배차지시 거부행위를 해고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 할 것이다.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사유 없이 행해진 것으로서 부당하다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할 것이다.
결 론
따라서 원고회사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윤기(재판장), 박성수, 최호영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