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학습지 모집원의 근로자 여부(소극)(1999.04.22, 서울행법 98구9522)
[요 지]
망인이 그 위탁업무의 수행과정에서 업무의 내용이나 수행방법 및 업무수행시간 등에 관하여 소외회사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위·감독을 받고 있지 않았던 점, 소외 회사로부터 지급 받은 수수료는 그 위탁업무 수행을 위하여 사업부제교사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이나 시간과는 관계없이 오로지 신규 회원의 증가나 회비의 수금 실적이라는 객관적으로 나타난 위탁업무의 이행실적에 따라서만 그 지급 여부 및 지급액이 결정되는 것이어서 종속적인 관계에서의 근로제공의 대가로서의 임금이라 보기 어려운 점 및 그 밖에 업무수행시간의 정함이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망인은 소외회사와 사이에 사용·종속관계하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 사 건 / 1999.4.22 선고, 서울행법 98구9522 판결 유족보상금등청구서반려처분취소
[주 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원고들의 딸인 소외 망 정○○(이하 "망인"이라 한다)
1997.4.1. 소외 주식회사 ○○(이하 "소외회사"라 한다)와 사이에 학습지 회원관리 및 모집업무에 관한 위탁계약 체결(계약기간 - 1997.4.1.부터 같은 해 9.30까지)
1997.10.20. 위탁계약 갱신(계약기간 - 1997.10.1.부터 1998.9.30.까지)
1998.1.8. 17:50경 성남시 분당구 ○○동 소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금품을 강취하려는 소외 이○○에 의해 흉기에 찔리는 상해를 입고 ○○분당○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같은 날 18:56경 "다발성 경부좌상" 저혈성 쇼크, 급성호흡부전을 원인으로 사망
원고들, 이 사건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청구
피고, 1998.4.29. 망인이 소외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 사건 반려처분
처분의 적법여부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은, 망인이 소외회사의 분당동부지점에 소속되어 소외회사로부터 학습교재를 공급받고 소외회사의 지시·감독에 따라 학습지 회원을 관리해 왔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회원에게 학습지를 배달하고 교육을 마친 후 다른 회원의 주거지로 이동하려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해 사망하였으므로 이는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망인이 담당한 업무현황, 보수관계 등 제반사건을 종합하여 볼 때 망인은 소외회사의 근로자가 아닐 뿐만 아니라 망인이 학습지 회원 관리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회원의 주거지로 이동하려던 중에 이 사건 사고를 당한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으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다툰다.
인정사실
이 사건 위탁계약의 내용
망인은 위탁계약기간동안 소외회사의 사업부제교사로서 소외회사가 판매하는 학습지 중 "○○○ 수학" 및 "○○○ 친구" 학습지를 소외회사로부터 공급받아 소외회사가 지정한 관리구역인 분당동부지역 내에 거주하는 학습지 회원을 주 1회 관리(학습교재의 전달, 교육, 상담 등)하고, 학습지 회원을 신규로 모집하며, 회원들로부터 회비를 수납하는 업무(이하 위 업무 모두를 "위탁업무"라 한다)를 수행한다.
소외회사는 망인에게 매월 망인이 수납한 회비 중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하되, 매월 제품별 회원 순증가(입회 - 휴회)수에 해당제품회비를 곱한 금액을 순증수당으로 정산하여 수수료에서 가감하기로 한다.
이 사건 위탁계약은 망인이 개인적 사정 등으로 인하여 계약을 수행할 수 없어 그 해지를 원하거나 망인이 업무상 지침에 위배되는 행위 등을 하는 경우에는 계약기간과 관계없이 해지된다.
망인의 업무수행방법 및 보수관계 등
망인은 소외회사의 분당동부지점에 소속되어 성남시 분당구 분당동 소재 ○○아파트, ○○빌라 등에 거주하는 학습지 회원을 상대로 위탁업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출·퇴근시간 내지 업무수행시간에 관하여 특별히 정해진 바는 없었고, 업무수행 장소는 소외회사의 지국 사무실 등의 사업장이 아닌 주로 학습지 회원의 주거지 등에서 자유로이 이루어지는 편이었다.
망인과 같은 사업부제교사는 매월 정기적으로 지점에 방문하여 회원 관리업무와 관련한 학습결과표, 상담일지, 회비입금표 등을 작성·제출하고, 매월 1∼2회 정도씩의 지점월례교육을 받았다.
망인은 신규회원의 증가나 회비 수금실적에 비례하여 소외회사로부터 1997. 8. 금 860,610원, 같은 해 9. 금 1,075,640원, 같은해 11. 금 1,222,820원, 같은해 금 987,400원 상당의 수수료를 각 지급받았다.
망인은 위 수수료 소득에 대하여 자유직업소득자로서 사업자등록을 한 후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을 뿐이고, 한편 소외회사에 설립되어 있는 직장의료보험조합의 당연 피보험자로 되어 있지 아니하다.
소외회사의 직제 등
소외 회사는 채용·인사·승진·근무시간·보수·징계 등에 관하여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의 적용을 받는 일반사원과 달리 사업주제교사에 관하여는 "교사관리지침"만을 적용하고 있고 통상 기간을 1년으로 하는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바(사업부제교사가 직원으로 임용되기 위해서는 별도의 채용절차를 거쳐야 한다), 1998. 12. 현재 소외회사의 직원은 약 5,800명, 사업부제교사는 약 12,000명에 이른다.
소외회사는 사업부제교사에 대하여는 직원과 달리 회사의 복무질서 위반행위 등에 관한 징계규정을 두지 아니한 채 다만 위탁계약서에서 정한 소정의 사유가 있을 때 상호 위탁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판 단
먼저,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 있어서 처분청은 당초 처분의 근거로 삼은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다른 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을 뿐, 기본적 사실관계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별개의 사실을 들어 처분사유로서 주장함은 허용되지 않는 것인바, 피고가 이 사건 소송단계에서 "망인이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당초 처분사유와는 기본적 사실관계가 전혀 다른 "사고가 업무수행 중에 발생한 것이 아니다"라는 사유를 들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하여는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다음으로 망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산업재해보상보헙법에 의한 보험급여의 대상자가 되기 위해서는 재해 당시에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근로자에 해당하여야 할 것인데,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및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지위·감독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이 있는지 여부, 비품, 원자재,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의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가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적, 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자라고 주장된 사람이 실질에 있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데,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망인이 그 위탁업무의 수행과정에서 업무의 내용이나 수행방법 및 업무수행시간 등에 관하여 소외회사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고 있지 않았던 점, 소외회사로부터 지급 받는 수수료는 그 위탁업무 수행을 위하여 사업부제교사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이나 시간과는 관계없이 오로지 신규 회원의 증가나 회비의 수금 실적이라는 객관적으로 나타난 위탁업무의 이행 실적에 따라서만 그 지급 여부 및 지급액이 결정되는 것이어서 종속적인 관계에서의 근로제공의 대가로서의 임금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및 그 밖에 업무수행시간의 정함이 없었던 점 등 위에서 본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망인은 소외회사와의 사이에 사용·종속관계하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 볼 수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반려처분은 적법하다.(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망인의 소외회사로부터 학습교제를 공급받고 정기적으로 지점에 방문하여 회원관리업무와 관련한 서류들을 제출하고 월례교육을 받아 왔다 하더라도 이는 소외회사로부터 위탁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최소한의 지시나 교육을 받는 것이거나 위탁계약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일 뿐이고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망인이 사용·종속관계하에서 소외회사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로제공을 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윤기(재판장), 박성수, 김민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