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특수용접기능사 자격을 갖춘 사람이고, 피고는 서울 은평구 C, 1층에서 중고가전가구 판매장(이하 '이 사건 매장'이라 한다)을 운영하다가 2019. 7. 31.경 폐업하였다.
원고는 2019. 8. 3.부터 이 사건 매장 2층 선반 비치용 철제파이프 구조물과 판넬 철거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하였는데, 2019. 8. 5. 이 사건 공사를 하던 중 높이 100cm, 폭 50cm의 철제파이프를 밟고 일부 철제파이프 절단 및 철거작업을 하다가 떨어져 철제파이프에 매달리는 사고를 당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는 안면부 비골 골절 등의 부상을 입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내지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의 근로계약에 따라 이 사건 공사를 하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항에서 정한 사업주의 안전조치 불이행에 따른 책임, 사용자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따른 채무불이행 책임에 따라 이 사건 사고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판단
관련 법리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의하면, 사업주는 위험을 예방하거나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제39조 제1항에 의하면 사업주는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며, 제63조에 의하면 사업주는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사업주의 의무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사업주가 부담하여야 하는 재해방지의무로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다(대법원 2020. 4. 9. 선고 2016도14559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 규칙 · 복무 규정 · 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 · 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 원자재 · 작업 도구 등의 소유 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 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 · 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6. 4. 26. 선고 95다2034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5, 11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를 고용하여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 또는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거나 안전관리를 책임져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하고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공사는 이 사건 매장에서 철제파이프 구조물과 판넬을 철거하는 작업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고, 이는 이 사건 매장을 운영하며 일상적,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단순 보수공사와는 달리 건설업무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요하는 작업으로 이해된다. 원고는 특수용접기능사 자격을 갖춘 사람으로서 위와 같은 철거 공사 등을 수년에 걸쳐 여러 차례 수행했던 경험이 있는 반면, 피고나 피고의 배우자는 오랜 기간 중고가전가구 판매업을 영위하였던 사람으로서 위와 같은 철거 공사 등에 관한 경험이나 전문 지식이 있었다고 볼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원고는 위와 같은 철거 공사 등에 관하여 전문적인 경험과 지식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이 사건 공사의 방법 등을 스스로 결정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나 피고의 배우자가 원고에게 작업사항을 부과하는 외에 달리 이 사건 공사의 작업계획을 세웠다거나 구체적인 작업방법을 지정하여 원고를 지휘 · 감독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피고가 이 사건 사고 발생 후 근로복지공단에 보험가입자 및 사업주를 자신으로 하여 산재보험에 가입하였으나, 이는 도의적 차원의 지원으로서 한 조치로 이해할 수 있고, 법률적 책임을 이해하고 인정한 결과라고 볼 수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청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