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8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5. 4. 27.부터 2025. 11. 25.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통틀어 20%는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기초사실
원고는 'C'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소프트웨어 개발업, 정보시스템유지보수 및 컨설팅업 등을 영위하는 개인사업자이다. 피고는 소프트웨어 개발업, 시스템 통합구축서비스 개발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관세청은 D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발주하였고, E 주식회사(이하 회사 명칭에서 '주식회사' 기재는 생략한다)와 F는 컨소시움을 구성하여 이 사건 사업을 수주하였다.
F는 2023. 5. 26. 이 사건 사업 중 정보시스템의 개발 및 구축 업무를 피고에게 하도급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23. 12. 31. 피고가 하도급 받은 이 사건 사업의 DBMS(Database Management System)<1> 이행에 관하여 '① 업무의 범위: G 사업DBA(Database Administrator) 서비스제공<2>, ② 계약금액: 총 139,5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 ③ 계약기간: 2024. 1. 1. ~ 2025. 3. 31., ④ 대금 지급조건: 매월 9,300,000원 익월 10일 지급, ⑤ 수행장소: 대전 중구 H빌딩 2층 I'의 내용으로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원고의 구체적 업무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3>
원고는 2024. 1. 2.경부터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피고는 2024. 2. 29. 원고에게 '계약기간 내에 업무수행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2024. 3. 31.자로 이 사건 용역계약을 해지한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6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의 F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주위적 청구
원고는 피고와 실질적으로는 근로계약에 해당하는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데, 피고는 정당한 이유 없어 원고를 해고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 지급 임금 111,6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 청구
피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 사건 용역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여 원고에게 남은 계약기간에 해당하는 용역비 111,600,000원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111,6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은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도급계약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 사건 용역계약이 근로계약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임금 청구는 부당하다.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은, 원고가 피고의 출장요구를 거부하는 등 그 용역의무를 불이행하였고, 원고의 업무수행능력 부족으로 그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위와 같은 정당한 사유로 이 사건 용역계약을 해지하였다.
설령 이 사건 용역계약의 해지에 원고의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이 사건 용역계약의 해지는 쌍방 귀책사유가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민법 제537조에 의하여 원고가 그 이행을 청구할 수 없다.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의 근로자성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0호증, 을 제3 내지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라 매월 고정적으로 930만 원을 지급받았고, 피고가 지시하는 대로 '대전 중구 H빌딩 2층 I' 또는 'J센터'(광주광역시 서구K)에 출근하여 오전 9시경부터 오후 6시경까지 근무한 사실, 이 사건 용역계약과 관련하여 피고 측이 원고에 대한 업무평가를 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7호증, 을 제1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용역계약이 실질적으로 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용역계약서에는 소정근로시간, 휴게시간, 상여금 등 근로조건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합의 및 이에 대한 기재가 없어 피고의 근로자와의 사이에 작성되는 일반적인 근로계약서와 그 내용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소정근로시간이나휴게시간 등의 구체적인 근로조건에 대하여는 별도로 정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용역계약서에는 원고에게 취업규칙, 복무규율, 인사규정이 적용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취업규칙에 따른 징계절차 등도 규정되어 있지 않다.
원고는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와는 달리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정한 '데이터 이관'이라는 특정 업무만을 담당하였고, 그 외 피고 및 사용자가 지시하는 부수적인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이 사건 사업 중 피고가 하도급 받은 부분의 일부 업무만을 위한 일시적인 용역에 투입되었다.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정한 원고의 보수는 정액으로 월 930만 원이다. 원고의 보수는 고정급과 수당으로 구성되는 일반적인 근로자와는 그 임금 구성이 다르다.④ 피고는 보안상의 문제 및 관세청의 요구와 협업을 통한 작업진행 · 관리를 필요로 하는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원고에게 '대전 중구 H빌딩 2층 I' 또는 'J센터'에서 근무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 외 피고가 원고의 출퇴근 시간의 준수 여부를 별도로 관리하여 징계하는 등으로 강제하였다고 인정할 자료는 없다.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원고의 용역제공시간이 정해져 있었고, 피고 측에서 원고에게 출퇴근시간과 점심시간 준수를 요구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의 특성 및 다수의 용역업체가 협업하는 이 사건 사업의 특성상, 업무 수행방식에 일정한 통일성을 요구하는 것은 업무의 성질상 부득이하다. 위와 같은 특성을 감안할 때 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도급인의 지위에서 행하는 최소한의 지시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서 근로종속성 있는 업무지시로 보기 어렵다.
원고는 급여에서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고용보험등 4대 보험에 가입하지도 않았다. 이러한 사정은 이 사건 용역계약에 관한 제반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원고의 업무 본질과 무관하게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라 노무제공의 실질을 반영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
원고는 사업자등록을 마친 개인사업자이고, 이 사건 용역계약 전에도 여러 업체와 개별적으로 용역계약을 체결하여 사업소득을 올려왔었다.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원고가 계약기간 동안 다른 업체의 용역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을 찾을 수 없다.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 대한 업무평가를 통해 원고를 지휘 · 감독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로서는 계약기간 만료 시점에서 계약의 연장 또는 해지를 검토하여야 하므로, 업무평가를 통해 업무 성과를 적절히 평가하여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고,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가 업무평가를 통해 원고를 지휘 · 감독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소결론
위와 같이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없이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용역계약의 법적 성격
관련 법리
'도급'은 당사자 일방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664조). 한편, '위임'은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사무의 처리를 위탁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680조).
이처럼 도급은 노무로 이루어지는 어떤 결과 즉, 일정한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으로서 '일의 완성'과 '보수'가 대가관계에 있다. 반면, 위임은 수임인의 전문지식이나 경험을 이용하기 위하여 일정한 '사무 처리'를 위탁하는 계속적 계약으로서 당사자 사이에 특별한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고, 일의 수행 즉,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활동을 하는 것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①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원고가 수행하여야 할 업무가 기본적으로 DBA 서비스 중 '데이터이관'이라고 정하고 있고, 그 업무수행기간도 정해져 있는 점, ② 원고의 업무범위에 작업계획 수립, 사전테스트 수행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데이터 이관업무에 따르는 부수적인 사항이라 평가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용역계약은 원고가 데이터 이관업무를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피고가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것으로 그 성질상 도급계약에 해당한다.
이 사건 용역계약의 부당해지 여부
먼저 피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이 사건 용역계약을 해지하였는지에 관하여 본다.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출장요구를 거부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가 2024. 2. 13.경부터 피고의 출장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 이 사건 용역계약에는 업무수행장소가 '대전 중구 H빌딩 2층 I'으로 명확히 지정되어 있었고, 그 당시 위 장소에서 3시간 이상 떨어진 장소로의 출장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는 점(이 사건 용역계약상 계약금액 등의 조건은 위 업무수행장소를 전제로 정해졌을 뿐이다), ㉡ 원고는 2024. 1. 2.경부터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설 연휴(2024. 2. 9.부터 같은 달 12일) 전의 근무기간 중 절반 정도는 피고의 요청에 따라 출장근무를 실시하면서도, 피고 측에 출장근무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한 점, ㉢ 이 사건 용역계약에는 용역제공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정해져 있었는데, 피고의 요청에 따라 출장근무를 하더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출장근무를 위한 이동시간이 위 용역제공시간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수행을 위하여 부득이 출장근무가 필요하더라도,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르면, 피고가 원고에게 출장근무를 강제할 만한 법적 근거가 없고, 피고가 해지통지 전 출장근무와 관련하여 원고와 협의절차를 거쳤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이 원고가 피고의 출장요구를 거부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그 위반의 정도가 이 사건 용역계약을 해지할 정도로 중대한 것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원고의 업무수행능력 부족으로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목적달성이 불가능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 제9조에서 정한 해지사유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용역계약 제9조에서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을 위반하고 이 사건 용역계약상의 직무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판명될 때 이 사건 용역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은 2024. 1. 1.부터 2025. 3. 31.까지이므로, 위 계약기간의 종기가 도래하기 이전에 피고가 한 용역계약의 해지가 적법하려면, 약정된 계약기간 내에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정한 업무의 완성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명백하여야 한다. 을 제3, 4, 5, 9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F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피고 측의 원고에 대한 업무평가에서 '원고의 업무수행능력 부족'이 여러 차례 지적되었고,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라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가 피고가 하도급 받은 업무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해지통지를 한 2024. 2. 29.경 원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 내에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를 이행하지 못할 것이 명백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원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의무이행을 중도에 포기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이 사건 용역계약 제7조에 따른 해지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을 적법하게 해지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손해배상청구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원고의 의무이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명백하지 아니함에도, 피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이 도래하기도 전에 원고에게 이 사건 용역계약의 해지를 통지하였는바, 이로써 피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정한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뜻을 분명히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의 이와 같은 행위는 이 사건 용역계약의 '이행거절'로 평가하여야 한다<4>.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이행기 전이라도 이행의 최고 없이 피고의 이행거절을 이유로 이 사건 용역계약을 해지하거나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이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이행불
능 되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급부의무를 면함과 동시에 피고에 대하여 그 반대급부인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대금을 청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쌍무계약에서 당사자 일방이 부담하는 채무가 채무자의 귀책사유로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을 지지만, 당사자 쌍방의 귀책사유 없이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위험부담에 관한 민법 제537조가 적용되고 채권자의 귀책사유로 이행할 수 없는 경우 등에는 민법 제538조가 적용된다. 따라서 쌍무계약에서 당사자 쌍방의 귀책사유 없이 채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된 경우 채무자는 민법 제537조에 따라 자신의 채무를 이행할 의무를 면함과 더불어 상대방의 이행도 청구하지 못한다. 쌍방 채무의 이행이 없었던 경우에는 계약상 의무의 이행을 청구하지 못하고 이미 이행한 급부는 법률상 원인 없는 급부가 되어 부당이득 법리에 따라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21. 5. 27. 선고 2017다25422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용역계약은 도급계약이고, 도급계약은 수급인이 일을 완성하고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도급인이 보수를 지급하는 것이므로, 일의 완성 또는 완성된 목적물의 인도 시까지 수급인이 그 위험을 부담하기는 하나, 도급계약에서 일의 완성이 불능이 되지 않는 한 민법 제537조의 위험부담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용역계약상의 급부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지 아니한 이상 원 도급계약이 일부 해제된 사실만으로 이 사건 용역계약이 이행불능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는바,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관련 법리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면 얻었을 이익을 얻지 못하는 손해를 입은 것이므로 계약의 이행으로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5다235766 판결 등 참조).
민법 제673조에서 도급인으로 하여금 자유로운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수급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도급인의 일방적인 의사에 기한 도급계약 해제를 인정하는 대신, 도급인의 일방적인 계약해제로 인하여 수급인이 입게 될 손해, 즉 수급인이 이미 지출한 비용과 일을 완성하였더라면 얻었을 이익을 합한 금액을 전부 배상하게 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위 규정에 의하여 도급계약을 해제한 이상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급인은 수급인에 대한 손해배상에 있어서 과실상계나 손해배상예정액 감액을 주장할 수는 없다. 그러나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 등이 채권자 또는 피해자에게 손해를 생기게 하는 동시에 이익을 가져다 준 경우에는 공평의 관념상 그 이익은 당사자의 주장을 기다리지 아니하고 손해를 산정함에 있어서 공제되어야만 하는 것이므로, 민법 제673조에 의하여 도급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그 해제로 인하여 수급인이 그 일의 완성을 위하여 들이지 않게 된 자신의 노력을 타에 사용하여 소득을 얻었거나 또는 얻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태만이나 과실로 인하여 얻지 못한 소득 및 일의 완성을 위하여 준비하여 둔 재료를 사용하지 아니하게 되어 타에 사용 또는 처분하여 얻을 수 있는 대가 상당액은 당연히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공제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다37296, 37302 판결 등 참조).
한편,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장래 얻을 수 있었을 이익에 관한 입증에 있어서는 그 증명도를 과거사실에 대한 입증에 있어서의 증명도보다 경감하여 채권자가 현실적으로 얻을 수 있을 구체적이고 확실한 이익의 증명이 아니라 합리성과 객관성을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이익의 증명으로써 충분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8. 2.14. 선고 2006다3789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2024. 3.까지의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용역비에 대하여는 정산이 완료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달리 원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에 관하여는 아무런 주장 및 증명이 없으므로, 결국 원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라 일을 완성하였더라면 얻었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범위가 문제된다. 그런데 원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를 완료하였더라면 피고로부터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정한 계약금액을 지급받을 수 있었을 것이므로, 그 계약금액이 일응 원고가 일을 완성하였더라면 얻었을 이익에 해당한다. 나아가 원고가 이미 수행한 용역업무 외에 나머지 업무를 실제 수행하지 아니함으로써 각종 비용의 지출을 면하는 이익을 얻었다고 보이므로, 계약금액에서 원고가 투입하지 않게 된 비용을 공제한 금액이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이행이익이라고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이미 수행한 용역업무 외에 나머지 업무를 실제로 수행할 경우 추가로 투입하여야 할 각종 비용의 내용과 액수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다. 또한 원고가 통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여 얻게 되는 이윤율이나 계약금액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 등에 관한 자료도 없다. 이러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의 해지통보로 인하여 원고가 손해를 입게 된 사실이 인정됨에도 현실적으로 그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정확히 증명하는 것은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위에서 본 각 사정과 원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라 수행할 업무의 내용, 진행 정도, 이 사건 용역계약의 이행에 투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노력 및 시간, 비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나는 제반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피고의 일방적인 해지통보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된 손해액을 8,000만 원으로 인정함이 상당하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8,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2025. 4. 27.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1. 25.까지는 민법이 정하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하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서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를 거부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도 못하였다. 이로 인해 피고는 발주처로부터 62,400,000원 상당의 용역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였고 원고를 대신하여 추가인력을 투입함에 따라 13,4998,145원 상당의 추가비용을 지출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75,899,145원(= 62,400,000원 + 13,4998,14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이 사건 용역계약이 원고의 귀책사유로 해지되었다고 볼 수 없음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하는 피고의 반소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본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의 나머지 본소청구 및 피고의 이 사건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청운
1데이터베이스를 저장· 관리 · 조회할 수 있도록 해주는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
2데이터베이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설계· 운영 · 관리를 담당하는 전문서비스
3Recovery Manager
4원고가 피고의 '이행거절'이라는 용어를 명시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는 아니하나, '피고는 원고의 어떠한 귀책도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이 사건 용역계약을 해지하였다'고 언급하거나 '원고로서는 피고의 일방적인 해지로 인하여 더 이상 용역수행을 하지 못하였는바, 계약을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파기한 피고는 원고에게 용역비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언급하였는바, 원고의 이러한 주장에는 피고의 이행거절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