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33,560,956원과 이에 대하여 2012. 11. 24.부터 2014. 2. 18.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3/10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가 2008. 4. 18. 피고에게 4,800만 원을 대여(이하 '이 사건 대여'라 한다)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는 이 사건 대여금에 대하여 대여일인 2008. 4. 18.부터의 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청구하고 있으나, 원·피고 사이에 이 사건 대여금의 이자와 변제기에 관한 약정이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없고, 아래에서 보듯 피고가 원고의 대표이사와 이사로 장기간 재직한 사정에 비추어 원·피고는 이 사건 대여금에 관한 소비대차약정을 체결함에 있어 이자와 변제기를 따로 정하지 않았다고 판단될 뿐이다.
변제기의 약정이 없는 소비대차의 경우 채권자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반환을 독촉하여야 하는데, 갑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2. 11. 9. 피고에게 이 사건 대여금을 2012. 11. 23.까지 상환할 것을 독촉하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결국 피고는 원고의 독촉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난 2012. 11. 24.부터 이 사건 대여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부담한다.
피고의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피고는 2004. 4. 13.부터 2011. 5. 1.까지 원고에게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였는데 그 퇴직금 48,601,178원의 채권과 이 사건 대여금채권을 상계하기로 원고와 합의하였고, 설령 원·피고 사이의 상계합의가 없었다 하더라도 피고는 형식상 원고의 이사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을 뿐 실질적으로 원고에게 고용된 근로자여서 원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른 퇴직금채권을 가지는데 그 퇴직금채권으로 이 사건 대여금채권을 상계한다.
판단
주식회사 임원의 퇴직금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에 정한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따라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에 정한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 상법 제388조에 의하면 주식회사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이사에 대한 퇴직위로금은 그 직에서 퇴임한 자에 대하여 그 재직 중 직무집행의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으로서 상법 제388조에 규정된 보수에 포함되고, 정관 등에서 이사의 보수 또는 퇴직금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 그 금액·지급방법·지급시기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한 이사의 보수나 퇴직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다만 주식회사에 있어서 회사가 설립된 이후 총 주식을 한 사람이 소유하게 된 이른바 1인 회사의 경우에는 그 주주가 유일한 주주로서 주주총회에 출석하면 전원 총회로서 성립하고 그 주주의 의사대로 결의될 것임이 명백하므로 따로 총회소집절차가 필요 없고, 실제로 총회를 개최한 사실이 없었다 하더라도 그 1인 주주에 의하여 의결이 있었던 것으로 주주총회 의사록이 작성되었다면 다른 사정이 없는 한 그 내용의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는 실질적으로 1인 회사인 주식회사의 주주총회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며, 그 주주총회 의사록이 작성되지 아니한 경우라도 증거에 의하여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갑 제2·3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04. 4. 13. 원고에게 고용되었고, 2007. 3. 30. 원고의 이사로, 2008. 12. 3. 원고의 대표이사로 각 취임하였다가 2011. 4. 30. 퇴임한 사실, 원고의 정관은 이사의 퇴직금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친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의 주주총회가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에 관한 결의를 하였다거나, 원고가 이른바 1인 회사로서 그 1인 주주에 의하여 피고의 퇴직금에 관한 주주총회의 의결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의 대표이사 또는 이사로 재직하는 기간에 관하여 퇴직금을 받을 권리를 갖지 못한다.
근로자의 퇴직금
한편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과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는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존재하지 않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그러나 을 제1·2·4호증, 을 제5호증의 1부터 6까지, 을 제7부터 9호증까지의 각 기재와 증인 C의 증언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형식적·명목적인 이사 또는 대표이사에 불과하여 대주주인 D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었을 뿐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피고는 원고의 대주주인 D의 추상적인 지시·감독만을 받았을 뿐 대표이사 또는 이사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하였다고 판단될 뿐이다.
결국, 피고는 원고의 이사와 대표이사로 재직한 2007. 3. 30.부터 퇴직일까지의 기간에는 원고에 대하여 퇴직금채권을 갖지 못하고, 다만 2004. 4. 13.부터 2007. 3. 29.까지 원고의 근로자로 재직한 기간에 관한 퇴직금채권을 가질 뿐이다. 그런데 피고가 2004. 4. 13.부터 2007. 3. 29.까지 근로한 기간의 퇴직금이 12,005,128원이라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12,005,128원과 이에 대하여 퇴직일인 2007. 3. 30.로부터 14일이 지난 2007. 4. 14.부터 근로기준법 제37조와 그 시행령에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받을 채권을 가진다[비록 그 퇴직금채권의 시효기간이 2010. 4. 15. 완성되었다 하더라도, 채권자는 시효완성 전에 상계할 수 있었으면 시효완성 후에도 상계할 수 있는데(민법 제495조), 이 사건 대여금채권은 변제기를 정하지 않은 것이어서 채무자인 피고는 언제든지 이를 상환할 수 있으므로(민법 제603조 제2항), 피고의 상계항변은 소멸시효로 제한받지 않는다].
상계
피고의 퇴직금채권은 2007. 4. 13.에 이미 변제기에 있었고, 이 사건 대여금채권은 그 변제기를 정하지 아니하여 피고는 그 대여일인 2008. 4. 18. 이미 상계할 수 있었으므로, 이 사건 대여금채권과 피고의 퇴직금채권은 2008. 4. 18. 상계적상에 있었다. 따라서 이 사건 대여금채권은 피고의 퇴직금채권 12,005,128원과 이에 대하여 2007. 4. 14.부터 2008. 4. 18.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2,433,916원[=12,005,128원 × 20% × (1년 + 5일/365일), 원 미만 버림]의 합계인 14,439,044원과 같은 금액으로 소멸하였다.
결론
따라서 피고의 상계항변은 앞에서 인정한 14,439,044원의 범위에서만 이유 있고,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33,560,956원(= 4,800만 원 - 14,439,044원)과 이에 대하여 2012. 11. 24.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14. 2. 18.까지는 민법에 따른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사 최웅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