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정리해고의 적법성은 징계절차의 하자로 인한 징계처분의 효력 유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을 뿐 아니라 회사로서는 비록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리해고시까지 절차상의 하자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원고에 대하여 실제로 감급이상의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외형상 징계처분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정리해고 우선적용대상자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징계절차상의 하자를 이유로 정리해고의 부당성을 주장할 수 없다.
* 사건/2000.6.8 선고, 서울행법 제12부 99구669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조태호
* 피고/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노태근, 남옥임
* 피고보조참가인/주식회사 세진컴퓨터랜드 대표이사 이군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화(담당변호사 백준현)
* 변론종결/2000.4.27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원고의 근무관계 및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95.5.3 피고보조참가인 회사(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1996.6월부터는 강동지사 성북지점에서, 1997.12월부터는 같은 지사 관악지점에서 각 주임으로 근무하다가 1998.4.10 정리해고 되었다.
원고는 위 성북지점에 근무할 당시인 1997.1.26부터 같은 해10.27 사이에 9회에 걸쳐 6,815,000원의 판매대금을 자신의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변칙처리함으로써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1998.3.11 감급 1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참가인 회사가 감급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은 자를 정리해고 우선대상자로 선정하는 정리해고 기준을 세움에 따라 원고는 같은 해 4.10 실시된 정리해고에서 위 징계전력으로 인하여 `우선조정대상조건 부합자'로 선정되어 정리해고 되었다.
원고는 1998.4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당하였고, 다시 같은 해 7월 피고에게 재심을 신청하면서 원고에 대한 정리해고의 근거가 된 선행 징계처분이 절차상 하자로 인하여 무효이므로 이에 기한 정리해고도 무효라고 주장하였으나, 피고는 원고가 위 징계처분에 대하여 단체협약에서 정한 재심절차를 밟지 않아 그 절차상 하자가 치유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징계 전력을 고려하지 않고 나머지 선정기준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마찬가지로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되었을 것이라는 이유로, 1998.12.1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증거 : 다툼 없는 사실, 갑1, 2-1, 2, 을1-1, 2, 을3-1]
정리해고 요건의 구비
참가인 회사는 1994년부터 1997년까지 4년 동안 1,914억원 정도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으로 인하여 정리해고를 실시하게 되었는데, 이에 앞서 1997.5월 컴퓨터수리 부분을 주식회사 서비스뱅크라는 자회사의 형태로 분사(分社)하여 총 1,094명의 근로자들을 전적시킴으로써 이들에 대한 고용을 유지하도록 하고, 1998년도에 3회에 걸쳐 287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노력을 다하였으며, 같은 해 2.2부터 같은 해 4.1까지 25회에 걸친 노사협의를 통하여 정리해고 인원의 수와 선정기준을 협의함으로써 정리해고에 필요한 절차를 이행하였다.
위와 같은 절차를 통하여 결정한 참가인 회사의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은 별지 기재와 같다.
[증거 : 다툼 없는 사실, 갑1, 을2-1 내지 3, 증인 홍병수]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의 적용
선행 징계처분의 유효 여부
원고가 위 신용카드 변칙사용에 따른 감급 1월의 징계처분에 의하여 이 사건 정리해고에서 `우선조정대상조건 부합자'로 선정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먼저 위 선행 징계처분이 유효한 것인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을 제4호증의 1 내지 3, 을 제5호증의 1 내지 4, 을 제6, 7호증, 을8호증의 1 내지 9, 을 제9 내지 11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성북지점에서 판매팀 주임 등으로 근무할 당시인1997.1.26부터 같은 해 10.27 사이에 아래와 같이 9회에 걸쳐 합계6,815,000원의 판매대금을 회사에 바로 입금하지 아니하고 동액을 자신의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결제함으로써, 회사로 하여금 위 금액에 상당한 가맹점 수수료와 매출전표에 의한 입금시까지 입금지연에 따른 손해를 입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이는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38조 제6호, 상벌규정 제14조 제10호에서 정한 `고의 또는 과실로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원고는 위와 같은 신용카드 변칙사용이 회사의 공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거나 착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지점 내 현금수지의 불일치를 조정하기 위한 일시적인 편법에 불과하므로 이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다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회사에 위 인정과 같은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고, 이러한 행위 역시 회사의 회계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로서 징계사유가 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위 선행 징계처분을 받기까지 참가인 회사로부터 징계위원회 개최사실 등을 전혀 통보받지 못하였으므로 위 징계처분은 절차상 하자로 인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참가인 회사 단체협약 제28조[징계절차] 제2호에서 의하면 “회사는 대상자의 인적사항, 징계사유, 개최일시 및 장소를 명시하여 인사위원회 개최 7일 전까지 인사위원 및 해당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같은 조 제3호에 의하면 “징계에 회부된 자는 본인이 원할시 변론의 기회를 부여받아야 하며 증인 및 참고인을 신청할 수 있다”라고 규정되어 있는데(갑6),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1998.2.20 14:00에 개최하기로 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통지를 같은 달 13일 당시 원고의 근무처인 관악지점으로 발송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을 4-1, 3), 나아가 위 통지가 원고에게 전달되었다는 점에 관하여는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에 대한 위 징계처분은 일단 그 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원고는 1998.3.11 사내 컴퓨터 통신을 통하여 자신에 대한 징계처분사실을 알고서도 같은 해 4.10 정리해고 때까지 참가인 회사에 재심을 청구하지 아니하였고, 감급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은 자에게 적용될 정리해고기준을 알고서도 위 징계 절차상의 하자를 문제삼아 정리해고기준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 바 없는 바(원고는 이를 자인하고 있음), 그렇다면 원고는 참가인 회사가 위 징계처분사실을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으로 삼는데 있어서 그 절차상의 하자를 문제삼지 않기로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러한 사실은 원고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할 때까지 위 징계처분의 절차상의 하자를 문제삼지 아니하였다는 점에서도 나타난다 할 것이므로, 원고로서는 이제야 위 징계절차상의 하자를 문제삼아 정리해고의 부당성을 주장할 수는 없다 할 것이며, 한편 정리해고의 적법성은 징계절차의 하자로 인한 징계처분의 효력의 유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참가인 회사로서는 비록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리해고시까지 절차상의 하자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원고에 대하여 실제로 감급 이상의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외형상 그러한 징계처분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정리해고 우선적용대상자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징계절차상의 하자를 이유로 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정리해고의 적법성
그렇다면, 참가인 회사가 원고를 정리해고 우선적용대상자로 선정하여한 정리해고는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설령 원고에 대한 징계가 절차상의 하자로 인하여 효력이 없기 때문에 원고가 정리해고 우선적용대상자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피고가 원고를 우선적용대상자로 선정한 것이 잘못이라는 견해를 취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정리해고 일반기준에 따른 점수가 18점으로 강동지사 영업팀 39명 중 최하위인 39위에 해당하여 여전히 정리해고 대상자에 해당하게 되는 바(을3-1, 을12, 17), 그렇다면, 참가인 회사가 원고를 정리해고한 것은 정당하다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위와 같은 취지의 피고의 재심판정은 정당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영태(재판장), 김성수, 김민기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