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1. 5. 11. 선고 2010가합15666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61,216,594원 및 이에 대하여 2011. 5. 1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2항 및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0. 1. 11.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69. 11. 26. 체신부에 C으로 신규 임용되었다가, D기관가 설립되자 1982. 1. 1.자로 D기관에 전환 임용되었고, D기관가 2002. 5. 민영화되면서 피고로 변경된 이후 2010. 1. 11.까지 계속하여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였는데, 그동안의 인사이동 내역은 아래 표와 같다.

(생략)

나.

원고는 O노동조합에 가입한 일반조합원이었고, O노동조합과 피고 사이의 단체협약 및 피고의 인사규정 등의 주요 규정은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피고는 인사위원회의 징계의결을 거쳐 2010. 1. 11. 원고를 해임하였는데, 그 징계사유는 다음과 같다(이하 ‘이 사건 해임’이라 한다).

1)

집전화, 인터넷, 인터넷TV 개통 등 직무명령 불이행 : 2006. 12. 8. K지사로 발령된 이후 고객기술서비스 직무를 부여받고, 3년 동안 150회 이상 업무지시에도 현재까지 개통건수 0건

2)

회사규정 및 질서에 악영향을 주는 행위 : 150장이 넘는 확인서 및 각서를 작성하고, 9회의 경고 처분을 받았으면서도, 개통 실적이 전혀 없고, 개선 의지도 없음

3)

무단결근 : 2일(2007. 4. 6. 및 2007. 4. 9.)

[증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 제7호증, 제8호증의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

원고는 이 사건 해임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그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이 사건 해임 이후의 임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근로자에 대한 해임처분 등이 실질상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여 그 무효임의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근로를 제공할 수 있었던 기간 동안의 임금을 청구하는 경우,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사용자와 사이에 이루어진 근로계약상의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임이 명백하므로,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이미 사용자의 인사규정에 의한 당연해직사유인 정년을 지났다면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는데(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참조), 앞서 본 피고의 인사규정 제23조 제1항 제1호, 제28조에 의하면, P생인 원고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 이전인 2010. 12. 31. 이미 정년에 도달함으로써 더 이상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3.

본안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는, 피고가 사무실 내에서의 업무만 하던 원고에 대하여 현장 개통 업무로 그 직무를 변경하도록 한 것은 부당하므로, 그 업무 지시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를 해임한 것은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해임 이후의 임금 지급을 구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직무 변경은 피고의 사업상 필요에 의한 것으로 정당한데, 원고가 피고의 업무 지시를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등 그 비위의 정도가 중하므로, 이 사건 해임은 정당하다고 다툰다.

나.

이 사건 해임의 효력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1969년 교환 직렬로 입사한 이래 30년 이상 H 안내 업무만을 하다가, H 안내 서비스가 피고로부터 분사(分社)된 2001. 7. 이후로는 상품판매 업무를 하였고, 2005. 1. 3.부터는 J지점에서 시험실 업무를 하였다.

나)

그런데 피고는 원고와의 사전 협의나 원고의 동의 없이 2006. 8. 9. 원고에 대하여 시험실 업무에서 현장 개통 업무로 직무변경 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직무변경’이라 한다).

다)

현장 개통 업무는 인터넷, 일반전화 등을 신청한 고객의 단말장치에 회사의 통신망을 연결하는 업무인데, 일반주택 등 통신단자가 없는 경우에는 전봇대에서 선을 끌어다 연결해야 하므로 전봇대에 올라가는 작업이 수반되고, 장비를 싣고 직접 트럭을 운전하여 현장으로 가야 할 경우도 있다.

라)

이 사건 직무변경 당시 원고는 만 53세의 여성으로서 과체중(약 86㎏) 등으로 전봇대에 올라갈 만한 조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트럭 운전 경험도 없었다.

마)

원고는 현장 개통 업무에 필요한 교육을 받기는 하였으나, 업무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채 단독으로 현장 개통 업무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바)

원고는 수차례 소속 팀장에게 자신의 능력에 맞는 다른 업무를 부여해달라고 요청하였으나, 본사의 지침에 따라 원고에게는 현장 개통 업무만 배정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오히려 소속 팀장으로부터 노골적으로 명예퇴직을 요구받았다.

사)

원고는 2007. 3. 26.부터 2007. 4. 5.까지 당뇨병, 고혈압 등으로 입원치료를 받았는데, 당시 의사에게 전봇대에 올라가야 하는 등의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였고, 중증의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아)

원고는 트럭 운전을 위하여 2007. 3. 19. 제1종 보통면허를 취득하고, 다른 직원의 도움을 구하는 등 현장 개통 업무를 위한 노력을 하였으나, 결국 현장 개통 업무를 전혀 수행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직무변경 이후 이 사건 해임 전까지 총 10회의 경고를 받았다.

[증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7, 11, 12, 13호증, 제17호증의 1, 2, 을 제4호증, 제18호증의 1 내지 제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직무변경의 당부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등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J지점에서 이 사건 직무변경 명령을 받은 후 불과 4개월(이는 원고에 대한 3개월간의 교육이 끝난 직후이다)만에 L지점으로 발령받았는데, 이에 비추어 보면 J지점의 사정상 이 사건 직무변경이 반드시 필요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을 납득하기 어려운점, ② 원고의 상급자들 역시 원고의 나이, 체격, 경력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추가적으로 교육을 받는다고 하여도 현장 개통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였으면서도 원고로부터 확인서 등을 작성받는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상황을 그대로 방치한 점, ③ 원고가 이 사건 직무변경 당시 담당하던 시험실 업무와현장 개통 업무가 둘다 기술 분야의 업무라고 하더라도, 시험실 업무가 사무실 내에서 이루어지는 반면에, 현장 개통 업무는 밖에서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전봇대에 오르는 등의 강도 높은 신체활동을 수반하고, 필요한 기술 및 지식을 습득하기 위하여 비교적 장기간의 교육이 필요하므로, 35년 이상 교환직 업무에 종사한 원고에게 사무실 내에서의 현장 지원 업무가 아닌 현장 개통 업무를 하도록 하는 것은 정신적·육체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인 점(특히 전봇대에 올라가는 경우 안전사고의 발생 가능성도 있고, 위와 같은 직무의 위험성에 따른 스트레스 등으로 원고가 우울증까지 겪게 된 것으로 보인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직무변경 당시 원고에게 현장 개통 업무를 하도록 할 업무상 필요성이 크지 않았던 반면에, 이 사건 직무변경은 원고에게 상당한 생활상 불이익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중대한 근로조건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직무변경은 적어도 전직에 준하는 조치라고 봄이 상당한데, 피고가 사전에 원고의 동의를 구하거나 성실한 협의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이 사건 직무변경을 명한 것은 인사권을 남용한 것으로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

3)

징계사유의 존부

가)

이 사건 해임의 징계사유 중 먼저 ‘직무명령 불이행’ 및 ‘회사규정 및 질서에 악영향을 주는 행위’에 대해서 보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직무변경이 피고의 인사권 남용으로 부당한 이상, 이 사건 직무변경을 전제로 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현장개통 업무 지시 또한 부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따르지 않은 원고의 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

나)

반면에, 이 사건 해임의 징계사유 중 ‘무단결근’의 경우,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 의하면, 직원이 결근을 하고자 할 때에는 소정의 절차에 따라 사전 또는 사후에 신고를 하여야 하고, 회사의 승인 없이 결근을 한 경우 징계사유가 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2007. 4. 6. 및 2007. 4. 9. 피고의 승인을 받지 않은 채 결근한 사실은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의 무단결근을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다고 할 것이다.

4)

징계양정의 적정성 여부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8069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무단결근하기 전날인 2007. 4. 5.까지 당뇨병 등으로 입원치료를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는 당초 원고의 위 무단결근을 이유로 경고 조치만을 하였을 뿐인 사실, 원고는 이 사건 직무변경 전에는 별다른 징계를 받지 않고 35년 이상 성실하게 근무한 사실이 각 인정되며, 여기에다가 원고의 위 무단결근은 이 사건 직무변경으로 원고가 피고 등과 갈등을 빚고 있던 과정에 발생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의 위 무단결근이 피고와 근로관계를 단절시켜야만 할 정도에까지 이른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가 원고의 위 무단결근을 이유로 원고를 해임한 것은 그 징계양정의 정도가 지나치게 가혹하여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5)

소결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임은 위법하여 무효이다.

다.

피고의 임금 지급 의무

그렇다면, 원고는 원고를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한 피고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이 사건 해임 다음날인 2010. 1. 12.부터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므로, 피고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원고에게 위 2010. 1. 12.부터 원고가 정년에 도달한 때인 2010. 12. 31.까지 이 사건 해임 당시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피고가 지급해야 할 임금의 액수에 대해서 보면, 갑 제20호증의 1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2009년도 소득급여는 합계 63,905,104원인 사실이 인정되고, 원고는 2010. 1. 25. 피고로부터 2010. 1. 1.부터 2010. 1. 11.까지의 임금으로 2,688,510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61,216,594원(= 63,905,104원 - 2,688,510원) 및 이에 대하여 임금 지급기일(매월 25일) 다음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판결 선고일인 2011. 5. 1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회근(재판장) 박현경 남수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