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0. 5. 9. 선고 99구26661 판결

판결요지

기존 법률을 통합·폐지하고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거나 기존 법률을 개정함에 따라 새로운 단체가 설립되어 종전에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던 단체의 기능을 흡수하도록 하는 경우에, 해산되는 단체에 소속된 직원들의 근로관계의 승계 여부에 대하여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아니하였다면, 종전 단체에 소속된 직원들의 근로관계가 새로이 설립되는 단체에 당연히 승계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8.10.23 선고 98다33932 판결 참조). 그런데, 새로이 제정된 방송법은 그 부칙 제3조 제4항을 통하여 직무의 이관에 대하여만 규정하고 있을 뿐, 근로관계의 승계에 대하여는 아무런 규정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참가인 위원회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새로이 설립된 방송위원회에 당연승계된다고 볼 수는 없고, 참가인 위원회 소속 근로자들의 대부분이 새로운 방송위원회에 신규채용의 형식으로 다시 입사하였다 하더라도 달리 볼 수는 없다.

* 사건/2000.5.9 선고, 서울행법 제13부 99구26661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99구26821(병합)

* 원고/별지 기재와 같음.

원고 1 내지 15의 소송대리인 변호사 배재철

원고 16 내지 23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시민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선수

* 피고/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이미경

* 피고보조참가인/종합유선방송위원회 대표자 위원장 직무대행 김택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이준성

* 변론종결/2000.4.11

주문

1.

원고들의 이 사건 소와 피고보조참가인의 보조참가 신청을 모두 `각하'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원

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가 제2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위원회'라 한다)은 종합유선방송의 공공성·윤리성 및 방송내용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종합유선방송법(2000.1.12 법률 제6139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34조에 의해 설립된 기구이고, 원고들은 1992.9.8부터 1995.10.26까지 사이에 참가인 위원회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근로자들이다.

나.

참가인 위원회는 1998.11.27 “방송위원회와 참가인 위원회의 통합이 추진되고 있으므로, 그

에 앞서 자율적으로 고용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들을 포함한 51명의 근로자

를 정리해고하였다.

다.

그런데, 원고들은 “위 해고가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써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이에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여 “참가인 위원회는 원고들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근로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구제명령을 발하였다.

라.

그러나, 참가인 위원회가 위 구제명령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자, 피고는 1999.8.25 참가인 위원회의 재심신청을 받아들여 위 구제명령을 취소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참가인 위원회의 보조참가 신청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원고들 1 내지 15의 주장

새로운 방송법이 제정·시행됨에 따라 참가인 위원회가 소멸하였으므로, 참가인 위원회의 보조참가 신청은 부적법하다.

나.

판 단

2000.1.12 법률 제6139호로 제정·공포된 방송법이 2000.3.12 시행됨에 따라 그 부칙 제2조의 규정에 의해 구 방송법과 종합유선방송법은 모두 폐지되었다. 그런데 방송법 부칙 제3조는 “이 법 제20조의 규정에 의한 방송위원회는 이 법의 시행일 30일 전까지 구성하여야 한다(제1항), 이 법에 의한 방송위원회가 구성된 경우에는 종전의 방송법에 의한 방송위원회 또는 종합유선방송법에 의한 종합유선방송위원회는 해체된 것으로 본다(제2항),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방송위원회가 구성된 경우에는 이 법 시행일전까지 종전의 방송법에 의한 방송위원회 또는 종전의 종합유선방송법에 의한 종합유선방송위원회의 직무는 방송위원회가 행한다(제4조)”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을 제15호증의 1 내지 4, 갑가 제25호증의 1, 2, 갑가 제26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새로운 방송법이 제정·시행됨에 따라 새로운 방송위원회가 설립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 변론종결시점을 기준으로 볼 때 참가인 위원회는 이미 해체되어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참가인 위원회의 보조참가 신청은 당사자 능력의 흠결로 인하여 부적법하다.

3.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소의 이익이 있는지에 대하여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은 사용자와 근로자의 양자 구도를 전제로 사용자가 행한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으로 인하여 권리를 침해당한 근로자를 구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근로자를 해고한 사용자가 법인격 소멸 등의 이유로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면,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은 그 수명대상자의 부존재로 인해 더이상 실효성을 거둘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이 사건

의 경우, 참가인 위원회가 해체되어 소멸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다툴 소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1991.12.24 선고 91누2762 판결 참조).

나.

원고들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1)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 지급 문제에 대하여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참가인 위원회를 채무자로, 주식회사 경남은행 등을 제3채무자로 하여 채권가압류 결정을 받아 놓은 상태이고, 이 사건 소송의 결과에 따라 원고들이 해고된 때로부터 참가인 위원회가 해체된 때까지의 임금채권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 따라서, 임금채권의 지급을 구하기 위하여 이 사건 재심판정을 다툴 소의 이익이 있다.

(나)

판 단

근로자를 해고하였던 사용자가 법인격의 소멸 등으로 인하여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됨으로써 근로계약관계의 원상회복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면, ①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지급 문제는 민사소송을 통하여 해결될 수 있는 것이라는 점, ②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취소되어 임금지급명령을 받게 된다 하더라도(수명대상자의 부존재로 인해 이러한 임금지급명령 자체가 불가능하다) 집행력이 없는 위 명령에 기초하여 임금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임금을 지급받기 위한 필요성이 있다는 점만을 들어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다툴 소의 이익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7.7.8 선고 96누5087 판결 참조).

(2)

새로운 방송위원회에 고용이 승계되었는지에 대하여 (가) 원고들의 주장

새로운 방송위원회는 구 방송위원회와 참가인 위원회의 모든 사무처 직원을 그의 사무처 직원으로 승계하였다. 그런데, 원고들이 이 사건에서 승소한다면 소급적으로 참가인 위원회의 직원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게 되므로, 당연히 새로운 방송위원회의 직원으로서의 지위를 가지게 된다. 따라서,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다툴 소의 이익이 있다.

(나)

판 단

기존 법률을 통합·폐지하고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거나 기존 법률을 개정함에 따라 새로운 단체가 설립되어 종전에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던 단체의 기능을 흡수하도록 하는 경우에, 해산되는

단체에 소속된 직원들의 근로관계의 승계 여부에 대하여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아니하였다면, 종전

단체에 소속된 직원들의 근로관계가 새로이 설립되는 단체에 당연히 승계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

법원 1998.10.23 선고 98다33932 판결 참조).

그런데, 새로이 제정된 방송법은 그 부칙 제3조 제4항을 통하여 직무의 이관에 대하여만 규정하

고 있을 뿐, 근로관계의 승계에 대하여는 아무런 규정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참가인 위원회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새로이 설립된 방송위원회에 당연승계된다고 볼 수는 없고, 참가인 위원회 소속 근로자들의 대부분이 새로운 방송위원회에 신규채용의 형식으로 다시 입사하였다 하더라도 달리 볼 수는 없다. 따라서, 근로관계의 당연승계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원고들은 “방송법 부칙 제7조 제1항에 의해 참가인 위원회가 행한 이 사건 해고처분의 효력이 새로운 방송위원회에 미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방송법 부칙 제7조 제1항은 “참가인 위원회가 종합유선방송법에 의하여 한 행위나 참가인 위원회에 대한 신고 등의 효력이 새로운 방송법의 제정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유지된다”는 취지를 규정한 것에 불과하므로, 위 규정을 들어 사법상의 근로계약관계에서 발생한 해고의 효력이 새로운 방송위원회에 미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3)

방송법 부칙 제3조 제4항이 위헌인지에 대하여

(가)

원고들 16 내지 23의 주장

①

방송법 부칙 제3조 제4항을 방송위원회가 종전의 방송위원회 또는 참가인 위원회의 직무만을 이전 받고 근로관계를 승계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종전의 방송위원회 또는 참가인 위원회에 근무하던 직원들에 대해 그 의사나 귀책사유와는 무관하게 직장을 박탈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므로, 위 규정은 헌법 제10조(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헌법 제32조 제1항(근로의 권리), 헌법 제33조 제1항(노동3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써 헌법에 위반된다.

②

방송법 부칙 제4조 제3항은 종전의 방송위원회나 참가인 위원회와는 달리 한국방송공사의 경우에는 모든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는 것으로 규정하여 직원들의 근로관계도 모두 승계하였다. 따라서, 종전의 방송위원회 또는 종합유선방송위원회 직원들을 한국방송공사 직원들과 달리 취급한 것은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나)

판 단

기존 법률을 통합·폐지하고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거나 기존 법률을 개정하는 경우에는 필연적으로 구법(舊法)에 의하여 형성된 법률관계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경우 새로이 만들어진 법률의 틀 안에서 기존의 법률관계를 어느 정도 수용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입법재량의 영역에 속하게 된다. 따라서, 입법권자가 기존 법률을 통합·폐지하고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거나 기존 법률을 개정함에 따라 법률상의 단체가 해체되거나 새로이 설립되는 경우, 구법상의 단체에 소속된 직원들의 근로관계 승계 여부에 대하여 신법에 명시적인 규정을 두지 아니하였다거나 각 단체별로 상이한 규정을 두고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점만을 들어 헌법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4.

결 론

참가인 위원회의 보조참가 신청과 원고들의 이 사건 소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재홍(재판장), 마용주, 김종기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