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고등법원판결

수원고등법원 2021. 9. 9. 선고 2021나11134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원고 B에 대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B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원고들의 항소와 원고 B의 이 법원에서의 확장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원고 A와 피고 사이에 생긴 항소비용은 원고 A가 부담하고, 원고 B과 피고 사이에 생긴 소송총비용은 원고 B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다음과 같이 일부 내용을 고치거나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중 해당 부분(제1심판결 제3면 제2행부터 제7면 제11행까지, 제1심판결의 이유 중 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

제1심판결 제3면 제8행의 “F재단(이하 ‘이 사건 재단’이라 한다)”을 “재단법인 F재단(이하 ‘이 사건 재단’이라 한다)”으로 고친다.

○

제1심판결 제4면 제20행부터 제5면 제3행까지의 부분을 다음과 같이 고친다.

『3) 경기도교육청은 2018. 7. 16. 이 사건 감사 결과 ‘초․중등교육법령, 사립학교법령 등에 따라 외국인학교를 개인이 설립할 경우 설립자는 외국인이어야 하며 사립학교경영자 또한 외국인이어야 하는바, 이 사건 학교는 현재 총교장이자 내국인인 G이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있으므로, 설립자격이 있는 자로 하여금 학교 경영을 하도록 조치할 것’, ‘사립학교경영자가 아닌 총교장이 사무직원을 임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기존에 총교장의 최종 결재로 임용된 사무직원은 관계법령 등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임용할 것’ 등의 시정요구를 하였다.』

○

제1심판결 제5면 제6, 7행의 “회계사(General Auditor), 행정전문가[Administrative Specialist(lawyer)]”를 “감사(General Auditor), 행정전문가(변호사)[Administrative Specialist(lawyer)]”로 고친다.

○

제1심판결 제6면 제14, 15행의 “원고 B에 대한 부총교장 임용계약을 취소하는 통지(Letter of Cancellation of Employment)”를 “원고 B에 대한 부총교장 임용계약을 취소하는 통지(Letter of Cancellation of Employment, 이하 ‘이 사건 취소 통지’라 한다)”로 고친다.

○

제1심판결 제7면 제2행의 “E학교”를 “이 사건 학교”로 고친다.

○

제1심판결 제7면 제4행의 “7일 이전인 경우”를 “그 달의 7일 이전인 경우”로 고친다.

○

제1심판결 제7면 제8행의 “심리․결정”을 “심리․의결”로 고친다.

2.

원고 A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 A

원고 A는 2015. 11. 18.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학교의 상임이사로서 학교의 사무를 처리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피고의 근로자가 되었으나, 피고는 2018. 10. 17.자로 원고 A를 해고하는 통지를 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학교의 취업규칙에 따르면 직원에 대한 신분상 또는 급여상의 불이익처분은 직원 징계위원회의 심리, 의결에 의하여 학교장이 결정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위 해고 통지는 이를 거치지 아니하였고, 구체적 사실이나 비위 내용이 적시되지 않았으며, 개별 사유에 있어서도 피고 스스로 원고 A를 이 사건 학교의 상임이사로 임용한 것이고, 임용절차에 있어서 학교규정을 위반한 사실도 없으며, 전체 직원들의 신임과 신뢰 위반이나 학교의 명예를 위협하고 훼손하였다는 등의 사유도 정당한 해고 사유가 아니다.

따라서 원고 A는 ① 이 사건 상임이사 해고는 무효이므로 그 무효의 확인을 구하고, ② 피고는 원고 A에게 복직 시까지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데, 원고 A가 이 사건 학교에서 지급받은 월 급여는 고정상여금을 포함하여 월 9,430,573원이고, 원고 A는 2018. 10.까지 지급받을 상여금 중 7,685,990원과 2018. 11.부터 매월 20일까지 피고가 지급하여야 하는 월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 A에게 2020. 8. 20.까지의 미지급 상여 및 급여 상당액 215,158,596원과 각 지급기일 다음날부터 2020. 8. 20.까지의 지연손해금 상당액인 23,847,650원, 위 215,158,596원에 대한 2020. 8. 2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및 2020. 9. 20.부터 원고 A를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20일 월 9,430,573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의 지급을 구한다.

2)

피고

가)

피고 또는 G은 원고 A를 임용한 적이 없고, 임용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임용자는 G일 뿐이며, G은 피고를 대리하여 원고 A를 임용할 권한이 없다.

나)

원고 A는 이 사건 학교의 상임이사로 임용되었고, 그 근무태양, 해당 직위의 성격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 A는 피고 내지는 G의 지휘, 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고용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으며, 피고의 이 사건 상임이사 해고는 위임계약의 적법한 해지로서 유효하다.

나.

판단

1)

이 사건 상임이사 임용에 있어서의 당사자 및 그 효력 여부

가)

G이 2015. 11. 18. 원고 A를 이 사건 학교의 상임이사로 임용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사립학교법 제70조의2 제2항은 ‘사립학교의 소속 사무직원은 학교의 장의 제청으로 사립학교경영자가 임용한다’고 정한 규정의 취지에 G이 2001. 2. 15. 피고로부터 이 사건 학교의 총교장 권한대행으로서의 권한을 위임받아 그 지위에서 피고를 대행하여 이 사건 상임이사 임용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상임이사 임용의 당사자는 피고라고 봄이 타당하다.

나)

나아가 G이 피고를 대행하여 이 사건 상임이사 임용을 할 권한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는 2001. 2. 15. G에게 총교장 권한대행으로서 전적인 책임을 갖게 된다는 취지의 의사를 표시하고 외국으로 떠났는바, 이는 피고가 사립학교경영자의 지위에서 부담하던 학교 운영에 관한 사무를 G이 피고 대신 처리할 것을 위임하는 취지의 의사로 보이는 점, ② 그 후 G이 채용, 인사를 포함한 이 사건 학교의 경영 등에 관한 권한을 피고의 개별적 승인을 받지 아니한 채 상당히 오랜 기간 전적으로 행사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이 사건 상임이사 해고 무렵 전까지는 이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여 오지 않은 점, ③ 사립학교경영자인 피고의 위임에 따른 G의 임용 행위가 사립학교법상 금지된 행위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G이 피고의 위임을 받아 행한 이 사건 상임이사 임용은 유효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원고 A의 근로자성 유무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대규모 회사의 임원이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하여 특별히 임용되어 해당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등기 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왔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은 경우에는, 이러한 구체적인 임용 경위, 담당 업무 및 처우에 관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지를 가려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나)

이 사건에서의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2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 A는 이 사건 학교의 임원으로서 피고 또는 총교장 권한대행이었던 G과의 신임관계 하에서 일정한 자율성을 가지고 이 사건 학교 경영 업무를 위임받아 수행한 자로 보일 뿐, 피고나 G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1)

G은 총교장 권한대행으로서 피고로부터 이 사건 학교에 관한 책임과 권한을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피고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기 전까지 이 사건 학교를 전적으로 관리․운영하여 왔다.

(2)

원고 A는 G의 자녀로서 2013. 12. 17.경부터 이 사건 재단의 이사로 있던 중 이 사건 학교 운영 업무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 사건 학교의 상임이사로 임용되었다. 이 사건 학교에 그 전까지는 상임이사라는 직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고, 따라서 이 사건 상임이사 임용 당시 상임이사의 업무를 미리 규정하여 둔 바도 없었다. 상임이사 직위는 원고 A의 임용 무렵 새로 창설된 직위로서, 총교장이자 아버지인 G 이외에는 다른 상급자를 전제하지 않은 특별한 지위로 만들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3)

원고 A를 임용하기 위한 이 사건 학교 내 기안문서(갑 제2호증)상으로는 원고 A의 ‘근로시간’이 ‘주5일 근무, 출근: 오전 7시 30분, 퇴근: 오후 3시 30분’으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실제로 원고 A는 근태 관리를 위한 지문등록조차 되어 있지 않았고, 달리 근무시간 등에 관한 근태관리 또는 통제가 거의 이루어지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4)

원고 A는 이 사건 학교의 상임이사로 있으면서 2018. 6.경까지는 G과 함께 또는 단독으로, 그 이후로는 부총교장이었던 원고 B과 함께 이 사건 학교의 대체전표에 최종 결재를 하였다.

(5)

나아가 원고 A는 상임이사로서의 지위에 있으면서 G의 주도하에 피고로부터 사립학교경영자의 지위를 이전받아 이 사건 학교의 경영자가 되고자 하였다.

(6)

이러한 원고 A와 G의 관계, 이 사건 상임이사 임용 경위, 이 사건 학교에서의 업무 집행 태양 및 그 이후의 정황 등을 볼 때, 원고 A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보수를 목적으로 일정한 노무를 제공하기 위하여 상임이사로 임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3)

이 사건 상임이사 해고의 효력 유무

결국 원고 A와 피고는 원고 A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근로계약관계가 아닌 위 임관계에 있었다고 할 것인바,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으므로(민법 제689조 제1항), 이 사건 상임이사 해고는 위임계약의 적법한 해지로서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

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상임이사 해고는 유효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 A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한편 원고 A가 구하는 금원 중에는 이 사건 상임이사 해고 전인 2018. 10.까지의 미지급 상여금 청구가 포함되어 있으나, 원고 A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원고가 이 사건 상임이사 해고 전에 받았어야 할 상여금 중 지급받지 못한 금원이 남아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 A의 위 청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원고 B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 B

원고 B은 2018. 7. 5.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학교의 부총교장으로 학교의 사무를 처리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인 이 사건 부총교장 임용계약을 체결하여 피고의 근로자가 되었다. 그런데 피고는 2018. 10. 17.자로 원고 B의 이 사건 부총교장 임용을 취소하는 통지를 하였고, 이는 해고에 해당한다. 피고는 위와 같은 조치에 징계위원회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해고의 원인이 되는 구체적 사실이나 비위 내용을 적시하지 않는 등 위 해고에 절차적 하자가 있으며, 원고 B은 부총교장이 될 만한 경험 및 경력을 지닌 자이고, 임용절차에서 학교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 B에 대한 임용계약을 취소할 사유나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있지도 아니하여 실체적 하자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취소 통지는 효력이 없다.

그러므로 원고 B은 ① 이 사건 취소 통지의 무효 확인을 구하고, ② 피고는 원고 B에게 계약 기간인 2020. 7. 31.까지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데, 피고가 원고 B이 납부하는 소득세 등을 부담하기로 하였고, 이를 반영한 원고 B이 이 사건 학교에서 지급받은 월 급여는 월 15,150,890원이며, 원고 B은 2018. 11.부터 매월 20일까지 피고가 지급하여야 하는 월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 B에게 미지급 급여액 318,168,690원과 각 지급기일 다음날부터 2020. 8. 15.까지의 지연손해금 상당액인 14,367,222원, 위 318,168,690원에 대한 2020. 8.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과 확정 지연손해금 14,367,222원에 대한 2020. 8.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퇴직금 92,096,334원과 이에 대한 2020. 8.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즉 424,632,246원(= 318,168,690원 + 14,367,222원 + 92,096,334원) 및 이에 대한 2020. 8. 16. 이후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가)

피고는 원고 B과 고용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고, 원고 B과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G일 뿐이며, G은 피고를 대리하여 원고 B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없다.

나)

원고 B은 이 사건 학교의 부총교장으로 임용되었고, 그 근무태양, 해당 직위의 성격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 B은 피고 내지는 G의 지휘, 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고용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고, 피고의 이 사건 취소 통지는 위임계약의 적법한 해지로 유효하다.

나.

판단

1)

이 사건 부총교장 임용에 있어서의 당사자 및 그 효력 여부

가)

G이 2018 7. 5. 원고 B과 사이에 이 사건 부총교장 임용 계약을 체결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사립학교법 제70조의2 제2항은 ‘사립학교의 소속 사무직원은 학교의 장의 제청으로 사립학교경영자가 임용한다’고 정한 규정의 취지에 G이 2001. 2. 15. 피고로부터 이 사건 학교의 총교장 권한대행으로서의 권한을 위임받아 그 지위에서 피고를 대행하여 이 사건 부총교장 임용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 B도 이 사건 학교를 설립․운영하는 사립학교경영자와의 사이에서 법률관계를 형성하겠다는 의사에 기초하여 이 사건 학교의 부총교장이 되는 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부총교장 임용계약의 당사자는 피고라고 봄이 타당하다. 나) 나아가 G이 피고를 대행하여 이 사건 부총교장 임용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위 제2의 나. 1) 나)항에서 인정한 사정들에다가 G이 2018. 6. 19. 피고로부터 부총교장 임용에 관하여서는 별도의 동의를 받은 점을 보태어 보면, G이 피고로부터 적법하게 권한을 위임받아 체결한 이 사건 부총교장 임용계약은 유효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이 사건 취소 통지의 해석

가)

이 사건 취소 통지의 내용을 보건대, 의사표시의 취소는 계약 체결 등의 과정에서 하자 있는 의사표시를 한 경우에 그 의사표시의 법률효과로부터 취소의 당사자를 해방시키는 것으로서 기존에 유효한 계약의 효력을 장래를 향하여 제거시키는 것과 관념적으로 구별되는 것인바, 이 사건 취소 통지에서 피고가 열거한 사유들은 이 사건 부총교장 임용계약 체결 과정에서 발생하였거나 그 이전부터 이미 존재하였던 사유들로서 이 사건 부총교장 임용계약의 체결 당시부터 존재하였던 임용절차의 적법 여부 및 부총교장으로서의 자격 구비 여부 등에 관한 착오를 이유로 이 사건 부총교장 임용계약을 취소하는 의사표시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나)

다만, 기존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의사표시에는 경우에 따라 계약 취소와 장래를 향한 해지의 의사표시가 병존할 수도 있는 것이고, 이 사건에 있어 피고의 이 사건 취소 통지에는 그가 내세운 취소사유에 따른 취소의 의사표시 외에도 적어도 이 사건 부총교장 임용계약의 효력을 장래를 향하여 상실시키려는 해지의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것이다.

3)

이 사건 취소 통지의 효력 유무

가)

착오 취소 의사표시로서의 효력 유무

(1)

관련 법리

동기의 착오라 함은 표의자가 의사를 형성하게 된 연유에 있어서 중요한 어떤 사정에 관하여 잘못된 관념을 가지게 된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서, 동기의 착오가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부분의 착오에 해당함을 이유로 표의자가 법률행위를 취소하려면 그 동기를 당해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을 것을 상대방에게 표시하고 의사표시의 해석상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고 인정되면 충분하고 당사자들 사이에 별도로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기로 하는 합의까지 이루어질 필요는 없지만, 그 법률행위의 내용의 착오는 보통 일반인이 표의자의 처지에 섰더라면 그와 같은 의사표시를 하지 아니하였으리라고 여겨질 정도로 그 착오가 중요한 부분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1다106976, 106983 판결 참조).

(2)

이 사건에서의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취소 통지에서 제시한 착오의 사유들을 근거로 이 사건 부총교장 임용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이 사건 취소 통지에서 제시된 사유 중 ‘원고 B의 임용절차가 규정에 위반되었고, 학교 주무관청에서 그 부적법함이 확인되었다’는 취지의 부분은 결국 원고 B이 G에 의하여 채용되었음을 이유로 한 것이다. 피고는 2001년경 이 사건 학교 운영에 관한 자신의 사무를 G에게 처리하도록 위임한 이후 G이 2018년경까지 이 사건 학교 소속 사무직원 84명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별달리 관여하지 않았고, 2018. 6. 19. G이 부총교장을 임용하는 데 동의하는 내용의 서한을 작성하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부총교장 임용계약 체결 당시 G이 원고 B을 부총교장으로 임용할 권한이 있었다고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G은 실제로도 피고의 위임에 따라 원고 B을 부총교장으로 임용할 권한이 있었다고 인정되므로, 이 사건 부총교장 임용계약 체결 당시 피고의 인식과 사실의 불일치가 있다고 볼 수 없어 이를 법률행위 내용에 착오가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

(나)

이 사건 취소 통지에서 제시된 사유 중 ‘원고 B이 부총교장으로 채용될 만한 자격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부분은 피고가 이 사건 부총교장 임용계약을 체결하려는 의사를 형성하기에 이른 동기의 착오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사건 부총교장 임용계약 당시 피고나 G 등이 원고 B에게 부총교장으로서의 특별한 자격을 요구하였다는 등 부총교장의 자격 요건을 위 계약의 내용으로 삼았다고 볼 만한 아무런 정황이 없고, 피고가 2018. 6. 19. G이 부총교장을 임용하는 데 동의하는 내용으로 작성한 서한에도 별다른 자격 요건이 특정되지 않은 점에 비추어 피고의 그러한 착오가 법률행위의 중요한 부분에 관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나)

계약 해지로서의 효력 유무

(1)

다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취소 통지는 착오에 의한 이 사건 부총교장 임용계약의 취소의 의사표시 외에도 이를 해지하는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그 효력 유무에 관하여 본다.

(2)

이 사건 취소 통지의 효력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그 전제로서 이 사건 부총교장 임용계약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원고 B의 근로자성에 관하여 본다.

앞서 본 근로자성 판단 기준에 관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 B은 이 사건 학교의 임원으로서 피고 또는 총교장 권한대행이었던 G과의 신임관계 하에서 일정한 자율성을 가지고 이 사건 학교 행정총괄 업무를 위임받아 수행한 자로 보일 뿐, 피고나 G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가)

G은 총교장 권한대행으로서 피고로부터 이 사건 학교에 관한 책임과 권한을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피고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기 전까지 이 사건 학교를 전적으로 관리․운영하여 왔다.

(나)

G은 이 사건 감사 이후 전문 인력을 채용하여 이 사건 학교를 합리적으로 운영하고자 하는 의도로 원고 B을 부총교장으로 임용하였다.

(다)

부총교장이라는 직위는 총교장인 G을 상급자로 전제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원고 B은 임용 이후 이 사건 학교의 행정업무를 총괄하면서 최종적인 결재권자로서 이 사건 학교의 행정업무에 관한 문서에 결재하였고, 이에 관하여 G의 사전 지시를 받거나, 사후에 보고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바, G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아니한 채 이 사건 학교의 행정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그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라)

이 사건 부총교장 임용계약서의 두 번째 장에는 원고 B을 ‘피고용자(Employee)’로 정의하거나, 구체적인 근무시간(주 40시간, 월~금 7:30~16:30)을 지정하여 둔 것과 같은 기재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실제로 원고 B은 임용 이후 근태 관리를 위한 지문등록조차 되어 있지 않았고, 달리 근무시간 등에 관한 근태관리 또는 통제가 거의 이루어지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마)

이러한 원고 B의 임용 경위, 이 사건 학교에서의 담당 업무 및 그 집행 태양 등을 볼 때, 원고 B이 피고나 G 등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보수를 목적으로 일정한 노무를 제공하기 위하여 부총교장으로 임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3)

결국 원고 B과 피고는 원고 B이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근로계약관계가 아닌 위임관계에 있었다고 할 것인바,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으므로(민법 제689조 제1항), 이 사건 취소 통지는 위임계약의 적법한 해지로서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

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취소 통지는 유효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 B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 중 원고 A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나, 원고 B에 대한 피고 패소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B의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들의 항소와 원고 B의 이 법원에서의 확장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형식(재판장) 이연경 정진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