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B을 각 징역 4월에, 피고인 C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피고인 C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C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판결
사건
2024고단3049
판결선고
2025. 4. 11.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 A, B은 각각 2023. 9. 26.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공갈)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강요)죄, 공갈죄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2023고단2057), 2024. 7. 26.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배경사실 및 공모관계]
'D노동조합 E본부'(이하 'E본부'라 한다)는 2021. 4.경 D노동조합에 일정 금액의 의무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위원장 F으로부터 피고인 A이 인준증을 받아 설립한 가맹 건설노동조합인바, 피고인 A은 E본부의 최상위 직책인 본부장으로서 위 노조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며 각종 건설 현장 공사업체들과 노조원 채용, 단체협약 체결 등에 대한 교섭을 총괄 지휘하고, 피고인 B과 피고인 C은 E본부에서 산업안전국장 및 조직차장으로 각 활동하며 피고인 A의 지시를 받고 건설 현장을 찾아가 공사업체들에게 노조원채용, 단체협약 체결등을 요구하며 교섭 활동을 하고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는 공사업체에 대한 각종 민원제기, 집회신고 접수 및 집회 개최 등을 담당하였다.
피고인들은 건설 현장의 시공업체들이 공사기간 준수에 대한 압박을 느끼고 있음을 악용하여, 미리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공사현장들을 파악한 후, 구역을 나누어 공사현장을 방문한 후 E본부 소속 조합원 고용을 요구하고, 고용이 어려울 경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제24조 등에 규정된 근로시간 면제자 관련 내용이 담긴 단체협약 등의 체결을 요구하여 피고인들이 임의로 선정한 노조 간부, 상근 직원들을 명목상 근로시간 면제자로 지정한 후 이들에 대한 전임비, 복지비 등을 지급해 달라고 요구하여 왔다.
피고인들은 이와 같은 요구가 거절될 경우 공사현장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거나,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계 법령의 위반 사항을 촬영하여 당국에 민원·진정·고발을 접수하는 등 공사를 지연시켜 재산상 손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하는 방법으로 공정의 지연을 두려워하는 업체들로부터 전임비 등을 갈취하기로 공모하였다.
[범죄사실]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2021. 6. 말경 경기 광주시 G에 있는 'H' 카페에서 경기 광주시 I 아파트 공사 현장의 시공사 ㈜J로부터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도급받아 공사를 진행 중인 ㈜K 공무과장인 피해자 L을 만나 피해자에게 "노조원을 채용해 달라.", "노조원 채용이 어려우면 전임비나 복지기금 등을 달라."고 요구하며 이를 거부하면 집회를 개최하고 불법행위를 신고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사를 방해할 것처럼 겁을 주어 이에 겁을 먹은 피해자로 하여금 2021. 7. 7.경 E본부와 단체협약을 체결하게 하고, 피고인 C 명의 M조합 계좌로 2021. 8. 13. 노조원 전임비와 복지비 명목으로 150만 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2. 5. 13.까지 사이에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10회에 걸쳐 합계 1,500만 원을 송금 받아 갈취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동으로 피해자를 협박하여 노조전임비 및 복지비 명목의 돈을 갈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법정진술
L에 대한 각 경찰진술조서
수사보고서(증거목록 11, 16, 31번), 2021년 임금 단체협약 해설, 복지기금 및 복지 비 지급규정, 조직도, 단체협약서, 통장사본, 계좌이체내역서, 노무비 지급명세서, 명 함, 계좌거래내역, 집회신고서, N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초본 1부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들: 각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 제3호, 형법 제350조 제1항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경합범처리
피고인 A, B: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양형의 이유
철근콘크리트 시공업체들은 아파트, 오피스텔, 업무용 빌딩 등 고층의 철근콘크리트조 건물을 시공하는 종합건설업체로부터 철근콘크리트 공정을 도급받아 이를 완성하는 사업을 영위한다. 철근콘크리트 공정은 노동집약적이고, 고액의 사용료가 지급되는 크레인, 레미콘 믹서트럭 등이 투입되는데, 전체 공정의 초반부에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이 부분 공정이 완료되어야 후속 공정을 진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철근콘크리트 시공업체는 공정이 지연되는 경우 종합건설업체에 거액의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가 많고, 그 때문에 일단 공정에 착수하고 나면, 공기 준수에 압박을 느끼고, 공기 지연을 초래할 수 있는 요소가 나타나면 일정한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그 지연을 막으려 하게 된다.
이 사건 범행은 위와 같은 철근콘크리트 시공업체의 구조적 취약성을 악용한 계획적 범죄이다. 피고인들은 시공에 착수한 피해자를 물색하여 장기간 정기적으로 금원을 갈취하였다. 그 범행 경위와 수법, 기간 등에 비추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
이 사건과 같은 범행으로 인한 폐해는 피해업체의 금전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 주택과 빌딩 가격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부실시공의 원인이 되어 자칫 대형 인명피해를 낳는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한 이러한 범행은 노동조합 단체의 영향력을 배경으로 한 집회와 시위를 피해업체에 대한 심리적 압박 수단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과 집회·시위에 대한 일반인들의 신뢰마저 저하시킨다. 법의 테두리 내에서 생계비를 벌기 위해 노력하는 서민들은 이러한 범행으로 쉽게 이득을 얻는 것을 보면 허탈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이 사건 범행의 피해자에게 아무런 피해회복을 하지 않았다. 범행을 주도한 피고인 A은 반성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피해회복에 관하여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범행에 적극 가담한 피고인 B도 일부 소득원이 있지만 경제사정상 피해회복이 어렵다고 하였다. 피고인 C은 피해금원 중 520만 원이 본인 계좌로 입금되었음에도 피해회복을 하지 않았다. 피해자는 이 사건과 같은 범행으로 철근콘크리트 시공업체가 겪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피고인 A, B에 대하여는 그 죄책에 상응하는 실형을 선고함이 타당하다. 물론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 A, B의 판시 범죄전력 기재 각 범죄[이하 통틀어 '종전 범죄'라 하고, 그중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공갈)죄와 공갈죄를 통틀어 '종전 공갈범죄'라 한다]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한다. 종전 공갈범죄는 이 사건 범행과 수법이 사실상 동일하고, 총 범행 횟수, 피해자 및 피해액이 이 사건 범행의 그것보다 많은데 종전 범죄로 총책인 F과 하위 주도자인 피고인들이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피고인 A의 종전 공갈범죄는 대부분 피해회복 또는 합의가 이루어졌고,<1> 피고인 B의 종전공갈범죄는 모두 피해회복 또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반면 이 사건 범행에 관하여는 피해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피해자가 엄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따라서 종전 범죄와 동시선고할 경우와의 형평성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범행을 주도하거나 적극 가담한 위 피고인들에 대한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다.
다만, 피고인 A은 종전 범죄로 6월간 미결구금되어 있었고,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이득이 직접적으로 피고인 A, B에게 귀속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 B은 종전 범죄 이외에 아무런 전과가 없고, 피고인 A도 종전 범죄 이외에는 동종 전과와 벌금형을 넘는 전과가 없다. 그 밖에 종전 범죄와 동시선고할 경우와의 형평성, 피고인 A, B의 직책과 역할, 가담 경위, 가담 정도,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모든 양형요소를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기를 정한다.
한편, 피고인 C의 경우, 범행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금원 일부가 피고인 C 명의 계좌로 입금되었음에도 피해회복을 하지 않았으며, 피해자가 처벌을 원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피고인 C은 범행 가담 정도가 피고인 A, B에 비해 낮다. 또한 피고인 C은 2022. 4. 22. 수원고등법원에서 준강간죄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2022. 4. 30. 위 판결이 확정되어 2023. 5. 형 집행을 마치고, 그 무렵 회사원으로 취직하여 현재까지 직장 변경 없이 근무하고 있다. 이 사건 범행(기간: 2021. 8. 13. ~2022. 5. 13.)과 준강간 범행(범행일자: 2020. 12. 12., 확정일자: 2022. 4. 30.)에 대한 수사 및 재판 진행 경과에 따라 동시에 재판 받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가 성립할 수도 있었다. 준강간죄 형 집행을 마치고, 안정적으로 사회에 복귀한 상태에서 다시 실형을 선고할 경우 부양가족에 과도한 곤경을 수반할 수도 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인 C에 대하여는 징역 1년을 선고하되, 그 집행을 2년간 유예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효인
별지
각주1) 피해회복 또는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은 피해자 신흥건설(피해금액 5,355,360원) 부분뿐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