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비록 참가인이 출장명령을 받은 직원들에게 투표를 하고 가도록 요청하였고 그에 따라 6명 중 3명이 출장을 가지 아니하였으나, 나머지 3명이 이를 거절하고 출장을 간 점에 비추어 보면 그 방법이 폭력적이었다거나 종용에까지 이르렀다고 볼 수는 없고, 노조선거의 진행과정 및 무기정직처분에 이르게 된 과정, 출장인원 선발에 있어서의 문제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는 위 출장명령이 노조선거를 저지하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오해할 여지도 있었으며, 위와 같은 원고의 행동으로 참가인 회사에 어떠한 구체적인 손해를 끼쳤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에게 사회통념상 참가인 회사와 사이에 근로계약관계를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 사건 / 2000.5.24 선고, 서울행법 99구24238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 성호승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시민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선수, 강기탁
° 피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이미경
° 피고보조참가인 / 한국전기초자 주식회사 대표이사 서두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봉구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홍종각
° 변론종결 / 2000.3.22
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1999.7.27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99부해186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채택증거 : 갑1의 1 내지 갑5의 2, 갑8의 21]
원고는 1986.3.7 피고보조참가인 회사(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생산직 사원으로 근무하여 오던 중 참가인 회사로부터 1998.10.1 무기정직처분을 받았고, 업무방해 및 유언비어 유포 등의 사유로 징계관리세칙 제6조 제1항 징계심의기준표 질서 6호, 질서 9호, 질서 11호, 질서 12호, 기타 2호(징계심의의결서에는 기타 3호로 기재되어 있으나 아래에서 살펴본 기준표의 규정에 의하면 기타 2호의 오기로 보인다)의 규정에 의하여 1998.12.1 징계면직(해고)처분을 받았다.
이에 원고는 1998.12.28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위 무기정직 및 해고가 부당정직 및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다가 같은 해 3.25 무기정직 부분에 관하여는 부당하다고 인정을 받고 부당해고 부분에 관하여는 기각결정을 받게 되자 이에 불복하여 같은 해 3.31 중앙노동위원회에 99부해186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같은 해 7.27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참가인 회사
원고는 1998.10.27 삼성전관으로 출장가려는 참가인 회사의 직원들에게 출장가지 말라고 종용함으로써 참가인 회사의 출장업무를 방해하였고, 이로 인하여 삼성전관이 참가인 회사의 모니터 납품을 중지시킴으로써 큰 손실을 입었는 바, 이러한 원고의 비위사실은 참가인 회사의 징계관리세칙 제6조에 규정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써 그 정도가 중하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정당하다(참가인 회사는 위 사유 이외에 복직 전 유인물 배포, 선거과정 중 유인물 배포 등을 함께 해고사유로 삼았으나, 이 사건에서는 주장하지 않고 있다).
원 고
징계사유의 흠결
원고는 위 직원들에게 당시 진행되고 있던 노동조합장 투표에 참가한 후 출장을 가도록 권유하였을 뿐 참가인 회사의 출장업무를 방해한 사실이 없다.
징계재량권 남용
원고가 징계혐의사실을 범하게 된 경위, 위 혐의사실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에 어떠한 손해를 가한 바가 없는 점, 장기간 근속하여 온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처분은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다.
인정된 사실관계
[채택증거 : 위 각 증거 및 갑6 내지 갑11의 4, 을1 내지 을7, 증인 김해근, 변론의 전취지]
징계관리세칙 중 관련 규정
참가인 회사의 징계관리세칙 제6조는 징계의 종류를 `면직·강직·정직·감봉·견책'의 5종류로 구분하며 면직은 `종업원의 신분을 박탈하여 해고'함을 말하는 것이고, 정직은 `직위 또는 직급, 호봉을 강하'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그 제1항의 징계심의기준표에서는 `질서'에 대하여 1호 내지 17호까지의 사유를 정하면서 `6.모략, 중상, 유언비어 등으로 질서문란과 9.직무상 지시명령에 반항 및 불복종, 11. 폭언, 폭행, 협박, 업무방해의 경우에는 면직 내지 감봉으로 12. 회사 제규칙 또는 명령위반의 경우는 면직 내지 견책'의 적용기준을 두고 있으며, `기타'의 2호는 `상기 각 호에 대하여 교사선동 및 고무한 자의 경우 면직 내지 견책'을 적용하도록 정하고 있다.
징계혐의사실의 발생 및 그 경위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1997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과 관련한 파업으로 1997.12.6 구속되었다. 참가인 회사는 1998.2.17 노동조합과 `임금동결, 고용안정보장'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1998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당시 구속되어 있던 원고 등의 문제에 대하여 “형기 만료 후 복직을 보장하고 조기 석방에 노력한다”고 합의하였다. 이에 원고는 1998.2.26 보석으로 석방된 후 참가인 회사에 복직을 요청하였으나, 참가인 회사는 “1심 판결 선고 결과를 기다려 복직 허용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원고의 요청을 거절하였다. 이후 원고는 1998.4.1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의 선고를 받고 다시 참가인 회사에 복직을 요청하였으나, 원고가 위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를 제기함으로써 형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요청을 거절하였다. 그러자, 원고는 1998.6.3부터 같은 해 7.20경까지 회사 정문앞 등에서 복직을 촉구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노동조합 조합원을 상대로 20여회 배포하였다. 이후 참가인 회사는 1998.8.20 원고를 `4라인 연마'에 복직시켰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를 복직시킨 다음 날인 1998.8.21부터 25일까지 원고에게 5회에 걸쳐 위 유인물 배포에 대하여 16매의 기술서를 작성하라고 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거부하자, 불법유인물 배포 및 직무상의 지시명령에 반항 및 불복종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1998.10.1 원고에게 무기정직처분을 하였다.
한편, 원고는 `민주노조건설, 고용안정쟁취' 등을 주장하면서 노조 제8대 위원장 선거에 입후보하였다. 위 노조선거는 1998.10.19부터 다음 날까지 치루어졌으나 과반수득표자가 없어 1998.10.23부터 그 다음 날까지 2차투표가 이루어졌고 여전히 과반수득표자가 없자 1998.10.27부터 그 다음 날까지 3차투표를 하기로 결정되었다. 위 1, 2차투표에서 모두 원고가 최다득표 하였는데 2차투표에서는 과반수에 4표 모자라는 득표를 하였다.
위 3차투표일인 1998.10.27 06:40경 참가인 회사 검사팀장 이신정 차장과 이동우 대리는 납품업체인 삼성전관으로부터 납품제품(17인치 모니터용 브라운관 부품) 중 불량품을 긴급히 선별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김해근, 유창근, 이동수, 최삼달, 임정화, 김봉태 등 조합원 6명에게 출장명령을 하였다. 김해근은 그날 노조선거에서 원고측 참관인으로 예정되어 있어 한용운에게 대체출장동의를 받은 후 이신정 차장에게 한용운으로 대체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하였다.
김해근은 브라운관 부품 중 funnel 검사만을 담당하여 왔고 유창근은 제품적치용 로봇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불량이 문제된 panel 검사에 대하여는 잘 알지 못한다. 김봉태는 전날 자정부터 야간근로를 하였는데 야근을 한 근로자에게 곧바로 출장지시를 한 예는 거의 없다.
원고는 전화를 받고 그날 08:40경 위 6명이 삼성전관으로 가기 위해 모여 있던 구미시외버스터미널로 나가 위와 같은 출장명령에 대하여 듣고는 위 출장명령이 노조의 3차투표를 방해하여 원고의 당선을 저지하려는 의도라고 생각하고 김해근, 유창근, 이동수에게 투표를 한 후 출장을 가도록 요청하였으며, 이에 위 3명은 투표를 하기 위하여 회사로 돌아왔다. 이후 원고는 먼저 출발하여 추풍령휴게소에서 쉬고 있던 최삼달, 임정환, 김봉태 등을 찾아가 역시 “이번 출장은 노조선거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주장하며 투표를 하고 출장가라고 요청하였으나, 위 3명은 이를 거절하고 삼성전관으로 갔다, 앞서 회사로 돌아간 3명은 투표에 참여한 후 출장을 가고자 하였으나, 참가인 회사는 대체인력을 출장 보냈다며 출장가지 못하게 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위 17인치 모니터 부품을 1998.10월 44,000개, 같은 해 11월 25,000개 납품하였는데 그 이후 삼성전관은 불량이 많다는 이유로 납품을 중지시켰다.
납품중지사유
원고는 삼성전관과 사이에 월 10만개의 17인치 모니터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로 인하여 불량품 선별작업이 늦어지자 이를 사유로 삼성전관이 1998.10월 44,000개, 같은 해 11월 25,000개로 납품수량을 감축하였고, 같은 해 12월 납품을 중지시켰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에 부합하는 듯한 증인 이동우의 증언, 삼성전관㈜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는 불량품 선별작업을 요청한 날인 10.27 현재 납품량이 참가인 회사가 주장하는 공급계약에 의한 납품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였다는 점, 삼성전관이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납품지연에 관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는 점, 그날 삼성전관에 출장갔던 김봉태 등은 불량이 너무 많아 선별작업이 불가능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삼성전관은 선별작업을 할 인원으로 3명씩 2교대 6명을 요청하였는 바 회사로 돌아가 투표를 마친 3명이 삼성전관으로 출발한다면 교대근무시간에는 충분히 도착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참가인 회사는 그들에게 출장가지 못하도록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를 믿을 수 없고, 그 밖에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판 단
징계사유 해당성
위 인정사실에 의할 때, 원고가 시외버스터미널이나 추풍령휴게소에서 “출장명령이 노조선거를 저지시키기 위한 것이다”라고 말하며 출장업무를 거부하거나 투표 후로 미루도록 요청한 것은 일응 위 기준표의 `중상, 모략'과 `업무방해', `직무상 지시명령에 반항 및 불복종을 교사선동 내지 고무'한 것으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징계재량권 남용 여부
위와 같은 행위를 이유로 근로자에 대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그 징계처분이 징계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적정한 처분이라고 인정될 수 있으려면,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방법,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행위와 징계처분 사이에 합리적인 비례관계가 유지되어야 할 것이며, 특히 위와 같은 행위를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으려면 근
로자에게 사회 통념상 회사와 사이에 근로계약관계를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수 있어야 한다.
이 사건의 경우, ① 비록 참가인이 출장명령을 받은 직원들에게 투표를 하고 가도록 요청하였고 그에 따라 6명 중 3명이 출장을 가지 아니하였으나, 나머지 3명이 이를 거절하고 출장을 간 점에 비추어 보면 그 방법이 폭력적이었다거나 종용에까지 이르렀다고 볼 수는 없고, ② 노조선거의 진행과정 및 무기정직처분에 이르게 된 과정, 출장인원 선발에 있어서의 문제점 등에 비추어보면 원고로서는 위 출장명령이 노조선거를 저지하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오해할 여지도 있었으며, ③ 위와 같은 원고의 행동으로 참가인 회사에 어떠한 구체적인 손해를 끼쳤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함께 해고사유로 열거된 다른 사유들을 고려하더라도 원고에게 사회 통념상 참가인 회사와 사이에 근로계약관계를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부당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치중(재판장), 이재권, 정계선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