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4. 1. 22. 원고 A에 대하여 한 정권 18개월의 징계처분 및 원고 B에 대하여 한 정권 12개월의 징계처분은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38,000명 이상의 상시근로자를 고용하여 정보통신사업 등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케이티(이하 '케이티'라고 한다)의 노동조합이다.
원고 A은 피고의 서울 강남지방본부 반포지부 소속 조합원(1995. 4. 6. 가입)이고, 원고 B은 피고의 서울 강북지방본부 은평지부 소속 조합원(1999. 1. 7. 가입)이다. 또한 원고 A과 B은 피고와 별개의 C단체의 의장 및 회원이기도 하다.
피고는 2014. 1. 20. 중앙위원회를 개최하여 별지 각 '징계이유' 기재와 같이 원고 A에 대하여는 조합 비방행위, 조직질서 문란행위, 허위사실 유포행위, 조합의 공신력이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정권 18개월, 원고 B에 대하여는 조합 비방행위, 허위사실 유포행위, 조합의 공신력이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정권 12개월의 각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고 한다).
원고들은 이 사건 징계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14. 3. 27. 전국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징계처분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의하였다.
피고의 규약(이하 '이 사건 규약'이라고 한다) 중 이 사건 징계처분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3, 9, 10, 22 내지 2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의 행위는 피고의 집행부를 견제하고 케이티의 부당노동행위를 비판하며 노동조합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비판 내지 의견 표명에 불과하므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설령 피고 주장과 같이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한 것은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현저하게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판단
⑴ 징계사유의 존부
㈎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비방행위의 점
먼저 이 사건 징계처분 사유 중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비방행위에 관하여 본다.
노동조합활동으로 배포된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에 의하여 타인의 인격·신용·명예 등이 훼손 또는 실추되거나 그렇게 될 염려가 있고, 또 그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사실관계의 일부가 허위이거나 그 표현에 다소 과장되거나 왜곡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문서를 배포한 목적이 타인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원들의 단결이나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타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고 그 문서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한 것이라면, 그와 같은 문서의 배포행위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그와 같은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문서를 작성·배포한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1. 2. 24. 선고 2008다29123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돌이켜 보건대, 갑 제3 내지 15호증, 을 제12, 27, 2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① 피고는 2013. 5. 9.에 열린 2013년도 단체교섭에서 노동조합의 요구안을 제시하지 아니한 채 케이티 사용자 측에게 임금 및 단체협상안을 백지위임한 사실, ② 2013. 5. 21. 체결된 2013년 단체교섭 가협약(안)에서 케이티 사용자 측과 피고는 2013년도 임금을 동결하기로 하고, 사용자의 평가만으로 근로자를 쉽게 해고할 수 있는 내용의 면직조항을 신설한 사실(인사평가등급 중 업무실적이 2년 연속 직원 평균에 현저히 미달할 경우 대기발령 조치할 수 있고, 2회 이상 대기발령시 인사위원회 심의를 통하여 면직이 가능하도록 함), ③ 위 단체교섭 가협약(안)은 2013. 5. 24. 실시된 찬반투표(이하 '이 사건 찬반투표'라고 한다) 결과 피고 소속 조합원 82.1%의 찬성으로 통과되었으나, 2013. 6. 17. 전남 광양지사의 조합원 D은 이 사건 찬반투표 과정에 케이티의 사용자 측이 부당하게 개입, 찬성표를 던지라고 압박하였다면서 위 찬성률은 케이티의 노동탄압 결과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사실, ④피고는 2011. 12. 22. E의 연임을 적극 지지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였고, 2012. 2. 3. 고용노동부의 케이티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이 근거 없는 왜곡 제보에 의존한 편향적 조사라면서 이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였으며(위 특별근로감독결과 2012. 5. 10. E는 근로기준법 위반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었고, 고용노동부는 케이티에 과태료 4억원을 부과하였다), 2013. 8. 30.에는 배임 등의 혐의로 정당으로부터 G 사퇴 요구를 받은 E를 옹호하면서 케이티의 사용자 측 입장을 반영한 신문광고를 게재한 사실, ⑤ 원고들은 2012. 12월경부터 2013. 10월경까지 C단체 소식지인 'H'(D의 죽음 직후 발행된 5개 소식지에는 I소식지라는 표현을 병기하고 있음, 이하 '이 사건 소식지'라고 한다)을 발행 및 배포하고, 국회의사당 앞, 청계광장, 케이티 사옥 앞, 불광역 등지에서 케이티의 사용자와 피고를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한 사실, ⑥ 원고들은 이 사건 소식지 및 옥외 집회를 통하여 케이티에게 이 사건 찬반투표 결과에 대한 진상규명 및 노동인권 탄압 중단을 요구하였고, 피고가 노동조합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포기한 채 케이티의 사용자 측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으며, 조합 내 반대의견을 묵살한 채 케이티의 사용자 측에 서서 직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고 있다는 의견을 밝힌 사실, ⑦ 이 사건 소식지는 케이티의 방만한 경영과 직원들의 근로조건 악화, 피고에 대한 케이티 사용자의 부당개입 등 사용자에 대한 비판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는 사실에 더하여, ⑧ 피고는 원고 A이 위와 같은 방식으로 피고를 비방하였다면서 원고 A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2014. 5. 29. 원고 A의 위 행위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므로 피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진 점, ⑨ 노동조합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노동조합의 통제권에 심각한 지장을 주지 않는한 노동조합의 민주적 운영을 위한 조합원들의 독자적 조직 및 활동은 보장되어야 하는 점, ⑩ 또한 노동조합은 민주주의 원리에 의하여 조합원들의 다양한 의사가 개진되고 그 다양성이 조합의 의사결정에 반영되어야 하므로, 조합원들의 독자적 조직 및 활동을 통한 조합 집행부 비판 역시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하는 점, ⑪ 피고의 규약 제10조는 조합원의 권리로서 조합의 활동에 동등하게 참여할 권리, 조합운영에 동등한 발언권 및 의결권 등을 보장하고 있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비록 이 사건 소식지의 내용이나 옥외 집회 과정에서 피고에 대하여 어용노조, 식물노조, 앞잡이 등 일부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원고들의 행위는 조합원들에게 피고의 사용자에 대한 과도한 우호적 태도를 알리고, 피고가 노동조합으로서의 자주성과 민주성을 회복하여 사용자가 아닌 조합원들의 생존권 보장에 나서야 한다고 비판함으로써 원고들이 속한 노동조합원들의 단결을 도모하고 근로조건의 향상과 복지증진을 꾀하기 위한 것으로서 전체적으로는 그 내용이 진실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비방행위는 노동조합원으로서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규약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 원고들의 허위사실 유포의 점
다음으로 원고들의 허위사실 유포행위에 관하여 본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원고들은 이 사건 소식지에서 이 사건 찬반투표가 케이티 사용자 측의 개입으로 조작되는 등 노동조합의 각종 선거에 사용자 측이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고, 피고 역시 이러한 불법 투표에 연계되어 있다고 기재한 사실, 또한 D의 자살사건에 관하여 피고가 위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기 위하여 케이티의 사용자 측에 협조하고 있고, 아래 ㈐항 문자메시지 수신을 거부하기 위하여 케이티 사용자의 개입 하에 조직적으로 조합원들의 서명을 받았다는 내용을 기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내용이 진실이라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행위는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조합의 명예를 손상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 규약 제73조 제3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 원고 A의 문자메시지 발송 등을 통한 조직질서 문란의 점
마지막으로 원고 A이 이 사건 소식지를 문자메시지로 무단 발송하는 등 조직 질서를 문란하게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본다.
갑 제19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① 케이티 소속 직원들은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여 언제든지 사내 전산망에서 모든 직원들의 성명, 소속, 휴대전화번호, 연락처 등을 조회할 수 있고, 위와 같이 공개된 신상정보에는 케이티 직원 누구라도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사실, ② 원고 A은 조합원들에게 이 사건 소식지를 열람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방법으로 조회한 조합원들의 휴대전화번호로 이 사건 소식지 열람이 가능한 홈페이지 주소를 문자메시지로 발송하였던 사실, ③ 위 문자메시지는 케이티 사내망을 이용하여 월 1회에 한하여 발송된 사실, ④ 원고 A은 직원들의 성명, 소속 등 개인정보는 수집하지 않았고, 조회한 휴대전화번호를 위 문자메시지 발송 목적 이외에는 사용하지 아니하였으며, 문자 수신 거부 의사를 밝힌 직원들에 대하여는 문자메시지 발송을 하지 아니한 사실에 더하여, ⑤ 노동조합 내에서는 민주주의 원리에 의하여 조합원들의 독자적 조직 및 활동을 통한 조합 집행부 비판도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하는 점, ⑥ 원고 A은 조합원들에게 이 사건 소식지의 내용 자체를 발송한 것이 아니라 그 열람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이 사건 소식지가 게재된 홈페이지의 주소만을 보낸 점, ⑦ 이 사건 규약에는 조합원들이 이 사건 소식지와 같은 유인물을 배포하기 위하여 피고의 사전승인을 얻도록 요구하는 규정이 없는 점, ⑧ 원고 A이 피고로부터 발송된 조합원들의 개인정보 삭제·처리정지 요구서를 수신하지 않은 것만으로 곧바로 조합의 조직질서가 와해되거나 약화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의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 A이 보낸 문자메시지의 내용, 사용된 개인정보의 규모와 그 보호가치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문자메시지 전송이 조합원으로서의 의무를 위반한 조직질서 문란행위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는 이 사건 규약 제73조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⑵ 징계양정의 적정성
나아가 이 사건 징계처분이 원고들의 이 사건 규약 위반 정도 등에 비추어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인지에 관하여 본다.
노동조합에게는 규약이나 결의에 의하여 조합원의 행동에 대한 규제를 설정하고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재량 하에 정직, 정권, 제명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이른바 통제권이 인정되나, 조합 내부의 언론의 자유 보장은 조합 활동의 공정성 및 타당성과 바람직한 의사형성과정을 담보하고 조합의 존립과 발전의 기초가 되는 것이므로, 조합원의 언론, 비판활동을 이유로 한 통제권의 행사는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그 행사가 재량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통제권의 남용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앞서 인정한 사실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징계처분 사유 중 허위사실 유포행위를 제외한 나머지 사유들은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점, ② 이 사건 징계처분인 정권은 원고들이 조합원으로서 갖는 일체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으로서 권익의 침해 정도가 크고, 그 기간도 각 18개월, 12개월로 상당히 장기간인 점, ③ 원고들은 종전에 피고로부터 징계처분을 받은 사실이 없는데, 피고는 처음으로 징계절차에 회부된 원고들에게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한 채 곧바로 위와 같이 무거운 징계처분을 한 점, ④ 이 사건 소식지나 원고들의 대외활동 중 문제된 내용들은 주로 케이티의 사용자에 대하여 D의 죽음 및 유서 내용에 근거, 이 사건 찬반투표 및 노동조합의 각종 선거 당시 사용자의 개입여부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사용자 측의 노동조합 활동 개입행위의 재발방지 및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등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데에 주된 목적이 있는 것이고, 피고에 대하여는 2013년도 단체교섭 과정에서의 소극적 태도, 케이티 사용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옹호발언 등을 비판하면서 노동조합으로서의 견제·감시기능을 회복하여 조합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서, 단지 피고를 비방하거나 다른 조합원들을 선동하려는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점, ⑤ 노동조합의 민주적 발전을 위해서는 조합 내부의 언론 및 비판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고, 이 사건 규약에서도 모든 조합원에게 조합 운영에 관한 동등한 발언권을 보장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할 뿐만 아니라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는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일부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고, 나머지 징계사유에 대하여도 그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들로서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광섭(재판장) 이이영 윤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