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고등법원판결

수원고등법원 2021. 3. 17. 선고 2020노743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부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대부업을 해서 이자를 주겠다고 하지 않았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피해자가 소유하던 아파트[서울 송파구 C아파트, D호, 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약정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처분권을 가지고 추가대출을 받아 부동산 등에 투자한다. 대신 피해자는 딸이 결혼할 때까지 이 사건 아파트에 그대로 거주하고, 피고인은 기존 대출금 4억 원과 추가대출금에 대한 이자를 부담하며 추후 이 사건 아파트 처분 시 시세 변동에 관계없이 피해자에게 7억 원을 보장해준다.’

피해자가 이 사건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피고인에게 5억 원을 지급한 것은 위와 같은 약정(이하 ‘피고인 주장 약정’이라 한다)에 따른 것에 불과하다.

나)

피해 금액 9,900만 원, 1억 5,000만 원 사기 부분

피해자는 피고인이 추진하고 있던, 용인시 처인구 J에 있는 토지 개발과 관련하여 이익을 얻기 위해 피고인으로부터 이자만 받기로 하고 추가대출을 받았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지 않았고, 당시 변제 자력도 충분했다.

다)

피해 금액 2억 8,855만 원 사기 부분

피고인이 생활비와 대출금 이자를 지원해주자 여유가 생긴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부동산 경매나 피고인이 운영하던 자동차용 에어컨 필터 사업에 투자하고 싶다고 하여 보낸 돈이다.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돈을 보내기 시작한 2013. 10. 23.보다 앞선 2012. 7. 19.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2,200만 원을 보내기도 했다. 즉 피고인은 편취할 의사가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피해자가 투자한 돈을 돌려달라고 하여 모두 변제하였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2년 6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부분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피고인 주장 약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인이 자신의 재정 상태을 숨긴 채 피해자로부터 5억 원을 빌린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 피고인이 이 법원에서 제출한 AG의 진술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5억 원을 받은 2011년 4∼5월경 이 사건 아파트의 시가는 16억 원 정도였다(증거기록 595쪽 이하 참조). 그 당시 이 사건 아파트에는 이미 근저당권자 주식회사 E, 채무자 피해자, 채권최고액 4억 8,000만 원인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져 있었고 그 피담보채무액은 4억 원이었다. 따라서 이 사건 아파트의 당시 담보가치는 약 12억 원이었는데, 이 사건 아파트의 시세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고 하면서도 피해자가 7억 원만 보장받기로 약정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7억 원은 피고인이 이 사건 아파트를 담보대출을 통해 피해자로부터 받은 합계 6억 9,900만 원에 상응하는 금액이다).

②

피고인은 피고인 주장 약정의 근거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2011. 4. 27.자, 2011. 5. 30.자 각 차용증(증거기록 3권 58, 66쪽)과 자신의 업무노트(증거기록 2권 231, 232쪽)를 제출하였다. 그런데 각 차용증에는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빌린 돈으로 투자한 부동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이자와 원금의 상환 방식을 달리 정하는 등 다소 이례적인 특약사항이 기재되어 있는데, 피고인 주장 약정의 주요 내용(처분권 양도, 7억 원 보장)은 명시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위 업무노트에는 피고인의 주장에 들어맞는 듯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그 작성 시기를 특정하거나 신빙성을 뒷받침할 만한 다른 증거를 찾을 수 없다.

③

피고인은 2017년 4, 5월경 피해자 또는 피해자의 처와 통화하면서 이들의 변제독촉에 대해 ‘돈을 받으러 다녀 보면, 이자는 어떻게 해보겠는데, 원금을 받으려고 하면 쉽게 안되더라’는 취지로 답변하였고(증거기록 2권 56쪽 이하 녹취록), AH, Q에 대한 사기 사건(수원지방법원 2019고단507)으로 수사받던 2019. 1. 18. 검찰에서 이 부분에 관하여 피해자로부터 빌린 돈이라며 이를 다시 다른 사람에 빌려주어 돈놀이를 했다고 진술하였으며(증거기록 1권 255쪽, 위 관련 사건에 관한 공소사실과 판결 이유에 비추어 볼 때, 검사의 이 부분 질문은 피고인의 당시 자력, 특히 부담하고 있는 채무의 규모를 특정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인다), 2019. 4. 28. 피해자와의 대화에서도 피해자가 ”처음에 내가 2억, 3억 이렇게 줘서 네가 다른 데 안전한 데 빌려주고 했다는 데 그거 해결이 안 되는 거야?”라고 물어보자 일부는 회수했는데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소송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증거기록 2권 125쪽). 피고인은 피해자가 2019. 6. 25. 이 사건에 관한 고소를 한 뒤인 2019. 8. 27. 이 사건으로 수사받으면서부터 빌린 돈이 아니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권 255쪽).

2)

피해 금액 9,900만 원, 1억 5,000만 원 사기 부분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의 당시 재정 상태가 매우 열악했던 사실과 피고인의 편취 의사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고인의 AH, Q에 대한 각 사기 범행은 각각 2014. 1. 14.과 2015. 1. 20.에 있었던 것으로 이 부분 각 범행과 범행 시기가 비슷한데, 피고인은 AH, Q에 대한 각 범행 당시 ”신용불량 상태로 6억 원 상당의 국세 등 세금 미납 채무가 있었고, 6억 9천만 원 상당의 개인 채무가 있는 등의 상황이었으므로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더라도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기소되었고, 1심에서 유죄 판결을 선고받은 뒤 항소․상고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어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피고인의 위와 같은 재정 상태는 피고인에 대한 신용정보이력 조회결과(증거기록 1권 276쪽, 2권 609쪽)에 나타난 채무액, 세금체납액, 그리고 피고인 스스로 수사과정에서 ’2007년경 운영하던 회사와 관련하여 69억 2천만 원 상당의 채무에 대해 연대보증을 했는데 회사가 부도 나는 바람에 신용불량자가 되었다‘라고 진술한 점 등을 통해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②

피고인은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 변호인을 통해 변제자력에 관한 증거를 제출하였으나(증거기록 2권 618쪽 이하 변호인 의견서에 첨부된 증거들), 부동산의 경우 피고인이 아닌 피고인의 처 H의 재산인 점(해당 재산의 등기부에 기재된 거래가액도 그리 크지 않다), 확정판결에 따른 채권이나 약속어음, 주식 등의 경우 그 회수 여부나 가능성 등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앞서 든 피고인의 기존 채무를 해결하기에도 부족한 규모인 점 등을 고려할 때, 그것만으로 이 부분 범죄사실의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피고인이 이 법원에서 제출한, 2012. 3. 30. 기준 H 명의 계좌의 주식 보유잔고나 피고인이 운영한 회사(X)의 재무제표로도 위와 같은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③

피고인이 용인시 처인구 S 임야 628㎡와 T 임야 9,102㎡에 관하여, 2015. 2. 13.경 H와 피고인이 운영하던 Z 주식회사의 명의로 합계 15% 정도의 지분을 취득한 사실에다가, 주거형 주말주택 사업계획서, 설계계약서, 건축신고필증 등 피고인이 수사 과정에서 제출한 증거들(증거기록 2권 268쪽 이하)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위 각 토지와 관련된 사업을 추진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위 각 지분에 관하여 2016. 11.경 모두 제3자 명의로 이전등기가 마쳐진 점, 피고인은 수사과정에서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을 위 각 토지 관련 사업에 사용하였음을 뒷받침할 자료들을 제출하기로 해놓고도(증거기록 2권 476쪽) 현재까지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었는지 의문이고,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을 위 사업에 사용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도 그대로 믿기 어렵다.

3)

피해 금액 2억 8,855만 원 사기 부분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피해자의 일관된 피해 진술, 피고인의 당시 변제자력, 그리고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면, 이 부분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이 2012. 7. 19. 피해자에게 2,200만 원을 지급한 사실만으로는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고, 달리 이를 뒤집을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자신의 생활비․이자 지원으로 피해자가 여윳돈을 투자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해자는 택시 운전을 주 수입원으로 하고 있고, 당초 이 사건 아파트를 분양받으면서 부담한 대출금 4억 원에 대한 이자만으로도 벅차 피고인에게 자산관리 방법에 관하여 문의하였던 점, 피고인이 수사과정에서 정리하여 제출한 내역(증거기록 2권 474쪽)을 따르더라도 피고인이 2011년경부터 이 부분 범행이 종료되었을 무렵인 2016년경까지 피해자에게 이자 등 명목으로 지급한 돈은 대략 2억 원인 점, 그런데 피고인이 위 제출 자료에 5억 원에 대한 이자가 월 220만 원이라고 기재하였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5억 원의 대출금채무가 발생한 2011. 5.경부터 이 부분 범행이 종료된 2016. 7.경까지 63개월 동안 발생한 5억 원에 대한 이자를 계산하면 1억 3,860만 원인 점, 피해자는 같은 기간에 기존 대출금 4억 원에 대한 이자도 부담하고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과연 피해자가 피고인의 주장처럼 여유가 생겨 투자를 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섰을지 의문이 든다.

나.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으로 얻은 돈 또는 재산상 이익은 총 10억 원을 넘는 거액이다. 피고인은 이 법원에 이르러 원심에서 인정했던 부분까지 포함하여 모든 범죄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등 반성하지 않고 있다. 피해액 중 대부분이 변제되지 않았고, 피해자는 여전히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2011년경부터 2018년경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대출금에 대한 이자 등의 명목으로 일부 변제하였다(증거기록 2권 325∼474쪽, 총 4억 7,000만 원 정도 변제한 것으로 보이나, 대출금 5억 원에 대한 2011년 4∼5월경부터의 이자, 추가 대출금 1억 원에 대한 2014년 5월경부터의 이자 등을 고려해야 한다). 피해자도 당초 4억 원의 담보대출금에 대한 이자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피고인을 통해 부동산 시세 변동 또는 개발에 따른 이익을 좇는 등 이 사건 발생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는 없고, 최근 10년 동안은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두 차례 벌금형을 받은 것 외에 전과가 없다. 한편 피고인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AH, Q 등에 대한 사기죄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그 판결이 확정되었는데, 위 확정된 사건과 함께 재판받았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경란(재판장) 전용수 조장환

각주1) 해당 증거에 따르면 이 사건 아파트의 2019. 5.경 시가는 약 18억 5,000만 원인데, 실제로 피해자는 2019. 4. 12. 이 사건 아파트를 18억 7,000만 원에 매도하였다(소유권이전등기는 2019. 5. 29. 마쳤다).

각주2) 이 대화가 이루어진 날짜는, 피해자가 이 사건 아파트를 매도한 2019. 4. 12.로부터 약 2주 뒤이자 아직 소유권이전등기 및 각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가 마쳐지기 전인 2019. 4. 28.이다. 피해자가 이때 피고인에게 “정 안되면 집 팔리면, 이사를 어디로 땅바닥에 나 앉든지, 그걸 내가 해결을 하든지 해야지.”, “이제는 내가 집은 팔렸는데, 이거 해결 안 해주면 이 사람이 안 풀어주잖아.”라고 말한 점(증거기록 2권 122쪽)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미 이 사건 아파트를 매도했거나 적어도 매도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이를 문제 삼는 말은 하지 않고 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취지의 말만 반복하였다. 이는 피고인이 이 사건 수사과정 및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그동안 피고인이 지급한 이자를 돌려주지 않을 심산으로 임의로 이 사건 아파트를 매도하였다’고 주장한 것과 어울리지 않는 태도이다.

각주3) S는 원래 9,730㎡였는데, 2016. 10. 13. 그중 9,102㎡가 T로 분할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