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 요지
피고인은 2010. 5.경 (주)C로부터 '성남시 분당구 D건물' 신축공사 도급을 받은 건설현장책임자로서 E을 통하여 (주)F로부터 공사작업 인부들을 공급받았으므로 인부들에 대한 노임을 지급할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2015. 1.경 (주)F이 피고인과 E을 상대로 미지급 노임청구의소를 제기하자, 피고인은 (주)F이 제출한 '작업확인서 및 청구서'(이하 '이 사건 작업확인서'라고 한다)는 E이 피고인의 명의를 도용하여 작성한 것이라고 허위 고소하여 위 민사책임을 면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6. 1. 14.경 "피고소인 G은 2010. 5. 27.부터 2010. 7. 13.까지 '성남시 분당구 D건물 신축공사 현장'에 일할 인력을 피고소인 E에게 공급하였고, 피고소인 E은 위 피고소인 G에게 인부를 요청하고 인부를 공급받은 후, 피고소인들은 위 작업 인부들에 대한 노임을 부풀리기 위한 수단으로 서로 공모하여 작업책임자도 아닌 고소인이 마치 공사현장에서 작업을 확인하고 서명 및 싸인을 한 것처럼 행사할 목적으로 약 64회에 걸쳐 이 사건 작업확인서에 이름과 서명을 위조한 후, 위 위조된 사문서를 마치 진정하게 성립한 문서처럼 이를 행사하였습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고소장을 작성한 다음 같은 날 서울동부지방검찰청 민원실에서 성명을 알 수 없는 직원에게 위 고소장을 제출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은 E에게 피고인 명의로 서명할 것을 허락하였으므로 E이 피고인의 명의 문서를 위조한 사실이 없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E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에 허위사실을 신고하여 무고하였다.
판단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 경우에 성립되는 범죄이므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은 적극적인 증명이 있어야 하며,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곧 그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여 무고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5도4642 판결).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이 E에게 이 사건 작업확인서에 피고인 명의로 서명할 것을 허락하였는지 여부이다. 그런데 아래에서 인정되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고소사실이 명백하게 허위사실이라는 점과 나아가 피고인이 고소사실이 허위임을 알았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
성남시 분당구 D건물 신축공사의 수급인인 C 주식회사는 위 공사 중 골조공사를 피고인에게 하도급 주었고, 피고인은 2010. 5.경 위 골조공사 중 형틀공사를 평당 13만 원에 E에게 재하도급 주었으며(다만 계약명의자는 E의 형 명의), E은 위 재하도급공사를 위하여 2010. 5. 27.경 ㈜F직업소개소에 의뢰하여 인력을 공급받았다. 따라서 ㈜F과 인력공급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E(또는 E의 형)일뿐 피고인이 아니므로, 피고인은 ㈜ F에게 인력공급에 대한 계약책임을 부담하여야 할 지위에 있지 아니하다.
이는 위 재하도급공사 종료 이후인 2010. 9. 7. E이 자신의 명의로 ㈜F에게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노임체불금을 변제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고, 노임체불금 상당 금원의 약속어음을 공증해준 사실에 비추어 봐도 명백하다.
E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당시 자신은 파산신청을 한 상태라 ㈜F에서 자신의 명의로 이 사건 작업확인서를 작성하면 안 된다고 해서 ㈜F의 직원 H과 피고인이 모인 자리에서 이 사건 청구서를 피고인 명의로 작성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H은 이 법정에서 위와 같은 내용의 합의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어, E의 주장은 그 신빙성이 떨어진다.
E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진술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하였던 I[(주)F에서 공급한 인부)]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자신의 명의를 사용하여 이 사건 작업확인서를 작성하는 것을 동의하였는지는 알 수 없고 목격한 사실도 없으나 정황상 피고인이 옆에서 보았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만 진술하고 있어 I 작성의 진술서는 피고인의 명의 사용 허락 여부를 인정할 증거로 사용하기에 부족하다.
검사는 피고인이 ㈜C에게 노임직불확인서를 작성해준 사실과 ㈜F에서 공급된 인부들이 피고인과 E을 상대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고발한 사건에서 피고인이 스스로 인부들에게 노임지급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 사실을 주된 증거자료로 제시하고 있으나, 재하도급인의 지위에서 작성한 노임직불확인서가 이 사건 작업확인서의 대리서명 승낙의 점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나아가 피고인은 위 근로기준법위반 사건에서도 피고인은 "E에게 재하도급 주었으므로 고소인들 임금을 지급해야할 사람은 E이다. 고소인들 모두 E이 불렀던 사람이고 저와는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기에 임금지급책임은 E에게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던 것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법적으로 노임지급책임이 있음을 자인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배성중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