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1999. 11. 2. 선고 99구829 판결

판결요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 표면상의 해고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해고한 것임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해고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나, 정당한 해고사유가 있어 해고한 경우에는 비록 사용자가 근로자의 노동조합 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흔적이 있다거나 사용자에게 반(反)노동조합 의사가 추정된다 하더라도 당해 해고사유가 단순히 표면상의 구실에 불과하다

고 할 수는 없으므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 사건/1999.11.2 선고, 서울행법 제13부 99구829 부당해고 등 구제재심판정 취소

* 원고/박기용 외 4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태상

* 피고/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노태근

* 피고보조참가인/광진밸브공업 주식회사 대표이사 이재은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진석

* 변론종결/1999.9.21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은 안전밸브 등의 금속제품을 제조·판매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참가인 회사 소속 근로자로 일하다가 1998.5.22 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된 자들이다.

나.

원고들은 위 해고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들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1998.8.26 중앙노동위원회에 98부해398호 및 98부노92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1998.12.12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

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이 사건 정리해고는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어서 부당해고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참가인 회사가 원고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혐오한 나머지 원고들을 해고한 것임이 명백하므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 회사는, 원고들에 대한 해고는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정리해고로서 정리해고의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으므로, 그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나.

인정사실

[인정근거]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1, 2, 3, 4, 을 제3, 4호증의 각 1, 2, 을 제5호증의 1, 2, 3, 을 제6호증의 1 내지 8, 을 제7호증의 1 내지 16, 을 제10호증의 1, 2, 을 제11호증의 1 내지 7, 을 제12호증의 1, 2, 을 제13호증의 1 내지 11, 을 제14호증의 1 내지 5, 을 제20 내지 27호증의 각 1, 2, 을 제31 내지 35호증의 1 내지 5, 을 제42, 43, 44호증, 을 제45호증의 1, 2, 3, 을 제52호증, 을 제56호증, 을 제59호증의 1, 2, 3, 을 제60호증, 을 제64호증의 각 기재, 증인 김성훈, 오승환의 각 증언, 변론의 전취지

(1)

원고들의 근무현황

원고들은 참가인 회사에 입사한 직후 병역법상의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되었는데, 원고들의 입사일자, 산업기능요원 편입일자 및 해고 당시의 근무 부서는 아래 [도표 1]과 같다.

[도표 1]

(2)

참가인 회사의 경영 상태

참가인 회사는 1997.11.25 거래회사인 썬웨이 보일러의 부도로 1억 8,000만여원의 거래대금을 받지 못한 것을 비롯하여 잇따른 거래회사의 부도, 매출액 감소 등을 이유로 그 경영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었는데(1995년부터 1998년까지 참가인 회사의 매출액 및 당기순이익 현황은 아래 [도표 2]와 같다), 1997.11.29 한국제일경영연구원에 경영진단을 의뢰한 결과 `1998년부터 생산라인을 중국 현지 공장으로 옮겨 풍부한 노동력과 값싼 원자재

조달로 생산성을 증대시킬 필요가 있고, 국내 사업장은 OEM방식의 생산과 영업위주로 전환할 필요가 있으며, 회사의 인력을 축소시킬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경영개선안을 권고받기도 하였다.

[도표 2]

(3)

정리해고의 경위

(가)

참가인 회사는 매출액이 급감하는 등 경영상태가 계속적으로 악화되자 1998.1.19자 임시노사협의회(이하 `임노협'이라 한다)를 거쳐 1998.1.21부터 1998.2.1까지 임시휴무한다'고 결정하였고, 1998.2.2자 임노협을 거쳐 `1998.2.3부터 오전근무만 한다'는 내용의 조업단축결정을 하였으며, 1998.2.6자 임노협을 거쳐 `1998.2.21까지 자진 퇴사자를 모집하되, 그 이후에는 정리해고를 통해 인원을 감축한다'고 결정하는 등 이 사건 정리해고 이전까지 10여차례에 걸쳐 노동조합장 및 근로자들과 사이에 조업 단축, 부분 휴업, 인원감축 방안 등에 관해 협의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조업 단축 및 사무직 사원들에 대한 150%의 상여금 삭감조치에도 불구하고 경영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1998.3.24 임시이사회를 개최하여 `적자 품목의 생산을 축소하거나 폐쇄한다'고 결정하여 `조립부와 도색부를 폐지하고, 선반 및 드릴 부문의 인원은 축소하며, CNC 공정은 자동화한다'는 내용의 경

영방침을 세우는 한편, 생산직 근로자의 적정 인원을 6명으로 보고, `6명을 초과하는 생산직 근로자들을 포함한 잉여 인력은 근로자들과 협의를 거쳐 그 인원을 감축한다'고 결정하였다.

(나)

그런데, 참가인 회사는 원고들을 비롯한 일부 근로자들이 병역법상의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되어 있었으며, 1998.4.21 노사협의시 산업기능요원인 근로자들에게 전직신청을 권유하는 한편, 1998.4.25 위 근로자들에게 `무청과의 협의 결과 `해당 근로자들이 직접 전직을 신청할 경우 동원정공㈜ 및 수정전자산업㈜으로의 전직이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으므로 속히 전직을 신청하라'는 통보를 하였고, 1998.5.15에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

회에 산업기능요원 채용상담소가 개설되어 있으므로, 산업기능요원의 전직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림과 동시에 전직신청서를 제출할 것을 촉구하는 등 원고들의 전직을 적극적으로 권유하였다.

(다)

참가인 회사는 1998.3.24자 임시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36명의 근로자 중 19명의 근로자(생산직 근로자는 15명, 사무직 근로자는 4명이고, 노동조합원은 7명, 비조합원은 12명이다)를 감축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생산직 근로자 9명(이 중 6명은 산업연수생인 중국인 근로자이며, 나머지 3명의 근로자 중 1명은 조합원, 2명은 비조합원이다)과 사무직 근로자 4명은 자진 퇴사하였지만, 노동조합원들인 원고들과 소외 오승환 등 6명의

근로자는 자진 퇴사를 거부하다가 1998.5.22 정리해고되었다. 위와 같은 정리해고 조치 이후 참가인 회사에는 모두 17명의 근로자(생산직 7명, 사무직 10명)가 남게 되었는데, 잔류한 생산직 근로자 7명은 아래 [도표 3]과 같은 이유로 정리해고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었다.

[도표 3]

다.

판 단

(1)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인지 여부

(가)

기업이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는 이른바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하려면,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에 기한 것인지 여부, 사용자가 해고회피를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하였는지 여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해고대상자를 선정하였는지 여부, 그 밖에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와의 성실한 협의 등을 거쳤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해 해고가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지닌 것으로 인정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나)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① 1997년 말경부터 참가인 회사의 매출액이 급감하였을 뿐만 아니라 거래회사의 잇따른 부도로 인하여 그 경영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점 등에 비추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인정되고, ②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정리해고 이전에 조업단축, 부분 휴업 실시, 사무직 상여금 150% 삭감, 희망 퇴사자 모집 등을 실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산업기능요원인 원고들의 병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다른 사업장으로의 전직을 적극적으로 권유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가 원고들을 해고하기에 앞서 해고회피를 위한 상당한 노력을 한 것으로 인정되고, ③ 원고들은 참가인 회사가 생산을 폐지, 축소 혹은 자동화하기로 결정한 부문에 종사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 회사가 생산직 근로자들 중 7명을 정리해고 대상에서 제외시켜 회사에 잔류시킨 것은 그들이 참가인 회사의 생산작업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자격증을 소지한 자이거나 숙련 기능공이었기 때문이라는 점 등에 비추어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에 있

어서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것으로 판단되며{이 점에 대하여 원고들은, 해고된 근로자들이 모두 노동조합원인 반면 잔류근로자들은 모두 노동조합원이 아니라는 점과 병역법상 `정리해고'의 경우에는 다른 업체로의 전직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어, 이 사건 정리해고의 기준이 불공정한 것이라고 다툰다. 그러나, 참가인 회사가 `입사한 지 1, 2년밖에 되지 않은 원고들'과 `숙련기능공 혹은 자격증 소지자인 잔류근로자들'의 생산성 및 업무 효율 등을 비교하여 정리해고 대상을 결정한 것을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감축 대상으로 결정된 19명의 근로자 중 12명의 근로자가 노동조합원이 아니었는데, 비조합원 12명과 조합원 1명이 자진퇴사하여 결국 6명의 노동조합원만 남게 되자 그들을 정리해고시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러한 정리해고의 경위에 비추어 보더라도 참가인 회사가 노동조합원만을 해고시키기 위해 이 사건 정리해고를 단행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또, 병역법 및 그 관계법령에 의하면 정리해고의 경우에도 산업기능

요원의 전직이 가능하다고 해석될 뿐만 아니라(병역법시행령 제85조 제2항 제3호), 참가인 회사가 원고들에 대해 다른 지정업체로의 전직을 적극적으로 권유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참가인 회사가 정리해고 기준을 정함에 있어 원고들이 받게 될 병역법상의 불이익을 참작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러한 점만을 들어 그 해고 기준이 불공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④ 참가인 회사가 원고들을 해고하기 이전에 수차례에 걸쳐 임시노사협의회를 열어 조업 단축, 휴업실시, 인원감축 방안을 협의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측과 성실한 사전협의를 거친 것으로 인정된다.

위와 같은 소외 회사의 경영 상태 악화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참가인 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해고는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이 있는 것으로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된다.

(2)

이 사건 해고가 부당노동행위인지 여부

(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 표면상의 해고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해고한 것임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해고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나, 정당한 해고사유가 있어 해고한 경우에는 비록 사용자가 근로자의 노동조합 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흔적이 있다거나 사용자에게 반(反)노동조합 의사가 추정된다 하더라도 당해 해고사유가 단순히 표면상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나)

이 사건의 경우 참가인 회사가 원고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이 사건 해고를 하게 된 것인지에 대하여 보면,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4, 5, 6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오승환의 증언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해고는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인한 정리해고로서 그 정당성이 인정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를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

다.

3.

결 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재홍(재판장), 이승한, 김종기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