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0. 12. 9. 선고 2018가단237700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A노동조합에게 7,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18. 12. 5.부터 2020. 12. 9.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 A노동조합의 나머지 청구 및 나머지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A노동조합과 피고 사이에 생긴 비용은 3/4을 위 원고가, 1/4을 피고가 부담하고, 나머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나머지 원고들이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 조합은 공공·운수·사회서비스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이다. 원고 조합은 산하에 지부와 지회를 두고 있는데, 2012. 7. 4. 주식회사 V(이하 ‘V’라 한다)에 원고 지부를 설치하였다. 나머지 원고들은 원고 지부에 가입한 V 근로자들이거나 V에서 퇴직한 자들이다.

2)

피고는 V에 설립된 기업별 노동조합이다.

3)

피고는 2014. 1.경, 2016. 1.경, 2018. 1.경 각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의2,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7에 따른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동조합(이하 ‘교섭대표노조’라 한다)으로 확정되었다. 2014. 1.경 피고 조합원수는 24,982명, 원고 지부 조합원수는 20명이었고, 2016. 1.경 피고 조합원수는 17,411명, 원고 지부 조합원수는 30명이었으며, 2018. 1.경 피고의 조합원수는 18,375명, 원고 지부 조합원수는 32명이었다.

나.

2014, 2015년 노사협의서 작성과정

1)

피고는 V와 사이에 ① 2014. 4. 8.경 특별명예퇴직 등에 관한 노사합의, ② 2014. 4. 25. 잔류인력 재배치에 관한 노사합의, ③ 2014. 9. 26. 인사평가 제도 변경에 관한 노사합의, ④ 2015. 2. 24. 2014. 정년제 및 임금피크제 등의 구체적인 시행방안에 관한 노사합의를 하였다.

2)

피고가 노사합의 사항과 관련하여 사전에 조합원 총회를 개최하여 피고 조합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찬반투표 등 의결을 실시하거나 원고 지부의 의견을 별도로 청취하는 절차를 밟은 바는 없다. 다만, 위 노사합의 사항은 V 노사간 상생협의회에서 미리 결정된 것으로 그 주된 내용이 V 근로자들에게 알려져 있었다. 또한 위 각 노사 합의 당시에는 원고 지부 조합원들도 피고 조합원들과 차별 없이 피고 홈페이지에서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노사합의와 관련한 주된 쟁점사항을 게시글 열람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다.

2015년도 단체협약 체결과정

1)

피고는 2015. 4. 30.경 원고 지부에 ‘2015년도 단체협약에 관한 원고 지부 요구 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하였다.

2)

원고 지부는 피고에게 2015. 5. 18.경 원고 지부 요구안을 발송하면서 ’단체교섭안 확정 후 V에 제시하기 전 원고 지부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해 달라‘고 요구하였고, 2015. 5. 27.경 ’피고의 단체교섭안 확정 후 원고 지부에 알려 달라. V의 단체교섭 안이 확정, 제시되면 원고 지부에도 알려달라‘고 요구하였다.

3)

피고는 2015. 10. 19.경 원고 지부에게 피고의 단체교섭 요구안 및 V와의 잠정적인 2015년 단체협약 합의안을 통보하였다. 잠정합의안에 원고 지부의 단체교섭 요구안 내용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원고 지부는 2015. 10. 23.경 피고에게 잠정합의안의 내용을 수정해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원고 지부 요구안이 반영되지는 않았다.

4)

피고는 2015. 11. 19.경 피고 소속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잠정합의안에 관한 찬반투표를 시행하였고 2015. 11. 24.경 2015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5)

위 단체협약에 따라 2013년 단체협약상 V가 노동조합에 편의시설을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되어 있던 규정이 임의규정으로 변경되었고, 노동조합에 부과되었던 교육시간 관련 규정이 ’신입사원 교육시간‘에서 ’신규조합원 교육시간‘으로 변경되었다.

6)

피고는 2015. 11. 30.경 원고 지부에 2015년도 단체협약 전문을 발송하였다.

라.

2016년도 단체협약 체결과정

1)

피고는 2016. 8. 8. 원고 지부에 ‘2016년도 단체협약에 관한 원고 지부 요구안을 2016. 8. 16.까지 제시해 달라‘고 요구하였다.

2)

원고 지부는 피고에게 2016. 8. 16.경 단체협약에 관한 원고 지부 요구안을 발송하였다.

3)

피고는 V와 단체교섭을 진행한 후 2016. 11. 8.경 피고 조합원들에게 잠정적인 2016년 단체협약 합의안에 대해 2016. 11. 11. 찬반투표를 시행할 것을 공고하였다. 잠정합의안에는 복지포인트 균등지급, C직과 S직의 임금체계단일화 등 원고 지부의 요구안 내용이 일부 반영되었다.

4)

피고는 2016. 11. 11.경 피고 소속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잠정합의안에 관한 찬반투표를 시행하여 그 무렵 2016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마.

2017년도 단체협약 체결과정

1)

피고는 2017. 8. 16.경 원고 지부에 ‘2017년도 단체협약에 관한 원고 지부 요구 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하였다.

2)

원고 지부는 피고에게 2017. 8. 23.경 단체협약에 관한 원고 지부 요구안을 발송하였다.

3)

피고는 V와 단체교섭을 진행한 후 2017. 10. 10.경 잠정적인 단체협약 합의를 하였다. 피고는 2017. 10. 11.경 원고지부에 잠정합의안 내용을 발송하였다.

4)

피고는 2017. 10. 13.경 피고 소속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잠정합의안에 관한 찬반투표를 시행하여 그 내용대로 2017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바.

2018년도 단체협약 체결과정

1)

피고는 2018. 2. 23.경 원고 지부에 ‘2017년도 단체협약에 관한 원고 지부 요구 안을 2018. 3. 5.까지 제시해 달라‘고 요구하였다.

2)

원고 지부는 피고에게 2018. 3. 12.경 단체협약에 관한 원고 지부 요구안을 발송하면서, 교섭안에 대한 V와의 교섭진행과정 및 결과에 관한 정보를 성실히 공유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3)

피고는 2018. 3. 21. 원고에게 2018년도 단체교섭 요구안을 통보하였다. 원고는 2018. 4. 4.경 원고 지부의 의견이 단체교섭 요구안에 반영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 줄 것을 요구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8. 4. 10.경 ’많은 조합원들에게 혜택이 되는 사항만 안건으로 확정되었다‘라는 취지의 답변을 하였다.

4)

원고 지부는 단체교섭에 대하여 2018. 4. 19.경 원고 지부 조합원의 참관을, 2018. 4. 27.경 조합원 참관 또는 회의록 공유를 요청하였으나, 피고는 2018. 4. 24.경 단체교섭 참관 요청을 거부한다는 회신을 하였다.

5)

피고는 V와 단체교섭을 진행한 후 2018. 5. 25. 오전경 원고 지부에게 당일 오후 V와 잠정적인 단체협약안을 체결할 것임을 통보하였다.

6)

피고는 2018. 5. 25. 피고 조합원들을 위하여 잠정합의안에 관한 조합원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피고에 대하여는 2018. 5. 28. 잡정합의안에 대한 설명자료를 발송하였다.

7)

피고는 2018. 5. 31.경 피고 소속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잠정합의안에 관한 찬반 투표를 시행하여 2018년 그 내용대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사.

원고의 근로시간 면제한도 배분 요구에 관한 처리과정

1)

원고 지부는 2015. 3. 31.경 및 2015. 5. 27.경 피고에게 2013년 단체협약상 노동조합에 보장되어 있는 근로시간 면제한도, 노동조합 사무실, 사무기기 등을 원고와 함께 사용하고 협의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2)

원고 지부는 2015. 11. 26.경 피고에게 근로시간 면제한도 및 노동조합 전임자 선정을 위한 협의를 요청하였고 피고는 2015. 12. 8.경 원고 지부에게 세부적인 요구안을 문서로 보내줄 것을 요구하였다.

3)

원고 지부는 2015. 12. 14. 피고에게 근로시간 면제 한도 연간 2,000시간 및 무급 노동조합 전임자 1명 배정을 요청하였고 피고는 2014. 12. 30. 원고 지부의 요청을 거부하였다. 원고 지부는 2016. 2. 15. 피고에게 무급 노동조합 전임자 배정 요구를 철회하고 근로시간 면제 한도 연간 1,000시간을 요구하였으나 2016. 2. 7. 피고는 원고 지부의 요청을 거부하였다.

4)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 지부의 시정신청 제기에 따라 2016. 5. 30.경 ‘피고가 원고 지부에 대하여 근로시간 면제시간을 배분하지 않은 것은 공정대표의무 위반임을 인정한다. 피고는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내에 조합원 수에 비례하여 원고 지부에 근로시간 면제시간을 배분하라’고 판정하였으나 피고는 이와 관련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

5)

피고는 2017. 10. 11. 원고 지부에게 ‘갱신된 단체협약 유효기간 동안 근로시간 면제를 매년 68시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통보를 하였다. 68시간은 조합원 수에 비례하여 산정한 것이다.

아.

원고 지부의 기타 요구에 관한 처리과정

1)

노동조합 게시판

가)

원고 지부는 2016. 7. 19.경 V에 노동조합 게시판을 배분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V는 피고와 구체적으로 협의하라고 답변하였다.

나)

피고는 2016. 8. 12.경 원고 지부에게 피고와의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원고 지부가 노동조합 게시판을 무단으로 사용할 경우 해당 게시물을 철거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2)

노동조합 사무실

가)

원고 지부는 2017. 8. 23.경 피고에게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을 요청하였다. 나) 원고 지부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을 제기하자 피고는 2018. 7. 2.경 원고 지부 지부장의 근무지인 전라북도 부안에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였다.

3)

신입사원 교육시간

가)

원고 지부는 2018. 5. 11.경 V에게 신입사원 교육시간에 원고 지부에 관하여 알릴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나)

V는 2018. 5. 28.경 원고 지부에게 ‘신규조합원에게 조합원 교육시간을 할애한다’는 단체협약 규정에 따라 신입사원이 피고를 탈퇴한 뒤 원고 지부 조합원으로 가입한 경우에 한하여 조합원 교육시간을 부여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4, 5, 11 내지 38, 45, 47호증, 을 1 내지 25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피고는 2014, 2015. 각 노사합의 과정에서 원고 지부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고, 피고 조합원 및 원고 지부 조합원 모두를 상대로 찬반 투표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나.

피고는 2015.부터 2018.경까지의 단체협약 체결과정에서 원고 지부에게 단체교섭의 경과나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고 단체교섭 요구안에도 원고 지부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 피고는 단체교섭 과정에서 원고 지부 조합원을 배제한 채 피고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잠정합의안에 관한 찬반투표를 시행한 다음 이를 기초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다.

피고는 근로시간 면제한도, 노동조합 게시판, 노동조합 사무실, 신규조합원 교육시간 등과 관련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소수노조인 원고 지부를 차별하였다.

라.

가. 내지 다.항 기재와 같은 피고의 행위는 ① 노동조합법 제29조의4 제1항에서 정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불법행위이고, ②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3항에 따라 단체교섭권을 위임받은 법정위임인으로서의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한 채무불이행행위이며, ③ 특히 단체협약 체결과정에서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 절차를 원고 지부 조합원들에게 보장하지 않은 행위는 헌법 및 노동조합법상 보장된 절차적 참여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불법행위에도 해당한다.

마.

따라서 피고는 위와 같은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행위로 인하여 원고 지부 및 원고 지부 조합원인 나머지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위자하기 위하여 원고 조합에게 위자료 3,000만 원, 나머지 원고들에게 위자료 각 5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판단

가.

단체교섭 과정에서의 피고의 행위에 관한 판단

1)

공정대표의무 위반 및 절차적 참여권 침해 주장에 관한 판단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에 의하면,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고(제5조),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으나(제29조 제1항),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노동조합이 그 조직형태와 관계없이 2개 이상 병존하는 경우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따라 정해진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제29조의2 제1항 본문). 노동조합법이 이처럼 복수 노동조합에 대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도입하여 단체교섭 절차를 일원화하도록 한 것은, 복수 노동조합이 독자적인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경우 발생할 수도 있는 노동조합 간 혹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간 반목ㆍ갈등, 단체교섭의 효율성 저하 및 비용 증가 등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함으로써,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단체교섭 체계를 구축하는 데에 그 주된 취지 내지 목적이 있다.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하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은 독자적으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노동조합법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을 보호하기 위하여 사용자와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지 못하도록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29조의4 제1항). 공정대표의무는 헌법이 보장하는 단체교섭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기능하고,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가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이하 ‘소수노동조합’이라고 한다)에게도 미치는 것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 이러한 공정대표의무의 취지와 기능 등에 비추어 보면, 공정대표의무는 단체교섭의 결과물인 단체협약의 내용뿐만 아니라 단체교섭 과정에서도 준수되어야 하고,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는 단체협약 체결에 이르기까지의 단체교섭 과정에서도 소수노동조합을 절차 면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지 않아야 할 공정대표의무를 부담한다. 이에 따라 교섭 대표노동조합이 단체교섭 과정에서 소수노동조합을 동등하게 취급하고 공정대표의무를 절차적으로 적정하게 이행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정보를 소수노동조합에 적절히 제공하고 그 의견을 수렴하여야 한다. 다만 단체교섭 과정의 동적인 성격 및 실제 현실 속에서 구현되는 모습, 노동조합법에 따라 인정되는 대표권에 기초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 대표자가 단체교섭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재량권 등을 가지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소수노동조합에 대한 이러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의무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단체교섭 과정의 모든 단계에 있어서 소수노동조합에 일체의 정보를 제공하거나 그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완벽하게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고, 이때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기 위해서는 단체교섭의 전 과정을 전체적ㆍ종합적으로 고찰하여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항에 관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 절차를 누락하거나 충분히 거치지 아니한 경우 등과 같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가지는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함으로써 소수노동조합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한편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사용자와 단체교섭 과정에서 마련한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하 ‘잠정합의안’이라고 한다)에 대하여 자신의 조합원 총회 또는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회의 찬반투표 절차를 거치는 경우, 소수노동조합의 조합원들에게 동등하게 그 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거나 잠정합의안에 대한 가결 여부를 정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찬반의사를 고려 또는 채택하지 않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나)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이유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단체교섭 과정에서 피고가 거쳐온 원고 지부에 대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 절차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가지는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함으로써 소수노동조합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절차적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관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아래 바)항에서 판단하는 바와 같이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에 대해 원고 지부 조합원들의 찬반투표를 거치지 않은 것을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공정대표의무위반 행위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한다면, 이를 원고 지부 및 원고 지부 조합원들의 절차적 참여권을 침해한 행위로도 보기 어렵다 할 것이므로, 그와 같은 원고들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①

2014, 2015년 노사합의 안건은 노사간 상생협의회에서 결정된 것으로서, 원고 지부 조합원들을 포함한 V 근로자들이 이미 그 주된 내용을 알고 있었다. 2014, 2015년 노사합의 쟁점 등 중요사항은 홈페이지를 통하여 원고 지부 조합원들 및 피고 조합원들에게 차별 없이 제공되었으며 노사합의에 대한 찬반투표는 원고 지부 조합원들 및 피고 조합원들 모두를 상대로 시행되지 않는 등 피고가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여 원고 지부를 부당하게 차별하였다고 볼 만한 사항이 없다.

②

2015년부터 2018년 단체협약 체결 시 피고는 단체협약과 관련한 원고 지부의 요구안 제시를 요청함으로써 사전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하였다. 원고 조합은 피고의 사전 설명이 없어 원론적 내용의 요구안만을 제시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나, 각 단체협약 내용에 비추어보면, 원고 지부가 단체협약 요구안을 제시함에 있어서 피고의 별도 사전설명이 필요할 만한 특별 안건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③

원고 지부는 매년 피고에게 단체협약 요구안을 제시하였고, 피고는 원고 지부의 요구안을 일부 반영한 바 있다. 피고가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하여 원고 지부를 자의적으로 차별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원고 지부의 요구안을 무시하여 단체협약 요구안에 반영하지 않은 구체적 사안을 인정할 증거는 부족하다.

④

피고는 소외회사와의 잠정합의안 및 체결된 단체협약을 원고 지부에 제공하여 왔다.

⑤

피고가 원고의 2015년 단체협약 요구안에 대한 설명회 개최 요구 및 2018년 단체교섭에의 원고 조합원 참관 또는 회의록 공유 요구를 거절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 지부에게 단체협약 요구안을 제공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교섭대표조합이 소수노동조합에게 단체교섭과정에서의 일체의 정보를 제공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원고 지부의 조합원 참관 및 회의록 공유를 거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원고 지부의 설명회 개최, 회의록 공유 요구를 거절하는 것이 피고의 재량권 일탈·남용이라고 평가될 만큼 단체협약 요구안 또는 구체적인 단체교섭 과정 등에 소수노동조합 조합원들에게 핵심적이고 중요한 내용이 있었다는 점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

⑥

또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잠정합의안에 대하여 자신의 조합원 총회 또는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회의 찬반투표 절차를 거치는 경우, 소수노동조합의 조합원들에게 동등하게 그 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원고 지부 주장과 같이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에 의해 피고가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이 또한 원고 지부 조합원들에 대한 찬반투표를 반드시 거쳐야 할만큼 소수노동조합에게 특히 핵심적이고 중요한 의제가 있었다는 점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

2)

법정위임관계에 따른 채무불이행 주장에 관한 판단

교섭대표노조가 개별 소수노조에 대해 개별적, 직접적 위임관계에 따른 선관주의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7다263192 판결 참조), 그와 같은 책임을 묻는 원고 조합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단체협약 이행과정에서의 피고의 행위에 대한 판단

공정대표의무의 취지와 기능 등에 비추어 보면, 공정대표의무는 단체교섭의 과정이나 그 결과물인 단체협약의 내용뿐만 아니라 단체협약의 이행과정에서도 준수되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교섭대표노동조합이나 사용자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을 차별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그와 같은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점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나 사용자에게 주장·증명책임이 있다.

노동조합의 존립과 발전에 필요한 일상적인 업무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서 노동조합 사무실이 가지는 중요성을 고려하면, 사용자가 단체협약 등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에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한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에도 반드시 일률적이거나 비례적이지는 않더라도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정한 공간을 노동조합 사무실로 제공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달리 교섭대표노동조합에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면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에는 물리적 한계나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노동조합 사무실을 전혀 제공하지 않거나 일시적으로 회사 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였다고 하여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2)

판단

가)

위 법리에 비추어 앞서 인정한 사실을 살펴보면, 피고가 원고 지부의 계속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2017. 10. 11.경까지 원고 지부에게 조합원 수에 따른 근로시간 면제 배분을 전혀 하지 않고 2018. 7. 2.경까지 원고 지부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을 전혀 제공하지 않은 것은 원고 지부에 대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 피고는 원고 지부의 조합원 수에 비추어 볼 때 이를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결국 최종적으로 원고 지부에 제공한 면제 근로시간 및 노동조합 사무실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 이후 바로 또는 원고 지부의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대한 진정이 있기 전에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정도의 시간 배분 및 시설 제공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지연행위를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평가할 수 있다(다만, 노동조합 게시판 제공 및 신입사원 교육 관련 단체협약 규정에 대하여는 앞서 인정한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원고 조합에 대하여 합리적 이유 없는 부당한 차별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 조합에게 위와 같은 차별행위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고, 차별행위의 정도 및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그 위자료는 7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피고는 원고 조합에게 이에 대한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8. 12. 5.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판결 선고일인 2020. 12. 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그러나, 원고 지부의 조합원들인 나머지 원고들의 위자료 청구에 관하여는, 앞서 본 공정대표의무의 취지와 기능,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의 공정대표의무 위반행위의 태양을 고려할 때, 소수노동조합에 대한 차별금지조항 위반으로 인하여 원고 조합 뿐 아니라 구성원들인 원고들에게도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으므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원고 조합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며 원고 조합의 나머지 청구 및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원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