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3. 10. 20. 선고 2023가합400509 판결

주문

1.

원고의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냉방·난방 설치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C 시스템에어컨 전문시공자격이 있는 자로서 'D'라는 상호로 에어컨 설치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나.

피고는 2020. 6. 22. E 주식회사로부터 성남 F 지식산업센터의 냉난방설비공사를 도급받았다. 원고와 피고는 2020. 6. 22. 위 공사 중 에어컨 등 설치공사(이하 'E 공사'라 한다)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공사계약(이하 '이 사건 제1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와 피고는 2021. 12. 24. E 공사와 관련하여 당초 계약금액 671,000,000원보다 9,727,942원 늘어난 680,727,942원으로 정산하기로 합의하는 내용의 하도급 정산합의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산합의'라 한다). 이 사건 정산합의서에는 '원고는 지식산업센터 공사에서 발생된 노임, 자재비 및 제반 경비 등을 전액 지급완료 하였음을 확인하며, 미지급 및 체불로 인한 문제가 발생시 모든 책임은 당사에 있으며, 또한 원고가 지불할 것을 서약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라.

피고는 2020. 11. 20. 주식회사 H로부터 I 신축공사 중 냉난방기 설치공사를 도급받았다. 원고와 피고는 2021. 6. 3. 위 공사 중 EHP 공사(이하 'H 공사'라 하고, E공사와 H 공사를 통틀어 '이 사건 각 공사'라 한다)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공사계약(이하 '이 사건 제2계약'이라 하고, 이 사건 제1, 2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각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마.

피고는 H 공사와 관련하여 원고를 대신하여 자재업체에 자재비 265,991,473원(부가가치세 포함)을 지급하고, 원고에게 위 자재비를 제외한 기성금으로 2021. 9. 16.부터 2021. 12. 29.까지 5회에 걸쳐 합계 90,0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을 지급하였다.

바.

원고가 노무자들에게 인건비를 지급하지 못하여 2022. 1.경 H 공사가 중단되었고, 그 무렵 원고는 공사현장에서 철수하였다.

사.

한편, 원고는 M 주식회사(이하 'M보증보험'이라 한다)로부터 이 사건 제1계약에 관한 계약이행보증보험 증권(계약금액 67,100,000원)을 발급받아 피고에게 제출하였고, 피고는 2021. 11. 15.경 M보증보험에 E 공사가 계약이행증권에 기재된 준공일 안에 완료되지 못하였다는 청구사유로 보험금을 청구하여 2021. 12. 17. M보증보험으로부터 보험금 67,100,000원을 지급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8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의 M보증보험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가.

주위적 청구

선택적으로,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는 원고에게 275,024,775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1)

이 사건 각 계약이 근로계약임을 전제로 한 주장

이 사건 각 계약은 도급계약이 아니라, 건설업 무등록자인 원고가 에어컨 설치팀장으로서 인부들을 불러 모아 설치작업을 함으로써 피고에게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하고 보수를 지급받는 근로계약이다. 원고는 이 사건 각 공사와 관련하여 비용을 지출할 의무가 없음에도 피고가 부담해야 할 에어컨 자재비 81,690,075원, 노임104,355,700원, 장비 렌탈비 6,039,000원, 냉매가스 비용 15,840,000원을 대납하였고, 피고는 E 공사와 관련하여 원고가 공사를 완료하였음에도 계약이행보증보험 보험금 67,100,000원을 부당수령하였다.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위 합계 275,024,775원의 이익을 얻고 원고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하였으므로, 위 275,024,775원을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2)

민법 제104조 위반 주장

이 사건 각 계약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이 사건 각 계약에서 피고가 자재비를 직불처리하고 지급금액을 도급액에서 차감하기로 정한 것은, 피고가 원고에게 고가의 자재를 사용하도록 강요하고 일방적으로 자재대금을 공사대금에서 차감할 수 있게 하고, 피고가 자재 공급을 중단할 경우 원고가 공사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하므로 불공정한 계약이며, 원고는 무경험으로 인해 이를 알지 못하고 이 사건 각 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계약은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위 1)항 기재 275,024,775원을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3)

기망 또는 착오에 따른 취소 주장

원고는 피고의 기망으로 이 사건 제1, 2계약의 중요한 내용을 오해하여 계약체결에 이르렀으므로 2023. 5. 22.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의 송달로써 위 각 계약을 민법 제109조 또는 민법 제110에 따라 취소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위 1)항 기재 275,024,775원을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4)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주장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여러 업체와 부동문자로 미리 마련한 일정한 형식의 계약서에 따라 공사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이 사건 각 계약서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약관에 해당한다. 원고와 피고는 대등한 지위에 있지 않으며, 원고는 이 사건 각 계약 체결 과정에서 개별적인 교섭이나 흥정을 할 수도 없었다. 이 사건 각 계약 중 피고가 자재비를 직불처리하고 지급금액을 도급액에서 차감하기로 정한 것은 약관법 제10조 제1호를 위반하여 무효이고, 위 부분을 제외하면 나머지 부분만으로는 이 사건 각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이 사건 각 계약은 전부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위 1)항 기재 275,024,775원을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나.

예비적 청구

원고는 E 공사에 관하여 피고가 지정한 업체에서만 자재를 구입해 사용해야 하는 등 시공과정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약정된 대금 671,000,000원을 초과하여 자재비 81,690,075원을 추가로 투입하였다. 또한 H 공사와 관련하여 피고는 2021. 12. 말까지 원고가 지급받아야 할 기성금 360,554,777원(부가가치세 별도) 중 원고가 실제 지급받은 기성금 81,818,180원(부가가치세 별도) 및 피고를 통하여 구입한 자재비189,169,640원(원고가 피고를 통해 구입한 자재비 241,259,630원에서 원고가 사용하지 않고 현장에 남겨 둔 자재비 52,089,990원을 제외한 금액, 부가가치세 별도)을 제외하면 89,566,957원을 미지급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인건비를 지급하지 못하여 공사가 중단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추가 자재비와 미지급 기성금 합계 171,257,032원(= 81,690,075원 + 89,566,957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3.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각 계약이 근로계약임을 전제로 한 주장에 관한 판단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처분문서는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의 내용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객관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6. 24. 선고 2021다220666 판결 등 참조).

2)

갑 제9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성남시장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21. 12.경 H 공사와 관련하여 성남시에 피고를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 위반(하도급제한 위반), 제34조 위반(하도급대금 미지급) 등의 불공정행위로 신고한 사실, 성남시는 이에 대하여 원고는 건설업 무등록자로서 이 사건 각 공사는 기계설비공사업에 해당하고 노무비와 자재비는 피고가 직접 지급하였다는 등의 사정을 근거로 원고가 피고에게 단순 노무를 공급하는 관계였으므로 처분이 곤란하다고 회신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계약이 전형적인 근로계약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각 계약은 피고가 냉난방기를 공급하고, 냉난방기 납품을 제외한 공사자재, 인건비 등 모든 공사비를 원고가 책임지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 점, 피고는 원고가 E 공사를 계약기간 내에 완료하지 못하였음을 청구사유로 하여 M보증보험으로부터 계약이행보증보험 보증금을 수령하였는데, 원고는 E 공사를 2021. 11. 20.까지 마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설령 이 사건 각 계약이 근로계약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점만으로 곧바로 원고가 주장하는 비용 상당액과 계약이행보증보험 보험금을 피고가 부당이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①

원고는 설치 장소, 수량 등에 대하여 피고 또는 원도급인이 지정한 대로 공사를 수행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이 사건 각 계약의 정해진 내용대로 공사를 완성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를 두고 업무수행 과정에서 원고가 피고 또는 원도급인의 지휘 ·감독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가 원고의 출근 여부, 근무시간 등의 근태를 관리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②

원고는 사업자등록을 하고 에어컨 설치업체를 운영하면서 피고와 이 사건 제1, 2계약을 체결하였다. 또한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공사에 필요한 인부들을 데리고 와 인력 투입 규모, 기간 별 작업내용과 작업단계 등을 결정하여 그에 따라 이 사건 각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각 계약은 원고를 수급인으로, 피고를 도급인으로 지칭하고 있고, 각 공사에 대하여 총액으로 계약금액을 정하고 기성비율에 따라 대금을 지급하도록 하며 설계변경 등에 따라 금액조정을 예정하는 등 도급계약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③

이 사건 각 계약에서 정해진 대로 피고가 자재비를 직불처리하기는 하였으나, 원고는 그 선택에 따라 자신의 비용과 계산으로 자재를 직접 구입하여 공사를 진행할 수도 있었고, 실제 원고가 직접 자재를 구입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가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건설업등록을 마치지 않은 원고와 이 사건 각 계약을 체결한 것이 건설산업기본법의 관련규정<1>을 위반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건설산업기본법에는 이를 위반한 계약의 사법상 효력에 관하여는 아무런 정함이 없는 점, C 시스템에어컨은 C에서 인증한 자격을 가진 기술자를 통해 설치하여야 하는데, 원고가 이러한 자격을 갖추고 있어 피고가 개인사업자인 원고와 이 사건 각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건설업 무등록자라는 사정 등을 근거로이 사건 각 계약이 근로계약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나.

민법 제104조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민법 제104조의 불공정한 법률행위는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하고, 그와 같이 균형을 잃은 거래가 피해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하여 이루어진 경우에 성립하는 것이고, 피해 당사자가 궁박한 상태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상대방 당사자에게 그와 같은 피해 당사자 측의 사정을 알면서 이를 이용하려는 의사, 즉 폭리행위의 악의가 없었다거나 또는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하지 아니한다면 민법 제104조의 불공정한 법률행위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4다21607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제1, 2계약상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한다거나, 계약 체결 당시 원고가 궁박, 경솔, 무경험 상태에 있었다거나, 피고가 이러한 사정을 알고 이를 이용하려는 의사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다.

기망 또는 착오에 따른 취소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자체로 피고의 어떤 기망<2>으로 원고가 이 사건 각 계약 체결 당시 착오에 빠진 것인지 명확하지 않으며,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각 계약 체결 당시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부분에 관하여 착오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기망 또는 착오에 따른 취소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약관법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1)

약관법 제2조 제1호에 따르면, 약관이란 그 명칭이나 형태 또는 범위와 상관없이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여러 명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한 계약 내용을 말한다. 구체적인 계약에서 당사자 사이에 개별적으로 이루어진 합의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규율대상인 약관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20다253379 판결 등 참조).

2)

원고는 이 사건 각 계약서가 약관이고 이 사건 각 계약 중 피고가 자재비를 직불처리하고 지급금액을 도급액에서 차감하기로 정한 부분은 불공정한 약관으로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각 계약은 당사자 사이에 공사내역, 공사기간, 수량 등에 따른 견적을 근거로 교섭을 거쳐 체결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위와 같은 자재비 직불처리 조항은 하수급업체의 여건이나 상황에 따라 개별적으로 상이하게 정해질 수 있는 점(이 사건 제1계약은 G이 납품한 자재에 대하여, 이 사건 제2계약은 G외 다른 업체가 납품한 모든 자재를 피고가 직불처리하는 것으로 다르게 정하고 있다) 등에 비추어 보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각 계약서가 피고가 다수의 상대방과 유사한 계약을 반복적으로 체결할 목적으로 미리 마련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계약서가 약관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E 공사 관련 추가자재비 청구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추가자재비 청구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정산합의로 E 공사 관련 정산이 완료되었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제1계약의 일부인 설치공사 도급계약 조건 제4조 제2항은 현장 설계변경에 따라 장비 수량 변경시 도급계약금액은 장비 수량비율로 변동이 가능하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정산합의는 당초 계약금액보다 증액된 금액으로 이루어진 점, ② 이 사건 정산합의에는 원고가 지식산업센터 공사에서 발생된 노임, 자재비 및 제반 경비 등을 전액 지급완료 하였음을 확인하며, 미지급 및 체불 금액이 발생하면 원고가 책임질 것을 서약한다고 명시되어 있는 점, ③ 원고는 'N'으부터 납품받은 자재대금(갑 제2호증)을 추가 자재비로 청구하고 있는데, 위 자재대금이 원고가 당초보다 추가 부담하게 된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정산합의로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E 공사 관련 정산이 완료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E 공사에서 실내기와 실외기를 연결하는 저압배관의 굵기를 15㎜에서 19㎜ 또는 22㎜로 변경하여 설치하도록 강요하여 자재비용을 크게 증가시킨 후 원고가 변경된 배관 관련 비용 정산을 요구하자 H 공사에 필요한 자재공급을 중단하였고, 이에 원고는 N으로부터 직접 자재를 구매하여 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중, 피고의 강요로 H 공사 관련 대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이 사건 정산합의서를 작성해 주었으므로, 이 사건 정산합의는 민법 제103조 또는 제104조를 위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정산합의가 피고의 부당한 강요 등으로 이루어졌다거나 피고가 원고의 궁박한 상황을 이용하여 이 사건 정산합의에 이르러 이 사건 정산합의가 민법 제103조 또는 제104조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원고는 또한 이 사건 정산합의의 범위에서 원고가 대납한 자재비 등은 제외된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이 이 사건 정산합의에 원고가 지식산업센터 공사에서 발생된 노임, 자재비 및 제반 경비 등을 전액 지급완료 하였음을 확인한다고 명시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나.

H 공사 관련 기성금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공사중단 당시 H 공사의 기성율이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기성금을 초과함을 전제로 한 것인데, 갑 제5호증 등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위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는 원고가 피고를 통해 구입한 자재비 241,259,630원에서 원고가 사용하지 않고 현장에 남겨 둔 자재비 52,089,990원을 정산받아야 한다고도 주장하나, 위와 같이 정산할 근거가 없고, 원고가 실제 위 상당액의 자재를 현장에 남겨두었는지도 명확하지 않은바, 원고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진숙(재판장) 류봉근 유영화

각주1) 건설산업기본법

각주2) 피고가 더 비싼 자재로 변경을 요구한 후 자재비를 정산해 주지 않았다거나 자재공급을 중단하여 공사에 어려움을 초래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계약 체결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