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6. 4. 28. 선고 2025가합1497 판결

경업금지등 청구의 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성남시 수정구 K아파트, 1층 L호에서 'M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라는 상호로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이하 '원고 사무소'라 한다)를 운영하고 있다.

나.

피고는 2024. 2. 1. 원고와 사이에 원고 사무소에서 부동산 중개 관련 제반 업무를 담당하기로 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면서,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재된 계약서(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다.

피고는 2025. 1. 31. 원고 사무소에서 근무를 종료하였고, 2025. 5. 9. 성남시 수정구 P 상가 Q호에서 개업하여 'R공인중개사사무소'라는 상호의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였다가, 2025. 6. 17.부터 현재까지 원고 사무소로부터 약 705m 떨어진 성남시 수정구 H아파트, 지하 1층 I호에서 'J공인중개사사무소'라는 상호로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이하 '피고 사무소'라 한다)를 운영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을 통해 원고 사무소의 소속 공인중개사로 근무하기로 하면서, 피고가 퇴직 후 G신도시 내에서 ① 타 공인중개사사무소에 소속 공인중개사로 취업하지 않기로 하고, ② 개인 공인중개사로 개업할 경우 원고와 사전 협의를 거치기로 하며, ③ 퇴직 후 3년간 'N건물' 및 'O건물' 물건은 중개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경업금지약정(이 사건 계약서 제3조 제3항, 이하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 사무소에서 퇴직한 후 불과 705m 떨어진 장소에서 피고 사무소를 개설·운영하여 이 사건 계약에 따른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하였다. 따라서 피고에 대하여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위반행위의 금지 및 간접강제를 청구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경업금지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하며, 이와 같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 · 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는 위와 같은 제반 사정은 사용자가 주장·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다221903(본소), 2015다221910(반소)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근본적으로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당사자 일방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자유로운 시장경쟁질서를 해치는 행위를 금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급여지급체계가 달라 엄격한 의미의 근로자에는 해당하지 않더라도 특정 사업장에 소속되어 사업주의 감독·지시 등을 받는 등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수급인, 수탁자 기타 특수한 형태의 근로제공자 등에게도 달리 볼 이유가 없다.

나.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무효인지 여부

1)

피고는 위 관련 법리에 근거하여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에다가 갑 제4, 6 내지 9,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은 피고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여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계약 상 피고는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원고로부터 원고 사무소 매출의 25%를 실적급여로 받기로 하였던 점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려운 측면은 있으나, 이 사건 계약서의 명칭이 '고용계약서'이고, 근무시간, 근무장소, 휴일이 정해져 있었으며, 피고에게 업무 수행 중 중개업자의 사용인<1>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며 원고의 신뢰성 제고에 적극 노력할 의무와 업무상 비밀 누설 금지 및 위반시 손해배상 의무도 정하고 있었다. 이러한 이 사건 계약의 내용을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 사무소의 소속 공인중개사로서 원고의 지시·감독하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②

원고는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을 통해 원고의 매물 정보, 고객 리스트, 지역내 영업 노하우 및 평판 등을 보호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갑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공개된 부동산 매물 정보는 온라인을 통해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 으로 보이고(공개되지 않은 매물 정보를 원고가 따로 관리하고 있었고, 피고가 이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사정은 나타나지 않는다), 원고가 고객리스트, 영업 노하우 등을 영업비밀로 관리하면서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을 들여 이를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영업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었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 또한 피고가 타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취업하거나 개인 사무소를 개업하는 것이 원고의 평판 등에 어떠한 악영향을 미칠 연관성도 엿보이지 않는바, 특별히 경업금지약정을 통해 보호할 가치 있는 원고의 이익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③

반면에 피고는 원고 사무소에서 단 1년간 근무하였을 뿐인데도, 이 사건 경

업금지약정으로 인해 기간 제한 없이 G신도시 소재 다른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취업할 수 없고, 원고와의 협의 없이 개인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개업할 수 없으며, 3년이라는 장기간 특정 주요 단지의 매물은 중개할 수 없게 되는 광범위한 제한을 받게 되는바, 이러한 제한이 유효하려면 피고에게 그 손해를 전보하기 충분한 대가가 지급되어야만 할 것이다.

④

그런데, 이 사건 계약에서 피고는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원고 사무소에서 발생한 매출의 25%만을 급여로 수령하기로 하였고, 실제 피고가 수령한 급여액은 1년간 51,708,565원으로서 수도권 소재지임을 고려할 때 전국 부동산중개인의 소득 중위값인 3,600만 원과 비교해 그리 크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이는 매출 비율에 따라 지급되는 것이어서 매출이 적었던 기간에 피고가 수령한 월 지급액은 864,260원에 불과하여 피고가 안정적인 소득을 얻지 못하였고, 피고로서는 매출 증가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높은 소득을 얻을 수 있었던 사정 등을 고려할 때, 피고에게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과 관련한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⑤

원고는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의 범위가 G신도시에만 미치므로 피고가 이로 인해 입는 손해가 그리 크지 않다고도 주장하나, G신도시는 면적이 6,774,628.7㎡, 계획호수가 43,580세대(108,949명)에 달하는 상당한 규모의 신도시이고, 피고가 G신도시에 거주하면서 자녀들을 양육하고 있는 사정까지 고려할 때 위 약정으로 피고가 입는 손해가 작다고 볼 수 없다.

2)

따라서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무효인 이상, 위 약정에 근거한 원고의 청구는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예비적 판단

설령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유효라도, 이 사건 계약서의 문언상 피고는 'G신도시에서 부동산중개업을 영위할 경우, 타 중개사무소에 소속 공인중개사로 취업하지 않을 의무', 'N건물 및 O건물 물건은 퇴직 후 만 3년간 취급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고 있을 뿐이고, 공인중개사 사무소의 개업과 관련하여서는 '피고는 원고와의 협의 하에 개업 공인중개사로 부동산중개업을 오픈할 수 있다'라고만 되어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을 통해 원고가 피고에게 특정 매물의 취급 금지를 구하거나 원고와의 협의 없이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개업하였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피고 사무소의 전면적인 영업중단 내지 폐업을 구할 권리까지 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하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대산(재판장) 유정희 강윤석

1소속 공인중개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