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법원에서 확장 및 감축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다음과 같이 고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중 해당 부분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〇 제1심판결문 제4쪽 6행(행수는 상단 글상자를 제외하고 센다)의 “을 제1, 4호증”을 “을 제1, 2, 4호증”으로 고친다.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피고와 C 사이에 이 사건 위탁계약이 체결되고 C와 원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지만, C는 형식상 도급업체에 불과하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실질적으로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주위적으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 한다) 제6조의2 제1항 제5호에 따라 2015. 11. 1.부터 원고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고, 예비적으로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3호에 따라 2017. 11. 1.부터 원고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별지 기재와 같이 원고가 2017. 12.부터 2021. 2.까지 매월 피고의 정규 근로자라면 지급받았을 임금에서 기지급 임금 또는 원고가 다른 회사에서 수령한 임금 상당의 중간수입을 공제한 월별 잔액(단, 위 잔액이 근로기준법에 따른 휴업수당보다 작을 경우, 휴업수당액) 총합 122,683,82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고, 2021. 3. 1부터 원고를 고용하는 날까지 월 3,531,5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업무상 상당한 지휘ㆍ명령을 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원고의 공용차량 운행과 피고 사업장의 다른 운전기사들의 특정 임원 전용차량 운행은 구별되기 때문에 원고와 다른 운전기사들을 하나의 운전업무 수행 단위로 평가하기 어렵고, C는 독립적인 기업으로서 원고에 대한 인사관리를 행하였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였다고 하여도, 손해배상책임 범위의 산정에 있어서 원고에 비하여 초과근무량이 상당히 많았던 G의 급여를 기준으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한 것은 부당하다.
근로자파견관계의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파견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4. 9. 선고 2017다17955 판결,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C의 사업 내역
C는 피고의 임원이었던 H이 2015. 10. 8. 설립한 회사로서, 피고의 본점과 동일한 ‘성남시 분당구 D, 2층’을 그 본점으로 두고 있다. C는 원고가 근무할 당시 약 27명의 직원이 근무하였고, 그 조직은 크게 사내지원 파트, 경영지원 파트, 차량지원 파트로 구분되어 있다. 피고 회사로부터 도급받은 업무 중 차량지원 파트에는 파트장 F과 업무기사 원고가 근무하고 있었다. C는 독자적인 취업규칙을 제정하고 복리후생제도를 실시하였으며, 원고를 비롯한 소속 직원들에 대한 급여 지급, 원천징수 업무 및 4대 보 험 관련 업무를 수행하였다. C는 피고 외에도 주식회사 K를 비롯한 L그룹 계열의 다른 회사들과도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
C는 2015. 10. 31. 피고와 ‘성남시 분당구 D 소재 1, 2, 3층 일부’ 외 2곳을 무상으로 사용·수익하는 내용의 사용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C는 차량지원 업무를 위하여 피고가 리스한 차량을 제공받았고, 차량 유류비도 지원받았으며, 그 외에도 피고로부터 노트북 등 사무집기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
이 사건 위탁계약에 따른 구체적인 업무위탁의 범위
이 사건 위탁계약의 상세 보충계약서(을 제2호증의2)에서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와 관련 있는 일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 위탁계약은 위탁수수료를 업무수행 실적 및 완성도를 기준으로 산정한다고 규정하였고(제13, 14조), 공용기사의 실제 이용 건수에 따라 수수료를 산출하여 위탁수수료를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업무 수행 방식
C는 2015. 11. 30.경 F을 피고의 현장대리인으로 선임하였고, 원고는 C의 차량지원파트에 소속되어 주로 귀국한 해외주재 임원 또는 초빙 교수 등을 위해 제공되는 공용차량의 운전기사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의 임원 등이 공용차량을 이용할 필요가 생기면, 탑승자 정보, 차종 및 업무기사, 탑승장소, 세부일정 등을 기재한 이용신청서를작성하여 F에게 제출하였고, 원고는 F으로부터 전달받은 배차 내역에 따라 공용차량의 운전 업무를 수행하였다. 다만 경우에 따라서는 위 차량에 탑승한 임원 등의 요청에 의하여 사전에 신청된 내역과 다른 내용의 운행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원고는 운행일지 및 세차비, 주차비, 통행료 등 비용을 지출한 영수증 등을 F에게 제출하면, F이 이를 관리하면서 전체 내역을 취합하여 필요한 경우 피고 회사에 전달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인트라넷 ‘M’에 일부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기도 하였다.
피고 사업장의 운전기사 현황
피고의 사업장에는 2018. 2.경 기준 원고를 포함하여 총 6명이 임원 등을 위한 운전기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그중 원고만이 배차신청을 받아 운행하는 공용차량 운전기사였고, 나머지 5명의 기사들은 모두 특정 임원을 전담하는 운전기사였다(이하 ‘임원 전담기사’라고 한다). 근로자파견 업체인 E 소속이거나 피고 소속이었던 임원 전담기사들은 F을 통하는 등의 배차절차 없이 각 임원의 비서 등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아 임원 전용차량을 운행하였다. 원고와 임원 전담기사들은 동일한 사무실(기사 대기실)을 이용하였다. 임원 전담기사가 휴가 등으로 부재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외부 업체를 통하여 임시로 대리기사를 섭외하여 임원 차량의 운전을 맡겼고, 1년에 1, 2회 정도 대리기사의 섭외가 어려운 경우에는 해당 임원실에서 F에게 공용차량 배차신청을 하여, F의 지시를 받은 원고로 하여금 임원 차량을 운행하도록 하기도 하였다.
원고에 대한 인사관리 등
F은 피고의 공용차량에 대한 배차 지시, 차량의 운행일지 관리 및 관련 비용 처리, 출퇴근, 휴일근무 등 원고에 대한 근태관리 업무 일반을 담당하였다.
원고는 C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았고, C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피고에 출입할 때 C가 발급한 사원증을 사용하였다. 원고의 휴가는 C의 휴가계 양식에 의하여 신청하고, 원고가 휴가를 간 기간 동안 공용기사가 필요할 경우 외부업체를 통해 섭외한 대리기사가 원고의 대체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통신요금 일부 지원, 통근차량 할인 이용 등 피고 직원들에 대한 복리후생 혜택을 일부 부여하기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7, 8, 16, 26, 27, 32, 41 내지 44, 45, 50, 53,58호증, 을 제1 내지 7, 9, 13, 15, 24, 25, 28, 38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F, G의 각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사무실을 함께 사용하는 임원 전담기사들의 일부 대체 운행업무를 수행한 바 있고 임원 전담기사들과 같은 사무실을 사용한 점, ② 원고가 피고의 인트라넷에 접근할 수 있었던 점, ③ 피고가 C에게 차량이나 사무실 등 물적 설비 일체를 무상으로 제공한 점, ④ 이 사건 위탁계약 및 상세 보충계약서에서 차량 관련 위탁업무의 범위를 ‘직책자 교통 지원’, ‘차량관리’ 등 다소 포괄적으로 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과 같이 이 사건 위탁계약이 통상적인 도급계약으로 보기 어려운 듯한 사정이 일부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정이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에 의한 상당한 지휘ㆍ명령 여부
원고의 운전 업무는 피고 임직원의 직접적인 지시가 아니라 원고가 소속된 C의 차량파트장인 F의 지시를 받아 이루어졌다. 때때로 차량에 탑승한 임원의 요청에 따라 배차 내역과 다른 내용의 운행이 이루어지기도 하였으나, 이는 탑승한 승객의 업무와 일정을 고려하여 현장에서의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는 운전업무의 특수한 속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C는 그 소속 파트장인 F을 통하여 원고의 근태관리ㆍ급여 지급ㆍ출입증 교부ㆍ휴가 처리 등 각종 인사관리 업무를 직접 수행하였고, 피고가 이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였다고 볼 증거는 없다. 원고의 피고에 대한 운전업무의 수행은 C의 이 사건 위탁계약에 따른 의무의 이행으로 평가할 수 있을 뿐, 원고에 대해서 일반적인 지휘ㆍ명령권을 행사한 것은 C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사용사업주로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ㆍ명령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여부
원고가 F으로부터 전달된 사전 배차 내역에 따라 공용차량 운전 업무를 수행한 반면, 임원 전담기사들은 사전 배차 없이 특정 임원에 전속되어 해당 임원의 비서와 직접 연락하며 운전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가 임원 전담기사의 업무를 대신하여 수행한 내역이 존재하기는 하나, 기본적으로 전담 기사의 결원이 발생하였을 경우에는 별도의 대리기사를 통하여 대체업무 수행이 이루어졌고, 원고는 대리기사 섭외마저 불가능한 경우와 같이 예외적인 상황에만 임원 전담기사의 대체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임원 전담기사들과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기는 하였으나, 이들의 공동 사무실은 휴게실 내지는 대기실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주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원고나 임원 전담기사들이 위 사무실에서 공동의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 원고와 임원 전담기사들이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었다거나, 직접 공동 작업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인사관리 등
C는 독자적인 취업규칙과 복리후생제도를 구비하여 파트장인 F을 통하여 원고에 대한 각종 인사관리를 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 직원들에 대한 복리후생 혜택을 일부 부여하기도 하였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 직원에 대한 일반적인 복리후생혜택이 원고에게 제공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원고가 운행한 차량에 탑승하였던 임원 등의 원고에 대한 평가가 원고의 근무평정에사실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고, F이 원고에 대한 인사관리 내역을 피고 소속 팀장에게 보고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이러한 사정들만으로 피고가 원고에 대해 실질적인 인사관리 권한을 행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피고의 인트라넷에 대한 접근권한을 일부 부여받기는 하였으나 실제로 이를 통하여 원고에 대한 인사관리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는 없고, 단지 C의 위탁업무 수행에 따른 업무상 필요 내지는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독립적 기업 조직 또는 설비
C는 자체 인력, 조직, 취업규칙을 갖추고 있고, 피고 외의 거래처도 확보하였으며, 원고 등 소속 직원들에 대하여도 급여지급, 원천징수 및 4대보험 관련 업무 등을 수행하는 등 독립된 기업으로서의 실체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 C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위탁계약에 따른 업무 수행 과정에서의 필요에 따라 사무실과 차량 등을 무상으로 제공받았다거나 C의 본점이 피고의 본점과 동일한 건물에 위치한 사정에만 근거하여 C의 독립된 기업으로서의 실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소결론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지 아니하는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각 청구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 법원에서 확장 및 감축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 판결을 주문과 같이 변경한다.
판사 이제정(재판장) 박광서 차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