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원고가 병으로 인하여 업무수행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가능한 병가를 얻었음에도, 그에 따른 가료 등을 하지 아니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농성을 하여 병가를 본래의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은 것, 또한 원고가 승인을 받지 않은 채 무단으로 설치된 서울본부 내 텐트에서 농성하면서 유인물 등을 게시하고 투쟁가 등을 송출하여 피고보조참가인의 업무를 방해한 것은, 질서유지의무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러한 비위사실은 위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원고의 이러한 비위행위의 경위, 태양, 정도, 횟수 및 계속기간 등에 비추어,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를 더이상 지속시키기가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정도의 귀책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들 사유를 들어 원고를 해고한 피고보조참가인의 조치는 정당한 징계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행해진 것으로써 정당하다고 판단된다.
* 사 건 / 2000.5.9 선고, 서울행법 제13부 99구26937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장교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상록, 담당변호사 이정택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이미경
* 피고보조참가인 / 한국전기통신공사 대표자 사장 이계철
소송대리인 변호사 송기방
* 변 론 종 결 / 2000.4.4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86.1.15 피고보조참가인 공사에 입사하여 서울지방본부 혜화전화국에서 6급 전람직으로 근무하다가, 1998.6.22 여의도전화국으로 전보되었다.
여의도전화국장은, 그 산하 보통징계위원회가 1998.9.24 “원고가 전보발령지인 여의도전화국에 임하지 않은 채 1998.6.22부터 6.25까지는 체력단련휴가를 6.27부터 8.21까지는 병가를 받았으나, 실상은 위 전보발령에 불만을 품고 1998.6.24부터 7.19까지 서울본부 시설국 앞에 무단으로 텐트를 설치하고, 여기서 농성을 하면서 근무시간 중 투쟁가 등을 크게 틀어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이유로, 복무규정 제3조, 인사규정 제38조에 규정된 성실의무, 취업규칙 제18조, 복무규정 제4조에 규정된 품위유지의무, 취업규칙 제20조, 복무규정 제4조의 3에 규정된 질서유지의무, 취업규칙 제34조의 위반으로 인정하고 원고에 대한 파면을 의결하자, 같은 해 9.25 원고를 파면하였다.
여의도전화국장은 이어, 서울본부 보통징계위원회가 1999.1.19 위 파면에 대한 징계재심에서 징계사유는 위와 같이 인정하면서 징계양정에 있어 해임으로 의결하자, 같은 해 1.25 위 파면을 취소하고 원고를 해임하였다.
원고는 1998.12.24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위 파면(그 후 위와 같이 해임으로 감경)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명령을 신청하였으나, 1999.3.30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1999.4.2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같은 해 8.12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 이 사건 재심판정이 내려졌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가 무단으로 설치하였다는 텐트는, 원고가 아니라 한국전기통신공사 서울지방본부 노동조합이 당시 피고보조참가인의 일방적 구조조정 및 부당노동행위에 대항하기 위하여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던 항의농성의 일환으로 1998.6.19 상임집행위원회의 결의에 따라 결정, 설치한 것이다. 그리고 원고는 1998.7.1부터 7.4까지 4일간 및 7.6과 7.7 오후에 각각 위 텐트농성장을 방문한 일이 있을 뿐, 그 밖의 텐트 농성, 노동가 송출 및 구호 부착은 원고와 무관하게 노동조합 차원에서 이루어졌고, 노동가는 출근시간 전, 중식시간, 퇴근시간 후에만 송출하였다. 또한 휴가기간 중 피고보조참가인의 직무복귀명령을 수령하지도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휴가가 적법하게 취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복귀명령에 응할 의무는 없으므로, 위 복귀명령을 위반한 바도 없다.
위와 같이 텐트농성을 주도한 자가 따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징계하지 않은 채 원고만을 징계한 것은, 원고가 평소 노동조합의 활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데 대한 혐오감이나 보복의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또한 원고에게 다소의 비위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해고는 해당 노동자 및 그 가족들의 생계기반을 박탈하는 중대한 조치로써, 최후의 수단으로써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하는 점, 텐트 농성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노사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원고에 대하여 위 전보명령을 함으로써 발단된 점, 이에 대항한 원고의 조치는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노동조합과 관련한 자신의 신분상 불이익에 대하여 항의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 점 등에 비추어, 징계권을 남용한 것이다.
판 단
징계사유 인정 여부
갑10호증의 1 내지 9, 갑11호증, 갑12호증, 갑14호증의 1, 2, 갑18호증, 갑19호증의 1 내지 5, 을1호증, 을3호증의 1 내지 3, 을6호증의 1 내지 3, 을9호증의 1, 2, 을10호증, 을1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합쳐 보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갑15호증의 1, 2, 증인 박철우의 증언은 믿기 어렵다.
원고는 혜화전화국에서 근무하던 중 1997.12.31 피고보조참가인 공사의 대표이사 자택 앞 불법 농성, 총무실장 감금, 본사 납입 및 점거 농성 등의 사유로 해임처분을 받은 후 같은 해 5.7 재심에서 감봉 3개월로 감경된 일이 있었는데, 피고보조참가인 산하 서울지역본부장은 이와 관련하여 피징계자인 원고를 다른 전화국으로 전보하기로 하였다. 다만 원고가 노동조합 전국대의원인 관계로 단체협약 제22조 제4호(전국대의원 등 노동조합의 임원을 다른 기관으로 전출시키고자 할 때에는 노동조합과 사전에 협의한다)에 따라, 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 위원장 박철우 등과 3차에 걸쳐 협의하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1998.6.22자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를 여의도전화국으로 전보발령하였다.
서울지방본부 노동조합 조합장 박철우 등은 1998.6.24부터 “조합의 대의원인 원고를 일방적으로 전보발령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농성투쟁에 돌입할 것을 결정하였고, 아울러 이러한 부당노동행위는 같은 해 7월 초 예정되어 있는 구조조정과 해외매각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보고 `부당노동행위 중단' 외에도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을 구호로 표방하였다.
박철우 등은 구체적인 투쟁 방법으로 1998.6.24부터 서울지역본부 사업장 내에 텐트를 설치하고 농성하기로 결정하였고, 원고는 이에 따라 설치된 텐트에서 농성을 시작하였다. 위 텐트 주변에는 `부당 발령 철회', `공기업 해외 매각 반대' 등의 구호가 게시되어 있었고, 위 텐트 내 카세트에서는 1998.6.25, 같은 해 7.1, 같은 해 7.2, 같은 해 7.3, 같은 해 7.6 등 근무시간 중에 투쟁가 등이 크게 송출되었다(원고는 이 점과 관련하여 1998.12.24 서울지방검찰청 동부지청으로부터 업무방해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원고는 1998.7.18 피고보조참가인으로부터 업무방해죄로 고발당하자, 같은 날 개인인식번호(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야 하는 PC통신상에 원고 명의로 `텐트농성을 일시 중단하며'라는 제목 아래, “오늘로써 24일간 진행된 조합간부 부당발령 철회를 위한 텐트농성을 일시 중단할 것을 밝힙니다. 사측은 지난 6.22자로 혜화전화국 대의원인 본인을 노동조합과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령냈고, 이는 명백한 단협위반이며 부당노동행위로 개인의 피해를 넘어 노동조합에 대한 중대한 탄압이라고 생각했기에 서울본부에서 텐트농성을 시작했습니다. … 오히려 본인을 고소·고발까지 하는 어처구니 없는 폭거까지 자행하고 있습니다. … 본인은 그 동안 진행했던 텐트농성을 일시 중단하고 … ”라는 글이 게재되고, 이어 위 텐트가 철거되었다.
원고는 위 전보발령에 따라 여의도전화국으로 출근하여야 하는 첫날인 1999.6.22 09:36경 여의도전화국에 전화하여 그날부터 같은 해 6.25까지 체력단련휴가를 신청하고, 6.25 18:00경 여의도전화국에 진단서를 모사전송하고 전화하여 같은 해 6.26부터 같은 해 7.16까지 병가를, 7.18 18:00경 같은 방법으로 7.18부터 31일까지 병가를, 7.31 오후 같은 방법으로 8.1부터 8.21까지 병가를, 8.20 18:00경 같은 방법으로 8.22부터 9.10까지 병가를 각각 신청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병가와 관련하여 원고는 이전부터 요추부염좌 등으로 종로구 종로6가 소재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동대문병원, 종로구 연건동 서울가정의원 등에서 치료를 받은 바 있으나, 1998.6.26에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 소재 수영정형외과의원에 찾아가 “통원치료가 가능하다”는 병원측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입원을 고집하여 6.29까지 4일간 입원하였다. 한편 원고가 병가를 신청하면서 제출한 진단서들은 모두 위 서울본부 인근에 소재한 위 수영정형외과의원 등 병원에서 발급된 것으로써, 그 내용은 “상기 부위의 동통 및 운동장애를 호소하여 2주 또는 3주간 안정가료를 요한다”는 내용이다.
징계 규정(갑20호증, 갑21호증, 갑22호증)
1997.7.9자 단체협약(갑20호증) 제32조 제1항은 “공사는 조합원에 대한 징계사유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징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징계처분은 파면, 해임, 정직, 감봉, 견책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복무규정(갑21호증) 제3조(성실의 의무)는 “직원은 법령과 정관, 사규 및 복무상 명령을 준수하여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복무규정 제4조 제1항(품위유지의무)은 “직원은 공사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되며, 상호 인격을 존중하여 직장윤리를 확립하는 데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며, 복무규정 제4조 3(질서유지) 제2항은 “직원은 공사시설 내에서 담당 직무수행을 위한 목적 이외의 사유로 연설, 집회, 유인물의 게시, 배포 기타 이와 유사한 행위를 하고자 할 때에는 사전에 시설관리책임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벌업무세칙(갑22호증) 별표 2 징계의결요구양정기준은, 성실의무 위반과 관련하여 휴가기간 중 책임직이 지정한 특정행위금지 위반시 감봉으로, 질서유지 위반과 관련하여 허가없이 유인물 게시·배포시 해임으로, 승인 없이 공사 내 타 기관의 출입시 감봉으로, 기타 조직 내 질서 존중의무 위반시 정직으로, 품위유지의무위반과 관련하여 공사의 공신력, 명예위신의 손상행위 및 공사직원으로서의 품위손상시 파면 또는 해임으로 각각 징계의결을 요구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제22조 제3항은 “징계처분을 받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동일 유형의 징계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해당되는 양정기준보다 1단계 위의 것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제26조 제1항은 “징계양정을 의결할 때에는 징계혐의자의 소행, 근무성적, 상벌, 개전의 정, 징계요구양정 등을 충분히 참작하여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소결론
위 인정에 따르면, 원고가 병으로 인하여 업무수행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가능한 병가를 얻었음에도, 그에 따른 가료 등을 하지 아니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농성을 하여 병가를 본래의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은 것(오히려 앞서 본 입원과 진단서 발급 경위 및 건강한 사람도 견디기 힘든 노천에서의 장기간 텐트농성을 한 점 등에 비추어, 농성을 위한 방편으로 병가를 얻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은, 위 규정상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원고가 승인을 받지 않은 채 무단으로 설치된 서울본부 내 텐트에서 농성하면서 유인물 등을 게시하고 투쟁가 등을 송출하여 피고보조참가인의 업무를 방해한 것은, 질서유지의무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러한 비위사실은 위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원고 주장과 같이 피고보조참가인이 원고의 노조 활동을 혐오하여 원고를 징계하였다고 볼 어떤 객관적 자료를 찾아볼 수 없는 터에, 원고의 이러한 비위행위의 경위, 태양, 정도, 횟수 및 계속기간 등에 비추어,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를 더이상 지속시키기가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정도의 귀책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들 사유를 들어 원고를 해고한 피고보조참가인의 조치는 정당한 징계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행해진 것으로써 정당하다고 판단된다.
결 론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 주장의 위법이 없으므로, 이 사건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
판사 이재홍(재판장), 마용주, 김종기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