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D대학교와 E대학교 등을 설립·운영하는 학교법인이다.
원고 A은 2014. 3. 1. E대학교 전임교원으로 신규 임용되어 디지털콘텐츠디자인과(당초 학과명은 '광고디자인과'였다가 2015. 3. 1. 이후로 위와 같이 변경되었다, 이하 '이 사건 학과'라 한다) 조교수로 재직하였고, 원고 B은 1998. 3. 1. E대학교 전임교원으로 신규 임용되어 이 사건 학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임금반납에 대한 교수회의의 결의
피고는 학생수 감소로 인하여 등록금 수입 감소가 예상되자, 2017 회계연도 예산편성 관련 교수 인건비 감축에 관한 사항을 논의하기 위하여 2016. 11. 29. 교수회의를 소집하였다.
E대학교의 정년트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68명 중 47명이 2016. 12. 29.자 이 사건 교수회의에 참석하여 그중 37명의 찬성으로 인건비의 21.47%를 반납하기로 하는 결의(이하 '이 사건 결의'라 한다)가 이루어졌다.
이후 원고들은 2017. 1. 4. 2017년도 회계연도에 해당하는 임금을 반납하고 이를 일반기부로 처리하는데 동의한다는 내용의 임금반납동의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결의에 따라 원고들에게 급여명세서상 공제내역에 '기부금' 명목으로 공제하는 방식으로 삭감된 임금을 지급하였다.
이에 따라 2017. 3.경분부터 2018. 2.분까지 기부금 명목으로 공제된 원고 A의 임금은 12,982,140원이고, 원고 B의 임금은 19,015,090원이다.
종전 면직처분
피고는 2016. 4. 7.경 교수회의에서 최종적으로 이 사건 학과를 폐지하고 2017학년도부터 신입생 모집을 중지하기로 결의함에 따라, 2016. 4. 29.경 이 사건 학과를 폐지하는 내용으로 학칙을 개정하였다.
피고의 이사회는 2018. 3. 16. 원고들을 직권면직하기로 결의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2018. 3. 20. 원고들에 대하여 각 직권면직처분(이하 '이 사건 각 면직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제1심 판결 이후 면직처분 1) 원고들은 2018. 6. 27.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학과 폐지 결정 및 임금삭감 결정이 위법함을 이유로 이 사건 각 면직처분 무효 확인과 2018. 3.부터 복직시까지 임금 및 2017. 3.부터 2018. 2.까지 삭감된 임금를 구하는 제1심 소송을 제기하였고, 제1심은 2020. 2. 7.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피고는 제1심 판결 이후인 2020. 2. 7.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면직처분을 취소하고, 복직 인사발령을 명하는 통지를 하였고, 2020. 2. 28. 원고들에게 2018. 3.부터 위 2020. 2. 28.까지의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다시 피고는 2020. 3. 17. 원고 A에게 2020. 2. 29.자 임용기간 만료로 인한 면직처분을 하였고, 원고 B에게 2020. 3. 17.자 폐과에 의한 직권면직처분을 하였다.
정관 및 교직원 보수규정
피고 정관 제49조 본문은 "교원의 보수는 자격과 경력 및 직무의 곤란성과 책임의 정도에 따라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따로 규칙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관의 위임에 따라 마련된 E대학교 교직원보수규정에서는 그 보수에 관하여 "교직원(대학교육기관의 총 학장, 교수, 부교수, 조교수, 전임강사, 조교, 일반직과 중등교육기관의 교장, 교감, 교사, 일반직원)의 봉급월액은 공무원보수규정 별표1 공무원별 봉급표에 의한 별표 2 내지 14의 해당 봉급표에 명시된 금액으로 한다"(제4조)고 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46호증, 을 제6, 7,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피고가 2017. 3.부터 2018. 2.까지 근거규정 없이 원고들의 임금을 삭감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2017. 3.부터 2018. 2.까지의 삭감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이 사건 결의는 학교 재정상황 악화로 인하여 부득이 교수 전체 투표를 통하여 임금반납을 결정한 것으로서 취업규칙 변경에 상응하는 집단적 의사결정 절차를 거쳤고,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으므로 효력이 있다.
비록 이 사건 결의가 취업규칙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은 이 사건 결의에 동의하는 내용의 임금반납동의서를 제출하였고, 이는 원고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하여 임금청구권을 포기한 것이다.
나아가 원고들이 임금반납 후 상당한 시일이 경과한 후에서야 그 지급을 구하는 것은 금반언 원칙에도 위배된다.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교원의 급여는 학문의 자유 및 교원의 신분보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3항 제1문은 "대학교육기관의 교원은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근무기간·급여·근무조건, 업적 및 성과약정 등 계약조건을 정하여 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정관 제49조 본문은 "교원의 보수는 자격과 경력 및 직무의 곤란성과 책임의 정도에 따라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따로 규칙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정관의 위임에 따라 피고는 E대학교 교직원보수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살피건대, 갑 제43 내지 46호증, 을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16. 10. 27. 학과장 회의에서 2017년도 등록금 수입액 감소를 이유로 교수 인건비 삭감 방안에 대하여 보고하였고, 2016. 12. 26. 교직원 연찬회에서 임금조정안에 대하여 설명한 사실, 이후 피고는 교원의 급여에 21. 47%를 적용하여 삭감할 임금액을 미리 정한 다음 이를 기부금 명목으로 공제하는 방법을 제안하였고, 이에 따라 이 사건 결의가 이루어진 사실이 인정된다.
위 기부금은 학교법인인 피고가 일괄적으로 교원인 원고들로부터 반납 받거나 공제할 임금액수를 미리 정한 뒤 기부금 명목으로 그 부분에 해당하는 임금을 미지급한 것으로, 이는 실질적으로는 학교 재정에 대한 일정한 금액의 보전을 요구하는 방법으로 보수를 삭감한 것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 결의 당시 관련 법령이나 피고 정관 또는 정관의 위임을 받은 교직원 보수규정 등에 이사회 결의의 의결을 거쳐 별도의 규칙으로 정하는바 없이, 교원 과반수의 동의만을 얻어 기부금 명목으로 임금을 삭감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두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이처럼 피고가 아무런 근거규정도 없이 위와 같은 방식으로 교원의 임금을 삭감하는 행위는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3항 제1문 및 피고 정관 등에 반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취업규칙 변경에 상응하는 집단적 의사결정을 거쳤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결의 당시 관련 법령이나 피고 정관 또는 정관의 위임을 받은 교직원 보수규정 등에 이사회 결의의 의결을 거쳐 별도의 규칙으로 정하는바 없이, 교원 과반수의 동의만을 얻어 기부금 명목으로 임금을 삭감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두고 있었다고 볼 수 없는 점, 이 사건 결의 당시 교원집단이 피고 학교법인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교원들 상호간에 자발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기회를 가진 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그 동의여부를 결정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와 같이 무효로 본 이 사건 임금 삭감이 이 사건 결의에 의하여 취업규칙의 변경에 준하는 효력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들이 임금청구권을 개별적으로 포기하였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원고들이 2017. 1. 4. 2017년도 회계연도에 해당하는 임금을 반납하고 이를 일반기부로 처리하는데 동의한다는 내용의 임금반납동의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비록 위와 같은 동의서의 제출을 임금청구권의 포기라고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의 2017. 3. 부터 2018. 2. 까지의 임금은 각 그 지급기일이 위와 같은 임금반납동의서를 제출한 이후로서 원고들이 피고에게 위 임금반납동의서를 제출할 당시 이미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것이 아니고, 임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배되어 무효이므로(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3다209039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동의서 제출에 의한 임금청구권 포기는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금반언 원칙에 반한다는 주장
살피건대,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의 2017. 3. 부터 2018. 2. 까지의 삭감된 임금 청구가 금반언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이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원고들이 종전에 제기한 이 사건 각 면직처분 무효 확인 청구, 2018. 3.부터 복직시까지 임금 청구 부분은 이 법원에서 소가 취하되어, 이에 대한 제1심 판결은 실효되었다).
판사 임상기(재판장) 김여경 허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