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3. 1. 10. 선고 2021가합408271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유통업, 용역업, 전국 화물 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주식회사 G(이하 ‘G’라 한다) 등 여러 고객사로부터 물품의 수송, 배송 및 보관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다.

2)

원고 A은 2006. 7. 1. 피고와의 사이에 (차량번호 1 생략) 차량을 현물출자하고 그 관리를 수탁받기로 하는 내용의 차량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하여 계약관계를 유지하여 오던 중 2016. 7. 12. 제품배송 용역계약으로 변경하여 2021. 3. 31.까지 피고가 위탁한 배송업무를 수행한 자이다.

3)

원고 B, C, D은 주식회사 H(이하 ‘H’라 한다)에, 원고 E은 I 주식회사(이하 ‘I’라 한다)에 아래 표 기재 차량을 각 현물출자하고 그 관리를 수탁받기로 하는 내용의 차량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한 지입차주로서, 피고와 H, I 사이에 체결된 화물운송계약에 따라 피고가 위탁한 배송업무를 수행한 자들이다.

나.

원고들의 의약품 운송업무 수행 등

1)

원고들은 위 가.항 기재와 같이 각 제품배송 용역계약 및 차량 위·수탁관리계약에 따라 피고의 사업소에서 G가 위탁한 의약품의 운송업무를 수행하였다.

2)

피고는 2021. 2. 24. H에게 물량감소 등의 사유로 고객사인 G로부터 전담배송차량 감차 요구를 받았다는 이유로 그 소속 배송원인 원고 D을 계약종료일 2021. 3. 31.로 하여 계약 해지한다는 취지의 통보를 발송하였으며, 2021. 2. 26. 원고 A에게 위와 동일한 취지로 계약 종료일을 2021. 3. 31.로 하는 계약 해지 통보를, 2021. 3. 31. H, I에게 각 회사 소속 배송원인 원고 B, C, E을 계약종료일 2021. 4. 30.로 하여 계약해지한다는 취지의 통보를 각 발송하였다.

3)

원고들이 피고의 사업장에서 운송업무를 수행한 기간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9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들

1)

원고 A은 비록 피고와 형식적으로는 위탁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2)

나머지 원고들 또한 비록 형식적으로는 피고의 협력업체들과 위탁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사실상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피고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과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있는 실질적인 사용자이며,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3)

따라서 피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청구취지 기재 각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원고들은 피고 및 협력업체들과의 사이에 물품배송업무를 위탁받기로 하는 내용의 위탁계약을 체결한 개인사업자일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원고들이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2)

설령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 B, C, D, E은 피고와 화물운송계약을 체결한 협력업체들에 소속된 근로자일 뿐이고,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피고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와의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6998 판결 등 참조).

나.

원고들의 근로자성 여부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내지 20호증, 을 제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과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이 그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 소속되어 그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1)

원고들은 배송 당일 용인시 처인구 J에 위치한 피고의 물류창고에서 배달물품과 함께 코스별 배송지시서, 운행일지, 인수증, 거래명세서 등 납품 관련 서류를 수령하여 배송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원고들은 위 배송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만 하면 그 업무수행을 위한 운행경로의 선택, 귀가 시간 등에 관하여 피고로부터 별다른 간섭을 받지 아니하였고, 배달을 완료하면 귀가 전에 특정한 장소에서 근무 또는 대기할 필요 없이 바로 귀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들이 제출한 코스별 배송지시서, 일일체크리스트 및 운행일지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는 원고들에게 배송처를 가나다순으로 정리하여 고지하고, 원고들로 하여금 출발시간 및 도착시간, 운행거리 등을 보고하도록 하였을 뿐 근무시간 내지 운행경로의 선택에 일률적인 제한을 두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나아가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근무시간을 준수하지 않은데 대한 불이익을 가한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에 대하여 구속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2)

원고 A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제품배송 용역계약 제11조 제1항에서 ‘운행은 피고의 사정에 따라 조정할 수 있으며, 원고 A은 지정된 시간에 계약된 사업장에 출근하여 피고로부터 배송지시를 받는다’, 제4항에서 ‘피고는 필요에 따라 원고 A의 배차 방법을 변경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상차 및 하차 장소를 고지받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이는 운송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보에 해당하는 점, 위 제품배송 용역계약상 피고로부터 배정된 배달물품을 받는 장소를 피고의 사업장으로 지정하였던 점, 앞서 본 것과 같이 배달업무가 완료된 이후 원고들이 별도의 지정된 장소로 복귀하지 않고 배송현장에서 곧바로 귀가할 수 있었던 점, 피고가 별도로 원고들에게 배차 방법 변경지시를 한 사정을 확인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들의 근무장소를 지정하였다거나 원고들이 이에 구속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3)

원고들이 피고 및 협력업체들과 체결한 각 제품배송 용역계약 및 차량 위·수탁관리계약에 피고의 배송업무를 반드시 원고들 스스로 수행하여야 한다는 제약이 없거나, 지입차주가 채용한 운전자 등의 사고보상에 관한 조항이 마련되어 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은 자신의 책임 하에 운송기사를 고용하여 배정된 배송업무를 수행하는 것도 허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위 각 제품배송 용역계약 및 차량 위·수탁관리계약에 의하면, 원고들은 다른 상품 배송업무를 하는 것이 가능하고, 실제 원고 A, D, E의 경우 피고 및 협력업체들로부터 수령한 소득 외 별도의 사업소득신고내역이 확인되는바, 원고들은 피고의 물품을 배송하지 않는 시간에 다른 물품을 배송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4)

원고들은 매월 차량운행일지 등을 제출하여 피고로부터 피고의 배송업무에 필요한 유류비를 지급받은 사실이 있으나, 그 외 차량에 소요되는 잡유, 수리비, 보험료, 제세공과금 등의 일체는 원고들이 부담하였던 점, 원고들은 화물차주로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유가보조금을 지속적으로 수령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피고가 유류비를 부담한 것은 피고와 원고 A 및 협력업체들 사이에서 피고의 배송업무에 필요한 유류비는 피고가 부담하기로 하는 방식의 경비지급약정이 체결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5)

또한, 피고는 원고들에게 주간 및 월간 차량점검표를 작성하도록 하거나 원고들이 운행하는 차량에 특정한 외장이나 도색을 하게 하고, 배송교육을 실시한 사실이 있으나, 피고로서는 차량 이상으로 인한 업무의 공백을 방지하기 위하여 차량의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안전한 차량운행을 유도함으로써 종국적으로는 물품운송이 차질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배송업무교육 등은 주로 고객사로부터 요청받은 주의사항을 전달하거나 배송업무 협력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며, 피고가 실제로 교육 및 행사에 불참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원고를 비롯한 배송기사들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한 사정을 확인할 수 없는 점, 차량에 특정한 외장이나 도색을 하게 한 것은 화주인 피고의 대외적인 이미지 제고와 동일성 식별을 위한 것으로, 피고와 원고 A 및 협력업체들 사이에 제품배송 용역계약 및 화물운송계약을 체결하면서 서로 간에 양해된 사항에 해당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정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업무수행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6)

원고들이 매월 고정 용역대금을 지급받은 것은, 피고의 배송업무의 특성상 배송일정이나 물량 등이 대체로 고정되어 있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각 배송업무를 계속적·정형적으로 배정한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는 원고들이 배송업무를 수행하지 못한 일수에 비례하여 용역비를 감액하였고, 원고들이 제출한 차량운행일지 등 증빙서류를 참고하여 원고들에게 지급할 운송료를 매월 산출하였던 점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들에게 지급된 금원은 배송업무를 수행한 원고들의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보다는 배송업무 수행의 대가라고 봄이 상당하다

7)

원고들은 원고 D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피고를 사업주로 하여 요양급여를 수령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125조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계약의 형식과 관계 없이 근로자와 유사하게 노무를 제공함에도 근로기준법 등이 적용되지 아니하여 업무상의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는 사람으로서 각 호의 모두에 해당하는 사람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에 대한 특례를 두어 제2항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제5조 제2호(근로자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에도 불구하고 산재보험법을 적용할 때에는 그 사업의 근로자로 본다.’라고 규정하였는바, 이 규정은 그 문언상 의미 및 산업재해보상보험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산재보험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하여 볼 때 산재보험법상 보험급여 수급권자를 확대하기 위한 예외적 규정에 해당하는 것으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곧바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로 본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는 없다.

8)

원고들은 피고가 정한 취업규칙과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소득에 대해 근로소득세가 아니라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다.

9)

원고들은 각 차량의 실질적인 소유자로서 사업자등록을 하였고, 각 차량의 유지비용이나 해상물류종합배상책임보험(적재물담보)을 부담하고 있다. 또한 피고와 원고 A 및 협력업체들 사이에 체결된 제품배송 용역계약 및 화물운송계약에 의하면, 원고들이 배송업무를 완수하지 못할 경우 원고들이 그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고 배송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한 책임도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들은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에 대한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는 독립적인 사업자로서 배송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신(재판장) 김재연 유재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