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22년경 C 주식회사로부터 상주시 D 등지에서 진행되는 E 소방공사(이하 '원도급공사'라 한다)를 도급(이하 '이 사건 원도급계약'이라 한다)받았다. 이 사건 원도급계약은 아래와 같이 위약금 및 지체상금에 관하여 정하고 있다.
원고는 피고와 원도급공사 중 소방전기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에 관하여 공사대금을 341,550,000원(부가세 포함)으로 정한 2022. 10. 10.자 하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22. 8. 31. 원고를 공급받는 자로 하여 부가세 포함 11,000,000원의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고, 원고는 2022. 9. 30. 피고에게 11,000,000원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2022. 9. 30. 원고를 공급받는 자로 하여 부가세 포함 93,500,000원의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고, 원고는 2022. 11. 15. 피고에게 93,500,000원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2022. 10. 31. 원고를 공급받는 자로 하여 부가세 포함 165,000,000원의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으나, 원고가 위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22. 11. 30.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청구원인의 요지
피고는 이 사건 공사 중 절반도 채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 공사를 일방적으로 중단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732,362,37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따라 104,500,000원을 지급하였고, 피고의 공사 중단으로 인하여 이 사건 공사 중 남은 공사를 직접 진행하기 위하여523,737,371원을 지출하여, 이 사건 공사를 위하여 총 628,237,371원을 지출하였다. 피고의 공사 중단이 없었다면 원고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공사대금 341,550,000원만을 지출하였을 것이므로 피고의 공사 중단으로 원고에게 286,687,371원(= 628,237,371원 -341,550,000원)의 손해가 발생하였다.
피고의 무단 공사 중단으로 인하여 원도급공사가 약 1.5개월 지체되었고, 원고는 이 사건 원도급계약 제14조에 따라 발주자에게 위 지체기간에 대한 지체상금 81,675,000원(= 45일 × 1,815,000,000원 × 1/1000)을 지급해야 하는 손해가 발생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 당시 이 사건 원도급계약 내용을 알고 있었고, 발주자의 사전 서면 동의 전에는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면 아니 되었다. 또한 고용보험법 제15조 제2항에 따라 근로자의 피보험자격의 취득 및 상실 등에 관한 사항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할 의무가 있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발주자의 사전 서면 동의 을 받을 수 없었던 상태에서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였다. 이로 인하여 원고는 이 사건 원도급계약 제4조에 따라 발주자에게 위약금 363,000,000원(= 1,815,000,000원 × 20%)을 부담하는 손해가 발생하였다.
판단
앞서 본 증거들, 갑 제7, 8, 11, 12, 14, 15, 18호증, 을 제2, 3,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귀책사유있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가 2022. 11. 30.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피고의 공사 중단이 피고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채무불이행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상당한 기간에 걸쳐 공사를 수행하는 도급계약에서 일정 기간마다 이미 행하여진 공사부분에 대하여 기성공사금 등의 이름으로 그 대가를 지급하기로 약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수급인의 일회적인 급부가 통상 선이행되어야 하는 일반적인 도급계약에서와는 달리 위와 같은 공사대금의 축차적인 지급이 수급인의 장래의 원만한 이행을 보장하는 것으로 전제된 측면도 있다고 할 것이어서, 도급인이 계약 체결 후에 위와 같은 약정을 위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기성공사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고 이로 인하여 수급인이 공사를 계속해서 진행하더라도 그 공사내용에 따르는 공사금의 상당 부분을 약정대로 지급받을 것을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없게 되어서 수급인으로 하여금 당초의 계약내용에 따른 선이행의무의 이행을 요구하는 것이 공평에 반하게 되었다면, 비록 도급인에게 신용불안 등과 같은 사정이 없다고 하여도 수급인은 민법 제536조 제2항에 의하여 계속공사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다9302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내용, 피고의 전자세금계산서 발행내역 및 원고의 공사대금 지급내역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하도급계약은 일정 기간마다 이미 행하여진 공사부분에 대하여 그 대가를 지급하기로 약정되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데 피고가 자재 납품 후 2022. 9. 30.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음에도 원고는 그 익월 15일까지 50%, 그 익월 말일까지 나머지 50%를 지급하지 않고 2022. 11. 15.에서야 이를 지급하였다.
또한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주위적으로 정산 약정에 따른 정산금을 구하고 예비적으로 기성고에 따른 공사대금을 청구한 관련 사건에서 항소심 법원은 피고의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공사 및 추가공사에 관하여 미지급한 공사대금 98,930,57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하였다(광주지방법원 2024나70394호). 원고가 제출한 자재투입내역(갑 제15호증)에 의하더라도 2022. 9. 30. 이후 피고가 자재를 납품한 내역이 존재한다. 피고가 2022. 10. 납품한 자재 및 시공 부분에 관하여 2022. 10. 31.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음에도 원고는 피고가 공사를 중단한 2022. 11. 30.경까지 이를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피고가 2022. 10. 31.자 전자세금계산서를 통하여 청구한 금액에 해당하는 공사를 모두 진행한 것인지 아니면 공사대금을 과다 청구한 것인지 여부는 불분명하나, 적어도 관련 사건 판결내용 및 갑 제15호증에 의하면 피고가 2022. 10.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여 원고가 상당한 금액의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음은 분명하다).
따라서 피고는 민법 제536조 제2항에 의하여 계속공사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피고의 공사 중단이 피고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채무불이행이라고 보기 어렵다.
설령 피고의 공사 중단이 피고에게 귀책사유 있는 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가 피고의 채무불이행과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손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2022. 12. 15. 피고에게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해제한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위 내용증명에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해제하고 피고와 협의 후 현장정산을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는 소급효를 지니는 '해제'가 아니라 장래효를 지니는 '해지'의 의미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42630 판결 등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 공사의 나머지 부분은 원고의 책임 영역에 해당하므로 나머지 공사를 완료하기 위하여 지출한 비용을 피고에게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더욱이 원고는 이 사건 공사의 나머지 공사를 진행하기 위하여 총523,737,371원을 사용하였다는 증거로 F, 주식회사 G에 대한 세금계산서 등(갑 제7, 8호증)을 제출하였으나, 원고가 F, 주식회사 G에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위 비용들이 모두 이 사건 공사의 나머지 부분을 완료하기 위한 비용인지, 위 비용들이 이 사건 공사의 나머지 부분을 완료하기 위하여 필요한 상당한 비용인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원고는 피고의 공사 중단으로 인하여 발주자에게 지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한다. C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조회회신에 의하면, C 주식회사가 소방공사 중단으로 원도급공사가 지체된 일수가 약 1.5개월이라고 회신한 사실이 인정되나, 위 1.5개월이 어떻게 산정된 것인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 또한 C 주식회사가 원고에게 원도급계약에서 정한 지체상금을 청구하였다거나 원고가 C 주식회사에 지체상금을 지급하였다거나 원고에게 지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이 확정되었다고 볼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공사 중단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주자에 대한 지체상금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
원고는 피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주자에게 위약금을 부담하여야 하는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C 주식회사에 위약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확정되었다고 볼 증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위약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가 원도급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여 발생한 것이지 피고의 공사 중단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하도급계약 당시 이 사건 원도급계약에서 발주자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공사의 전부나 일부를 하도급할 수 없고 이를 어길 경우 위약금을 지급하기로 정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에게 발주자의 사전 서면동의 전에는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면 아니 될 의무가 있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에게 공사 중단 외에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관한 다른 채무불이행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송인권(재판장) 최리니 이형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