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참가인 회사가 경영난으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자진퇴사를 권유하자 근로자들이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확약해 줄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따라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가 그러한 취지의 각서를 작성하여 줌으로써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및 선정자들과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사실상 합의해지로 종료되었고,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로 볼 수 없는 이상, 원고 및 선정자들이 참가인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하였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 사건 / 1999.1.15 선고 서울행정법원 제3부 98구15114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선정당사자) / 김주하
* 피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노태근
* 피고보조참가인 / 나원산업 주식회사, 대표이사 이용근,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용호
* 변론종결 / 1998.11.27
[주 문]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1998.7.10 원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과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98부해213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재심판정의 경위
을 제1호증의 1, 2,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선정당사자,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 및 선정자들은 1995.7.1부터 1997.3.10까지 사이에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 회사에 각 입사하여 생산직 사원으로 근무하여 오다가 1997.10.31 참가인 회사로부터 부당해고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같은 위원회는 1998.3.31 원고 및 선정자 최진규, 김태아가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하여 고용관계가 적법하게 해지되었다고 인정하여 원고 및 위 선정자들의 신청을 기각하고, 나머지 선정자들에 대하여는 2회 이상 심문기일 통지서가 반송되었거나, 2회 이상 심문통지를 받고도 이에 응하지 아니하여 구제신청의 의사를 포기한 것으로 인정된다는 이유로 위 선정자들의 신청을 각하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 및 선정자들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같은 위원회는 1998.7.10 원고 및 선정자 최진규, 김태아에 대하여는 합의에 의하여 근로계약이 해지되어 부당해고를 구성하지 아니함이 명백하다는 이유로 위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기각판정을 각하로 변경하고, 나머지 선정자들에 대한 재심신청은 기각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 51명이 주식회사 한일의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되자 참가인 회사는 노동조합에서 탈퇴할 것을 강요하였고 근로자들이 이에 응하지 아니하자 사직서를 쓰지 아니하면 회사를 부도 내 퇴직금도 못받게 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협박하면서 사직서를 제출할 것을 강요함으로써 원고 및 선정자들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는데, 이러한 사직서의 제출은 진의 아닌 의사표시 또는 자유의사에 의하지 아니한 의사표시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따라서 원고 및 선정자들은 참가인 회사에 의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해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 및 선정자들의 구제신청을 각하 또는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인정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8, 12, 13호증의 각 1, 2, 3, 을 제3호증의 1 내지 7, 을 제4, 7, 9, 10, 11, 15, 19호증, 을 제5, 16호증의 각 1, 2, 을 제6, 14호증의 각 1 내지 4, 을 제17, 18호증의 각 1 내지 43의 각 기재 및 영상과 증인 박위석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참가인 회사는 승용차의 좌석커버를 제조하는 회사로서 1994.11월경 설립되었고, 제품을 생산하여 참가인 회사와 인접해 있는 주식회사 한일에 납품을 하면, 위 회사는 이를 이용하여 완제품을 만들어 자동차 제조회사인 현대정공 주식회사에 납품을 하여 왔는데, 설립 이후 계속된 적자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런데 1997.5월경 주식회사 한일의 노동조합이 설립되었는데, 그 노동조합원들이 같은 해 9.11부터 10.7까지 사이에 참가인 회사의 작업장과 휴게실에 들어가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들을 상대로 가입원서를 배부하면서 노동조합 가입을 강권하거나 참가인 회사 운동장에서 확성기를 이용하여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는 등으로 업무를 방해하였는 바, 이러한 와중에서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 약 80명 중 원고와 선정자들을 포함한 51명도 위 주식회사 한일의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되었으며, 1997.9월경부터 참가인 회사 및 주식회사 한일과 노동조합 사이의 갈등으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들이 같은 해 10.2 잔업거부, 같은 해 10.3 특근거부를 하는 등으로 제품생산에 차질을 빚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주식회사 한일은 현대정공 주식회사의 요구에 따라 하청업체를 참가인 회사에서 경쟁업체인 다른 업체로 변경하게 되었다.
참가인 회사는 누적된 적자에다가 위와 같은 근로자들의 작업거부와 불법파업 등으로 인하여 수주물량이 급감되어 경영에 큰 타격을 입게 되어 부도위기에 직면하게 되자 1997.9.12부터 같은 해 10.20까지 사이에 7차례의 노사협의회를 열고 논의한 끝에 1997.10월 하순경 인원감축방침을 세워 근로자들에게 회사의 실정을 설명한 다음 자발적인 퇴사를 권유하고, 자진 퇴직자에게는 퇴직금과 밀린 임금을 모두 지불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런데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들은 참가인 회사의 위와 같은 약속을 믿지 못하겠다는 이유로 대표이사와 관리부장인 박위석을 사무실에 감금한 채 위와 같은 약속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게 하여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와 위 박위석은 `자진퇴직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작성하였다.
그 후 1997.11.1까지 사이에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들 중 원고 및 선정자들을 포함한 51명은 위 각서를 믿고 사직서를 작성하여 참가인 회사에 제출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이를 모두 수리하고 같은 해 11.5까지 사직한 근로자들에게 그 동안의 임금과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며, 그 후 선정자들 중 일부는 다른 사업장에 취업하여 근무하고 있으며, 참가인 회사에는 현재 대표이사를 포함한 22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한편 주식회사 한일의 노동조합원들 중 7명은 1997.10월경 참가인 회사 근로자들에게 노동조합 가입을 강권하고 나원산업 사업장 내에서 농성을 하여 참가인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불구속 기소되어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에서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은 바 있다.
판 단
근로자가 사직서를 작성하여 사용자에게 제출한 경우에 있어서 그 사직서에 사직의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는 내용을 기재한 것으로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직서는 사용자와의 근로계약관계를 해지하는 의사표시를 담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당사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사용자가 그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하여 합의해지가 성립함으로써 종료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6.7.30 선고 95누776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 및 선정자들이 사직서를 작성하여 참가인 회사에 제출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 및 선정자들과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해지로 인하여 종료되었다 할 것이다.
나아가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 및 선정자들이 참가인 회사의 협박과 강요로 인하여 사직의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였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회사가 경영난으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자진퇴사를 권유하자 근로자들이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확약해 줄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따라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가 그러한 취지의 각서를 작성하여 줌으로써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점, 원고 및 선정자들의 사직서 제출 후 그 동안의 임금과 퇴직금을 모두 지급받았고 이에 대하여 어떠한 이의를 유보한 적이 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선정자들 중 일부는 이미 다른 사업장에 취업하여 근무하고 있는 점, 원고 및 선정자 최진규, 김태아를 제외한 나머지 선정자들은 모두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신청사건의 심문절차에 출석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갑 제2, 3, 4, 5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이 원고 및 선정자들과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관계가 합의해지로 종료되었고,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로 볼 수 없는 이상, 원고 및 선정자들이 참가인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하였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 청구는 더 나아가 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욱서(재판장), 여남구, 김성진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