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회생법원판결

서울회생법원 2025. 8. 13. 선고 2025가합316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3,246,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8. 3.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파산채무자 주식회사 A(이하 '채무자'라 한다)은 별지 목록 기재 중고차량(이하 '이 사건 자동차'라 한다)을 매수하면서 그 대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2021. 6. 2. 피고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중고차 오토론(대출) 약정(이하 '이 사건 대출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채무자는 이 사건 대출약정에 따라 피고로부터 9,000만 원을 대출받아, 2021. 6. 3. 이 사건 자동차에 관하여 채무자 명의로 이전등록을 마쳤고, 그 다음날인 2021. 6.4. 피고에게 채권가액 4,500만 원의 저당권을 설정하여 주었다.

다.

채무자가 이 사건 대출약정에 따른 월납입금 상환을 연체하자, 채무자는 2024.5. 1. 피고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자동차인수인계확인서 및 임의처분동의서(이하 '이 사건 동의서'라 하고, 이에 의해 채무자가 한 자동차인수인계확인 및 임의처분 동의를 '이 사건 동의'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라.

이 사건 동의에 따라 2024. 5. 24. 이 사건 자동차에 관한 매각 절차가 진행되었고, 이 사건 자동차는 25,900,000원에 매각(이하 '이 사건 매각'이라 한다)되어 그 중출품수수료, 수리비 등을 차감한 13,246,000원(이하 '이 사건 금원'이라 한다)이 피고에게 지급되었다.

마.

한편, 채무자는 2024. 4. 23. 서울회생법원에 파산신청을 하였고, 위 법원은 2024. 5. 21. 채무자에 대하여 파산선고를 하고, 같은 날 원고를 채무자의 파산관재인으로 선임하였다(서울회생법원 2024하합100281, 이하 ' 이 사건 파산'이라 한다).

바.

근로복지공단은 2024. 5. 23.부터 2024. 5. 29.까지 채무자 소속 근로자 6인에게 최종 3개월분의 미지급 임금 및 최종 3년분의 미지급 퇴직금 중 합계 60,000,000원(이하 '이 사건 대지급금'이라 한다)을 사업주인 채무자를 대신하여 지급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파산절차에서 2024. 6. 3. 이 사건 대지급금을 재단채권으로 신고하였다.

[인정 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1)

주위적 주장

이 사건 동의에도 불구하고, 채무자에 대한 파산선고가 내려졌다면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한 매각 위임은 즉시 종료되고 이 사건 자동차는 파산재단에 속하게 된다. 채무자에 대한 파산선고가 2024. 5. 21. 있었고 이 사건 매각은 그 이후인 2024. 5.24. 이루어졌으므로, 피고는 매각 권한 없이 파산재단에 속하는 타인의 재산을 매각하여 이 사건 금원을 수령하였다. 이는 법률상 원인없이 타인의 재산으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 해당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민법 제741조에 따른 부당이득으로 이 사건 매각을 통해 취득한 이 사건 금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2)

예비적 주장

근로복지공단이 채무자에 대하여 이 사건 대지급금 상당의 최우선변제권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만약 이 사건 자동차가 이 사건 파산절차에서 매각되었다면 피고는 그 매각대금으로부터 금원을 취득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자신의 채권을 확보할 목적으로 파산채권자를 해할 것을 알면서도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한 매각 절차를 진행하여 이 사건 금원을 지급받았다. 이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391조 제1호의 고의부인 대상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가액배상으로 이 사건 금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피고는 이 사건 자동차에 관한 단독 저당권자로서, 채무자회생법이 규정하는 별제권자, 즉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우선적 · 개별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담보권을 보유하는 자였다. 그렇다면 채무자에 대한 파산선고와 무관하게 피고는 우선변제권이 있었는바, 이 사건 저당권의 실행행위로서 이 사건 매각을 통해 피고가 이 사건 금원을 지급받은 것은 파산채권자를 해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부인권 행사의 객관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2)

피고가 이 사건 자동차에 관한 저당권을 설정하고 이 사건 동의를 받은 시점은 채무자에 대한 파산선고보다 선행한다. 피고는 이 사건 자동차를 매각한 대금이 다른 채권자에게 배분되는 것을 저지하고자 하는 의도 없이 저당권자로서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한 임의경매가 불가하자 매각 절차 진행에 나아간 것일 뿐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금원을 지급받는 행위가 다른 파산채권자를 해한다는 인식을 하지 못한 이상 부인권 행사의 주관적 요건이 충족되지 아니한다.

3)

즉, 피고는 별제권자로서 우선변제권의 한도 내에서 변제를 받은 것이어서 피고의 부당이득은 성립하지 않고, 원고의 부인권 행사 또한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3.

주위적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부당이득반환 의무 성립 여부

1)

위임은 당사자 한쪽의 사망이나 파산으로 종료되고, 법률상 원인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민법 제690조, 제741조). 채무자가 파산선고 당시에 가진 모든 재산은 파산재단에 속하며, 파산재단을 관리 및 처분하는 권한은 파산관재인에게 있다(채무자회생법 제382조 제1항, 제384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채무자가 2024. 5. 1. 피고와 사이에 작성한 이 사건 동의서를 통해 피고에게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한 매각 권한을 위임하였음은 앞서 살핀 바와 같다. 그런데 그 이후인 2024. 5. 21. 채무자에 대한 파산선고가 이루어짐으로써 위 1)항 기재 법규정에 따라 위 위임은 종료되었고, 그와 동시에 이 사건 자동차는 파산관재인인 원고가 관리하는 파산재단에 속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더 이상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한 매각권한을 보유하지 아니하는 피고가 이 사건 매각에 따라 이 사건 금원을 수령함으로써 피고는 법률상 원인없이 타인의 재산으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동시에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3)

채무자회생법 제412조에 의하면 별제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행사할 수 있다. 위 법규정의 의미는 파산절차가 진행 중일 때에도 별제권자는 별제권의 조사 · 확정 없이 각 담보권 본래 통상의 실행방법(가령 담보목적물이 부동산 또는 동산인 경우에는 민사집행법상 경매가 될 것이다)에 의하여 별제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사건 매각은 피고가 이 사건 자동차에 관하여 설정하였던 저당권의 실행이 아닌 이 사건 동의에 의한 위임에 따라 진행된 것이어서 이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4)

나아가 피고가 저당권자라 할지라도, 채무자회생법은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최우선임금채권에 대하여는 담보물권보다 우선권을 부여하고 있고(채무자회생법 제415조의2 본문), 위 조항 단서에서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라 채권을 대위하는 경우를 배제한 것도 대위변제자가 다른 담보물권자보다 우선하여 변제받을 권리를 부정한 것이라 해석되지는 아니한다(대법원 2022. 12. 1. 선고 2018다300586 판결 참조). 만약 이 사건에서 통상적인 방법에 의한 저당권의 실행이 이루어졌다면, 이 사건 대지급금 60,000,000원을 지급한 근로복지공단은 저당권자인 피고보다 우선하여 변제받을 권리가 있다. 결국 이 사건 자동차의 매각대금이 25,900,000원이었음을 고려한다면, 피고로서는 저당권의 실행을 통하여 채권의 만족을 전혀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5)

그렇다면 피고는 법률상 원인없이 이 사건 금원 상당의 이익을 얻었고 이로 인하여 동액 상당이 파산재단으로부터 일탈되는 손해가 발생하였는바,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한다.

나.

부당이득반환의 범위

이 사건 자동차 매각을 통해 피고는 13,246,000원을 지급받았으므로, 피고는 위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3,246,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이행청구일 다음날이자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4. 8. 3.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의 주위적 주장을 인용하는 이상 예비적 주장에 대해서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미복(재판장) 유정화 최오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